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rard Perregaux 2014 Report
SIHH에서 바젤월드로 이적한 제라드 페리고와 쟝리샤르는 벌써 그들의 부스가 어색하지 않아 보입니다. 한 지붕 아래의 메이커다 보니 부스 역시 한 지붕 아래에 마련하고 있었는데요. 케링 그룹에 흡수된 뒤(소윈드 그룹자체가 흡수되면서 자연스레 산하 메이커인 제라드 페리고와 쟝리샤르도 따라가게 되었죠) 아직 정비의 기간을 가지고 있는 쟝리샤르는 내년 이후로 관심을 가져보기로 하고 제라드 페리고의 신제품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대조적인 분위기의 투르비용이 두 개 등장했습니다. 제라드 페리고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쓰리 골드 브릿지 투르비용이 현대적인 터치를 더해 쓰리 브릿지 네오 투르비용이라는 이름으로, 다른 하나는 현대의 기술로 태어난 3축 투르비용이지만 클래식한 피니시를 거친 트리 액시스 투르비용입니다.
쓰리 브릿지 네오 투르비용
배럴, 기어 트레인, 투르비용 케이지를 일직선으로 배치하고 각 부품을 실제 다리 보양의 브릿지로 고정하여 완벽한 대칭을 보여주는 모델은 회중시계의 시대에 탄생한 모델입니다. 리뷰에서 속목시계로 태어난 모델을 다룬 적이 있는데요. -> https://www.timeforum.co.kr/9235937 금으로 만들고 피니싱에만 일주일이 소요되는 세 개의 골드 브릿지가 스리 골드 브릿지의 핵심이자 화려함을 드러내는 요소였죠. 이전 이 브릿지 소재를 달리하는 방식으로 베리에이션을 생산해 냈는데 이번에도 그것을 따르고 있지만 전체적인 분위기에서 현대적인 인상을 주고 있습니다. 브릿지의 소재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일 텐데요. 브릿지는 화려한 금 대신 티타늄으로 성형하고 블랙 DLC처리를 해 독특한 색감과 질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리뷰의 골드 브릿지와 스켈레톤 장식 가공을 더한 모델과 비교하면 차이가 극명하죠. 0.25그램의 케이지를 지닌 칼리버 GP09400은 기존 쓰리 골드 브릿지에 탑재된 것을 베이스로 재설계했습니다. 지름 자체가 31.00mm에서 36.60mm로 늘어난 대형이고 그에 맞춰 배럴도 대형화가 이뤄지며 70시간 파워리저브가 가능합니다. 배럴 바로 아래(다이얼에서 보면 배럴 위로 생각되나)에 마이크로로터를 배치한 것은 베이스 무브먼트와 동일합니다. 이번부터 모듈러 구조를 강조하는게 눈에 띄는데, 각 브릿지를 모듈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되면 수리할 때 좀 더 용이하겠죠. 메인 플레이트도 브릿지와 같은 톤인 투테늄 코팅을 해 전체적으로 어두운데 45mm 지름의 핑크 골드 케이스와 어우러져 전체적인 분위기는 한마디로 시크합니다. 기존 쓰리 골드 브릿지가 중심을 지키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베리에이션으로 1분에 1회전하는 원 미니트 투르비용이며 방수는 30m.
트리 액시얼(Tri-Axial) 투르비용
바젤월드에서 워낙 인기가 높은 모델이고 아직 딱 하나만 생산되어 실물을 만져 볼 기회가 없었습니다. 다축 투르비용은 토마스 프리셔와 프랭크 뮬러가 2축과 거쳐 3축으로 진화하면서 시작되었으나 여전히 진입장벽이 높은 장르입니다. 하나만 만들기에도 벅찬 케이지를 2중, 3중으로 구성하는 작업자체가 어렵죠. 축의 개수가 늘어나면 무게 역시 증가하는데 여기서 경량화는 구동을 위한 필수조건이라 난이도는 축 하나가 늘어날 때 두 배가 되는 게 아니라 제곱이 되는 듯 합니다. 이미 완성된 다축 투르비용을 헤아려보면 실제로도 몇 개 되지 않으니까요. 제라드 페리고는 타이밍상으로는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3축 투르비용으로 이름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다축 투르비용의 핵심은 평면인 1축 투르비용과 달리 여러 축을 중심점으로 회전속도를 달리해 중력상쇄에 다가가는데 있습니다. 각 케이지의 회전 속도는 1분, 30초, 2분에 1회전하도록 되어 있고 이 모든 케이지의 무게는 1.24그램입니다. 케이지가 무거우면 아예 구동 자체가 어려움에도 파워리저브는 52시간이 가능합니다. 기능하는 골드 스크류가 달린 밸런스가 클래식하군요.케이지 부분은 반구형 사파이어 크리스탈을 얹었고, 케이스 지름은 다축 투르비용이 그러하듯 큰 편으로 지름 48mm 방수는 30m입니다. 10개 한정생산.
콘스탄트 이스케이프먼트 L.M 핑크 골드
GPHG(Grand Prix d'Horlogerie de Genève) 2013에서 황금바늘을 받은 콘스탄트 이스케이프먼트 L.M의 핑크 골드 케이스입니다. 실리시움 기술의 원천인 CSEM과 함께 개발한 실리시움 소재의 새로운 이스케이프먼를 탑재했습니다. 스위스 레버 방식에서 탈피한 새 이스케이프먼트의 움직임은 이 모델에 이어 불가리에서 데땅뜨 이스케이프먼트를 개선한 모델로 계속 이어지고 있는데요. 나비 모양의 대칭형 실리시움 부품 안에 역시 실리시움 소재의 이스케이프 휠을 배치한 형태입니다. 현대적인 기술로 태어난 만큼 케이스 디자인도 그것을 따라가는 듯합니다. 핑크 골드 케이스라 다소 차가운 느낌의 화이트 골드와 조합된 무브먼트 보다 따뜻해 보입니다. (맨 위만 로즈 골드, 이후 실제 사진은 화이트 골드 버전)
트레블러 ww.tc
제라드 페리고를 대표하는 월드타이머입니다. 도시명과 낮, 밤을 구분하는 24시간 링을 결합해 전세계의 시간을 표시하는 GMT 워치의 하나죠. 여기에 크로노그래프를 더한 특징적인 형태가 트레블러 ww.tc 입니다. 이번 제라드 페리고의 특징인 골드 케이스 모델을 여럿 내놓았는데 이것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2013년에 선보인 스틸 케이스에 골드 케이스 버전을 더한 셈입니다. 케이스 지름은 44mm, 방수는 100m로 드레스 워치 타입으로는 방수성능이 높은 편입니다. 월드타이머인 트레블러 ww.tc 이외에 같은 트레블러 라인인 문 페이즈&라지 데이트도 골드 케이스를 선보였으며 마지막 사진은 마린 크로노미터를 고안한 존 해리슨 한정판입니다. 케이스 지름은 마찬가지로 44mm, 방수는 100m.
캣츠 아이
10주년 모델
블룸
여성용 라인인 캣츠 아이입니다. 가로가 긴 오벌(Oval)케이스가 고양이 눈과 닮았기에 붙은 이름이지 싶습니다. 케이스 자체가 볼륨감이 있어 그 자체로도 매력적인데요. 보석으로 만든 오브제를 넣은 10주년을 기념한 모델과 리본을 겹쳐 배치해 꽃을 그려낸 캣츠 아이 블룸(Bloom) 등을 선보였습니다. 남성용과 동일하게 칼리버 GP3300이 탑재됩니다. 방수는 100m.
그 외에 스폰서뉴스에서 소개되었던 블루 다이얼 모델의 실물을 볼 수 있었고, 1966 라인의 컬럼 휠 크로노그래프, GMT 모델도 볼 수 있었습니다. 전체적으로 1966 라인의 다이얼의 색감이나 질감이 고급스러웠던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바젤월드 이적 이후, 사실 소윈드 그룹이 흡수된 이후 마카루소 가문의 경영권이 넘어간 이후 변화가 있습니다. 라인업을 구성하는 모델의 숫자를 줄여 간결하게 변하고 있고 스포츠 모델인 호크 시리즈에도 힘이 실리고 있는 것이 보입니다. 내년에는 더욱 단단한 라인업을 볼 수 있을 듯하고, 도입부의 사진처럼 다른 메이커들과 마찬가지로 무브먼트 조립 시연대를 마련하고 있는데요. 특징이라면 시연을 하는 워치메이커가 다른 메이커에 비해 상당히 젊다는 점입니다. 이것은 제라드 페리고가 내세우고 있는 부분으로 캠패인 형태의 광고로도 드러내고 있죠. 이와 관련해서는 제라드 페리고 매뉴팩처 방문기로 좀 더 자세하게 전해드리록 하겠습니다. 몇 가지 자세하게 소개하지 않은 모델의 사진을 아래에서 감상하시길 바라며 마무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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