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렉스를 롤렉스라 부르기 위한 필수 요소. 오이스터 케이스. 이름처럼 단단한 이 케이스의 뚝심은 나날이 유려하며 매끄러운 곡선과 금속의 특성을 완벽하게 살려 질감을 즐기도록 하는 새로운 케이스들의 등장에도, 그 단단함을 바탕으로 시대의 흐름과 맞서 왔습니다. ‘이제는 조금 달라지는게 어떨까? 오이스터’ 라고 말하는 것이 슬슬 지쳐가는 그 때, 롤렉스 결혼 예물 1 순위 데이트 저스트에서 그것도 커플로 새로운 오이스터가 등장합니다.
국내에서는 신형 GMT 마스터 II의 출시로 비로소 새로워진 오이스터 케이스를 뚜렷이 인식하게 되었지만, 이 익숙치 않은 뚱뚱한 오이스터는 몇 해 전의 데이트 저스트에서도 찾아 볼 수 있었습니다. 다만 결혼 예물이 아니면 자기 돈으로 롤렉스 한번 사보자 했을 때 대부분이 스포츠 모델로 눈을 돌렸기 때문에 주목이 덜했다는 거지 롤렉스의 변신은 이미 몇 해 전부터 시작되었던거죠. 기존의 문제점을 대부분 개선하고 매끄럽고 반짝거리는 광택이 사랑스럽기 이를 데 없는 케이스가 되었지만, 이것이 과연 즐겁기만 한 거냐 하는 것 입니다.
리뷰와 실제 착용을 통해 신형 GMT 마스터II를 접해 보았습니다. 폭이 넓어진 러그는 생각보다 단순한 개선이 아닌 것 같습니다. 케이스와 완벽하게 매치되는 날렵한 러그 대신 다이얼을 위에서 보았을 때 두툼해지고 어딘가 답답해 보이는 러그는 ‘손목이 굵던 가늘던 또 손목이 어떻게 생겼던 차별 없이 누구나가 잘 어울리는’ 완벽하다고 할 수 있는, 벌써 구형이라고 불리는 그것과 달리 신형은 몇 해 전부터 등장해 지금은 익숙해 졌을 법한 충분한 시간이 흘렀다고 생각되지만, 아직도 어딘가 이질감이 감지되고 몇몇은 새로운 오이스터가 어울리지 않는 부적격 착용자가 되어버립니다.
새로운 케이스를 가진 데이트 저스트와 GMT 마스터II의 공통적인 성향이라면, 실제 직경 보다 크게 보인다는 겁니다. 케이스의 크기를 늘리는 데는 아직도 인색한 롤렉스가 이렇게 나름대로 선심을 써주었지만, 그것을 좋다고 낼름 받아먹으면 체할 지도 크게 모르는 일입니다. 기존의 직경을 유지하면서, 시각적으로는 훨씬 느껴지지만 그 풍성한 시각적 만족감과는 별도로 손목위에서는 ‘안 어울림’ 이라는 함정이 있었던 거지요.
물론 원인이 죄다 러그 때문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이질적인 세라믹 베젤에도 원인이 있을 겁니다. 아니면 당최 새로운 것에 적응을 하지 못하는 제 머리와 눈에게 원인이 있을지도 모르지요. 몇 년 후에 이 글을 다시 본다면 무슨 헛소리를 썼던거야 라고 얼굴이 화끈 달아오를지도 모릅니다.
비가 세차게 오는 오늘, 이런 날씨에 어울리는 궤변이 되었지만 신형 오이스터 모델을 사신다면 한번 구형과 비교해서 착용해 보시길. 뭔가 많이 다를 겁니다. 껄껄껄. 손목이 가는 것에 대한 원망을 이제는 파네라이가 아닌 롤렉스에게도 하게 될 지도 모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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