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바젤월드 현장에서 접한 자케 드로(Jaquet Droz)의 신모델 중에는 딱히 그렇게 인상적인 시계가 없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외부 쇼케이스로는 선보이지 않고 일부 프레스에게만 노출한 시계 중에 몇몇 흥미로운 시계들이 최근 속속 공개되고 있습니다.
그랑 스콩드 투르비용 어벤추린(Grande Seconde Tourbillon Aventurine)도 그중 하나인데요.
기존 43mm 직경의 그랑 스콩드 투르비용 아이보리 에나멜 모델(Ref. J013033200)과 비교했을 때
케이스 크기가 일단 39mm로 작아지고, 베젤 및 러그, 다이얼에도 촘촘하게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점이 눈에 띄게 차이가 있습니다.
그리고 다이얼 중심 8자 혹은 눈사람 모양의 오프센터 다이얼 외곽은 어벤추린(Aventurine)이라는 감청색이 도는 사금석을 사용한 점도 돋보입니다.
어벤추린은 근래에 예거 르쿨트르의 히브리스 아티스티카 마스터 그랑 트래디션 투르비옹 셀레스트(위 사진 좌측의 모델)의 다이얼과
샤넬의 J12 화이트 문페이즈(위 사진 우측의 모델)의 문페이즈 디스크에도 쓰인 소재인데요.
반짝반짝 빛나는 작은 광물의 결정들이 섞여 있어서 특유의 신비스러운 느낌이 매력입니다.
- 1785년 피에르 자케 드로의 아들 앙리-루이 자케 드로가 제작한 것으로 알려진 오리지널 그랑 스콩드 포켓 워치.
중심을 벗어난 두 개의 원이 상하로 겹쳐진 형태의 이 자케 드로 특유의 다이얼은
1780년대 초에 제작된 당시의 회중시계에서 영감을 얻어 2002년에 손목시계 형태로 부활했습니다.
스와치 그룹(故 니콜라스 하이에크 회장 주도 하)에 의해 인수되며 극적으로 브랜드를 보존할 수는 있었지만,
손목시계 컬렉션이 없던 이들로서는 어쩔 수 없이 과거의 유산에서 무언가를 새롭게 발굴할 수 밖에 없었지요.
이후 그랑 스콩드는 여러 모델로 꾸준히 그 갈래를 넓혀 이제는 자케 드로를 대표하는 메인 컬렉션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수 세기 전 회중시계와 마찬가지로 순백의 그랑 푸(Grand Feu) 에나멜 다이얼로 제작한 시계들이 좋은 반응을 얻어왔습니다.
최근 몇년부터는 또 중국의 시계시장 규모가 급격히 커지면서 8이라는 숫자나 형상을 선호하는 중국인들로부터 뜻하지 않은 러브콜을 받게 되었지요.
과거 피에르 자케 드로 시절에도 역시 중국 황제나 귀족들에게 오토마통을 수출한 역사가 있으니 중국은 자케 드로에겐 그리 낯선 나라는 아니지만요.
반면, 그랑 스콩드 라인에 투르비용 모델이 추가된 것은 고작 몇 해 전의 일입니다만...
12시 방향에 투르비용 케이지를 위치시키면서도 고유의 다이얼 밸런스를 헤치지 않게 완성해 고급 시계다운 면모를 보여주었습니다.
새로 선보인 그랑 스콩드 투르비용 어벤추린(Ref. J013014270)은 지름 39mm의 화이트 골드 케이스에 260개의 다이아몬드를 세팅하고,
어벤추린과 마더 오브 펄(MOP)을 함께 사용한 다이얼에도 90개의 다이아몬드를 세팅해 전체적으로 화려함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6시 방향 오프센터 다이얼은 시와 분을, 12시 방향은 투르비용의 움직임을 보여주며, 7일간 파워리저브 되는 자사 오토매틱 25JD 칼리버를 탑재하고 있습니다.
특기할 만한 점은 화이트 골드 소재의 로터에도 블루 어벤추린을 로터 모양대로 깎아 부착시킨 점입니다. 와인딩 효율은 더 좋아지려나요?! ㅋㅋ
이 시계는 총 28개만 한정 제작되었으며, 이달 초부터 자케 드로 직영 부티크에서 구입할 수 있다고 하네요. 국내엔 부티크가 없으니 그저 바라볼 뿐입니다만...
- 시계 관련 기타 사항은 공식 홈페이지 참조: http://www.jaquet-droz.com/en/collections/novelties#!grande_seconde_tourbillon_aventurine-J013014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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