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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측 1972  공감:2 2015.06.05 10:25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의 시계 컬렉션의 기준은 '패션'입니다.

기계적인 부분도 좋아하지만, 어디까지나 시계는 남성패션에서 하나의 보석과 같은 역활이므로,

다른 패션과 같이 조화를 이루어야한다고 생각하는 편이지요.


그래서 제가 최종적으로 생각하는 제 컬렉션의 마지막 모습은 7개의 시계입니다.




4444.jpg


먼저 Black tie 부터 Lounge suit 까지 어울릴 수 있는 드레스워치.

꼭 저런 시계는 아닐지라도..

저런 dead serious dress watch를 가지고 싶은건 오래된 생각입니다.

물론 저런 complication 보다는 좀 더 simple 한게 제 취향이긴 하지만요.






0009.png


그리고 Lounge suit 부터 Business casual 까지 어울릴 수 있는 스포츠워치.

이 부분에 있어서는 컬렉션 한부분은 완성되었다고 생각되네요.






011.jpg


그리고 마지막 캐주얼부터 수영복까지 어울릴 수 있는 캐주얼 워치.

이게 제게는 가장 어렵습니다. 옷 입는 것도, 그리고 시계를 맞추는 것도요.


많은 분들께서 아마도, 이런 패션에는 파네라이가 최고지! 라고 말씀하실 지도 모르겠고

영원한 베스트셀러 섭마리너 같은 것을 이야기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둘 다 좋은 시계이긴 하지만, 뭔가 딱 마음에 들어차지 않는 구석들이 있는 것은 뭔지 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제 컬렉션에서 이 부분은 공석으로 남아있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3자리는 위의 드레스워치, 스포츠워치, 캐주얼워치를 한번 더 반복하되,

더 저렴한 옵션들로 채워넣어서, "High and Low" 조합을 만드는 것입니다.



AIR_EA-18G_Systems_lg.jpg


예를들면 현재 제 캐주얼워치의 Low 로 자리잡고 있는건 바로 Seven Friday죠.



그리고 마지막 7번째는?

뭐 이건 그냥 조커같은거라 뭐가 될지 저도 모르겠습니다. ㅎㅎ

아마도 쥐샥? ㅋㅋ




그런데 이중에서 캐주얼 워치를 무엇으로 할 것인가.. 에 대해서는..

사실 예전부터 마음속에 있던 시계가 하나 있긴 했습니다.



6666.jpg


예전에 미국 출장 갔을 때, 짬이 나서 근처 시계점에 들렸는데, 사진으로만 보던 리차드 밀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한번 착용해봤는데..

다른것보다 손목에 착 감기는 그 느낌과 모양이 너무나 마음에 들어서

정말 심각하게 흔들렸습니다.


위의 사진 모델 가격표를 보니, 가격이 $27,000 이더라고요.

그래서 순간 많은 생각들이 머리를 지나갔었습니다.

'아 이거 이가격이면 사야하는거 아니야?'

'카드 한도가 얼마더라..'

'일단 긁고, 안되면 한국에 전화해서 올려야하나..'

'지금 한국 몇시지..'


물론 저의 고민은 가격표를 다시 확인한 순간 바로 끝났었습니다.

$270,000 이었거든요.






하지만 리차드 밀 시계는 계속해서 제 마음 한구석에 남아있었습니다.

사진으로 보기만 하다가 실제로 봤을 때

그렇게 다가오는 시계는 처음이었으니까요.





서울 신라호텔에 리차드 밀 매장이 생겼다는 이야기는 전부터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신라호텔에 갈 일도 많지도 않고,

또 일이 있어도 빨리 집에 돌아와야하는 날들이 많아 매장을 방문해보진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얼마 전, 신라호텔에 들릴 일이 있어서,

매장을 방문해봤습니다.




99999.jpg


리차드 밀 매장은 듣던대로, 굉장히 멋지고, 또 친절한 분들이 계셨습니다.


안에 들어가서 시계들 구경좀 해보려고 하긴 했는데, 가자마자 예전부터 관심있던, 바로 제 눈을 잡아끄는 모델이 있어서 부탁을 드렸습니다.

다른 모델들은 뭐가 있는지 구경도 못했네요..


바로 위의 시계, RM035 라파엘 나달 모델이었습니다.

기존의 나달 모델에서 뚜르비용이 빠진 시계지요.







9999.jpg


참 뭐라고 할 말을 잊었습니다.

이렇게 강렬하게 '가지고 싶다'라는 생각이 든 시계는 처음인것 같습니다.


문제는 가격이긴 합니다.

저같은 시계덕후도,

과연 내가 돈이 있다고 한들, 로또를 맞는다고 한들, 과연 시계에 이만큼의 돈을 쓰는 것이 가능은 할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가격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시계를 쳐다보는 순간 또 그런 마음은 어디론가 날아가버리고

아.. 멋지다.. 고 생각하고

고개를 들면 허.. 참.. 어떡하지..

하는, 만감이 교차하는 순간이었습니다.




모르겠습니다 저도,

제가 앞으로 제 컬렉션에서 캐주얼 시계를 무엇으로 하게 될지.

또 과연 미래에 리차드 밀 시계를 사는 일이 있을지는요.


하지만 인생은 길고,

내일의 가능성은 무한대라고 하니까요.

"Never say never" 라는 말을 생각해보며

일단은 참 멋진 시계를 만났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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