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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RMAN BRAND

시계 경력(?)이 그리 길지는 않지만 최근의 몇 년간 상당한 비중을 가졌던 몇 가지의 이슈들을 뒤돌아 보았습니다. 굵직한 것들로만 생각 나는대로 추려보면 롤렉스의 파라크롬 헤어스프링과 신제품 대거 발매, IWC의 인 하우스화, JLC의 대변신, 브레게의 화려한 부활, 새로운 쟝르를 개척한 리챠드 밀의 등장과 같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급 성장한 메이커도 빼놓을 수 없는데 파네라이는 가장 눈에 띄는 예의 하나이고 이처럼 빠른 성장을 이룬 메이커 중에서는 독일의 메이커들이 다수 포진하고 있습니다. 90년에 화려하게 부활하여 지금은 파텍 필립과 어깨를 견줄 수 있을 만큼 성장한 랑게 & 죠네, 가격대비 훌륭한 시계를 생산하였고 하고 있는 노모스와 스토바. 엔지니어링의 개념을 확실하게 보여준 진. 짧은 시간 동안 우리의 인식에 익숙해 진 독일 메이커들의 면면입니다.

 

 

성장세의 메이커 중 독일발 메이커들이 많아진 것은 스위스에 비해 시계 사업이 아직 포화 상태가 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서독, 동독으로 분단되어 동독에 속하게 됨으로 국영화가 이뤄져 뿌리가 말라버렸던 시계 산업이 다시금 유망산업으로 각광받게 되며 새싹 파릇파릇한 성장기를 맞이하게 되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가 아닌가 합니다.

 

이러한 측면이 아닌 시계의 본질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스위스 시계에서는 맛 볼 수 없는 어떠한 차별화 된 무엇인가를 독일 시계는 지니고 있다는 말을 할 수 있습니다. 독일 시계 하면 떠오르는 3/4플레이트에 그 위를 수놓는 블루스틸과 그로 고정된 골드 샤톤. 스위스 시계에서는 볼 수 없는 독일 시계 대표 양식입니다. 매력적이죠.

 

얼마 전 책 정리를 하다가 제 또래의 필독서였던 원복 교수의 먼 나라 이웃나라를 발견했습니다. (아마 지금도 중고생의 필독서이죠?) 독일 편을 읽던 중 어릴 적에도 꽤 인상 깊었던 부분이 새롭게 떠올랐습니다. 200그램의 통조림을 구입했는데 측정을 해보니 190그램밖에 들어 있지 않더라. 우리가 보기엔 사소한 일인데 이러한 철저한 정확함을 따지는 독일인들은 이러한 소송을 많이 한다는 것으로 독일인의 단면을 엿볼 수 있는 내용이었습니다. 독일이 공업 국가로 발전 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은 근면함과 정직함에 이와 같은 기질이 더해졌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죠.

 

정확함과 정직함. 이는 시계 만들기에도 어김없이 대입이 되는 것 같습니다.

 

 

랑게 & 죠네. 작소니아(Saxoina)

 

아돌프 랑게가 글라슈트에 뿌리내린 독일 시계 산업에 대한 전통. 많은 독일의 메이커들이 그의 유지를 따르고 있지만 그들의 맨 앞에 서 있는 것은 랑게 & 조네가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시계의 제품 사진은 늘 시침과 분침이 10 10 향하고 있습니다. 딱 하나의 예외인 랑게는 1시 50 가리키고 있는데 이는 스위스의 시계(파텍 필립)와는 다르다는 의지의 표명일 것 입니다. 이는 랑게의 드러나지 않는 부분에서도 읽을 수 있습니다. 수공 제작이 미덕의 하나로 꼽히는 시계 세상에서 조립을 두 번이나 하는 것은 지나친 미덕일까요? 처음 한번은 가조립을 하고 정상적으로 작동이 되는지 확인 합니다. 문제가 없다고 확인이 되면 전부 분해한 후 처음부터 다시 조립을 하고 비로소 브릿지의 표면에 물결치는 제네바 스트라이프가 가공되는 것입니다. 오일에 쉽게 오염되고 다루기 어려운 저먼 실버를 고집스레 사용하는 랑게의 무브먼트는 로륨 도금으로 반짝이는 스위스 무브먼트에 비하면 화려한 멋은 없지만 흠잡을 데 없이 높은 품질을 추구하는 독일인의 고고한 정신처럼 은은한 빛이 납니다.

 

 

 

잘은 모르지만 아마도 스위스의 시계에서 랑게와 같이 두 번에 걸치는 조립과 눈에 보이지 않는 곳곳까지 빼놓지 않고 정성스레 피니싱을 한다면 랑게보다는 비싼 가격에 팔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열풍과도 같았던 노모스의 등장은 이렇듯 눈속임을 하지 않는 정직함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심플한 디자인의 매력이야 두 번 말하면 입이 아플 정도지만 소비자의 지갑에서 카드를 꺼내어 기꺼이 돈을 지불하도록 만드는 이유는 가격에 어울리는 훌륭한 품질을 갖췄다는 것이 가장 큽니다. 몇 년에 걸친 찬사와 수상을 통해 단단해진 노모스는 또 다시 진화하여 현재는 현재의 가격에 어울리는 시계를 만들고 있습니다.

 

 

요르그 샤우어. 스킨 헤드와 작업시 착용하는 고글이 트레이드 마크입니다.

 

과거 노모스가 받았던 찬사를 대신하려고 하는 것은 요르그 샤우어가 이끄는 노모스로 실제로 만났을 때에 느꼈던 그의 솔직하고 합리적인 성품이 그대로 녹아 든 스토바 입니다. 소규모 메이커들이 즐겨 사용하는 인터넷을 통한 직거래를 통해 유통 과정을 줄여 가장 합리적인 가격으로 자신의 시계를 공급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입니다. (물론 소규모 메이커 나름의 생존 방법이기도 합니다) A라는 사람이 Z라는 국가에 스토바의 시계를 판매하겠다는 계약을 맺으면 샤우어는 더 이상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Z라는 국가에 판매를 하지 않습니다. 샤우어는 공생하는 방법을 알고 있으며 페어 플레이를 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습니다.

 

 

 

 

ETA(유니타스)를 베이스로 만들어진 도른브뤼드의 수공 무브먼트. 랑게보다도 독일적이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해외의 시계 포럼을 소란스럽게 만든 한 남자가 있었습니다. 더크 도른브뤼드입니다. 도른브뤼드 & 손이라는 메이커를 달고 수공 시계를 만듭니다. 예전에 어떤 시계 잡지와 한 인터뷰를 기억합니다.

 

더크씨 당신의 시계는 수공이면서 그렇게 싼 가격으로 팔아도 괜찮은 건가요?’

 

더크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내 시계가 싸다고요? 당신네 나라에서는 시계가 그렇게 비싼가요?’

 

 

스위스가 독점하고 있는 고급 시계 시장에서 파이를 멋지게 나눠 가져가고 있는 독일의 시계 메이커도 언제까지나 햇살이 화창할 수 는 없겠죠. 언젠가는 성장세도 둔화 될 것이고 예를 든 밝은 면에 의해 그늘진 곳에서는 중국산 무브먼트를 사용하고 메이드 인 저머니를 다이얼에 새기고 있는 시계들도 팔리고 있습니다. 그룹화를 통해 통제를 받게 된 메이커들의 가격 정책(인상)에 대한 걱정이 독일 시계가 가진 매력을 떨어뜨리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도 듭니다. 하지만 독일 시계의 미래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가능케 하는 이유는 독일인의 정직한 품성과 합리적인 기질이 지금도 변함없이 내려오고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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