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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지금껏 살면서 이렇다할 고생 한번 해본 적 없이 자란 평범한 대학교 2학년 학생입니다.

부유한 가정은 아니었지만 제가 돈 벌어 학비를 보태야 할 가정환경에서 자라지는 않았습니다.

부모님 덕분에 세상이 얼마나 만만한 곳이 아닌지 모르고 자랐습니다.

하지만 오기와 성실성은 있었습니다. 중학교 1학년때부터 전교1등했던 애의 거만한 표정이 잊혀지지 않아서 1등한다고 새벽3시에 잠들어 하루에 4시간씩 자며

중간고사 기말고사를 준비하곤 했습니다. 특목고에 입학했고 나름 괜찮은 대학교에 들어갔습니다.

남들이 해보지 못한 경험도 많이 해보았고, 요즘 취업하려면 꼭 필요한 스펙들도 다 갖췄습니다.

토익도 990점, 학점도 4.5점 만점 수석에 대외활동 경력도 나름 화려하거든요.(자랑거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만 그래도 언급이 필요할 것 같아서요.)


지난 겨울, 어떤 중소기업에서 잠깐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었습니다. 두 달이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저와 대표님 사이에

신뢰관계가 생겼고 이번 여름방학때도 일을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고 회사에서 일을 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 자기와 같이 일을 해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아예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을 하는 것이 아닌, 기본 인프라는 구축된 상황에서 일을 시작하게 되는 것인데요

비용도 반반, 수익도 반반으로 나누자고 하십니다. 기간은 1년입니다. 그래서 굳이 왜 나한테 이런 제안을 하느냐는 말에

이 사업은 5천만원의 수익을 나에게 가져다 줄 수 있는데, 나는 그 시간에 1억짜리 사업을 찾아야 한다고 말하셨습니다.

자신이 직접 그 사업을 하면서 월 250만원씩 주면서 팀장 한명 앉혀놓고 끊임없이 갈구면 나는 250만원만 쓰면서 수익을 다 가져갈 수 있지만

이런 제안을 하는 이유는 지금껏 제가 리스크없는 삶을 살아봤기 때문에 너 스스로를 발전시키는 기회를 주고싶다고 하시더군요.

(+또, 사업이 잘 안되었을 때는 그만큼 자신의 리스크가 반으로 주는 것이기 때문에 너가 방패막이 되어줄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렸듯이 아무런 고생없이, 리스크없이 살아왔기 때문에

너가 학교를 다니면서 스스로를 발전시킬 수 있는 길은 리스크를 걸고 절박한 상황에서 당장 내일이 걱정되어 잠 못 이루는 상황을 겪어봐야

그런 일들을 겪고 나봐야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구요. 그래서 딱 1년동안 휴학하고 일을 같이 해보지 않겠냐고 하셨습니다.

원래는 제가 내년에 교환학생을 가기로 했었고 또 이 이야기를 말씀드리기도 했었지만, 이런 대답을 들었습니다.

너가 교환학생 가봐야 그냥 해외에서 몇개월 살다 오는 인생 경험이 다지 그게 너 스스로를 발전시키고 성장시키는 데 그렇게 큰 분기점이 되지는 못할 것이다.. 


거절했습니다. 그 사업이 수익성이 있는지 없는지, 혹시 사기는 아닐지, 내가 잘 해낼 수 있을지 없을지 이런 저런 잡념에 도저히 OK를 못하겠더라구요.

그리고 이틀 전에 개강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 리스크를 안고 살지 않는 삶에 대한 이야기가 자꾸 머릿속에 맴돌았습니다.

내가 지금 열심히 학교를 다녀서 또 좋은 성적을 내면, 그래서 수석을 하고 더 좋은 스펙을 쌓으면 결국 내가 갈 수 있는 최고의 길은 대기업 신입사원 아닌가 싶구요.

물론 '공부'도 중요하겠지만 제가 IT업체에서 사업을 하는 것도 아니어서 대표님도 하려는 의지와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집념만 있으면 할 수 있다는 

조언을 해주셨습니다.


사실 이 글을 여기에 올리는 것도 아직까지도 여러 걱정과 잡념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아서이겠지요.. 무슨 말을 듣고싶은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계속 이런거 저런거 따지다보면 그냥 흐지부지되고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살 것만 같습니다.

사실 제가 지금 대학생 자녀가 있다면 저는 지금도 거절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직 젊고 젊을 때 하는 경험은 앞으로도 좋은 경험이 되리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뭔가 내 스스로 발전하고 싶고 성장하고 싶은데 항상 말만 나는 나중에 창업해서 CEO되어야지~ 라고 떠들어만 댔지

정작 그런 기회가 주어졌을 때 겁나서 거절하는 제 모습을 보고 자괴감도 많이 들었고, 나는 재목이 아닌가보다 회의감도 많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냥 무작정 내일 회사를 찾아가보려 합니다.

이미 거절했기 때문에 안된다- 라는 답을 듣든지 아니면 좋다는 말을 듣든지 상관없이

일단 한번 가서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정말 잘하는 짓일지, 패망의 길을 자초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살면서 이런 큰 결정을 해본 적이 없어서 이런 큰 결정은 그냥 이렇게 잘 모르겠는데 OK 해야되는건지

솔직히 아무리 신중하게 고민하고 고민해봐도 그냥 고민에 대한 고민만 하게 될 것 같습니다.

무슨 말이라도 감사히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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