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WC가 오늘(8일) 서울 신라호텔 영빈관 에메랄드 홀에서 타임포럼 회원들만을 초청한 워치메이킹 클래스를 열었습니다.
게다가 이 자리는 IWC를 대표하는 얼굴 중 한 분이자 세계 워치메이커들의 귀감이 되는 노장, 커트 클라우스(Kurt Klaus) 씨의 방한을 기념해 마련된 자리여서
한층 특별함을 더했는데요. 전설적인 커트 클라우스 씨를 만날 생각에 저를 포함한 20여 명의 타임포럼 회원들은 모두 한껏 들뜬 표정이었습니다.
영빈관 입구에서부터 이런 안내판을 볼 수 있었습니다.
커트 클라우스 씨 초청 워치메이킹 클래스는 지난 6일부터 3일간에 걸쳐 진행됐다고 하는데요.
전날까지는 각 매장에서 추천된 VIP 고객들과 주요 매체 기자들이 주로 참여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미 다녀오신 회원님들도 계시고 후기 성격의 포스팅도 공유해 주신 걸로 압니다.^^
그리고 마지막날인 오늘, IWC 코리아 측에서는 감사하게도 타임포럼 회원들만을 따로 초대한 자리를 마련해 주신 거지요.
에메랄드 홀 안쪽으로 향하니 이렇게 또 멋진 전시물들이 반겨주고 있었습니다.
앞서 주요 백화점 내에 전시되었던 바로 그 조형물로서 IWC의 대표 컬렉션 소개와 역사를 엿볼 수 있는 타임라인 보드가 설치돼 있었습니다.
물론 IWC 시계들도 볼 수 있었고요.
쇼케이스에 전시된 시계들 중 유난히 시선을 사로잡는 시계는 바로 위 사진 속의 포르토피노 미드사이즈 오토매틱 컬렉션입니다.
이번 아시아 고급 시계 박람회(워치스 앤 원더스, W&W)서 공개된 따끈따끈한 신제품들이고 이미 해당 뉴스와
manual7 님의 자세한 리포트(https://www.timeforum.co.kr/11405773)를 통해서도 소개한 모델인데 벌써 이렇게 국내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이미 서울 주요 부티크에 입고가 돼 있고 들어오기가 무섭게 광속의 스피드로 판매도 몇 피스 됐다고 하네요. 홍콩에서도 이미 봤지만 다시 봐도 예쁩니다.
한편, 점심 시간 즈음에 진행된 행사인지라 한쪽에는 또 근사한 런치 테이블이 마련돼 있었습니다.
평일 오후에 시간 내기가 쉽지 않으셨을텐데 한분도 빠짐없이 참석해 주셔서 타임포럼 운영진을 대표해 다시 한번 회원님들께도 감사 인사 올립니다. ^^
이렇게 맛있는 음식까지 준비돼 있었습니다.
그리고 모두가 기다려 마지 않던, 자녀를 둔 아이 아빠도 십대 소년처럼 들뜨게 만든 오늘 행사의 스타, 커트 클라우스 씨께서 식사 자리에도 함께 해주셨습니다.
커트 클라우스 씨는 1935년 스위스 상트갈렌(St. Gallen)에서 태어 나셨습니다. 그러니 올해로 딱 팔순이 되셨는데요.
적지 않은 연세에도 혈색도 좋으시고 아주 정정하셨습니다. 그리고 전날 아침에 혼자 동대문을 다녀오실 만큼 한국에도 관심이 많으셨습니다.
(참고로 커트 클라우스 씨는 한국에 한 5년여 전에도 방문하신 적이 있으며, 당시 열린 워치메이킹 클래스에도 참여하신 회원님들이 몇 분 계시지요.)
커트 클라우스 씨가 IWC에 입사한 해는 1957년. 그의 나이 불과 22살 때의 일입니다.
이후 그는 1944년 IWC의 기술 감독으로 영입된 걸출한 시계 명장 故 알버트 펠라톤(Albert Pellaton) 밑에서 탄탄하게 경력을 쌓아왔습니다.
펠라톤 사후 커트 클라우스 씨는 어느덧 IWC를 대표하는 수석 워치메이커로 자리매김하게 되었고,
1985년 마침내 그를 세계적으로 유명하게 만든 다 빈치 퍼페추얼 캘린더(Da Vinci Perpetual Calendar) 모델을 개발 발표합니다.
지금의 다 빈치 라인과는 다른 원형의 케이스에 완벽한 프로그래밍을 거친 4자리 연도 표시를 도입한 퍼페추얼 캘린더와 크로노그래프 기능을 더한 시계였습니다.
이후 커트 클라우스 씨는 7750을 베이스로 한 퍼페추얼 캘린더 등 다양한 하이 컴플리케이션 시계의 개발과 제작을 총괄하며 전설적인 명성을 누리게 됩니다.
제가 조용히 다가가 "선생님(Sir), 오늘은 어떤 시계를 착용하고 계신지요?"라고 여쭈었는데 그의 대답은 손목을 자연스럽게 드러내는 것으로 이어졌습니다.
2007년 그러니까 당시 커트 클라우스 씨가 IWC에 입사하신지 50주년이 된 그 해에,
IWC는 이를 기념해 다빈치 컬렉션을 통해 플래티넘 케이스로 제작한 총 50개 한정의 퍼페추얼 캘린더(IW376201)를 선보였는데요.
다 빈치 퍼페추얼 캘린더 에디션 커트 클라우스(Da Vinci Perpetual Calendar Edition Kurt Klaus) 모델이 바로 그것입니다.
이번 방한 일정에도 커트 옹은 자신의 이름과 시그너처, 그리고 얼굴까지 새겨진 이 의미있는 시계를 착용하고 오셨습니다.
그리고 손수 시계를 풀러 보여주셨는데, 케이스백의 각인을 보니 역시나 50개 한정 중 첫번째 모델을 50년 근속 기념 선물로 받으셨습니다.
착용감이 있어서 자연히 손때가 좀 묻었는데, 이걸 또 직접 냅킨으로 닦아 주시는 섬세함과 자상함에 저는 또 감명을 받았드랬지요.^^
이렇듯 첫인상부터 굉장히 소탈하시고, IWC 시계에 관심이 있는 누구에게나 해당 시계에 관해 자세하게 설명해 주실 것만 같은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식사 시간도 어느덧 마무리되고 후식과 다과를 즐기는 가운데,
IWC 코리아 직원분들의 사회로 럭키드로 이벤트가 펼쳐졌습니다. 이래저래 행사 준비를 많이 하셨어요...
처음 입장시 받은 티켓의 끝부분을 떼어 작은 박스 안에 넣고 이를 추첨하는 방식으로 럭키드로 이벤트가 진행됐습니다.
이미 사은품을 받으신 한 회원분께서(누구신지는 공개하지 않겠습니다. ㅋㅋ) 다음 행운의 주인공을 호명하고 계십니다.
이보다 더 좋을소냐... 럭키드로에 당첨된 분들께서는 환호성을 연발했습니다. 표정이 다들 아이들처럼 밝으시더라구요.
이제 식사와 깜짝 이벤트를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워치메이킹 클래스에 참가할 시간입니다.
안쪽의 작은 세미나실 같은 공간에 이처럼 실제 IWC 샤프하우젠 공방에서 볼 수 있는 워치메이커 데스크와
간단한 무브먼트 분해 조립을 할 수 있는 툴이 가지런히 정렬돼 있었습니다.
실제 워치메이커들이 입는 하얀 가운도 마련돼 있고요.
각각의 데스크에는 참가자들의 명찰도 있습니다.
블랙 상자 안에는 루페와 일자 드라이버, 작은 스크류를 집을 때 사용하는 트위저,
무브먼트 플레이트를 지문을 묻히지 않고 눌러 가며 작업할 수 있는 고무패드가 부착된 스틱 등이 정렬돼 있습니다.
그리고 한쪽에는 오늘 분해 후 다시 조립할 IWC의 수동 무브먼트 하나가 자리하고 있었고요.
본격적인 워치메이킹 코스에 앞서 IWC 코리아 정우창 지사장의 인사말과 IWC 주요 컬렉션에 관한 간단한 프레젠테이션이 진행됐습니다.
진지하게 경청하는 우리 타임포럼 회원님들의 모습.
이어 커트 클라우스 옹의 진행으로 워치메이킹 클래스가 마침내 시작되었습니다.
여전히 현역으로 IWC의 R&D(Reserch & Developement) 부서에 관여하고 계시고
수많은 후배 워치메이커들을 교육시킨 전력이 있으셔서인지, 설명 하나하나가 굉장히 자세했습니다.
실제로 그는 전 세계를 돌며 IWC의 기술력을 홍보하는 테크니컬 앰배서더로도 활약하고 계시지요.
본격적인 분해 세션에 앞서 그는 다음과 같이 말하기도 했습니다.
"오늘 여러분들께 주어진 약 1시간이라는 시간은 워치메이커가 되기에는 너무나 짧은 시간입니다.
그럼에도 이 자리에서 워치메이커가 무엇이고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를 몸소 체험하고 느낄 수 있다는 것은 시계를 사랑하는 여러분들께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입니다.
저는 이제 연로하여 시력이 별로 좋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손끝에는 수십년 간 갈고 닦은 어떤 '감'이란 게 남아 있고 엔지니어에게 이 '손 느낌'은 꽤 중요합니다.
여러분들도 이 시간을 통해 워치메이커들이 손끝으로 느끼는 감을 이해하실 수 있길 바라며 모두 성공적으로 이 과정을 수료하시길 기원합니다."
정체를 드러낸 이 핸드와인딩 무브먼트가 바로 오늘 제가 만진 IWC의 98200 칼리버입니다.
꽤 오래 전에 제작된 무브먼트이고 회중시계용으로 주로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이번 워치메이킹 클래스에서는 밸런스 브릿지 부분, 다시 말해 밸런스 휠과 이스케이프먼트 파츠가 있는 핵심 부분만 제외하고,
나머지 브릿지를 전부 분해 했다가 다시 역순으로 조립하는 과정으로 진행됩니다. 무브먼트 직경도 크고 부품들도 비교적 큰 편이라서 크게 애를 먹거나 하진 않았고요.
가장 먼저 한 것은 무브먼트를 뒤집어서 다이얼 사이드 쪽 플레이트의 중심에 위치한 미닛 피니언을 제거하는 것이었습니다.
트위저로 살짝 집어 들어올리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간단했고요.
이런 다음 다시 뒤집어서 크라운 휠에서 배럴, 그리고 기어트레인을 따라 이스케이프먼트 휠로 전달되는 동력을 끊는 작업을 합니다.
모든 종류의 분해 및 수리 등의 작업에는 반드시 먼저 동력의 흐름을 정지시키는 것이 중요한데요.
이때 래칫 휠과 맞물린 아주 미세한 와인딩 클릭을 살짝 트위저 끝으로 잡아 당겨 래칫 휠의 톱니를 겉돌게 하면 바로 배럴이 풀리면서 동력의 전달이 중단됩니다.
위에 보시는 것처럼 배럴 위 브릿지를 제거한 상태입니다. 그리고 배럴 아버(피니언) 끝을 역시나 트위저로 살짝 집어 4번째 휠을 건드리지 않고 뺴냅니다.
그 다음에 기어트레인의 주축인 3번 4번 휠이 고정된 센터 브릿지를 양 끝의 스크류를 풀어 들어내고,
그런데 이때 무브먼트를 뒤로 돌려 분리를 쉽게 할 수 있는 작은 홀을 트위저 끝으로 콕콕 누르면 더 쉽게 휠이 빠집니다.
IWC는 이 98200 칼리버에 이렇게 사후 관리 시에도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는 팁을 무브먼트에 살짝(화살표 표시로) 숨겨놓았습니다.
친절한 커트 옹께서는 행여 뒤처지는 이가 있을까 일일이 참가자들의 진행 상태를 체크하셨고요.
무브먼트를 대할 때면 눈빛부터 달라지는 열정적인 모습에 역시나 장인은 다르다는 걸 실감합니다.
얼추 분해가 마무리 단계인 모습... 초침 휠과 상단 브릿지만 제거하면 됩니다.
분해한 부품들은 반드시 가지런히 트레이 안에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왜냐면 역순으로 다시 결합하는 데 부품이 섞이면 안 되거든요.
그나마 IWC 98200 칼리버 같은 경우는 구조가 심플한 편이라서 분해 조립도 쉬운 편입니다만...
그래도 방심은 항상 금물! 미세한 휠과 피니언들의 결합으로 기계식 시계는 작동하기 때문에
하나의 작은 부품일지라도 세팅시 완벽하게 제자리에 위치하지 않으면 다음 스텝이 다 꼬여버립니다.
잘 짜여진 레시피대로 진행해야 맛있는 음식이 탄생하듯, 오케스트라 사운드를 연출하려면 각각의 악기들이 정해진 코드를 연주해야 하듯,
기계식 시계를 구성하는 부품들 역시 하나하나가 다 그 설계 단계서부터 수천번 씩 고심 끝에 완성된 것이기에 그 위치와 쓰임에 맞게 정렬해야만 합니다.
재조립하는 과정에서 행여 실수가 있었을까 싶어 커트 씨께서 아주 자세히 들여다 봐주고 있습니다.
이런 모습을 그저 곁에서 지켜 보는 것만으로도 시계애호가들에겐 큰 기쁨이지 않은가 싶네요.
마침내 조립 완료!
저 같은 경우는 배럴 상단 브릿지를 덮는 과정에서 스크류를 좀 빡빡하게 조였더니 크라운 휠 내부의 어떤 피니언들이 무리가 갔던지
처음엔 크라운이 감기지 않더군요. 그래서 다시 스크류를 살살 풀고 브릿지와 태엽을 재정렬후 살짝 느슨하게 조인 뒤 크라운을 감으니 정상 작동했습니다.
각 스크류도 너무 세게 조이는 건 좋지 않다는 걸 이번 기회에 새삼 다시 한번 깨닫습니다. 뭐든 힘의 완급 조절을 잘 해야겠죠?! ^^
마침내 모든 과정을 마치고 수료증을 전달하는 시간이 왔습니다.
한 명씩 호명에 의해 불려 나가 자신의 이름과 커트 옹의 시그너처가 포함된 수료증을 들고 기념 사진을 취할 수 있었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도 감격적인 순간이었습니다...
이렇게 모든 워치메이킹 클래스 과정이 끝났습니다.
다시 한 번 이처럼 시계애호가들의 심장을 뛰게 하는 멋진 행사 마련해 주신 IWC 코리아에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고령의 연세에도 샤프하우젠에서 머나먼 한국까지 와 주시고 나아가 타임포럼 회원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안겨준 커트 클라우스 씨에게도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드립니다.
- 사진: Picus_K & Eno
- IWC 코리아 공식 홈페이지: http://www.iwc.com/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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