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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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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총

조회 4906·댓글 31

스포츠 워치하면 역시나 다이버 워치입니다. 근래 일체형 브레이슬릿을 장착한 ‘제랄드 젠타’풍의 스포츠 워치가 다시금 붐을 일으키기도 했지만, 전통적인 스테디셀러인 다이버 워치에 비할 바는 아닙니다. 한때 그와 어깨를 나란히 했던 파일럿 워치 역시 지금은 개체수에서 다이버 워치와 비교가 안 됩니다. 대다수 브랜드에서 다이버 워치 컬렉션을 하나 이상은 꼭 보유하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다이버 워치라면 어느 정도의 흥행은 보장하기 때문이죠. 스토리텔링이 가능한 역사와 전통이 있다면 더할 나위 없습니다. 티쏘(Tissot)의 씨스타(Seastar)는 그런 의미에서 한 브랜드를 대표하기에 손색없는 다이버 워치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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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1938년, 당시 티쏘는 스위스 뇌샤텔에 있는 시계기술 연구소와의 협업을 통해 오늘날 방수기법의 표준이라 할 수 있는 스크루 다운 방식과 고무 패킹을 도입하기에 이릅니다. 이때 나온 방수시계를 바탕으로 1954년 새롭게 제작한 스포츠 워치가 '씨스타'입니다. 그로부터 2년 뒤 방수성을 120m까지 끌어올려 출시한 다이버 워치가 씨스타 T-12, 현재 씨스타 1000의 실질적인 직계라 할 수 있습니다. 더블 크라운이 돋보이는 일명 ‘슈퍼 컴프레서’ 스타일의 씨스타 T-12와 현대 다이버 워치의 정석을 따른 씨스타 1000는 생김새가 서로 많이 다르지만, 방수를 제품명에 표기하는 작명법은 유사합니다. T-12의 12는 120m 방수를, 씨스타 1000의 1000은 1000피트(약 300m) 방수를 가리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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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씨스타는 방수 사양에 따라 씨스타 1000과 씨스타 2000(600m 방수)으로 구분합니다. 상위 제품인 씨스타 2000은 직경 46mm 케이스에 자동 칼리버 파워매틱 80을 탑재한 단일 라인으로 선보이지만, 씨스타 1000은 무브먼트를 달리해 36mm 쿼츠, 45.5mm 쿼츠 크로노그래프, 43mm 기계식, 그리고 48mm 기계식 크로노그래프로 나뉩니다. 리뷰 모델인 씨스타 1000 프로페셔널 리미티드 에디션(Seastar 1000 Professional Limited Edition)은 씨스타 컬렉션의 끝판왕이라 할 수 있는 48mm 기계식 크로노그래프에 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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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스타 1000 프로페셔널 리미티드 에디션의 첫인상은 강렬합니다. 직경 48mm, 두께 17.9mm에 달하는 묵직한 케이스 때문이죠. 케이스 소재는 스테인리스 스틸, 방수 사양은 이름대로 300m입니다. 압도적인 이 제품은 또 10시 방향에 새롭게 추가된 헬륨가스 배출밸브 덕분에 포화 잠수가 가능합니다. 국제 국제 다이빙 장비/시계 규격인 ISO 6425를 충족하는 건 물론입니다. 케이스를 벌크업한 이유도 이 기준에 맞는 내구성을 갖추기 위함이 아닐까 합니다. 케이스 사이즈만큼 스크루 다운 크라운의 크기도 상당합니다. 덕분에 조작하기는 편리합니다. 헬륨가스 배출밸브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크라운과 같은 모양의 이 밸브 역시 스크루 다운 방식입니다. 독특하게 밸브를 잠금으로써 회전 베젤도 함께 잠글 수 있습니다. 즉, 물 속에서 실수로 베젤을 돌려 다이빙 시간을 잘못 계산하는 불상사를 미연에 방지한 셈입니다. 티쏘에 따르면, 베젤 락(Bezel Lock) 시스템을 겸하는 헬륨가스 배출밸브와 관련해 특허를 취득했다고 하네요. 크라운 양옆에 자리한 크로노그래프 푸시 버튼 또한 스크루 다운 방식입니다. 각 스크루를 풀어야지만 크로노그래프를 조작할 수 있습니다. 케이스 정면은 폴리시드 가공, 측면은 브러시드 가공을 중심으로 가운데 일부분만 유광으로 마감했습니다. 회전 베젤의 인서트는 요즘 다이버 워치의 정석대로 세라믹으로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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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얼은 6, 9, 12 카운터 및 데이/데이트 창이 추가된 걸 제외하면, 기존 씨스타 1000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바깥쪽으로 갈수록 어두워지는 블루 그라데이션 다이얼에 도트와 막대(3, 6, 9시), 역삼각형(12시)을 혼용한 아플리케 인덱스가 제위치에 자리하고, 끝부분을 뾰족하게 처리한 두툼한 시/분침이 이를 가리킵니다. 각 인덱스 및 핸즈에는 어둠 속에서 푸르게 빛나는 슈퍼루미노바 야광 물질을 도톰하게 도포했습니다. 베젤 인서트의 기준점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시침은 티쏘의 T를 형상화한 모양입니다. 다이얼 외곽 플린지에 표시한 스케일을 정확히 가리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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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파이어 크리스탈 케이스백에는 씨스타 컬렉션의 상징인 해마 심볼을 표시해 특별한 의미를 더했습니다. 투명한 글라스를 통해 드러나는 무브먼트는 자동 크로노그래프 벨쥬 A05.H21입니다. 시간당 진동수 28,800vph(4Hz), 파워리저브는 60시간입니다. 전형적인 6, 9, 12 카운터 배치에 힌트가 있듯, 베이스는 역시나 ETA 벨쥬 7750입니다. 오랜 세월에 걸쳐 검증을 마친, 현재 가장 튼튼하고 신뢰할 수 있는 범용 크로노그래프임에 틀림없습니다. 벨쥬 A05.H21는 이를 토대로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수정을 거친 덕분에 베이스(약 42시간 파워리저브)보다 하루 정도 오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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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연 링크로 구성된 스틸 브레이슬릿은 가운데는 폴리시드 가공, 양쪽 사이드 링크는 브러시드 처리해 입체감을 살렸습니다. 클라스프는 이중으로 잠그는 구조입니다. 프로페셔널 다이버 워치의 클라스프답게 브레이슬릿의 길이를 어느정도 늘릴 수 있는 다이버 익스텐션 기능도 지원합니다. 사용자가 다이버 슈트에 시계를 착용하는 걸 고려한 거죠. 브레이슬릿 안쪽의 양쪽 끝부분에는 별다른 도구 없이도 케이스에서 브레이슬릿을 쉽게 분리하고 결합할 수 있는 퀵 체인지 시스템이 있습니다. 추가로 제공되는 블랙 러버 스트랩 역시 같은 방식으로 편리하게 교체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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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스타 1000 프로페셔널 리미티드 에디션(Ref. T120.614.11.041.00, 280만원대)은 냉정하게 말해 일반 남성이 착용할만한 시계는 아닙니다. 직경 48mm의 육중한 덩치를 소화할 수 있는 마초나 실제로 다이버 슈트 위에 시계를 착용하는 다이버에게 적합한 제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타깃이 명확한 모델이라는 의미죠. 1000개만 만든 것도 같은 이유지 않을까 싶습니다. 타깃을 그렇게 한정하고 나면, 이 시계가 다시 보일 수 있습니다. 비슷한 가격대에서 이만한 스펙을 겸비한 기계식 다이버 워치를 찾기란 그리 쉽지 않을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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