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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많이 오는 밤 입니다.
제가 하는 직장 생활을 거짓없이 한번 신나게 말해보고 싶어서...잠도 안오고 적어 봅니다.
제가 하는 일은 오퍼상도 하고 때로는 직접 필드에 서비스도 나가는 그냥 평범한 엔지니어 입니다.
지난 3년간 해외 출장이 잦아 와이프 임신하고는 많이 미안하더군요.
그래서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와이프 만삭에 가까워서는 소속에서 나와 단타로 몇 가지 납품 하면서...출산의 기쁨도 보았습니다.
그럭저럭 자리를 잡아 갈 시점... 거래처 사장님한테 접대를 받게 되었는데 입사 권유를 받았습니다.
모기업 시절 입사 선배 였는데...뭐 당연하다시피 제가 입사를 할것처럼 아침에 미팅을 해서 우리는 너를 받아 들이기로 했다.
그러니 입사를 해라...갑자기 반말을 하면서 강하게 나오시더군요. 지금 이자리를 일어나기전에 결정을 해라.!
당황 스러웠고 , 그 회사 분위기를 아는 이상 선뜻 제의를 받아 들일수가 없었습니다.
연봉도 바로 얘기를 하더군요. 하지만 제가 망설이는 표정을 지으니 그럼 3개월만 있다가 정 아니다 싶으면 그만 두라고 하였습니다.
뭐...지금 회사 실적이 좋고...그리고 아는 사람들이 있으니 일이 편하며 , 영업실적이나 그런거 부담 같지 말고...
뭐 뻔한 얘기 있잖습니까? 그런데 결정적으로 제가 "예 알겠습니다. 생각 해보겠습니다"라는 말을 해버렸습니다.
그 이후에 밀어 붙이기 식으로 계속 전화오고 업계에 제가 입사 한다고 소문 다내고...휴.
한 3일 버티다 입사를 하였고 , 28일이면 3개월째 입니다.
정말 이런 직장이 있나 모르겠습니다. 3개월 동안 참느라 죽는 줄 알았습니다.
문제점 1
- 스페셜포스 매니아집단(FPS 온라인게임) & 야동순재
입사 하자마자 최신형 노트북을 사줬습니다. 무조건 코어2이상 그래픽도 최신으로 고르라고 하더군요.
저는 미안한 마음에 괜찮다...문서작성이나 웹서치가 주업무인데...너무 과분합니다. 라고 하였지만...
글쎄 이유가 있다고 하면서...아침 첫 출근하면서 바로 오프라인 정식매장에서 인터넷가 보다 30더 주고 최신사양을 샀습니다.
바로 스페셜포스가 렉없이 그리고 핑없이 돌아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아침에 9시 출근인데 , 커피 한잔 마시고 사장님이 바로 집합을 외치면 바로 접속 , 부장님은 방장으로써
공격팀에 포진 , 사장님과 과장들은 수비팀에 포진 , 부장님이 공격팀에 있는 이유는 스파이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오전내내 스포(스페셜포스) 하다가 점심시간되면 밥 먹으러 갑니다. 물론 상대팀 강력 클랜을 만나면 열 받아서 밥도 안먹고
자장면으로 때웁니다. 점심 먹으면 또 스포 접속합니다. 하루종일 합니다.
사무실은 자욱한 담배 연기와 득득득득...두두두두...전방수류탄의 비명으로 가득 찹니다. 손님이 옵니다.
잠깐 기다리라고 사장이 말합니다. ... 득득득 두두두...오는 손님들도 다 아는듯 그냥 기다립니다.
저는 온라인게임 별로 좋아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2주동안 옆에서 구경만 하니 신기하기도 하고 가입을 하고 했습니다.
무지 욕 먹었습니다. 온갖 암호로 가득한 말들...작뒤...샘...중...적베...울베...중계...이런말 모른다고 게임하면서 갈굼 당합니다.
참고로 계급은 사장 ,부장 ,과장...대리...전부 중령이상입니다. 저는 지금 중위입니다.
퇴근도 못합니다. 게임하느라요...머릿수 부족하면 안되니깐요. 다들 중독이 심해서요. 8시까지 일도 없는 회사에서
게임하느라 다들 정신이 없습니다.
회식자리에서 제발 게임 하지 말자고 했더니...휴...어이 없습니다.
스포 , 스타 , 메이플스토리 , 이터널시티 등등 누군가가 외근을 가거나 사장이 없거나 하면 다른 게임을 합니다.
제 옆에 과장은 하루종일 다운로드 사이트에서 야사 , 야동 받아서 봅니다. 아무렇지 않게요. 사장 및 직원들도 그 사실 다압니다.
왼쪽에는 야동이 , 오른쪽에는 스포가 하루종일 돌아갑니다.
문제점2
- 흡연의 생활화
사장실 사무실 회의실...심지어 크린룸 할것없이 담배를 아무데서나 핍니다.
저도 하루에 반갑 정도 피우지만 ... 이렇게 담배를 장소 가리지 않고 피는 사람들은 처음 봤습니다.
가끔 스카이프 한다고 노트북 집에 들고 오면 마우스에서도 담배 냄새가 난다고 마누라가 죽일려고 합니다
사무실에서 게임 하면서 담배 피니 얼마나 많은 담배를 소피하며 또 옷에 냄새가 베겠습니까?
문제점3
- 인격모독
평소에 술을 먹거나 아니면 기술적인 문제로 논쟁을 하면 뒤통수를 후려 갈깁니다.
한 15년 ? 20년 ? 만에 맞아 보는 뒤통수라 참 당황스럽습니다.
한 사람이 그러는데... 저 보다 3살 많은 사람입니다. 한마디 하였지만...그 위에 사람은 또 이사람 뒤통수를 후려 갈기더군요.
문제점4
- 노가다근성
입사 고민중에 이 회사 들어가면 안된다고 주위에서 많은 만류가 있었지만 저는 나름대로 제가 열심히 하면 분위기 쇄신이 될줄 알았습니다. 참 미친짓이었죠.
40대 중반 , 30대 후반 저보다 한참 선배들이 있는데도 이사람들은 영업은 생각 하지도 않고 오직 육체적 노동만 합니다.
제가 외근을 나가 일을 하나 잡아서 뭘 물어봐도 게임하면서 대답을 하니 정확한 정보가 나오지가 않습니다.
회사에 있는 부품이 오리온 초코파이냐? 물어 보면 그래 있다...대답해놓고는 ... 막상 보면 롯데 초쿄파이 이고 이런식 입니다.
참 많은 신뢰를 잃었던 부분입니다.
이 회사 다니면서 이메일을 전 직원에게서 한통도 받은 적이 없습니다. 정말 충격입니다.
제가 하는 일의 50%가 이메일 및 웹서치인데...모든 결정이 게임하면서 구두로 결정이 됩니다.
야~!!! 내을 어디에 장비 반출~ ... 야!!! 내일 어디에 부품납품 ...
그래서 막상 현장 도착하고 담당자 연락처 몰라서 내방 신청안되고...멍때리고 참 많았습니다
핵심은 스페셜포스는 한번 접속하면 알트 탭을 누르면 바로 게임이 종료 되므로 인터넷 및 메신져등 업무를 볼수가 없습니다. (한판 약20분동안)
보고고 뭐고 아무것도 없습니다.
견적서를 작성할려고 회사 로고를 하나 달라고 하니 전직원이 스포를 하고 있어 30분간 기다렸습니다.
프린터하면 죄인입니다. 전부 노트북이라 무선랜을 사용하는데 , 네트워크 프린터라 렉 걸린다고요.
1초의 순간이 중요한 스페셜포스이기에 업무는 항상 뒷전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회사가 돌아 가냐구요?
제가 정말 놀랬습니다. 직원이 10명인데 , 2009년도 매출이 4억이 넘지를 않았다고 합니다.
(보통 이업계가 직원 10정도면 60~100억 넘기는 회사도 많습니다.)
한마디로 아무도 하지 않는 하도급만 받아서 명맥을 유지 하는 것입니다.
직원들이 대부분 3년 이상 근속년수라 오히러 제가 불청객이지요. 저를 이해를 못한다는 말만 합니다.
일 없을때는 게임을 하던 야동을 보던 뭔 상관이며...니도 우리 식구가 될려면 남들 하는거 다해라...
이런 입장입니다.
이 회사 있으면서 놓친 오더가 정말 많습니다...
이 회사 3개월 있으면서 위 내용 말고 정말 어이 없는 일이 많습니다.
많은 후회도 되고 , 지금 다른 회사에 입사 결정을 하여 내일 사직서를 낼 계획입니다...
(물론 구두로요.ㅎㅎㅎ)
이상 3개월간 게임방같은 회사에 다니면서 넋두리를 늘어 놓았습니다.
제가 뭔 정신으로 글을 적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지난 3개월 동안 뭔가에 홀린듯 합니다.
아침 출근길 조심해서 하세요. 아직 수도권에는 눈이오네요.
댓글 44
-
민트
2010.03.18 00:46
또 하나 배워갑니다... -
v문학청년v
2010.03.18 00:51
진지하게 읽어 나가다가 낚시글인가 착각했습니다. 제 상식으로는 이해가 가질 않네요. 그만두고 다른직장 알아보세요. 시간이 너무 아깝습니다. -
무한의주인
2010.03.18 00:52
하아 [ ..] 힘드시겠습니다. 이전 회사에서 나름 보람도 있으시겠는데. 결단이 필요하실지도 모릅니다.
그저 해드리는 말은 힘내시라는 말과 약간의 죄송한마음이 있네요.(<- 스포만든 회사에서 일합니다) -
seamariner
2010.03.18 01:01
다른건 둘째치고 게임에 빠지신분들은 조심하세요..... -
BJ
2010.03.18 01:02
이런 회사가 있을 수도 있군요...-_-;;;
이런 말씀을 드려도 되는지 모르겠습니다만...
미래를 위해서도 시간 낭비는 최소화 하시는 것이 좋지 않나 싶습니다..
사장은 무슨 생각으로 사는지 정말 이해가 안되는군요...
어떻게 스카웃 생각을 할 수 있으며... 어떻게 회사 운영을 할 수 있는지...
참... 한편... 대단하네요...-_-;;; -
이라크용사
2010.03.18 01:03
와~ 저도 읽다가 낚시글 인줄 알았는데 그런 회사가 있다는게 신기 하네요... 더 이상 시간 낭비 안 하시는게 좋을거 같네요 -
럭키독
2010.03.18 01:04
잘봤습니다^^ -
불일암의뜰
2010.03.18 01:28
웃으면 안되는데 웃다 갑니다..
빨리 퇴사하세요.... 그러시다 거기서 적응하면 같은 사람이 됩니다.. -
돌콩마님
2010.03.18 01:52
조언 감사합니다. 저도 제가 적은글 보니 웃깁니다.
사실 많이 웃기고요. 구두로 보고 한다는 말이 퇴사를 안한다는 내용이 아니고요 ... 문서화 및 체계화 되지 않은 회사라 구두로 입사를 했고 , 구두로 신상정보를 줬으며 , 구두로 퇴사 얘기 하고 나온다는 말입니다. 더 큰 회사에 입사를 하게 되어 앞 전회사 욕 하면 안되지만 한바탕 임금님귀는 당나귀귀 한번 했습니다. ^^
-
오류겐마스터
2010.03.18 02:04
저도 낚시글인줄 알았네요... -
샘프라스
2010.03.18 02:14
그냥 웃음만 나오는 회사입니다... -
스키너
2010.03.18 02:25
스페셜 포스라 하시길래 저는 걍 회사 업무가 전쟁터 같아서 저렇게 비유를
했나 보다.온라인 게임 처럼 치열하게 하루하루 전쟁터 같은 직장인갑다 하고
있었는데 이게 웬걸?진짜 게임을 아침부터 회사에서 내내 한다니...
회사 수익이 난다는 자체가 신기 합니다.사업해서 수익을 낸다는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지켜봐서 아는데 참...신기 합니다. -
마마님
2010.03.18 07:25
아 이거시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이 맞나요... 낚인건줄 알았는데.... 흠... 사장님에게 뭔가 사연이 있을 것 같은데요... -
또마수
2010.03.18 07:55
어떤 업종인지 정말 궁금합니다.도대체 어떤 업종이길래 저런 근무환경에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지.. ㅜ.ㅜ 아니러니 하지만 정말 대단한것 같습니다. -
ena B
2010.03.18 08:01
무슨 조폭도 아니고 -_-;.. 화성인바이러스에 출연신청 해주고 싶네요 ㅋㅋ -
길가다허걱
2010.03.18 08:48
옆에 친구왈 부럽다... 이럽니다
그런데 왜 돌콩마님 님을 스카웃 하셨는지...
한번 물어 보세요...? -
불량팡
2010.03.18 09:43
음..편한 인생은 불편한 노후를 보장합니다. 개인의 경쟁력 떨어지는 건 기본이구요
물론 영원히 존재할 회사면 있겠지만...저 같으면 그만 둡니다.
결정 잘 하셨습니다. -
골든골게터
2010.03.18 09:47
정말 별일이네요...아무쪼록 새로운곳에서 열심히 하시길 바랍니다 -
광주사람
2010.03.18 09:47
그런회사도 있나요?? 사장이 삼성회장 조카정도 되나요?? 4억벌어서 10명 월급은 어떻게 주나요?? -
랩의마술사
2010.03.18 09:48
세상은 참 넓군요..; -
vimli
2010.03.18 09:57
흠.. 다른 부분은 차치하고 단순하게 근무 중 게임 삼매경 부분만을 놓고 생각해 보면, 한때 게임을 좋아했던 저로서는 한 일주일 정도라면 저런 회사생활도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문득 드네요. ^^ 물론 지속적인 상황이라면 저 역시 견디기 힘들 듯합니다. -
행복남
2010.03.18 10:15
글을 읽는동안 한편의 시트콤인줄알았는데 정말 미래를 위해서라면
바로 퇴사하셔야 겠습니다 일본의 미라이 공업의 놀면서 일하기와는 또 틀린 아예제대로 놀자군요 -
이지이지
2010.03.18 10:25
어떤분들께는 천국이군여 ㅡ,.ㅡ -
드레스덴
2010.03.18 10:57
아.. 저런 직장도 있군요... 헐... -
로끼또
2010.03.18 11:04
대단합니다.. 읽는 내내 이거 무슨 인터넷소설인가 했습니다;;
힘내셔서 다른곳에서 새롭게 도전하시고 잘 되시길 바랍니다. -
벌크 매니아
2010.03.18 11:37
저리 오락만 하는 회사가.. ㅋ 월급은 설마 아이템 머니로..아니겠죠?..ㅋㅋ
이직 잘 생각 하셧습니다..^^ -
아라미스
2010.03.18 12:22
게임회사도 저렇게 게임 안 하죠. 참 즐겁게 사는 회사네요.
-
zelator
2010.03.18 12:34
오전부터 게임에 뒷통수 후려갈기는 회사라... 글쓰신분의 그릇에는 맞지 않는 회사라고 생각이 되네요, 한살이라도 젊을 때 많이 보고,듣고,배워야 늙어서 무언가 이룰 수 있지 않을까요? 이미 마음이 떠나신거 같으니 다행입니다. 3개월 도 제가 보기엔 시간을 많이 허비한 것같네요 ... 신입이 아니라 경력이시면 찾아보면 좋은 직장이 많습니다. 뭔가 배울 수 있고 서로 인격적으로 대해주는 회사들 말입니다. 좋은 곳 찾기를 진심으로 기원 합니다. -
해밀돌이
2010.03.18 13:43
엥? 반전이 없네요? 전 낚시글인줄 알았는데... 진짜 인가요 ㄷㄷ?? 후덜덜 -
초보-아빠
2010.03.18 13:49
한번 구경가보고 싶네요~ 이직 결정 잘하신것 같습니다.. ^^ -
보보스
2010.03.18 13:54
진짜 한심한 회사네요...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듯. -
한양화격단
2010.03.18 14:22
월급이 나오는게 신기하네요.. -
설령이
2010.03.18 14:33
진짜 대단한 회사네요.. 그저 신기할따름입니다..;; -
대가리
2010.03.18 15:08
정말 이런 회사들도 있는 겁니까??? ㄷㄷㄷㄷ 진짜 할 말이 없습니다. 게임 좋아하시는 분이 들어가면 좋은 회사일듯 합니다 -
클라우디아
2010.03.18 15:26
저러면서도 월급나오고 사는거 보면.. 참 대단하네요.. ^^ 게임 좋아하시는 분 계시면 소개시켜주셔도 될 것 같아요~ ㅋㅋㅋ -
보이폴
2010.03.18 18:06
정말이라면 충격적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장래를 위해서 이직을 생각해 보시는것이 어떠실런지.. -
o0kbs0o
2010.03.18 20:29
급여는 제대로 나오나요??'' 신기하네요 ㅋ -
악마의아들
2010.03.18 22:03
흠 회사분위기가 이상하네요 게임 좋아하시는분들이라면 천국같은 직장이지만 온라인겜에 관심이 없으신분은 지옥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얼릉 다른 직장 알아보시는게 낳을듯합니다 -
이니
2010.03.18 22:42
신기하네요~~ 헐~ -
njay
2010.03.19 00:01
예전 제 회사도 근무 시간의 1/3은 스타를 했었습니다. 주위 친구들은 부러워 했었는데....시간이 좀 지나니 이건 아니다 싶더군요.
1,2번은 까지는 전 직장 얘긴줄 알고 깜짝 놀랐네요. -
바로크
2010.03.19 17:32
헐 직장에서 스타..충격적이네요.. -
리틀한재석
2010.03.19 21:20
이런 회사도 있군요.... 잘 봤습니다. -
교
2010.03.21 13:18
2편을 먼저보고 찾아서 1편을 봤는데...참 대단합니다. 순익도 아니고 매출이 4억인데 직원이 10명이라니...놀랠 노자군요...ㅋㅋ -
홍로
2010.03.29 02:18
피씨방운영도아니고, 당연한 선택이셧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