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열 오크 투르비용 컨셉트 GMT Ref.26580
로열 오크 컨셉트 Ref. 25980AI
로열 오크 탄생 30주년을 맞이했던 2002년 오데마 피게는 로열 오크 컨셉트 Ref. 25980AI라는 모델을 선보입니다. 팔각 베젤은 로열 오크가
분명했지만 양감을 드러내는 다소 두터우며 면을 강조한 케이스 라인은 로열 오크라고 하기에 어색했습니다. 마치
스텔스 전투기(라고 쓰고 폭격기라고 읽는) F117을 보는
것 같은 형상이었습니다. 케이스 디자인만 익숙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죠.
소재도 알라크라이트 602(Alacrite 602)로 코발트가 중심이 되는 합금이었습니다. 지금에야 합금이나 특이 소재가 크게 눈길을 끌 수 없을 만큼 대중화되었지만
12년전에는 소재만으로도 충분한 화제가 되었을 정도인데요. 가공이 매우 어려우며 일반적인
스테일리스 스틸의 약 2배 경도로 항공, 군사용으로 사용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전에 없던 기능을 탑재했는데 다이나모그래프(Dynamograph)라는 토크 인디케이터를 12시에 달았고, 아마 리니어 방식의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도 이전에는 쉽게 보지 못했던 요소였습니다. 버튼을 눌러 기능을 전환하는 방식도 채용되었는데 이것은 리차드 밀이 고안해 공유된 것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새로운 요소를 담고 있던 Ref. 25980AI는 30주년 그리고 뉴 밀레니엄을 맞이한 로열 오크의 미래를 보여주기 위함이었습니다.
로열 오크 투르비용 컨셉트 GMT Ref.26580
Ref. 25980AI는 2002년부터 비교적 소량을 매년 순차적으로
발매했는데 그 인기는 뜨거웠습니다. 여전히 그런 타입이 흔치 않았기 때문인데요. 이후 시리즈로 크로노그래프와 카본 케이스를 사용한 로열 오크 크로노그래프 카본 컨셉트 투르비용 크로노그래프가 2008년, 로열 오크 투르비용 컨셉트 GMT Ref. 26560이 2011년 발매됩니다. 2014년 올해에는 Ref.26560의 베리에이션이라고 할 수 있는 Ref.26580이 선을 보였습니다. Ref. 26560의 블랙 세라믹을
화이트 세라믹으로 바꾼 점이 가장 큰데 인상은 크게 변했습니다.
화이트 세라믹의 베젤, 크라운, 푸시 버튼과 무브먼트
12시에서 6시 방향을 가로지르는 같은 소재의 브릿지. 하얀색
러버 밴드가 대단히 산뜻한 인상을 줍니다. 지금까지의 어두운 느낌이 강했던 컨셉트 시리즈와는 대비되는
부분인데요. 이 점을 제외하면 기본은 Ref. 26560과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투르비용에 실용적인 GMT 기능을 결합했는데
투르비용 케이지는 9시 방향, GMT는 3시 방향에 배치되어 있습니다. GMT는 위치나 형태가 다소 데이트
기능처럼도 보이지만 하지만 세컨드 타임존을 표시합니다. 다이얼은 투르비용과 GMT의 좌우 대칭을 이루며 화이트 세라믹 브릿지와 블랙 아노다이즈 알루미늄 브릿지를 구조물처럼 조형해 보다 정돈된 대칭 더불어 흑백의
대비를 만들어 냈습니다. 이것은 일반적인 다이얼을 생략하고 바로 브릿지나 플레이트를 드러내는 현대적인
스켈레톤 기법으로 덕분에(?) 시, 분의 인덱스는 바이얼
바깥쪽 플린지에 배치되어 있음을 알 수 있군요.
다이얼 6시 방향의 인디케이터는 기능 인디케이터입니다. 리차드 밀이나 오데마 피게를 빼면 그다지 대중적인 기능은 아닌데요. 과거 Ref. 25980AI의 경우 케이스 4시 방향의 버튼을 눌러 기능을 변경하고 크라운을 돌려 조작하는 방식이었습니다. 크라운 포지션 0, 1, 2의 변경을 버튼이 대신하는 방식인데 리뷰의 Ref. 26580도 버튼의 위치상 같은 기능을 하리라 예상되나 그렇지 않습니다. 3시 방향 GMT의 숫자를 바꾸기 위해 사용하며 여기서는 기능 셀렉터의 역할은 없습니다. 크라운을 당겨서 포지션을 바꾸는 방식을 사용하는데 조금 다른 점은 스크류 다운 크라운을 푼 상태(보통이라면 크라운 포지션 0)에서는 어떤 조작도 이뤄지지 않는데 있습니다. 여기서는 크라운 포지션 0이 기능 인디케이터의 N(Neutral)에 해당하기 때문인데요. 거기서 한 칸 더 당기면 인디케이터가 R(프랑스어 Remontoir)을 가리키며 와인딩, 한 칸 더 당기면 H(프랑스어 Heures)를 가리키고 시간 조정을 하게 됩니다.
큼지막한 크라운을
두 손가락으로 집고 와인딩을 해보면 예상보다 경쾌한 회전이 이뤄집니다. 트윈 배럴이라 다소 무겁지 않을까라고
생각했기 때문인데요. 케이스 백을 보며 와인딩을 계속하면 디퍼렌셜을 통해 두 개의 배럴이 동시에 회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시간 조정시 크라운 조작은 조금 미끄럽다는 느낌이 듭니다. 크라운을 움직이는 것에 비해 분침의 이동 폭이 크고 크라운의 회전이 가볍기 때문이겠죠. 그렇지만 조작성에 영향을 끼치는 수준은 아니군요. 모든 조작을 완료하고
크라운을 누르면 인디케이터는 N을 가리키고 이때 완전히 돌려 잠그면 됩니다. Ref. 25980AI처럼 기능 셀렉터가 없기 때문에 기능 인디케이터가 꼭 필요할까라고 생각되지만 크라운을
조작을 마치고 돌려 넣기를 깜빡할 때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GMT는 4시 방향 버튼을 눌러 간단하게 변경이 가능합니다. 12시까지 프린트
된 투명디스크와 흑, 백으로 낮과 밤을 나타내는 디스크 두 장을 겹쳐 낮 2시와 밤 2시를 구분하며, 시간
조정시 연동되어 함께 회전합니다. 시, 분침을 홈 타임, 3시 방향 GMT를 로컬 타임으로 활용한다면 대단히 간편할 듯합니다. 물론 둘을 바꿔서 사용하는 게 보기에는 더 편하나 세팅은 조금 더 시간을 요합니다. 장기간의 여행이나 출장이라면 후자의 방식이 더 나아 보입니다.
케이스 백에서도 다이얼과
마찬가지로 대칭의 구조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대칭하는 두 개의 커다란 배럴과 둘을 관할하는 디퍼렌셜이
보이는데요. 어두운 표면처리와 브릿지 형태가 현대적으로 보이나 다이얼의 화이트 세라믹 브릿지 같은 소재를
제외하면 핸드 피니시에 의해 이뤄집니다. 직선이 많기 때문에 핸드 피니시의 맛이 곡선 브릿지에 비해
약간 덜하기도 하지만 대신 입체적인 고저차를 드러내어 이 부분을 보는 것이 포인트이지 싶습니다. 9시의
케이지를 보면 스크류가 달린 클래식한 밸런스이며, 뜯지 않는 이상 우리가 볼 수 없는 부분. 즉 부품의 보이지 않는 아래쪽은 매트한 ‘Brouillé’ 피니시로
마무리 해 기계식의 본질을 충실히 채우고 있습니다. 우리가 하이엔드를 사기 위해 지불했던 비용이 적지
않게 들어간 부분이라고 하겠습니다.
케이스는 Ref. 25980AI이 제시한 최초의 틀에서 크게 변하지 않았습니다. 소재는
지금도 특별한 알라크라이트가 아닌 티타늄이며 대신 세라믹의 질감, 색상 조합을 이용해 이미지를 형성합니다. 넓은 면이 도드라지며 표면은 뚜렷한 헤어라인 가공을 했습니다. 손목과
접하는 케이스 모서리는 눈으로는 날카로운데 실제로 만져보면 뾰족한 정도의 감촉이 드는군요. 화이트 세라믹과
매칭하는 하얀색 러버 밴드와 티타늄 버클이 어우러집니다. 러버 밴드는 케이스를 지탱할 수 있을 만큼의
두께를 지녔고 흐느적거리는 것과 거리가 있습니다. 다소 단단한 쪽이며 미끄러짐을 방지하게 위해 표면을
에그쉘 패턴처럼 처리했습니다. 러버 밴드나 스트랩이 소모품이긴 하지만 오래 사용하면 하얀색 러버 밴트가
더러워지는 일은 어쩔 수 없어 보입니다. 착용은 지름 44mm, 두께 16mm의 육중한 모습에 비해서는 가볍습니다. 티타늄 케이스에 러버
밴드 조합에 의해서지 싶군요.
투르비용 부분에 관한 내용이
조금 약하다 싶은데요. 이 케이지는 오데마 피게 투르비용에 범용(?)으로
등장하는 것이지 싶습니다. 형태자체는 이전 리뷰에서 다뤘던 것과 크게 다른 점이 없고 케이지 부분의
표면(색상)에 변화를 준 것 같습니다. 앞서처럼 클래식한 형태로 스켈레톤 무브먼트와 구성, 소재는 현대적이나
오데마 피게가 늘 그래왔듯 피니시를 비롯, 기능에 영향을 주지 않는 부품은 어디까지나 전통에 입각하고
있습니다. 이 모델을 봐도 그런 철학은 일관되는데요. 파텍
필립과 대조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실리시움 기술을 적극적으로 접목하기 시작한 파텍 필립은 외관은 클래식하며
전통적이지만 무브먼트에서 있어서는 현대적인 것처럼 하이엔드 간의 철학을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이지 싶습니다.
보너스
촬영 : 2nd Round 스튜디오
Copyright ⓒ 2014 by TIMEFORUM All Rights Reserved
이 게시물은 타임포럼이 자체 제작한 것으로 모든 저작권은 타임포럼에 있습니다.
허가 없이 사진과 원고의 무단복제나 도용은 저작권법(97조5항)에 의해 금지되어 있으며
이를 위반시 법적인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타임포럼 뉴스 게시판 바로 가기
인스타그램 바로 가기
유튜브 바로 가기
페이스북 바로 가기
네이버 카페 바로 가기
Copyright ⓒ 2024 by TIMEFORUM All Rights Reserved.
게시물 저작권은 타임포럼에 있습니다. 허가 없이 사진과 원고를 복제 또는 도용할 경우 법적인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댓글 169
-
Bzbz
2014.09.15 15:27
마지막 보너스에 눈이 더 갑니다 ^^ -
크라울러
2014.09.15 16:10
기존 제품들과 확연히 다른 느낌의 라인업이네요 ㅎㅎ
-
안반
2014.09.15 16:30
윗분의 미래지향적이란 말이 와닿는 디자인이네요~~
가격도 비싸겠지만 왠지 선뜻 들이기는 어려울 듯 싶네요 ^^;;
-
源の神風
2014.09.15 17:03
새로운 감각의 디자인에는 공감하지만
기능적인 혁신은 아쉬운 부분이 있네요
-
쿠디쿠
2014.09.15 17:14
뭔가 새로우면서 독특하네요 ㅎ -
쓰레빠
2014.09.15 17:43
좋은 리뷰 잘 읽었습니다.
-
손목왕
2014.09.15 18:37
사진이 지나치게 밝은건가..했는데 역시는 역시군요 ㅎㅎㅎ
-
marcelo_kr
2014.09.15 18:41
재밌게 생겼네요~
예쁘네요
-
로제마이어
2014.09.15 19:19
리뷰 잘 보고 갑니다.
-
misozium
2014.09.15 19:39
뭔가 장난감 같지만 멋진 건 인정해줘야겠네요.
-
폴크니븐
2014.09.15 20:49
뭔가 독특하네요.
-
Calibre
2014.09.15 21:16
개인적으로 디자인때문에 별로 관심이 없는 모델인데...
리뷰 잘봤습니다.
-
조재원
2014.09.15 22:08
와우 잘보고갑니다
-
학원군
2014.09.15 22:15
이런걸 사서 팔목에 걸 수 있어야 진정한 부자죠. ㅎㅎ
-
띰스
2014.09.15 22:21
뭔가 아방가르드한 느낌이...나네요 ^^
-
Billey
2014.09.15 22:36
잘 보고 갑니다~
-
Dipory
2014.09.15 22:44
첫인상은 좀 이질적인 느낌이 들어 확 와닿지는 않았는데 리뷰글을 읽으니 소재와 기능에 대한 이해가 이루어져 좀 괜찮아 보입니다. 그래도 좀 현실감이 떨어져 보이는군요...
그래도 매번 보는 시계가 아니라서 흥미롭게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
오시리스
2014.09.15 22:47
엄청난 시계군요~^^;;
-
스티보
2014.09.15 23:12
잘봣습니다
-
TrojanS
2014.09.16 00:08
멋지네요.. 잘 봤습니다.
-
suckpd
2014.09.16 02:43
대단하다 생각만 듭니다 ㅜㅜ 정말
-
순지
2014.09.16 03:23
미래는 때론 낯선 모습으로 많은 이의 반감을 일으킵니다. 하지만 그 또한 역사를 읽을 수 있는 재미이겠지요. 잘 읽었습니다-
-
지니에게 소원을 빌자
2014.09.16 10:36
잘보고 갑니다~^^ -
Jormungand
2014.09.16 10:45
역시 멋집니다.
-
만용
2014.09.16 13:03
모던해보입니다. ^^ 멋진 리뷰 감사합니다.
-
mdoc
2014.09.16 14:44
RO인듯 RO아닌 RO같은 너...
-
딸기맛바나나
2014.09.16 14:56
넘 멋집니당
-
판에나이
2014.09.16 15:24
존재감 하나만큼은 정말 엄청난 녀석이네요!! 멋지다는 말밖에는 ㅎㅎㅎ
-
heart
2014.09.16 16:50
사양에 비해 약간 캐릭터스러움이 강한느낌은 있네요 쉽게 캐주얼에 차고다닐만한 사람들이 차겠죠?^^;
-
닥섭이
2014.09.16 17:11
잘보고갑니다
-
상훈!
2014.09.16 18:57
뭐이래.. 엄청나군
-
afriphant
2014.09.16 19:14
아름답고 아름답습니다....! -
빙하시대
2014.09.16 22:13
장난없네요.. ㅎ
색감과 디자인 모두 나무랄데가 없습니다..
-
이단
2014.09.16 22:56
정말 멋지네여
-
아트핸드
2014.09.16 23:21
묘한 디자인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개인적으론 적응이 안되는 디자인이네요.
브랜드 자체가 가까이 할수 없는 브랜드라 그런지...가격이 어마무시 할듯한데...기능적인 부분도 아쉬운 느낌이랄까요?
개인적으론 마지막 사진에 옆에 있는 ap가 저는 더욱 끌리네요.^^ㅎㅎ
-
마도로스
2014.09.16 23:38
멋지네요
-
뱀z
2014.09.17 01:31
이건 뭐...흐어...
-
무해함
2014.09.17 08:57
저는 컨셉디자인이 더 멋지내요, 잘봤습니다!
-
화이트팡
2014.09.17 09:02
멋지네요
-
종다리
2014.09.17 09:26
굉장히 복잡한 듯 하면서도 눈에 들어오는 부분은 딱 들어오네요. 잘 보고 갑니다.
-
토니A
2014.09.17 10:38
진짜 저걸 어떻게 드레스워치로 찰까 싶은데 차 보면 미묘하게 잘 어울리네요
-
석평
2014.09.17 11:29
AP를 좋아하지만, 개인적으로 저 디자인(특히 흰색 세라믹)은 RO 컨셉과는 너무 어울리지 않아 그다지 끌리지 않았습니다. 더군다나 무시무시한 가격까지 고려하면 더욱 더^^.
-
타임시계
2014.09.17 13:44
완전 이쁜데요
-
스탕다르
2014.09.17 16:03
스트랩의 텍스쳐가 굉장히 독특하네요
-
애니말
2014.09.17 16:47
RO의 태생을 생각하면 잘 어울리는듯 합니다.
리뷰 잘 봤습니다. ^^
-
육교하늘
2014.09.17 22:39
디자인이...
제가 절대 좋아할 수 없는 디자인인 것 같습니다.
리뷰 잘 보았습니다.
-
altruist
2014.09.17 22:51
개멋
-
zuna
2014.09.18 00:48
오호 문자하면서 아무생각없이 내려오다가 왜 리차드가 로얄오크 금통이랑 같이 있지 했네요 ㅋㅋ
-
LLCW79
2014.09.18 07:51
왠지 정장에도 나름 어울릴것 같은... 잘 봤습니다.
-
옥잠
2014.09.18 08:03
오오오오오호 멋지내요
- 전체
- A.Lange & Sohne
- Audemars Piguet
- Ball
- Baume & Mercier
- Bell & Ross
- Blancpain
- Breguet
- Breitling
- Buben Zorweg
- Bulgari
- Cartier
- Casio
- Chanel
- Chopard
- Chronoswiss
- Citizen
- Corum
- Frederique Constant
- Girard Perregaux
- Glycine
- Hamilton
- Harry Winston
- Hermes
- Hublot
- IWC
- Jaeger LeCoultre
- Junghans
- Longines
- Luminox
- Maurice Lacroix
- Mido
- Montblanc
- Omega
- Oris
- Panerai
- Parmigiani
- Patek Philippe
- Piaget
- Rado
- Richard Mille
- Roger Dubuis
- Rolex
- Seiko
- Sinn
- Stowa
- Suunto
- Swatch
- TAG Heuer
- Timeforum
- Tissot
- Ulysse Nardin
- Vacheron Constantin
- Van Cleef & Arpels
- Zenith
- Et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