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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몽 2188  공감:21  비공감:-1 2015.10.07 15:52

타포에 오신 분들 중에서 시계 입문, 특히 롤렉스 입문자분들께서는,

일단 롤렉스로 가자고 마음을 먹었더라도, 

예산이 충분히 있더라도, 

어떤 시계를 찰 것인지는 고민하게 되실 겁니다.

그 때, 참고가 되고자 이 글을 적습니다.



3. 논데이트를 선택한 이유.


사이클롭스 렌즈는,

일설에 의하면, 롤렉스의 창시자인 빌스도르프가 아내가 자꾸 날짜를 잘못 보자 만들어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눈이 나쁜 사람은 얼핏 보면 잘못 읽기 쉬웠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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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클롭스가 없으면 좀 작게 느껴지는건 베젤에 적힌 숫자 크기 때문일까요..?)



어쩌면 빌스도르프 이 남자, 아내를 참 사랑했던 남자가 아니었나 생각해봅니다. 

안경을 사줄수도 있었을텐데...

시계에 볼록렌즈를 붙일 생각을 하다니...

그러고보니 아내가 아니라, 시계 밖에 모르는 바보가 아닐지..


Hans-Wilsdorf.jpg


(잘 생겼군요... 잘 생겼을 뿐 아니라, 자상했을지도 모릅니다.)


어쨌거나 롤렉스는 어떻게 보면 단순한 기능을 가진 확대경에게 사이클롭스라는 멋진 이름을 붙여 생명력을 불어넣은 뒤, 

특허로 등록함으로써, 롤렉스가 다른 시계들과 차별화되는 개성으로 만드는데 성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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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지죠. 롤렉스의 수많은 특허들 중 하나이면서 트레이드 마크가 된... 가만히 들여다 보면 눈이 하나인 외로운 생물체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렌즈도 참 예쁘게 잘 깍았죠?

저는 렌즈나 광학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왠지 화면안의 직사각형의 버튼을 고집스럽게 깍아냈던 스티브 잡스의 노력이 엿보이는 듯 합니다.

자주 비교하게 되는데, 롤렉스는 애플이 자연스럽게 떠오를 정도로 혁신적인 기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알면 알수록 롤렉스는 참 멋진 기업입니다.



데이트 창은 어찌보면 시계의 레벨을 한번 더 업 시켜준 기능일 것입니다.

시계를 보고 시간 뿐만 아니라, 오늘의 날짜를 알 수 있다는 것은 참 멋진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가끔 오늘이 몇일이었더라? 하고 황망해지는 순간이 가끔 있죠. 

핸드폰을 꺼내들거나, 컴퓨터 화면의 시간 창을 눌러 날짜를 볼 때마다, 

허술해 보이는 사람처럼 비춰질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만약 당신이 롤렉스의 데이트 모델을 차고 있다면 그럴 걱정이 없습니다.

시간을 잘 지킬 뿐만 아니라, 약속 날짜까지 잘 지킬 것만 같은 느낌,

피도 눈물도 없이 냉철한 이미지가 아니라, 부드러우면서도 스마트한 느낌!

롤렉스의 데이트 모델을 차고 있다면, 그런 멋진 사람이 될 자격이 충분한 것이지요.


Rolex-Day-Date-40-3.jpg


(게다가 금통이라면, 이미 당신은 그런 사람인거죠!! )



당연히 태평양의 잠수부들에게도 데이트 모델이 있습니다.

잠수 시간이 생사를 좌우할 정도로 시간이 중요한 잠수부들에게는 날짜도 중요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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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두의 위치와 매칭되는 절묘한 밸런스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무브먼트도 그렇고, 

데이트 모델이 가지는 복잡성과 날짜 정보의 가치는 논데이트 모델에 비해 그 값어치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아내를 위한 남자의 애정이 듬뿍 담긴 롤렉스의 트레이드 마크이자 균형을 해치지 않는 절묘한 밸런스의 렌즈로, 

정확한 시간과 정확한 날짜를 알 수 있는 것이죠.

시간을 매우 소중히 여기는 진정한 성인이 되는 겁니다!


PB188084.jpg


(아름답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곧 마음이 상해버리는 순간이 올 줄이야 누가 알았겠습니까?




타임포럼에서 글을 읽던 중, 

롤렉스가 더이상 이 사이클롭스 렌즈의 배율을 2.5배로 보장하지 않는다는 글을 읽게 된 것이죠.

가품과의 구별을 위해 다이얼과 데이트 창의 폰트가 일정하지 않다는 것은 어느 정도 이해가 가기는 하지만, 

렌즈의 확대 배율이 다르다니...

(사실 빈티지 시계들 중에는 배율이 안맞는 것들도 많다고 합니다.)


갑자기 그 순간...

이 아름다운 렌즈의 모습은 제 마음 속에서 싸늘하게 식어갑니다...



그 때, 제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 논데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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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뭔가 허전하지만, 깔끔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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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무엇인가 시원하면서 균형 있는 이 느낌은?)



Rolex-Submariner-114060-22.jpg


(롤렉스의 트레이드 마크가 없지만... 이 섭씨에서는 태평양에 비치는 하늘이 보이는 것 같아!!)



저는 서브마리너 논데이트의 얼짱 각도는 "약간 옆으로"가 아닐까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누구에게나 정면 샷으로 찍은 증명사진 보다는, 

자신만의 자신있는 각도가 있듯이, 

섭씨 논데이트의 얼짱 각도는 바로...

핸들의 12시 방향에 손을 올려놓은 그 각도...

살짝 눕혀졌으면서도 빛이 사파이어 글래스에 듬뿍 받아지는 그 각도 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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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데이트 모델도 이 각도에서는 너무 멋집니다...) 



논데이트 모델을 이렇게 보고 있노라면,

푸른 바다에 비친 하늘을 품에 안은 듯한 광활한 글래스와, 

유광 못지 않은 세라믹 베젤의 웻룩이 합쳐져, 

마치 태평양 한가운데에 있는 한 섬의 해변에서 보냈던, 

즐거웠던 시간을 그대로 손목에 차고 있는듯한 느낌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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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섭씨만의 얼짱각도는 아닙니다. 빈티지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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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늘어지는 오후 2시 40분... 휴가가고 싶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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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랗게 익은 다이얼과 나이를 짐작케 하는 손등의 기미... 그리고 해변의 노을은 정말 멋진 조화를 이룹니다.)




그래서 결국 저는 논데이트로 결정을 하게 됩니다.



여기까지 읽으시면서 고개를 끄덕이시면서 오신 분들도 계실테고, 

전혀 다른 매력 때문에 논데이트를 좋아하시는 분들도 계실거고,

데이트 모델을 더 좋아하시는 분들도 있으실겁니다.


자기가 차게 될 시계를 고를 때는, 

아마도 각자 다 자기만의 이유가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가 무엇이든, 

처음 시계에 입문해 손목위에 올리기까지는 연애 초창기의 느낌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외모, 혹은 성격에 매력을 느껴 누군가를 사귀게 될 때의 그 느낌.

마음을 얻기 위해 선물을 준비하고, 

데이트를 계획합니다.


하지만 실제 연애는 사실상 그 이후죠.

매일 매일이 데이트가 될 수 없듯이, 

시계는 그렇게 손목에서 착용자와 함께 일상을 같이 합니다. 


설레이고 벅찬 마음도 잠시...

슬슬 화려하게 치장한 길가의 다른 여자들에게 눈도 가고,

그러다보면, 헤어짐을 준비해야할 때가 올 지도 모릅니다.


저도 다양한 시계를 경험한 것이 아니라, 

입문자로써,

이왕 갈거면, 한번에 가자! 

시계를 모시지 말고, 시계를 차자! 라는 마음으로 선택했기에, 

생애 처음 오토매틱 무브먼트의 시계인, 

롤렉스를 처음 차면서 겪게 된 실질적인 사용기들은 아마 다음 편으로 미루게 될 것 같습니다.



(일하면서 작성하자니, 애로사항이 꽃 피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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