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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son456 5765  공감:8  비공감:-14 2013.07.12 05:48

인상이 안 좋은 사람을 욕할 때 생긴대로 논다는 말을 합니다.

그 표현 자체를 좋아하진 않습니다만, 어느정도 일리는 있다고 봅니다.

지금까지는 그 사람의 성품이나 인생여정이 얼굴에 드러나는 것, 즉 후천적으로 인상이 변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인상이 운명을 결정하는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될 정도로 우울한 아이를 한 명 알게 되었습니다.

들창코에다 눈이 쪽 째졌고, 잔뜩 찌푸린 얼굴을 한 아이입니다.

 

 

아이의 아빠는 $1,500 으로 집세를 포함해 한달을 살아야 하는 가난한 유학생이고, 아이는 3명 중 첫째입니다.

제 아이와 유치원을 같이 다녔는데(그 아이는 저소득자 무료혜택으로), 친구들에게 공격적인 말과 행동을 해서 다들 너무 싫어했습니다.

그 엄마는 "우리가 저소득층 무료혜택으로 다니고 있어 아이들도 따돌리고 선생님들도 관심이 없다." 라며 만나는 사람마다 붙들고 하소연을 했지만, 실제로는 아이의 성격이 문제였을 뿐입니다.

그러나 엄마에게 "당신 아이가 성격과 행동이 이상합니다." 라고 말할 수도, 그럴 필요도 없으니 다들 가만히 있었던 것이지요.

얼마후 무료로 다니는 자리가 없어져 그 아이는 다른 유치원으로 옮겼습니다.

 

간혹 들리는 소식들 역시 악재의 연속이었으나, 아빠가 이번에 디펜스에 성공하여 박사학위를 따고 일단 포닥으로 자리를 잡아서 처음으로 한숨 돌리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기쁨도 너무나 잠시...며칠전 화재가 나서 집이 홀딱 타버렸다고 합니다.

마침 독립기념일 행사가 한창일 때여서 신고도 늦었고 소방차도 한참 뒤에야 도착했다네요.

다른 집의 불이 옮겨붙은 것이어서 보험으로 보상을 받긴 하겠지만, 예상액이 충분치 않고 보상이 나올 때까지 오갈데 없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학교에서 임시거처와 식사를 제공해줘 그나마 다행이지만 아이 셋과 함께 너무 힘들겠지요.

 

사람들이 그 집 이야기를 하면서 "생긴대로 정말 우울한 일만 일어난다" 며 혀를 찹니다.

알고 지내는 한인들이 돈을 모아서 준다고 하던데, 친한 사람이 없어서인지 일주일 넘게 $500 밖에 걷히지 않았다고 합니다.

저도 그 아이가 제 아이에게 하던 못된 행동을 생각하니 선뜻 내키지 않았지만 도와주는 사람이 너무 없다는 말에 할수없이 조금 보탰습니다.

대개 이런 일을 당하면 사람들이 돈을 걷어줘서 몇천불 정도는 금방 모이는데...

저 역시도 이정도 힘든 처지에 있는 사람에게 겨우 100불 주면서 이렇게까지 아깝고 싫은 적은 처음인 듯 합니다.

 

 

그 아이는 신생아때부터 분노와 싸움 속에 살아서 그렇게 된 것일까요?

옛말에도 40 넘어가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진다 했는데, 겨우 3살짜리가 책임을 지고 있는 것인지...

그 아이와 동생들의 박복하고 못된 얼굴, 그에 따른 못된 행동들을 보며 생긴대로 논다는 생각을 하는 것은 어른으로서 속좁은 마음인 것을 알면서도,솔직히 그런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더 도와줄까 싶으면서도 솔직히 100불 준 것도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짜증도 나고,

한인 커뮤니티와 상관없이 살고있는 내게 돈을 달라고 하며 오지랖을 떤 사람도 꼴보기 싫고,

불쌍한 사람들을 도와주진 못할망정 옹졸하게 구는 저 자신이 좀 싫어지기도 하고,

어린아이의 얼굴을 보며 이렇게까지 기분이 나빠질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랍기도 하고...(전 원래 아이들을 무지 좋아하거든요)

머리가 복잡하네요...

 

앞으로 생긴대로 논다는 말을 듣지 않도록 좀 더 환하게 웃어야겠다고 다짐해봅니다.

결론이 이상하죠?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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