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새로운 무브먼트들.... 누가 수리할 것인가?
많은 매니아들은 새로운 무브먼트의 생산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고급 브랜드들이 자사 무브먼트를 제조하지 않고 ETA 등 에보슈 업체의 무브먼트를 베이스 무브먼트로
사용하여 이를 수정하는 것에 대해 도둑질 정도로 생각하는 매니아들도 적지 않습니다.
그 결과, 시장에는 최근 몇 년간 새로운 무브먼트들이 매년 몇 가지씩 등장하고 있습니다.
하물며, 복잡시계들의 증가는 1970년대 이전에 생산된 복잡시계의 총 수에 해당하는 정도의 새로운
복잡시계들이 지난 몇 년간 등장했을 정도로 복잡시계들이 홍수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것이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요?
1970년대 쿼츠혁명이 진행되는 동안 수 많은 시계기술자들이 시계업계를 떠나야했습니다.
그 결과 1970년대와 1980년대에 걸쳐 시계기술자의 수는 1/3 정도로 줄여버렸습니다.
그리고, 1990년대부터 새로운 기계식 시계들이 재등장하게 됩니다.
시계학교들이 매년 더 많은 수의 시계기술자들을 교육해 내고 있지만, 교육기간 등의 문제와
실무경험 등의 문제로 아직 충분한 수의 시계기술자들이 준비되어 있는 것도 아닙니다.
위의 도표는 시계브랜드와 시계기술자들의 증감을 보여주는 도표입니다.
기계식 시계의 전성기였던 1950년대에 스위스의 시계 회사는 2500 개에 육박했었으나,
1970년대의 쿼츠혁명을 통해 1980년대에는 550 여개 정도로 감소했습니다 (막대 그래프).
약 1/5로 감소한 것입니다.
한편 시계기술자들도 9 만명 정도이던 것이 3 만명 정도로 1/3 정도로 감소했습니다.
1990년대 이후 시계기술자들을 늘리고 있으나 아직도 4 만명 정도에 머무르고 있는 실정입니다 (꺽은선 그래프).
시계기술자의 양성에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리는 지를 보여주는 것이 1990년대 중반 이후의
완만한 증가세를 보에는 그래프가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990년대 이후 급격이 수 많은 복잡시계들이며, 새로운 무브먼트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가능하게 한 것은 1990년대에 시계업계에 급격히 보급된 컴퓨터 설계 시스템 덕분입니다.
1970년대 이전이라면 시계기술자들은 도면을 만들고,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이를 실험하고
문제를 해결하고, 설계를 수정하는 등의 오랜 절차를 통하여 시계를 설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컴퓨터의 시뮬레이션 시스템이 도입되자, 시계기술자들은 그런 복잡한 과정을
배제하고 많은 시간이 걸리는 실험 시간을 단축하고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간접적인 실험으로
만족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빠른 시간내에 신제품을 발표해야 하는 브랜드들로서는 항상 시간에 쫒기게 됩니다.
그 결과, 프로토타입에 의한 다양한 검증을 통과하기도 전에 컴퓨터 시뮬레이션 결과만 믿고
검증기간을 대축 단축하여 시계들이 판매되는 상황에 몰리게 되는 것입니다.
한 익명의 시계기술자의 증언에 따르면 1970년대에서 1980년대까지만 해도 판매된 시계의 5% 정도가
보증기간내에 문제가 생겨 서비스센터로 수리의뢰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자그마치 30~40% 정도가 보증기간내에 문제를 일으켜 수리센터로 보내진다고 합니다.
즉, 수리센터의 수리기술자들의 업무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것입니다.
기계식 시계들에 대한 수요의 증가, 특히 고급시계들에 대한 수요의 증가와
이를 쫒아갈 수 없는 시계브랜드들의 성급한 시계만들기가 가져오는 결과들인 것입니다.
쿼츠 혁명이후 느닺없이 찾아온 기계식 시계의 부흥에 서둘러 이익을 취하려는
수 많은 시계 브랜드들의 과도한 욕심에 의해 초래되고 있는 문제들인 것입니다.
또한, 기계식 시계의 제조에서 컴퓨터의 과도한 사용이 가져오는 충분한 검증기간을 갖지 않는 것도 문제입니다.
과거 스위스 무브먼트 제조업체들의 역사를 돌아보더라도 신뢰할 수 있는 무브먼트를 만들기 위해서는
최초 설계 및 프로토타입 완성 및 오랜 검증기간과 설계 수정, 다시 프로토타입 제조 등
수 많은 단계를 거쳐 하나의 무브먼트며 복잡시계들이 만들어졌으며, 이것이 다시금
수십년에 걸쳐 수정되고 교정되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새로이 등장하는 시계기술자들은 편리한 컴퓨터 시뮬레이션에 의지하며
경영자들은 완벽한 시계 보다는 새로운 시계를 남들보다 빨리 선보이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이런 풍조가 계속된다면....
기계식 시계에 대한 제 2 차 쇼크 혹은 혁명은 쿼츠 등 외부의 요인에 의한 것이 아닌
새로이 등장하는 기계식 시계에 대한 불신이라는 기계식 시계 내적 요인에 의해 시작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두려움을 느끼게 됩니다.
또한, 오랜 검증기간을 거쳐 수 없이 설계가 변경되고 문제점들이 수정되어 온
신뢰할 수 있는 무브먼트들을 경시하고 검증되지 않은 새로운 무브먼트를 선호하는 매니아들의
욕망과 구입관행도 결국은 시계브랜드들과 함께 자기 자신을 파국으로 몰고가고 있는 지도 모릅니다.
* 기사 내용중 그래프와 그 설명 및 익명의 기술자의 의견은 유로파스타의 기사를 인용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