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제가 타포 어떤 포스팅 속에서 이런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예거는 무브만 잘 만들고 다른 브랜드에 겨우 납품하는 회사 아니냐?”
“예거 브랜드 가운데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는 대표적인 모델이 있느냐?”
“예거에 로렉스의 서브마리너와 오메가의 문워치 같은 역사적인 모델이 있느냐?”
어떤 특정 뉘앙스가 느껴지는 질문들이었습니다.
당시 예거를 잘 모르던 저는 ‘아... 예거란 브랜드는 바로 이런 브랜드구나...’라고 정의를 내렸던 기억이 납니다.
여러 시계와 브랜드를 거치면서 이제는 예거 모델을 두 개나 가지고 있는 나름 열혈 예거리언으로서
위의 질문에 다시 한 번 대답을 해보고 싶습니다^^(귀엽게 봐주세요~)
“예거에 대표적이며 역사적인 모델이 있나요?”
“예, 있습니다! 하나가 아니라 여럿 있습니다. 모두가 인정하는데 단지 우리가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감히 말씀드리지만
맞습니다! 예거라는 브랜드는 단지 무브먼트 만을 만드는 회사가 아니라
시계 역사에서 몇 페이지, 몇 문장 마다 나오게 되는 유명한 모델들을 여럿 가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그 중 한 가지만 이야기 하려고 합니다. 바로 "아트모스(ATMOS)"입니다.
시계 역사에서 영원한 시계, 퍼페추얼 모션은 항상 도전되어 왔습니다.
그 중 한 가지 시도가 바로 JLC의 아트모스입니다.
아트모스에서 가장 흥미로운 것은 무브먼트를 움직이기 위한 가장 최소한의 동력을 외부전원장치가 아닌
온도와 기압의 변화 차이로 인한 벨로즈 안의 기체 변화에 의해 동력을 제공한다는 데에 있습니다.
아트모스는 600년 정도의 내구성을 지니고 있다고 평가되고 있으며 아주 정확한 시간 또한 자랑하고 있습니다.
(일오차 1초 미만으로 발생하고, 문페이즈의 경우 3,821년 동안 하루 정도 차이난다고 합니다.)
이 정도면 역사에 남을 놀라운 발명품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사실 아트모스는 르쿨트르 가문에서 시작된 시계는 아닙니다.
Jean-Léon Reutter이라는 사람은 Swiss Federal Institute of Technology Zurich와
the Ecole Supérieure d'Electricité de Paris[Paris College of Electricity]에서 수학한 스위스 엔지니어였습니다.
그는 평생 와인딩 메카니즘이나 외부전력 없이 수세기를 움직일 수 있는 시계를 만들려는 아이디어에 매달렸습니다.
그는 1928년 그의 야심작인 퍼페츄얼 시계의 첫 번째 프로토타입을 테스팅하기에 이릅니다.
하지만 그는 이 메카니즘의 디자인으로는 대량생산을 하기에는 부적합하다는 것을 알게 되고 소수만을 위해 제작에 돌입합니다.
그러나 그는 훗날인 1932년 스위스의 시계 회사 LeCoultre & Cie(Jaeger-LeCoultre로 합병되기 이전 회사)의 Jacques-David LeCoultre(이하 J.D)를
만나게 되고 1935년 J.D에게 자신의 특허를 넘기게 됩니다.
J.D는 이후 회사의 기술력을 총동원하여 Reutter의 디자인을 최적화하였고 제조상의 어려움을 극복하게 됩니다.
그의 노력은 생각보다 빨리 열매를 맺을 수 있었고 대량 생산에 들어갑니다.
1936년 이후 아트모스 시계는 750,000개가 생산되었고 지금도 생산되고 있습니다.
이미 타포 필진이신 오대산님께서 자세하게 아트모스의 작동 원리에 대해 설명해주셨습니다. (https://www.timeforum.co.kr/87936)
간단하게만 다시 설명드리자면
벨로즈라는 통에 에틸가스가 들어있는데 이 에틸가스가 온도에 따라(7-30도 중 1도만 차이가 나도) 팽창 및 수축하면
벨로즈가 숨쉬듯이 움직이고 메인스프링을 감아올려 에너지를 저장합니다.
단 한 번의 벨로즈 운동으로 48일간 움직일 수 있는 동력을 얻을 수 있고, 풀와인딩되면 400일을 움직일 수 있는 동력을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축적된 에너지는 분당 2진동이라는 아주 느린 진동으로 밸런스에 전달되어지고 그래서 오일주유 없이 오랜 기간 움직일 수 있다고 합니다.
에너지 효율도 엄청나서 15와트짜리 전구가 일주일 사용하는 에너지와 아트모스 6천만 개를 움직이는 에너지가 같다고 합니다.
(세 번째 사진은 오대산님 글에서 퍼왔습니다~ 문제시 자삭하겠습니다^^;)
댓글 26
-
치우천황
2013.04.24 19:46
-
페니
2013.04.25 16:17
예거를 보면 일본의 세이코가 생각나기도 합니다. 물론 여러 측면에서 다르긴 하지만 새로운 것을 계속 연구하고 계발해나가는 모습이 좋아보여요^^
손목에 아트모스라... 상상만해도 즐겁네요~
메모복스의 역사 기대할께요!!
-
피코왕자
2013.04.24 21:12
대단하네요~ +_+
요거 하나 사무실에 장만해 놓으면 참 좋겠는데요~ 인테리어로 ㅎ
근데 요놈은 가격이 마니마니 비싸겠지요? 음냐...
-
페니
2013.04.25 16:20
아트모스도 종류가 정말 다양해서...
전반적으로 비싸긴 하지만 피코왕자님 사무실에 놓을 만한 가격 정도가 되는 것도 있을 거에요^^
아! 그리고 쿠폰 잘 받았다고 합니다^^ 정말 감사드려요~
-
noma
2013.04.24 21:59
아트모스 멋집니다. 페니님 포스팅 보고 많이 배웠습니다^^
-
페니
2013.04.25 16:24
저도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보고듣고, 선배님들께 귀 동냥한 건데요 뭘^^
아트모스 집에 하나 있으면 아이들에게 계속 물려줄 수 있겠죠?? ㅎㅎ
-
도사오월
2013.04.24 22:01
아.. 이건.. .. 느무.. 멋지군요.. 추웇쳔.. .. ^ㅡ^
-
페니
2013.04.25 16:25
오월님^^ 예거동에도 찾아오셔서 추천까지 해주시고 감사합니다!
정말 멋진 녀석입니다! 실생활에서, 지인들에게서 볼 수 없다는 단점이 있지만요 ㅎㅎ
-
마하리
2013.04.24 22:43
페니형님 오늘도 멋진 포스팅 감사합니다~ ^^
처음 이 아트모스를 보았을땐 그냥 멋진 탁상시계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매니저분께 작동원리와 역사성 등을 간략하게 듣고는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저도 언젠가는.. ㅎㅎ 서재에 이녀석을 들일 수 있는 날이 올 수도 있겠죠?
- 평범한 월급쟁이라.. 정말 열심히 살아야겠습니다 ^^
클림트 콜라보레이션 모델인가요? 정말 탐이 나네요..
치우형님 말씀마나 언젠가는 손목시계에도 구현할 날이 오려나요~~
- 물론 체온 / 압력 / 충격 등에 얼마나 자유롭게 구현을 할지는.. 엔지니어들의 몫이겠죠?? ^^
-
페니
2013.04.25 16:27
그래도 엔지니어에 나보다는 가까운 네가 아트모스를 하나 장만하기를 ㅎㅎ
다음 편에 클림트 콜라보레이션 기대해!!
-
board
2013.04.24 22:59
그런데 저는 이과생이고 에너지 보존의 법칙을 수학 공식처럼 외우고 자란 세대인데....
그럼 이 시계는 외부에서 조작없이도 무한히 작동하는 시계라...
그건 아니겠죠?
-
페니
2013.04.25 16:28
애초에 루터? 뤼터?는 그걸 꿈꿨나봐요 ㅎㅎ
실제로 외부전원없이 움직이고 있는 아트모스... 신기한 것 같습니다^^
-
주르주르르
2013.04.24 23:27
와... 정말 멋지네요... 추천!
-
페니
2013.04.25 16:30
아트모스가 추천받은 것 같은 느낌인데요 ㅎㅎ 정말 멋진 녀석이라 생각합니다!
-
freeport
2013.04.25 06:55
파워 리저브가 400일인가요? ㄷㄷㄷ
개인적으로는 시계 자체로도 너무나 멋지고 기계적인 그리고 예술적인 가치가 있는데 그 위에다가 굳이 미술 작품으로 포장을 해서까지 사람들의 주목을 끌 필요가 있을까하는 생각이 드는데 2부가 매우 기대됩니다~
-
페니
2013.04.25 16:31
후덜덜하죠? ㅎㅎ
맞아요... 자제만으로도 멋진데... 거기다가 더 멋진 작품을 꿈꾸는 사람들이 있더라구요~
빨리 자료를 더 모아서 2부 게시할께요! 감사합니다~ 프리포트님^^
-
PanoXL
2013.04.25 12:09
정말 해박한 지식과 유익한 정보에 많이 배우고 갑니다.
추천 꾸욱 누르고 갑니다- 행복한 목요일 보내세요-
-
페니
2013.04.25 16:32
음... 저도 다 귀동냥으로 들은거라... 저도 잘 몰라요^^;
추천 감사하고 파노님도 즐거운 목요일 되세요~
-
승학산
2013.04.25 13:28
정말 멋지다는 말 밖에는 표현할 말이 없네요..^^
-
페니
2013.04.25 16:33
예거리언으로 자부심을 가질만한 녀석이죠? ㅎㅎ
돈만 있으면 당장 하나 구입하고 싶습니다 ^^;
-
뚜루비용
2013.04.25 20:42
정말 정교하고 창조적이다는 말외에는 할말이 없네요
-
페니
2013.04.30 18:05
맞아요! 이런 제품을 80-90년 전에 만들었다는게 참 신기하죠 ㅎㅎ 지금도 신기한데~
-
개악당
2013.04.26 07:36
집에 하나 놔두면 정말 대박이겠습니다 ^^
항상 페니님 덕에 많은걸 배워갑니다 추천!!
-
페니
2013.04.30 18:06
개악당님 추천감사드려요 ㅎㅎ
정말 여유만 있으면 하나 들이고 싶어요 ㅜㅜ 대대로 물려주게^^
미국엔 아트모스만 따로 수리하고 오버홀 하는 곳도 있더라구요 ㅎㅎ
-
하니
2013.04.28 17:40
포스팅은 좀 나중에 시간 있을 때 좀더 자세히 읽어 봐야겠군요. 스크롤 압박이...
예거는 무브만 잘 만드는 회사가 아니라, 시계의 예술성이나 완성도에 있어서
하이엔드의 면모를 충분히 갖추고도 남는다 생각합니다.
-
페니
2013.04.30 18:07
하니님은 하이엔드에 대해 잘 아시니 말씀이 맞다고 믿습니다^^
하니님 포스팅 늘 즐겁게 보고 있습니다! ㅎㅎ
아트모스에 대한 포스팅은 오대산님 의 포스팅 이후 처음인듯 합니다. 말씀하신 예거에 대한 편견은 무지의 소치라 궂이 설명할 필요 없는데....아트모스를 통해 설명해 주셨네요 ㅎ ㅎ.사실 리베르소의 역사도 80년이라 더 말할 필요도 없지만요.
저는 아트모스의 기온차 동력충전을 손목시계에서도 언젠가 구현될 날이 있지 않을까 혼자 꿈을 꾸기도 한답니다.예거의 독창적인 기술력에 대한 경외감은 사실 에트모스로부터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2부 기다려 지네요. 그리고
페니님을 지원하는 의미에서 좀 한가해지면 예거 다이버 알람시계역사의 핵심인 메모복스의 역사에 대해 조명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