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없는 남자는 화려하면 않되나?
LOUIS ERARD ' LES ASYMETRIQUES '
억 소리 나는 자동차에 청담동 명품거리의 마네킨이나 입고 있을 줄 알았던 슈트를 걸치고 황금빛에 다이아가 박힌 시계를 차고 있다면 진정 멋진 남자의 로망이라 할 수 있겠죠. 솔직히 저도 이런 모습을 상상만 해도 흐믓합니다. 남들이 된장이라 손가락질 해도 속으론 부러워할 거라며 위풍당당 거리를 활보하고 싶습니다.
< 나도 이런 시계 갖고 싶다 ~ !! >
확실히 돈이 많으면 (당신이 수전노가 아닌 이상) 외모에 신경을 쓰는 건 당연하겠습니다. 돈을 많이 벌면 써 줘야 한다는 것이 자본주의 체제하에 사는 당신이 할 수 있는 기초적이고 건전한 라이프스타일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굳이 장하준 교수의 거시경제론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많은 돈을 창고에 쌓아두고 쓰지 않는다면 경제가 돌아갈 리 없습니다.
돈이 많으면 멋쟁이가 될 확률이 높은 건 사실인데, 그렇다면 보통사람들은 멋에 관심도 없고 멋을 낼 줄도 모르는 것일까요? 그렇지는 않을 겁니다. 수입은 적지만 나름의 패션센스를 갖추고 멋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많습니다. 누구나 만원짜리 장갑 하나를 사더라고 이모양 저색상 고르는데 갈등합니다. 몇백짜리 명품 정장을 입어서가 아니라 소박한 슈트 차림이라도 잘 다려진 셔츠와 먼지 하나 없이 잘 닦은 구두, 깔끔하게 손질된 머리와 면도된 턱선 만으로 그 사람은 진정 '멋'을 아는 사람이라 칭해도 손색이 없을 것입니다. 오늘의 날씨에 따라 넥타이 색상을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늘 가는 동네 미용실에 가서 머리를 자르더라도 장동건이나 데이비드 베컴을 따라하고 싶다면 당신의 시계로 '루이 에라르'를 권합니다.
100만원 안쪽으로 기계식 시계를 구하는 건 쉽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엔트리급 기계식 시계의 출발점이 바로 100만원 전후이기 때문입니다. 해밀턴, 오리스 등의 몇몇 모델이 100만원 안쪽으로 가격을 형성하고 있지만 대부분 별다른 수정없는 무브먼트를 장착하고, 사파이어 크리스탈 글라스가 아니더라도 별 불만을 표시할 수 없는 영역대입니다.
하지만 제일 불만인 점은 100만원 안쪽의 시계들은 대부분 밀리터리 또는 스포트 타입의 단순한 디자인을 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군용타입의 시계가 아름답지 않다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다른 취향을 가진 사람들의 선택영역이 별로 없다는 점에서 루이 에라르의 제품라인은 눈에 띄는 점입니다.
루이 에라르는 1929년 스위스의 라 쇼드퐁에서 창립한 메이커로, 2003년 인수와 함께 현재 라인업을 갖추게 됩니다. 중저가의 합리적인 시계를 추구하는 루이 에라르는 높은 품질의 시계를 소비자가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자는 모토를 갖고 있습니다.
루이 에라느는 현재 총 6개의 라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드레스 타입의 워치를 메인으로 하며 루이 에라르가 처음으로 시계를 생산한 1931년을 기념한 '1931라인', 헤리티지, 이모션, 비대칭 다이얼의 '애시매트릭', 스포츠 타입의 '라 스포티브', '라 까리' 등이 있습니다.
오늘 소개할 제품은 바로 비대칭 다이얼의 매력을 갖고 있는 '애시매트릭' 중의 한 모델입니다.
Free spirits determined to be different will appreciate the original and resolutely contemporary lines of this collection.
Reference : 69 330 AA 02
Material : Steel Case
Glass : Anti-reflective sapphire Glass
Movement : ETA 2824
Functions : Date
Type of movement : Mechanical automatic
Dial : Silver / Black dial
Strap/Bracelet : Croco imitation strap
Dimension of bracelet Width : 21mm
Ø of case : Case 40mm
40mm 케이스에 엘레강스한 드레스 워치의 얼굴을 가진 애시매트릭은 보는 것 처럼 다이얼이 오른쪽으로 약간 쏠린 비대칭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비대칭 다이얼을 보려면 1,000만원이 넘는 고가의 시계에서나 가능한 일입니다. 그런 점에서 루이에라르의 애시매트릭 라인은 명품드레스워치의 대리만족형 저가판이라고 해도 무방합니다. 아래에도 설명하겠지만 비대칭 다이얼이 특별한 누구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할지라도, 만들기 힘든 비대칭 다이얼을 100만원 안쪽의 모델에서 만들었다는 점에서 루이 에라르의 모토가 거짓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2824 무브먼트 특유의 날짜창이 있고 가운데를 중심으로 원형의 108개의 부채살 문양, 12줄의 웨이브로 퍼져 나가는 원형 문양, 그 위에 새겨진 바 인덱스, 또 다시 블랙 위의 새하얀 로만 인덱스, 끝으로 다시 처음의 부채살 문양과 연결도는 듯한 음각문양. 이런 화려한 다이얼은 이 가격대 어느 모델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까? 특히 끝부분의 음각 문양은 케이스 안쪽의 유광부분에 반사되어 다이얼이 더 커보이게 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렇게 총 4단계의 각기 다른 공정을 거친 다이얼만 보더라도 가격대비 훌륭한 제품임을 알 수 있습니다.
초침, 분침은 중세시대의 기사들이 차고다녔을 날카로운 단검과 장검을 연상시킵니다. 약간은 볼록한 모양새에 유광 도료가 칠해져 있어서 반사 각도에 따라 평평한 느낌을 주기도 하고 칼처럼 날이 선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케이스와 베젤의 미려한 라인은 유광 스테인레스 스틸 재질입니다. 부드러운 엣지로 손목에 걸리적거릴 염려가 없으며 용두 또한 스탠다드한 멋이 있습니다. 드레스워치답게 방수는 50m 생활방수가 될 뿐입니다.
뒤백은 루이 에라르 로고가 아름답게 새겨진 솔리드백입니다. 이 가격대로는 2824 무브먼트가 별 수정없이 들어갔을거라 짐작됩니다. 어설픈 씨스루백으로 별로 아름답지 않은 무브먼트를 보여주느니 차라리 가려버리는 것이 더 아름답다고 저는 늘 주장합니다. 특이하게 4개의 나사로 고정한 방식도 재미있습니다.
러그 사이즈는 21mm로 약간 어중간합니다. 히어쉬나 모렐라또 등 전문 스트랩 브랜드가 20mm나 22mm를 주로 생산하는 점을 고려할 때 21mm의 스트랩은 정품 외에는 다른 스트랩을 구하기가 쉽지 않겠습니다.
스트랩은 악어가죽 무늬의 소가죽 재질입니다. 가격대비 품질은 좋습니다.
버클은 디플로이먼트 버클입니다. 시계에서 꽤나 비용상승 요인이 되는 품목인데 루이 에라르는 이 버클을 채용해 주었습니다. 당연히 고급스럽고 스트랩 손상도 적습니다.
합리성을 표방하는 시계는 많습니다. 하지만 루이에라르 스타일을 보여주는 시계는 많지 않습니다. 어차피 저가의 시계가 훌륭한 무브먼트를 갖지 못할 거라면 다이얼이라도 멋~뜨러지게 만들어 내라는 것이 제가 바라는 바 입니다. 저렴한 비용으로 다른 브랜드에서는 볼 수 없는 아름답고 독특한 다이얼을 가진 시계. 화려한 스타일의 남성미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선택해도 후회하지 않을 것입니다.
추신 :
화이트(실버) 다이얼과 블랙 다이얼 모델도 보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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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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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gong
2010.12.20 03:37
오.... 멋지네요!!! 보면서 오데마 피게를 생각했습니다.... 하나쯤 있으면 시계 밸런싱에 참 좋을 것 같아요. -
절봉이
2010.12.20 03:39
루이스에라드 브랜드에 대해 모르는 부분이 많았는데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nikki
2010.12.20 03:48
정말 재밌게 잘읽었습니다. 이거 지름신이 제대로 붙었는데요? ㅎㅎㅎ 전혀모르고있던 브랜드였는데 배우고갑니다. 감사합니다. -
산이아빠
2010.12.20 08:36
귀농을 해서 이젠 드레스워치와는 점점 거리가 멀어지지만, 급끌리는 녀석이네요.^^ 글 잘보았습니다. -
남구
2010.12.20 09:37
참 곱네요 ^^ㅋ 셔츠에 매치하면 아주 잘 어울릴것같습니다. 정보감사드립니다. -
공돌이
2010.12.20 09:37
올검 핸즈가 상당히 매력적입니다. 다이얼또한 잘 가공되어있는것 같습니다. -
타치코마
2010.12.20 09:59
우오오 타임포럼 리뷰로 !! -
토리노
2010.12.20 10:20
많은부분이 공감이 가지만 그중에서 하나하나 만듬세의 정확함과
어설픈 시스루보다는 탄탄한 솔리드가 낫다는데 더욱 공감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올려주시는 게시물들은 하나하나 멋진 공지감이라고 생각합니다.
타치코마님 말씀처럼 리뷰로 갈 수 있도록 건의해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
타임포럼
2010.12.20 12:13
타임포럼 리뷰로 손색없는 글이기에..오랜만에 리뷰로 선정합니다.
항상 좋은글 감사합니다. -
날마다백수
2010.12.20 12:32
오랜만에 보는 리뷰입니다..^^
만듬새도 좋고 다이얼이 일품인거 같습니다...좋은 글 감사합니다. -
신기한시계
2010.12.20 12:46
시계 초보시절에는 하이엔드 인줄알았다는... ㅎㅎㅎ -
dustybenz
2010.12.20 12:54
오랜만의 리뷰네요..너무 반갑습니다...^^ -
아빠가 사준 돌핀
2010.12.20 13:19
살인미소횽님의 멋진글 잘보고 갑니다.. ^^ -
복성각
2010.12.20 13:30
항상 주옥같은 글과 사진, 감사드립니다^^ -
jubyjuby
2010.12.20 13:44
오랜만에 리뷰가 올라왔네요~ 좋은 글 정말 감사드립니다^^ -
에레이
2010.12.20 14:28
업뎃 되는 리뷰는 처음으로 봅니다~^^ 좋은 글 잘 봤습니다. -
비니비니
2010.12.20 15:08
정말 오랜만에 보는 리뷰에 감동먹었습니다ㅜㅜ 살인미소님 글을 잘보고갑니다!!!!!!!!!!!!!!!!! -
로키
2010.12.20 15:46
얼마나 내공이 쌓여야 이런 리뷰를 쓸 수 있을지요. 모처럼의 리뷰 선정, 축하드리고.. 저도 언젠가는 리뷰어로.. 불끈~!! -
자칼
2010.12.20 16:03
멋진리뷰 감사합니다. 한동안 타포에 리뷰와 칼럼이 뜸했었는데 오랜만의 리뷰여서 너무 좋네요
홈페이지에 가보았는데 매력적인 시계들이 많네요 어디서 판매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가격이 착하면 지르고 싶은시계들이 많아요 -
TIM
2010.12.20 16:08
살인미소님! 리뷰 잘 읽었습니다. 리뷰란의 간만의 업데이트...역시 이유가 있었네요!^^
앞으로의 리뷰도 기대하겠습니다!^^ -
Picus_K
2010.12.20 16:31
감사합니다. 타임포럼에서 훈장을 하나 받은 느낌입니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 -
레퀴엠
2010.12.20 17:01
리뷰 잘 보았습니다. 이시계 매장에서 봤었는데요...참 멋스러웠습니다~~~ -
maroon
2010.12.20 17:06
정성스럽게 작성하셨네요 ~ 잘 읽고 갑니다 !! -
지나이다
2010.12.20 17:39
시계가 너무 이뻐서 살까 고민했던 적이 있습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제일 맘에 들던 흰판은 품절이어서 포기했었는데 공지까지 올라왔으니 다 품절되는 거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 -
TLR
2011.05.25 14:22
지나가다가.... 저 또한 검/흰보다 올흰판이 더 이뻐보이네요. ㅎㅎ 혹시 흰판 판매처 알수있을까요? 한번 차보고싶은 욕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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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데오
2010.12.20 17:45
멋진 리뷰 잘봤습니다... 하마터면 지를뻔 했습니다... 쿨럭... -
권오현
2010.12.20 20:56
..처음 듣는 브랜드였는데 리뷰때문에 기억에 남을것같아요^^ 멋진리뷰 잘봤습니다.ㅋ -
소고
2010.12.21 12:47
오랜만에 좋은 글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 시작하기 정말 좋은 시계라고 생각합니다. 같은 가격대에 있는 브랜드들과 구분되는 아이덴티티도 마음에 들구요. 무엇보다 리뷰에 올라가신 살인미소님의 글이 자랑스럽습니다. ^^ 다만 메인에 있는 '않'은 '안'으로 고쳐야 할 것 같아요.. ^^;; -
건전한
2010.12.21 16:01
오랜만에 리뷰 즐겁게 잘 보았습니다 고맙습니다 ^^ -
556
2010.12.22 23:25
사진, 글 모두다 멋집니다 이렇게 또 좋은 브랜드를 또 하나 알게되는군요 감사합니다 ~ -
마추픽추
2010.12.23 00:11
리뷰 잘 봤습니당! -
흙탕물
2010.12.23 18:13
리뷰 정말 잘 하셨네요.. 훈장감이에용 ^^ ***와치에 가볼 생각인데 입점된거 같더라구요..
유심히 보겠습니다.. 가격대도 휸늉하네요.. -
페론
2010.12.23 22:58
오랜만에 보는 리뷰이네요 ㅎㅎ 잘 보았습니다. -
클락워치
2010.12.24 12:42
리뷰 완전 잘 봤습니다^^ 정성이 깃든 글~ -
레퀴엠
2010.12.25 16:26
정성스럽게 작성하신 리뷰 잘 보았습니다. 루이 에하르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브랜드이던데
멋지게 소개해 주셨네요~~ -
agar
2010.12.25 22:43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는 브랜드이지만 국외에서는 괘 알려진 브랜드이지요.
가격도 괘 하죠. -
루나19
2010.12.27 00:49
흠... -
박과장
2010.12.29 11:50
멋진 리뷰 잘봤습니다............정말 매력적인 브랜드인것 같습니다........^^ -
홀스트
2010.12.31 01:47
좋은 글 잘 봤습니다~ 멋있네요~ -
짱꾸
2010.12.31 21:55
간만에 리뷰 잘봤습니다...다이얼 사진보구 고급시계인가했는데 중저가 시계라니 놀랍군요 ^^ -
항적우
2011.01.02 12:39
좋은 리뷰 잘 보고 갑니다!
오 정말 저도 오데마 피게가 딱 연상되네요!
물론 오데마 피게의 아류라고 불릴 수 있는 소지도 있지만 확실히
이런 착한 가격에 이 정도의 시계를 찾기란 쉽지 않아 보입니다.
많이 배우고 갑니다~ -
베니니
2011.01.02 18:57
멋진 리뷰 잘보았습니다. ㅎㅎ -
요나킴
2011.01.03 20:33
이런시계를 차보고싶은 소인에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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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zwalk
2011.01.06 21:01
멋진 리뷰 때문에 바로 구입했습니다. 좋은데요~ -
zilzu
2011.01.11 18:39
색다른 멋이네요 -
시계사랑ㅋ
2011.01.12 02:19
루이 에라르에 관심이 많았는데 이렇게 자세하게 소개를 해주시니 고맙내요 ^^ -
백향적혈화
2011.01.15 11:09
유익한 정보 감사합니다 많이 배워가요ㅎ -
천상재
2011.01.16 19:30
처음 보는 브랜드네요.. 잘 보고 갑니다 -
줄질의달인
2011.01.20 13:38
오~~이 리뷰가 언제 올라왔나요??? 멋진 글 잘봤습니다~~ -
roon
2011.01.24 11:36
지금에서야 봤습니다 정말 이쁘장한 정장 시계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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