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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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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메 메르시에(Baume & Mercier)에서 지난해 말 세 종류의 남성용 크로노그래프 신제품들이 출시됐습니다. 


2013년 초에 런칭한 클립튼(Clifton, # 클리프톤, 클리프튼 발음이 제 각각이나, 공식수입사 명보 SA서 고수하는 클립튼으로 통일하겠습니다) 컬렉션을 통해 

새롭게 선보인 크로노그래프 모델들은 앞서 출시된 클립튼 스몰 세컨즈나 컴플리트 캘린더와 비슷한 베리에이션으로 골드 or 블루 핸즈 버전으로 나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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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맨 좌측 모델부터, Ref. 10123(스틸 케이스 & 블루 핸즈), Ref. 10129(스틸 케이스 & 골드 핸즈), Ref. 10130(스틸 케이스와 브레이슬릿 & 골드 핸즈). 



보메 메르시에의 현행 컬렉션 중에는 기존의 햄튼(Hampton)이나 케이프랜드(Capeland), 클라시마(Classima)에도 각각 크로노그래프 모델이 출시되고 있습니다만, 

클립튼 라인에는 이번에 처음 추가되었습니다. 햄튼에는 ETA 2894가, 케이프랜드에는 ETA/밸쥬 7753이나 라쥬페레 8120 or 8147-2 같은 자동 크로노그래프 칼리버가 

탑재되었는데, 이번에 공개된 클립튼 라인의 크로노그래프 모델들에는 ETA 7750이 쓰였습니다. 위 사진만 보셔도 한눈에 어떤 칼리버인지 간파하신 분이 많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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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yan McGinley, 'Falling And Flare', 2009  



갑자기 뜬금없는 얘기지만, 저는 얼마 전 미국 뉴욕 태생의 사진작가인 라이언 맥긴리(Ryan McGinley)의 국내 첫 사진전 <청춘, 그 찬란한 기록>에 다녀왔습니다. 

청춘의 자유, 열정, 불안, 우수, 일탈 등을 마치 뮤직비디오나 로드무비의 한 장면처럼 멋스럽게 포착해낸 맥긴리의 작품들서 눈을 뗄 수가 없을 정도로 좋더라구요. 


그리고 공교롭게도 사진전을 본 다음 날 보메 메르시에의 클립튼 크로노그래프 신제품을 리뷰 촬영을 위해 처음으로 실물을 보았습니다.

전날 본 사진전의 잔상이 뇌리에 남아서 그런지 어쩐지, 특히 오늘 리뷰할 블루핸즈 모델(Ref. 10123)을 보았을 때 사람으로 치면 의외로 풋풋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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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 모델이 오늘 리뷰의 주인공인 클립튼 크로노그래프 10123 입니다. 


네... 클립튼 크로노그래프 10123은 언뜻 보면 우리가 그동안 쉽게 접할 수 있던 전형적인 크로노그래프 스타일과 무브먼트(ETA 7750)를 적용한 범작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실물로 보면 시계가 왠지 모르게 산뜻하고 영한 인상을 받게 합니다. 왜 그럴까요? 단지 신형 모델이라서? 아니면 큼지막한 블루핸즈와 시원한 다이얼 때문에? 


오늘은 제가 느꼈던 이 같은 첫인상을 리뷰를 통해서 보다 자세하게 여러분들께 전달해드리고자 합니다. 


더불어 이번 리뷰에서는 브랜드의 역사나 해당 컬렉션의 배경 같은 내용들은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미 공개된 보메 메르시에 관련한 두 편의 공식 리뷰를 통해서 충분한 정보를 얻으실 수 있을 겁니다.  


- 2012년 4월 케이프랜드(Capeland) 10068 리뷰 by Pam Pan 님_ 링크: https://www.timeforum.co.kr/3891756

- 2013년 6월 클립튼(Clifton) 1830(Ref. 10060) 리뷰 by 히데오 님_ 링크: https://www.timeforum.co.kr/808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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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클립튼 모델과 동일한 형태의 케이스에 다이얼에는 2-4-8-10 이렇게 4개의 아라빅 인덱스와 나머지는 끝이 좁아지는 형태의 얇은 바인덱스를 번갈아 배치했습니다. 

그리고 30분 카운터와 12시간 카운터를 12시와 6시 방향 상하에 배치하고 9시 방향에 영구초침, 3시 방향에 날짜와 요일창을 배열하는 식으로 전형적인 ETA 7750 스타일

크로노그래프 다이얼 공식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 시계의 첫인상이 고리타분하지 않고 산뜻하게 느껴지는건 특유의 절묘한 조화 때문이 아닌가 싶네요.



지름 43mm의 전체 316L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는 시계 정면으로 드러나 보이는 부분들은 새틴 피니시로 부드럽게 마감했습니다. 

그리고 케이스 프로파일(측면)만 하이 폴리싱 처리를 했구요. 케이스 마감 상태는 뭐 동 가격대 최고 수준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는 단지 리뷰용 멘트가 아니라, 실제로 보메 메르시에는 일반 스틸 케이스이건 골드 케이스이건 피니싱 상태 하나만큼은 정말이지 흠잡을 데가 별로 없습니다. 

좀 다른 얘기지만, 베이직한 전체 !8K 골드 모델도 국내 리테일가 700만원대를 형성하는 것도 보면 퀄리티 대비 가격대마저 좋아서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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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조도가 낮은 상태서 찍은 사진입니다. 케이스의 결(새틴 피니싱 상태)이나 다이얼의 질감, 핸즈의 색감 같은 게 더욱 도드라져 보이지요?! 

환한 배경에서는 시계가 단정하면서도 조금은 복고적인 느낌도 준다면, 보다 어두운 배경에서는 한층 더 샤프하고 도회적인 느낌을 선사합니다. 


뭐라 참 글로 표현하기는 힘든데, 굉장히 전형적인 스타일 안에서도 미묘하게 모던함과 레트로한 느낌을 동시에 잘 녹여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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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 두께는 14.95mm 입니다. 무브먼트 베이스 자체가 두꺼운데다 살짝 올라온 돔형 사파이어 크리스탈 글라스다 보니 이 정도 두께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네요. 

크로노그래프 기능의 시계 자체가 스포티한 인상을 주고(또 그런 목적으로 찾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살짝 큼지막한 크기와 두툼한 두께가 오히려 손목 위에서는 

존재감을 드러내기에 좋은 면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너무 두꺼워져도 곤란하겠지만, 클립튼 크로노그래프의 두께는 시계의 밸런스를 해치는 수준은 아니라 다행입니다. 



클립튼 컬렉션의 러그부가 제법 두툼하고 케이스 본체와의 굴곡이 좀 있는 편인데, 

커브 엔드 형태의 러그쪽이 두툼한 제치 가죽 스트랩이 케이스 형태를 따라 자연스럽게 체결돼 있어서 

시계 특유의 스포티한 인상에 한층 더 부합하는 느낌입니다. 물론 이러한 점은 실 착용감에도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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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더 확대된 다이얼 사진입니다. 은은하게 썬레이 새틴 마감된 실버톤 다이얼 역시 깔끔하게 잘 제작되었습니다. 

자세히 보시면 브랜드명(영문 보메 메르시에)과 다른 오토매틱 영문이나 무브먼트의 데이-데이트 폰트 등이 각각 다 다르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얕게 단차가 있는 서브 다이얼 바탕은 별도의 기요셰나 다른 질감으로 마무리되진 않았구요. 


그리고 무엇보다 시원스럽게 쭉 뻗은 도피네 핸즈가 매력적입니다. 

각 핸즈들은 불에 열처리(블루잉)를 통해서 선명하고 인위적이지 않은 블루톤을 갖게 되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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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어두운 배경에서는 이렇듯 조금은 신비한 느낌도 선사합니다. 

참고로 사진상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는데, 전면 사파이어 글라스는 내부 단면 무반사 코팅 처리를 해서 보다 선명한 시인성을 보장합니다. 


실버톤 다이얼이 너무 톤다운된 실버(약간 베이지톤이 도는)가 아니라, 선명한 화이트에 가까운 실버톤인데다, 

블루핸즈, 특히 시분침이 볼드하고 시원스러운 형태라서 다이얼과 컨트라스트가 조화롭고 시간을 확인할 때도 이점이 있습니다. 


단, 인덱스나 핸즈에 별도의 루미노바(야광) 코팅 처리는 하지 않아서 완전히 어두운 곳에서는 시간을 확인하기 힘듭니다. 

스포티한 컨셉과 기능을 십분 살린 시계이지만 그 근본은 드레시한 목적으로 제작되었음을 새삼 엿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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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운 중앙에는 1960년대부터 브랜드의 엠블럼으로 사용되고 있는 그리스어 '파이(Phi)'에서 유래한 로고(Φ)가 양각 처리돼 있습니다.  

크라운이나 버클, 무브먼트 등에도 쓰이는 파이 로고가 저는 이상하게 멋져 보이더군요. 오메가의 로고(Ω)도 비슷한 이유에서 좋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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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 로고는 무브먼트 로터 중앙에서도 역시나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보다 고급 모델의 로터는 파이 로고를 아예 스켈레톤 식으로 파서 넣는 경우가 많던데, 

이 모델은 브랜드명, 모델 시리얼 넘버와 함께 간단하게 인그레이빙 정도만 했습니다. 


무브먼트는 앞서도 미리 밝혔듯이 기계식 시계 매니아들이 입문 초기에 많이 경험하는 ETA/밸쥬 7750입니다. 

사파이어 글라스로 제작된 투명 시스루 케이스백을 통해 무브먼트의 움직임을 감상할 수 있는 것도 어찌보면 기계식 시계 매니아들을 위한 배려인 셈입니다. 


사실 7750베이스는 티쏘나 해밀턴에서부터 크로노스위스, 모리스 라크로아, IWC, 위블로 등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탑재되는 범용 크로노그래프의 대표적인 명기입니다.

크로노 조작시 보다 고가인 컬럼휠 방식에 비해 스무스하지 못하고 또 특유의 단방향 와인딩에서 오는 웅웅거림과 진동 때문에 고급스러움과는 태생적으로 거리가 있지만,  

캠(Cam) 방식 특유의 고전적인 느낌과 또한 수리와 관리의 용이성 때문에 저는 검증되지 않은 인하우스 크로노 무브보다는 7750 계열이 여전히 훨씬 더 미덥고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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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런스 형태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ETA 7750 중에서도 엘라보레(Elaboré) 급을 사용했구요. 

다만 에보슈보다는 로터나 상단 플레이트에 보메 자체적으로 보다 신경을 썼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뭐 워낙에 잘 알려져 있고 로버스트하기로 소문난 무브먼트이니 제가 따로 언급할 사항은 없는 거 같구요. 

개인적으로는 탑(Top) 그레이드 정도는 써줬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물론 있지만... 

요즘 늘 그렇듯이 고급 사양의 ETA 칼리버일수록 품귀현상이 심각하기 때문에, 기실 선택의 옵션이 없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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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폴리싱 처리된 케이스백은 4개의 작은 일자 스크류로 고정돼 있구요. 

플랫 사파이어 글라스로 보이는 7750 무브먼트는 익숙하면서도 나름 보기 좋습니다. 


더불어 방수 기능은 50m를 지원하며, 간단한 세차나 샤워까지도 견딜 수 있는 정도입니다. 


그리고 사진상으로 보시면 아시겠지만 커브 엔드 형태의 스트랩이 제법 케이스와 빈 공간이 별로 없이 밀착돼 있기에 시계가 한층 더 고급스럽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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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를 굳이 세워 놓으면 이런 느낌?! ^^


무광의 블랙 앨리게이터 스트랩은 패턴도 좋은 편이고 무게감이 좀 있는 케이스 헤드 부분을 지탱할 수 있을 만큼 

러그 쪽은 두툼하게 엠보싱 처리돼 시계를 손목 위에서 잘 잡아준다는 느낌을 즉각적으로 선사합니다. 

보통의 플랫 스트랩보다는 확실히 좀더 무게감이 있고 견고한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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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클은 이렇게 양쪽으로 열리고 닫을 수 있는 원터치 버터플라이 형태의 삼중 폴딩 버클입니다. 


버클 전체 역시 케이스와 마찬가지로 미려하게 잘 가공되었으며, 스트랩과의 조화도 훌륭합니다. 

또한 원터치 방식 치고는 제법 견고하게 제작돼 오랜 세월 탈착해도 상태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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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목 둘레 16.5cm 정도의 제 손목 위에서의 착샷 느낌은 이렇습니다. 

크기나 착용감은 뭐 시계 종류에 따라서 혹은 유저의 성향에 따라서 상대적으로 평가되는 부분이지만, 저는 딱 좋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촬영 당시 코트를 입고 갔는데 세미 케주얼 차림에 무척 잘 어울리는 시계라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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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메 메르시에는 리치몬트(Richemont) 그룹 내에서도 약간은 애매한 포지션에 있긴 하지만...;;

180년이 넘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며 과거의 아카이브서 발굴할 만한 유산이 많은 브랜드입니다. 


자사의 1950년대에 유행한 컬렉션에서 영감을 얻어 지난 해 야심차게 런칭한 클립튼 라인은 

그런 점에서 보메 메르시에 식 네오-레트로(Neo Retro)를 구현하는 매력적인 컬렉션입니다.


이번에 새롭게 추가된 클립튼 크로노그래프 컬렉션은 스포티하면서도 드레시한 느낌까지 동시에 잘 살린 

매우 무난하면서도 또 묘하게 볼 수록 새롭고 조화로운 시계라는 생각입니다. 어찌됐든 한가지 확실한 건, 

크로노그래프 워치임에도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디자인과 미려한 케이스 가공이 돋보이는 시계를 선보였다는 사실입니다. 


이제 며칠 앞으로 다가온 SIHH 2014에서 보메 메르시에는 또 어떠한 종류의 돋보이는 시계를 발표할지 사뭇 기대가 됩니다.  


- 기타 사항 참조: 보메 메르시에 공식 홈페이지(http://www.baume-et-mercier.com/en/home.html)


- 제품 관련 문의: 보메 메르시에 에비뉴엘점 (02)-2118-6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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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협조:

명보 SA


촬영협조:

2nd Round Studio.

Photographer 김두엽 님.

http://www.2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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