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Hot 게시글은 조회수1000 or 추천수10 or 댓글25 이상 게시물을 최근순으로 최대4개까지 출력됩니다. (타 게시판 동일)Workhorse 무브먼트 비교. 시계관련
현재 출시되고 있는 시계 중 workhorse형 심플 자동 무브먼트라고 하면 생각나는 것들이 몇 개 있습니다.
1. ETA의 2824계열과 2892
이건 2824구요
이건 2892입니다. 로터는 벗겨냈지만...
2. Rolex의 3135
요것도 로터는 벗겨낸 사진이네요.
3. Grand Seiko의 9s65
4. Sekio 6R15
5. Omega의 8500
6. Tissot powermatic 80
현재 많이 쓰이는 무브는 아니지만 베이스인 2824와의 비교를 위해 추가했습니다.
더 있겠지만 제가 아는건 이정도입니다.
사진으로 알 수 있는건 피니싱 수준과 밸런스 고정 형태, 밸런스의 재질 등 극히 제한적이죠.
무브 크기도 다들 다르니 밸런스의 정확한 크기도 알 수 없고, 진동수나 파워리저브등은 더더욱 알 수가 없습니다.
이럴땐 수치로 보는게 정확하죠.
이 무브먼트들의 몇가지 중요한 특징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Dia Thick balance balance fix jewels power barrels bph
ETA2824 25.6mm 4.6mm 11mm cock 25 38h single 28800
ETA2892 25.6mm 3.6mm 9mm cock 21 42h single 28800
Rolex3135 28.5mm 6mm 10mm bridge 31 48h single 28800
Omega8500 29mm 5.5mm 10.5mm bridge 39 60h double 25200
Seiko9s65 28.4mm 6mm 9mm cock 35 72h single 28800
Seiko6r15 27.4mm 5.32mm 9mm cock 23 50h single 21600
Powermatic 80 25.6mm 4.6mm 11mm cock 23 80h single 21600
이렇게 보니 좀 일목요연합니다.
여기서 알 수 있는 사실들은 이렇습니다.
1. ETA 무브들은 요즘 커지는 시계 추세에 비하면 무브가 좀 작은 편입니다.
롤렉스와 오메가, 세이코 9s는 비슷하구요. 세이코6r은 그 중간쯤에 위치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남성시계용 무브는 30mm 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재는 시계가 커지는 추세지만 향후엔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그이상 크면 좀...
2. 두께는 2892를 제외하고는 대체로 두꺼운 편입니다. 내구성을 검증받은 무브들이니 그럴 만도 하죠.
그런 면에서 2892는 참 잘 만들어진 무브라고 생각합니다. 2892도 IWC의 ingenieur를 비롯해 여러 스포츠 워치들에 들어가죠.
개인적으로는 오메가에게 불만인 점이, 롤렉스보다 얇은 무브를 가지고 롤렉스보다 더 두꺼운 시계를 만들어낸다는 점입니다.
물론 시스루백때문에 두께가 증가한다고는 하지만, 최근 커지는 시계들의 추세를 감안하더라도 신형 오메가 시계들은 너무 두껍다는 생각입니다.
그건 그랜드세이코에게도 마찬가지인데, 솔직히 13mm가 넘어가는 두께는 손목에 올리기 부담스럽습니다.
3. 의외로 밸런스 휠의 크기는 ETA2824가 제일 큽니다. 밸런스 휠의 크기가 크거나, 진동수가 높으면 정확도를 높이기에 쉽죠.
2824를 수정한 powermatic 80이 진동수를 21600bph로 줄이고도 COSC 인증을 받아내는 건 그런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파워매틱80이 프리스프렁 밸런스로 바뀐 점도 정확도를 높이는데 한몫 했겠지만 말이죠.
이 중 가장 작은 9mm 밸런스 휠을 가진 9s무브를 가지고 세이코가 COSC 이상의 오차로 조정한다는 것도 놀라운 일입니다.
4. 진동수는 이 중 가장 저렴한 6r15가 가장 낮습니다. 애초에 오차에 대해 가장 관대한 무브이고, (2824도 비슷하긴 합니다)
그런 면에서 진동수가 낮으면 파워리저브도 늘어나고 오일교환 주기나 마모도 낮아지니 오버홀 주기나 내구성 면에서 이득이 있겠죠.
powermatic 80또한 21600bph로 진동수를 낮추면서 파워 리저브를 크게 증가시켰습니다. 물론 이런 리저브 증가가 진동수 때문만은 아니지만...
오메가는 21600까지 낮추기에는 정확도의 손실이 컸던 건지 애매한 25200에 머물렀습니다.
5. 튼튼하기로 유명한 롤렉스의 3135와 오메가의 8500은 밸런스 브릿지를 사용하고 나머지는 한쪽에서만 밸런스를 지지하는 밸런스 콕을 사용합니다.
롤렉스의 3135는 나온지가 25년이 지났는데 그때부터 밸런스 브릿지를 사용하고 있네요...예전엔 별로 없는 설계였는데 말이죠.
하지만 밸런스 브릿지가 확실히 더 충격에 강한지는 뭐...세이코의 9s 무브먼트도 밸런스 콕을 사용하니까요...
6. 파워리저브는 세이코 9s65 무브먼트와 오메가의 8500, 파워매틱 80이 긴 편입니다.
놀라운 것은 파워매틱 80과 세이코의 9s는 싱글 배럴인데도 더블 배럴인 오메가 8500보다 더 긴 파워리저브를 갖고 있다는 점입니다.
(싱글 배럴보다 더블 배럴이 항상 파워리저브가 긴 건 아닙니다만)
오메가의 8500은 파워리저브뿐 아니라 태엽의 감김 정도에 따라 정확도를 유지하기 위해서 도입했다고 하는데,
사실 요즘 나오는 롱 파워리저브 시계들을 제외하고는 그렇게 짧은 파워리저브가 아님에도 세이코에 비하니 조금 아쉽네요.
롤렉스는 최근 버전에서 파워리저브가 6시간 정도 늘어나 48시간이 되었습니다.
이정도면 일상적으로 쓰기에는 사실 크게 문제 없는 수준이죠.
세이코 6r15는 저가형임에도 50h를 자랑합니다. 낮은 진동수 탓도 있겠죠.
ETA의 2824(38h)와 2892(42h)는 좀 적긴 합니다.
파워매틱 80은 2924에서 진동수를 줄이고, 신소재 사용으로 마찰을 줄였으며, 또한 배럴 아버(barrel arbor)의 코어 크기를 줄여
파워리저브를 80시간으로 크게 증가시켰습니다. 게다가 가격도 싸고, 저진동수로 크로노메터까지 받았으니 저가 무브의 대반란이라고 해야 하겠습니다.
7. 보석 갯수는 사실 큰 의미는 없긴 하지만,
일단 가장 복잡한 코엑시얼 탈진기를 사용하는 8500이 가장 많습니다.
그 다음이 세이코의 기함 9s65이고 그 다음이 3135입니다.
2892는 애초에 오토매틱 로터 일체형으로 제작된데다 로터에 볼 베어링을 사용하므로 보석수는 21개로 가장 적습니다.
신기한 것은 파워매틱 80이 베이스인 2824보다 보석이 두개 더 적다는 건데, 어디서 보석 수를 줄인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8. 그외에,
오메가는 자성을 전혀 띄지 않는 실리콘 밸런스와 헤어스프링을 사용합니다.
그때문에 여기 나온 모든 무브먼트중에 자성에는 가장 강합니다만,
사실 밸런스를 깨지기 쉬운 실리콘으로 만드는 데는 약간의 우려가 생기긴 합니다.
뭐 그렇게 쉽게 깨지기야 하겠냐만은, 아무래도 시계에서 가장 중요한 부품 중 하나인 만큼 불안함이 약간 드는 것도 사실이죠.
rolex의 파라크롬 헤어스프링도 자성에 의한 영향은 적다고 하네요.
전체적으로,
rolex, omega, seiko의 무브는 두께만 제외하면 정확도나 파워리저브, 신뢰성 면에서 밸런스가 잘 잡혀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나 rolex의 3135는 25년이 넘은 설계임에도 불구하고 모든 면에서 상당히 균형잡힌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 점이 아직까지도 문제없이 쓰이고 신뢰성을 인정받은 이유겠죠.
다만 3사 모드 저 두께가 문제긴 합니다.
특히 오메가는 2500에서 8500으로 오면서 두께가 너무 늘어서...
그랜드 세이코도 두께 때문에 욕을 많이 먹고 있습니다.
2824나 2892는 가장 널리 쓰이는 인정받은 무브먼트이긴 하지만, 무브의 크기나 파워 리저브 면에서는 좀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가끔 큰 시계 뒷면에 ETA 무브먼트들이 시스루백으로 장착되어 있는 모습을 보면 좀 어색하기도 하구요.
그런 면에서 파워매틱 80은 크기를 제외하고는 (사실 이건 전혀 단점이 아닐 수도 있죠)
기존의 설계를 조금만 수정해서 매우 우수한 결과를 얻어낸 창작물 같습니다. 이건 2824가 원래 우수한 무브였다는 증거가 될 수도 있겠죠.
애초에 옛날 무브들은 긴 파워리저브엔 관심이 별로 없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