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엔드 브랜드들에 대한 생각 Highend
럭셔리 업계의 본사에서 17년간 마케팅 업무를 하면서 불과 얼마전 처음으로 예거 르쿨트르의 스틸 드레스워치로 시계를 처음 접했습니다.
패션업 종사자 중에선 멋내기 좋아하는 사람도 많지만, 멋내기를 거부하는 저같은 사람도 아주 많답니다.
요리사들이 맛있는 음식을 만들면서도 잘 먹지 않는 것과 비슷하게요.
예거 포럼에서 제가 가진 예거에 대한 좋은 느낌과 새 시계를 가진 좋은 기분을 적었는데, 갑자기 브랜드 서열 문제로 비화되기도 했습니다.
그런 부분들을 보며 타임포럼이라는 마켓의 특징을 알게 되었고, 쪽지들을 통해 갈등도 많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업계의 시각과는 무관한 매니아들의 관점이니 그럴 수 있다 생각하고, 시계 역시 어차피 럭셔리마켓의 일부이므로 스마트한 소비를 돕기 위해 마켓의 큰 틀을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사실 저는 이런 최상위 마켓과는 인연이 없는 사람이므로 하이엔드 포럼은 제가 거론하기엔 부담이 있습니다.
하이엔드 시장에 속한 브랜드는 시계의 빅5 및 에르메스, 샤넬(의류만), 키톤, 벨루티, 존롭 등의 패션계열과 페라리, 벤틀리, 롤스로이스 등 자동차, 포시즌스, 세인레지스, 페닌슐라 등 호텔업 정도의 극소수 브랜드들만이 경쟁하는 별도의 시장으로 분류됩니다.
그만큼 좁은 시장이고, 타겟 계층도 매우 한정적입니다.
그러나 업계의 흐름은 비슷하고, 마케팅 전략을 세우기 위해, 그리고 직원 교육 자료를 위해 상위그룹과 하위그룹 모두 분석을 하기 때문에 대략적인 그림에 대해서는 알고 있으며 호기심 또한 있습니다.
저역시 바쉐론 콘스탄틴을 좋아해 이 마켓의 고객이 되고 싶기도 하지만, 제가 진입할만한 마켓은 아니라 생각이 들어 그냥 구경만으로 만족합니다.
그래서 어쩌면 좀 더 객관적인 시각으로 하이엔드 마켓을 보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1. 하이엔드 마켓의 특징
편의상 최상위 마켓을 A, 일반 럭셔리 마켓을 B라 하겠습니다.(독립브랜드, 소규모 디자이너브랜드는 논외로 합니다)
B마켓과 A마켓의 가장 큰 차이는 '진입장벽의 높이' 입니다.
A 마켓은 대단히 배타적인 마켓으로 '아무나 갖지 못하는 차별화된 것'을 원하는 중동과 중국의 부호, 각국의 왕족, 서구 최상류층 등을 타겟으로 하며, 종합병원의 병원장급, 기업체 사장단급, 로펌 대표변호사급 정도까지를 마케팅 대상으로 잡습니다.
그 외 사람들도 물론 구입이 가능하고 매니아층도 있지만, 회사차원에서는 여러 사정상 그정도 선에서 관리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연회비 100만원에 심사를 거쳐야하는 특수 신용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는 사람들 정도라 이해하시면 쉬울 것입니다.
이 고객층은 연예인이나 운동선수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어 그런 사람들을 잘못 노출시켰다가 비난을 받고 손님을 잃기도 합니다.
굳이 선택한다면 마라도나나 펠레, 베컴보다는 베켄바워를 고를 것입니다.
물론 타겟 외의 일반인도 이 마켓의 구매자가 되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그들은 마케팅 대상은 아닙니다.
마케팅 대상=구매자격이 있는 사람 이라는 의미로 오해하시면 곤란합니다. 그냥 회사에서 파악하는 구매력을 갖춘 집단일 뿐입니다.
그 외의 소비자층에게도 열심히 팔려고 노력하지만, 실제 집중하는 대상이 주 구매층인 부자들일 뿐입니다.
그리고 고정고객층이 있는 반면 '지나친 브랜드라서 절대 안산다' 는 반대파도 있습니다..롤스로이스보다 벤츠를 택하는 회장님들처럼요.
특히 최우수고객을 상대로 한 본사의 소규모 행사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몇몇 자료를 통해 보니 비행기 1등석에, 하루 수백만원의 최고급호텔 스위트룸, 스타쉐프를 불러 식사파티까지..
그 대상들은 정확하진 않아도 각국의 이름난 부호들이나 유럽의 총리급 정치인들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제가 속한 브랜드의 행사가 아니어서 세부사항은 알 수 없으나, 신상품 출시 전에 행사를 갖는 경우가 많고 물론 많이 살 것입니다.
일반 럭셔리마켓과 중첩되는 부분도 있으나 하한선을 낮추지 않음으로써 '아무나 갖지 못하는 것'을 원하는 부자들을 만족시키려 노력합니다.
패션계 최고 거물인 LVMH 아르노 회장(패션의 하이에크입니다)이 편법을 사용하면서까지 에르메스 인수에 집착을 보이고 있는데요,
LVMH가 압도적인 회사이지만 안타깝게도 최상위 마켓에 해당되는 브랜드를 가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정도로 A마켓은 럭셔리의 세계에서는 쉽게 진입하지 못하는 곳입니다.
새로운 브랜드의 진입이 사실상 불가능하므로 기존 브랜드간의 나눠먹기가 이루어지고, 보수적인 스타일을 고수하므로 별다른 문제만 없으면 밀려나지도 않는 아주 폐쇄적인 마켓입니다.
그래서 비싸면 팔린다는 비아냥도 있고, 저희같은 업계 관계자들에겐 일하는 매력은 별로 없는 곳이기도 합니다.
대부분 일반 소비자들이 모인 타임포럼같은 곳에서는 언급이 부담스럽기도 하고, 별 관계없는 마켓이기도 합니다만 럭셔리마켓의 큰 그림을 보시는 차원에서 참고정도 하시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설명할 위블로와도 연관이 있는 설명입니다.
2. 업계 관계자로서 빅5를 바라보는 시각
모두 훌륭한 브랜드이지만 예전 리치몬트에서 일할 때부터 가깝게 지내는 시계업계 관계자들의 이야기들과 럭셔리업계에서 평가하는 부분들을 적겠습니다.
물론 완전히 객관적이라 할 수는 없지만, 브랜드에 대한 제 느낌은 별로 없습니다.
원래 이들 브랜드에 관심이 적어 호감이나 반감이 전혀 없어서요..그냥 업계동향을 비교해 설명할 때 참고하는 수준으로 적도록 하겠습니다.
1) 파텍필립
2위권과 격차가 있는 1위 브랜드입니다.
지금까지나 앞으로도 큰 변동이 없는한 2위로 밀려나기는 힘들어 보일 정도로 탄탄한 모습입니다.
그러나 거대그룹 소속이 아니어서 정보유출이 적어 자세한 내막은 시계업계 관계자들 중 소수 정도만 알 것 같습니다.
2) 브레게, 랑게
둘 다 역사가 단절되었던 과거가 있어 시기어린 비난과 저주까지도 많이 받았던 브랜드들입니다.
그리고 거대기업의 힘을 보여준 좋은 케이스이기도 합니다.
브레게는 하이에크 회장에 의해 재정비가 이루어지면서 브레게라는 이름을 업고 현재는 매출이나 이익 면에서 2위의 브랜드입니다.
처음엔 유치해보였던 나폴레옹, 마리 앙뜨와네뜨 등 왕족 마케팅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그리고 경쟁사에는 없는, 박물관에나 있을법한 독특한 클래식 디자인을 가지고 있어 취향만 맞으면 대량구매가 이루어집니다.
저도 멋지다는 생각은 하지만, '과거로의 회귀'를 원하는 사람이 그리도 많을줄은 몰랐습니다..부자들은 박물관 취향인지, 조금은 의외입니다.
랑게 운트 죄네의 경우에는 빅5라 하기에는 규모의 차이가 커서 패션업이라는 큰 틀에서는 이 마켓에 넣기 애매한 부분도 있습니다.
사실 체감상으로는 패션계의 톰브라운이나 ISAIA같은 느낌으로, 뛰어난 독립브랜드같은 느낌이 납니다.
그러나 리치몬트라는 거대그룹에서 최고의 위치로 '설정'했으므로 이 마켓에 약간은 강제적으로 진입해있는 것입니다.(이것이 대기업의 힘입니다)
게다가 매니아들의 평은 파텍급이라 하니 품질은 좋을 것이고, 브레게와 달리 아직 만개하지 못했으므로 앞으로의 행보를 지켜봐야겠습니다.
역시 경쟁사와는 다른 독특한 디자인을 가지고 있어 매니아가 많습니다.
만약 랑게와 브레게의 주인이 바뀌었다면 두 브랜드의 현재 모습도 많이 다를 것이라는 의견도 많습니다.
하이엑 회장은 시계업계에나 매니아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영향력있는 사람으로 사망 당시 엄청난 평가들이 나왔습니다.
기억에 남는 것 하나는 제 회사 CEO가 했던 말인데요, "20세기 이후 시계업계에 영향력있는 사람의 가치를 모두 모아도 하이엑 한명만 못하다" 입니다.
과장일 수도 있지만 반박도 못 하겠습니다.
물론 시계업계에서는 라이벌이라는 입장때문에 그정도로 높이 평가하지는 않겠지만요.(경쟁마켓 외부의 평가가 더 객관적인 경우가 많죠)
그러나 시간이 지나도 남을 사람이라면 하이엑 비슷한 사람은 역시 업계의 패러다임을 바꿔버린 LVMH의 아르노회장 외엔 없을 것입니다.
3) 바쉐론 콘스탄틴
개인적으로 유일하게 좋아하는 마음이 꽤 있는 브랜드입니다.
주관이 들어갈까봐 짧게 적자면..리치몬트의 원탑이 아닌 랑에와의 공존이 불편합니다.
비슷한 계열의 디자인으로 파텍도 있어 부담스러운데, 랑에와 그룹내 탑 자리를 공유해야하니 힘들 것입니다.
타임포럼에선 별 언급이 없지만 자체적으로 매니아도 상당히 많이 가지고 있는 4위권 브랜드입니다.
다만 스와치와의 경쟁구도상 랑에와 힘이 분산되지 않았다면 브레게, AP와 2위그룹을 형성했을텐데 조금 격차가 나네요.
그래도 여전히 가치있는 브랜드이며, 리치몬트의 원탑을 꼽으라면 바쉐론입니다.
4) 오데마 피게
빅5 마켓에서 유일한 스포츠워치 회사입니다.
로얄오크와 오프셔 시리즈로 유명하고, '스타마케팅 금지' 라는 하이엔드 마켓의 금기를 깨기도 합니다.
운동선수도 아닌 아놀드라는 영화배우를 마케팅에 이용하는 것에 장단점이 있고, 관계자의 시각으로 의문이 있습니다.
브랜드 관계자에게 들은 답으로는 아놀드의 '주지사', 혹은 '성공한 미국인' 이미지를 산 것이라는데..소비자에게는 여전히 '근육스타' 아놀드가 아닌가 싶어요.
어쨌든 브레게와 2위권을 형성하고 있고, 스포츠계열엔 별다른 경쟁자가 없어 괜찮아 보입니다.
그러나 위블로라는 복병이 자꾸 마켓을 잠식해 들어와 신경이 쓰이기도 합니다.
5) 블랑팡
A마켓에 들어가진 못하지만, 어정쩡한 모습으로 하이엔드 마켓 진입에 실패해 조금은 헤매고 있어 한 번 넣어봅니다.
랑에와 바쉐론처럼 투탑으로 공존하기엔 브레게와 비슷한 컨셉이어서 실패했다고 생각되기도 하고,
근본적으로 최상급 시장에 들어갈 수 있는 수준의 히스토리나 이름값을 가지고 있지 못한것이 큰 이유이기도 합니다.
브레게의 컨셉은 매니아가 있는 반면 소수일 수밖에 없는데, 그 소수를 나눠갖기 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랑에와 브레게처럼 단절이 있을지언정 과거의 영광을 가진 브랜드도 아닙니다.
스스로는 IWC나 제니스, 예거보다 고급이라 생각하는데 현실은 이 브랜드들에 비해서도 경쟁력이 그다지 없어 보입니다.
라인업 구성을 경쟁사들에 맞춰 새로 해야할 필요가 있으며, 최상위 마켓에는 맞지 않습니다.
각 브랜드에 대한 평가는 여기저기서 주워듣고, 몇몇 자료를 통해 입수한 정보들을 나름의 필터로 정리한 것입니다.
제가 이 브랜드들에 대해 잘 알지 못하여 가치판단은 어렵지만, 업계의 시각에서는 다들 선전하고 있고 마켓 특성상 선전하지 못하면 안되는 브랜드들입니다.
앞으로도 큰 지각변동은 없을 것으로 예상되나, 전쟁이 터지거나 하면 또 모르죠..
3. 패션업계 CEO란?
패션업계 CEO들 중에선 하이엑이나 아르노같은 오너경영자가 일부 있고, 대부분 월급사장입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거대그룹아래 편성되어 있으므로 당연히 오너일 수가 없습니다.
사실 오너경영자를 제외하면 사장들이나 임원들도 별 힘은 없습니다.
똑같은 월급쟁이일 뿐이고 주주들 앞에서 파리목숨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스와치나 리치몬트 아래 모여있는 회사들도 사실상은 모두 무한경쟁이며, 브랜드간 협력은 모기업의 압력하에 간혹 이루어질 뿐 자발적 협력이 이루어지는 경우는 보기 어렵습니다.
재미삼아 럭셔리 브랜드가 현재 잘나가는지 어려운지 구분하는 법을 몇가지 말씀드리면, (하이엔드뿐 아니라 전체 럭셔리 마켓)
해당 브랜드의 CEO가 언론에 자주 노출되거나 고객과의 소통을 시도하는 등 적극적인 제스쳐를 보내면 '잘나가고 싶은데 답답해하는 브랜드' 입니다.
CEO 이름이 알려져 있는데, 그가 아르노나 하이엑같은 오너경영자가 아닌 경우라면 '답답한 중'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영화배우를 광고나 언론에 등장시키면 '대중화 추구', 혹은 '아주 힘든 상황' 이라 보시면 되고,
운동선수가 이용되면 '조금 힘든 상황' 이라 보시면 됩니다.
그리고 하이엔드 마켓에서 영화배우나 운동선수가 등장하면 '위기구나' 하시면 됩니다.(그런 일은 아직 없었거든요..아놀드는 예외)
위블로의 예를 들어 생각하시면 쉬울텐데,
초기에는 사장인 장클로드 비버가 자주 노출되었고, 영화배우들을 통해 직간접광고를 많이 시도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양팔에 위블로를 차고있는 마라도나를 거쳐 스포츠 경기나 환경단체를 지원하는 마케팅을 했습니다.
그리고 요즘은 그런 마케팅을 안 합니다.
더 깊은 이야기는 재미삼아 하기엔 무거운 소재이니 이정도로 멈추겠습니다.
그리고 다음엔 위블로의 하이엔드마켓 강제진입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댓글 46
-
메디치
2013.03.08 06:40
-
호를로스
2013.03.08 06:52
한국마켓은 어려움이 많습니다.
제 주변에도 한국에서의 최상위 브랜드 마케팅 대상자에 포함되는 사람이 더러 있습니다만, 사회통념에 의해 럭셔리에 대한 인식이 스테레오타입화 되어버려서 그런 마케팅을 점잖지 못한 행위라 무시하고 있습니다.
저역시 일을 시작할 때부터 부모님과 가족들에게 요즘말로 '된장끼있는 진지하지 못한 녀석'이라는 은근한 비난도 받았습니다.
럭셔리 마케팅이 위화감 등 부작용을 일으킴을 알긴 합니다만, 그래도 나쁜 점만 있는 것은 아니고 하나의 비즈니스인데 아직 보수적인 한국 문화에선 용납되기 어려운가봅니다.
그래서 정치인이나 고위공직자들은 아예 마케팅 대상에서 제외시키고, 병원장급이나 로펌 대표급, 기업 고위임원급 정도를 대상으로 마케팅을 하는데 이분들도 대부분 부정적이어서 쉽지가 않습니다.
한국시장을 바라보는 본사 임직원의 가장 큰 문제는 한국을 여전히 못사는 나라로 인식하는 점이라 생각됩니다.
왕족, 귀족은 아예 없고, 중동이나 화교재벌같은 사람은 국내에 존재하지 않거나 거의 없긴 하겠지만 차상위 부자 그룹에 대한 평가가 높지 않아요.
그래서 한국의 고가품은 중국이나 일본인이 산다고 상정하고 들어가는 경향이 큽니다.
그러니 한국마켓의 니즈와 본사의 방침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이 생긴다 봅니다.
물론 저희 회사의 경우이고 잘 하는 브랜드도 있지만요.
-
호를로스
2013.03.08 07:00
"A그룹 얘기하시면서 중동/유럽의 왕족/귀족, 서구나 중화권의 부호들, 그리고 각 나라의 최상류층을 타겟으로 한다고 말씀을 자주 하셨는데,
실제로 전문 경영인은 그 범주에 스스로가 들지 못하기 때문에, 시계나 마케팅이라는 분야에는 전문가이겠지만,
결국은 마케팅 대상인물들에게는 주변인으로 보일 뿐입니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생각의 차이가 존재하는 듯 합니다.본사 CEO가 월급쟁이이긴 하지만 연봉이 상당하고 대부분 스스로를 워렌버핏급으로 생각 혹은 착각하고 삽니다.ㅋ
과장좀 보태면 대부분 그룹의 CEO 들은 한국시장을 생각할 때 이건희 회장과 본인들이 동급이라 여기며 은근 무시할 것입니다.
해외 슈퍼리치나 왕족, 귀족들만 상대해서 눈이 하늘끝에 가 있어서인지 화교부자를 인정한 것도 근래의 일이거든요.
사실 웬만한 사장단급이면 국내 대기업 임원이나 병원장급보다 대우가 훨씬 좋아서 한국 고객층을 '부자'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도 있어요.
그중 일부는 장클로드비버처럼 전문경영인이지만 꼭 그런것만도 아닌 경우도 있거든요.
특히 한국 백화점과 협상할 때 보면 갑을관계가 어떻게 되는 것인지 의아할 때도 많습니다.
유치경쟁을 할 수는 있겠지만 너무 저자세를 보이고 있거든요.
럭셔리브랜드를 유치하는 과정부터 뭔가 삐걱거리니 전반적인 흐름도 난해하게 가는 것 같습니다.
-
메디치
2013.03.08 09:53
한국에 관련해서 말씀하지만 힘든 내용들 대부분 공감합니다.
소득대비 가장 돈을 못쓰는 부자가 많은 곳이 한국일 겁니다.
그만큼 사치에 대해 부정적이며, 부 자체에 대해 편견이, 선입견이 강하죠.
글로벌 명품업계가 한국을 우선시하기에는 시장도 작고 또 사회적 한계도 너무 많다는데 동의합니다.
백화점은 뭐 말할것도 없구요 ㅎㅎ
-
호를로스
2013.03.08 09:56
돈을 쓰는것을 죄악시하고 성에 대해 쉬쉬하는 문화때문에 배출구로 비정상적인 술문화가 발달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더군요.
돈을 그나마 맘놓고 쓸데가 술집밖에 없으니...^^
-
freeport
2013.03.08 07:13
럭셔리 패션 및 악세사리 업계와는 완전 다른 분야의 이야기입니다만, "소비자들에게서 배우려고 하는" 자세를 말씀하시니 문득 스티브 잡스가 생각납니다.
스티브 잡스는 유명하게 소비자들은 자신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른다고 말했었죠 ㅎㅎ. 또 본인이 하는 일은 아직 세상에 존재하지도 않기 때문에 소비자 자신들이 원하는 지도 몰랐던 물건들을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했구요. 물론 하루가 멀다하고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고 혁신이 창조되는 테크놀로지 업계와 매우 보수적이고 또 폐쇠적이기까지 한 최고급 패션/악세사리/자동차/서비스 업종은 많은 차이가 있지만, 과연 이런 식의 경영이념이 럭셔리 마켓에도 적용될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아직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파격적인 물건들을 만들어서 혜성같이 나타나 하이엔드로 진입하는 것이 과연 가능할지, 또 그것이 가능하다면 그런 물건이 무엇일지,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
호를로스
2013.03.08 07:16
패션업쪽은 아이티업계와 달리 뻔한 아이템이어서..투명망또를 만들어내지 않으면 별 신선함은 없지 않을까요?^^
저희 업계 임원들은 "스몰 마켓 소비자들은 자신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른다" 라고 말합니다.
스티브잡스와 비슷하죠?^^
-
메디치
2013.03.08 09:51
스티브 잡스는 아마 자기가 그 분야에 있어서는 최고다..라는 인식이 당연히 깔려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했을 것 같습니다.
기존에 존재하던 상품이 아니라, 어떻게 보면 무에서 유를 "창조"해 낸 것인데, 당연히 그 설계자인 본인이 그 분야에서 누구보다 뛰어나다는 걸 알고 있었으니까요.
패션업에서는 "창조" 적인 느낌보다는, 다른 분야와의 접목이나 조화, 기존에서 보지 못했던 참신함, 신선함, 변화 등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보는게 맞겠죠.
그나마 근래 들어 큰 창조나 혁신이 있었다면 "고어텍스"와 같은 다기능성 소재의 개발 정도 생각나네요. 그리고 호를로스님 생각처럼 투명망토가 나온다면 진정 패션업계의 스티브 잡스로 영원히 남을듯합니다 ^^;;
-
굉천
2013.03.08 07:00
하이엔드 포럼에도 멋진글을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봐도 다소 놀라셨을 것 같음에도 불구하고, '업계의 시각과 무관한 매니아의 관점'이란 것에 대해
어느정도 이해해주신 것 같아 그 부분도 감사드리구요 ㅋ
언급하신 브랜드 중 AP의 시계를 하나 가지고 있습니다만,
분명 예거 포럼에 포스팅을 하실 때와 마찬가지로 그냥 알고계신 업계의 시선들에 대해
있는 그대로 서술하신 것이실 텐데도
예거 포럼 글을 볼 때는 "이 부분은 시계매니아(혹은 예거매니아)의 시선과 다르다는걸
꼭 알려드려야지" 라는 의지가 불타올랐던 반면,
AP를 포함한 이 글을 볼 때는 그냥 '아 그렇구나' 하고 고개가 끄덕여질 뿐이네요^^;;
기존에 제가 바라보던 시선하고도 별 차이가 없어서인지,
'이미 최고인데 뭐' 라는 마음이 스스로에게도 있어서인지(물론 저나 제 시계가 아니라, 브랜드가요.),
아니면 브랜드 자체에 대한 애정이 예거한테 있는 것 보다는 덜해서인지는
저도 정확히 잘 모르겠습니다 ㅋㅋ ^^
-
호를로스
2013.03.08 07:11
굉천님 덕분에 저도 많이 배웠습니다.
판매자 입장에서 매니아의 관점은 당연히 받아들이고 참고해야죠.
예거에 대한 부분은 브랜드 매니아이셔서 그럴 수도 있고, 그런 일은 다른 경우에도 많이 보입니다.
루이비통이나 프라다 좋아하는 여성분들께 에르메스보다 못하다고 하면 화를 내고,
티파니 좋아하는 분들께 해리윈스턴보다 못하다면 화를 내거든요..그러나 반대의 경우엔 "뭔소리래?" 하고 넘어갑니다.
뭐..약간 켕기는 부분을 건드리면 속상하다 해야 할까요..그런 마음이라 생각되네요.^^
심한경우 제네시스가 A6보다 못한게 뭐냐며 발끈하는 사람도 있어요.ㅋ
진짜 그렇게 믿는지, 믿고 싶은지는 모르지만 소비자로서 가치판단은 극히 주관적인 것이니 그런 부분은 절대 존중합니다.
제가 예거에 대해 판매자로서 갖는 느낌과 소비자로서의 느낌이 일치하는 반면, 어떤 분들은 또 다를 수 있으니까요.
브랜드에 애착이 남다른 분들이 있어서 실제 상황에선 그런 분들 앞에서 많이 조심스럽습니다.
심하게 경쟁적인 분들은 여기 적은 시계들의 약점에도 발끈하실 것 같아요.^^
-
freeport
2013.03.08 07:20
호를로스님의 글을 읽으면서 매번 느끼는 것은 "참 재미있다" 입니다 ㅎㅎ.
업계 인사이더로써의 내부적인 관점과 정보에 기반된, 그리고 멋진 글솜씨까지 어우러진 글들을 일고 있으면 내가 굳이 시계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도 재밋게 읽을 수 있는 글들인 것 같습니다.
시계 마니아들의 관점 또한 의미가 있고, 나름대로의 가치가 있지만, 아무래도 개인의 "감성"에 많이 좌지우지되고 또한 대부분의 마니아는 가지고 있는 정보도 이러한 포럼을 통해서 얻은 것들이 상당부분이라 업계 전체를 바라보려 할때 그려내어지는 그림이 부족한 부분이 많은데, 호를로스님과 같이 전문적으로 그런 일을 하시는 분께서 이런 정보를 나누어주시니 참으로 흥미있고 refreshing 합니다. ^^
-
호를로스
2013.03.08 07:24
재미있게 보셨다니 감사합니다.
저희는 업무적으로 객관성과 중립을 유지할 의무가 있지만, 매니아들은 그럴 필요가 없어서 어딘가로 치우친 판단을 내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소위 고수가 되면 판단없이 즐길 수 있는데, 그건 너무 힘들죠.
마치 축구가 좋아서 응원하는 팀 없이, 승패 관계없이 밤새도록 해외축구를 보는 사람이 있기 힘든 것처럼요.^^
이런 공간에서 재미있는 것이 브랜드 홍보전략을 그대로 숙지하고 그것을 신봉하는 분들을 만나는 일입니다.
시계는 잘 모르지만 제 업종인 경우 경쟁브랜드들의 전략까지 손바닥보듯 훤한데, 그것을 맹신하는 분들을 보면 즐겁기도 하고 놀랍기도 하죠.
경험이 없을 때는 '이런 뻥을 쳐도 믿을까?' 라고 생각했는데, 이젠 '야, 웬만한건 다 믿으니까 일단 좋은거 다 갖다붙여!' 라고 지시하고 있어요.^^
-
freeport
2013.03.08 07:25
한 가지 궁금한 것은 "영화배우를 광고나 언론에 등장시키면" "아주 힘든 상황"이라고 하셨는데 이러한 초고급 마켓에서도 만약 위기 탈출을 위해 이런식의 마케팅 캠페인을 할 경우 효과가 있나요?
-
호를로스
2013.03.08 07:34
빅토리아 베컴이 에르메스 벌킨백의 팬이라 하며 수십개가 있다고 언론에 노출된 후 홍보담당 직원들은 그런 기사를 더이상 내지 못하도록 입막음하느라 힘들었습니다.
몇년 전 한국의 한 드라마에 페라리 캘리포니아가 협찬으로 나왔는데, 본사에 우연히 알려져 불벼락이 날아갔답니다.(확실친 않아요)
알파치노인지 로버트드니로인지 둘중 한명이 브레게의 시계를 영화에 차고 나온적이 한 번 있었는데, 협찬이 아니라고 언론에 흘렸습니다.
이처럼 부정적인 일은 봤어도 홍보에 이용한 경험은 아직 없어서..위기탈출에 효과적이진 않으리라 예상되긴 해요.
에르메스가 LVMH와 분쟁이 있어 들썩이면서도 유럽 정치인들 부인 손에 들려진 벌킨백을 간접 홍보하도록 애쓴걸 보면요.
영화배우들은 순수한 실력을 평가하기 어렵고, 포장되는 부분도 있어 부자들이 싫어하는데, 이미지좋은 스포츠스타나 클래식 연주자처럼 객관적으로 측정 가능한 지표가 있는 곳에서 성공한 사람들은 상당히 인정해주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도 베를린 필하모닉의 수장이었던 Sir, 사이먼 래틀과 협업을 시도했지만 그들 역시 콧대가 하늘을 찔러 보기좋게 물먹었죠.ㅠㅠ
유명 정치인이나 베켄바워급 운동선수, 사이먼 래틀급의 클래식 연주자라면 이미지쇄신도 가능하리라 봅니다.
-
freeport
2013.03.08 08:01
아 그렇군요 .답변 감사합니다. 아무래도 원래부터 별 효과가 없거나, 아니면 얻는 것 보다는 잃는 것이 더 많기 때문에 그러한 마케팅을 하지 않는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물론 위기가 온다면 그런 계산의 공식이 조금 달라지겠지만요.
자꾸 질문드려서 죄송하지만 요즘들어 오데마 피게의 경우 테니스의 조코비치, 골프의 매킬로이, 축구의 메시 그리고 농구의 르브론 제임스까지(!) 운동선수들을 brand ambassador 로 고용해서 마케팅에 사용하는 것을 더욱 더 활발하게 하는 것 같은데, 이것도 위블로나 리차드 밀의 약진 등을 이유로 일종의 위기감을 느끼기 때문일까요? RO 와 ROO 의 스포츠 시계가 주력이니 스포츠 스타를 마케팅에 이용하는 것이 이상하지 않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래도 swiss big 3 인데, 파텍이나 바셰론과는 많이 대조되는 것 같습니다.
-
호를로스
2013.03.08 08:27
빅5나 스위스 빅3라는 표현은 특별히 없지만, 대개는 파텍, 브레게, 바쉐론을 한 묶음으로 봅니다.
얼마전 한국의 럭셔리인가 노블리스인가 한 잡지에서 보니 스위스 빅3이라 해서 파텍, 브레게, 바쉐론으로 보기도 하던데요.
오데마같은 경우 빅3보다 못해서가 아니라, 스포츠시계 위주라서 중첩되는 부분이 없다보니 세부적으로는 독점 마켓이나 다름없기도 하고, 위블로는 물론 롤렉스와 경쟁하기도 합니다.
마켓내 오데마의 목표라면 파텍필립 노틸러스나 브레게 마린, 바쉐론 오버시즈에게 손님을 빼앗기지 않는 방어적 차원 정도인데 위블로가 나타나 고민이 되겠죠.
그러나 오데마 역시 다른 세 브랜드보다 실적이 나쁘면 직원들은 깨지겠죠.ㅋ
오데마가 아무래도 위블로때문에 상기 마케팅을 하는 것도 맞다는 것이 개인적인 판단입니다.
아직 위블로의 점유율이 오데마에 비할바는 아니나, 그래도 경계 대상이니까요.
세간에서 위블로를 욕하며 저주하는 모습은 15년 전 랑에를 욕할 때와 비슷한 모습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앞서 말씀드렸듯이 이미지 좋은 중견 스포츠스타는 연예인과 달리 부자들에게도 존경의 대상이며 일부 동경의 대상이기도 해서 스포츠시계인 오데마가 그들과 함께하는 것은 나쁘지 않습니다.
브레게가 나폴레옹이나 처칠, 파텍필립과 브레게가 성공한 기업인들을 중첩시키는 것과 비슷한 정도라 보셔도 될 듯 하니다.
오데마와 스위스 빅3는 페라리와 롤스로이스처럼 가는 길이 다르니까요.^^
-
스피릿99
2013.03.08 08:00
출근하여 혹시나 해서 봤더니 역시나 하이엔드 동에도 글이 하나 올라왔네요~!! 잘 읽었습니다. 아주 흥미롭고 즐겁게 읽었습니다. 그리고 어쩌면 서열화 시키고 싶은 것은 인간의 본성이며, 최상위권으로 들어가고 싶은 중간계열의 욕망의 결정체가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ㅎㅎ(물론 이전에 말씀드린것처럼 자본주의 서열화가 당연한 우선 전제조건이구요)
그리고 스타마케팅의 경우에는 일반 SPA브랜드야 브랜드 가치라는게 일시적인 트렌드에 편승하는 것 뿐이기 때문에, 무조건 사용하겠지만....상위 브랜드로 갈수록 짧은 트렌드에 유행하는 것을 가장 경계해야 하는 것이니 당연한 결과가 아닐까 싶네요.
영화배우, 스포츠 스타는 아무리 세상이 좋아진 요즘에 와서도 전통적인 부자나 권력가들에게는 딱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수준으로 인식하는 것 같습니다.
-
호를로스
2013.03.08 08:31
맞는 말씀입니다.
서열화를 하는 소비자의 욕구와 그를 이용하는 회사의 의도에 대해 정확히 짚어주셨네요.
그런데 영화배우와 달리 유럽의 백인 스포츠 스타에 대한 인식은 조금 다르긴 합니다.
유럽 프로축구단의 유소년 회원이나 클럽 볼보이같은 아이들 중 명문가 자제들도 꽤 많습니다.
그리고 테니스나 골프선수 중에선 명문가 자제들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좋은 환경에서 자란 것도 중요하겠고, 그보다 훌륭한 커리어를 쌓으면서 사생활이 좋으면 상당히 존경받더라구요.
뭐 결국 그런 선수들이 구단주나 경영자가 되는 등 상위클래스로 입성하니까요.^^
-
리라라
2013.03.18 00:41
오늘 피겨 세계선수권대회를 보고 나서 김연아선수의 마케팅 가치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동양의 소국 출신이라는 단점은 있지만, 귀족 이미지를 가진 피겨 스케이팅 종목이며, 실력은 확실하고(레전드의 길을 가고 있지요..),
공적 사적 생활에서 모두 이미지가 좋은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
-
서브넌데이트
2013.03.08 09:19
또 좋은 글에 감사합니다~^^ 호를로스님의 글을 포럼 게시판과 상관없이 계속 찾아서 읽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저는 하이엔드 포럼에는 거의 안 들어오거든요..ㅎㅎ)
매니아의 입장은 알고 있지만, 판매자나 홍보자의 입장을 새롭게 알게되는 것이 저로서는 참 즐겁습니다~^^
아~ 또 추천드립니다..ㅎㅎ
-
호를로스
2013.03.08 09:59
몇개의 글을 작성한 뒤 댓글들과 쪽지들을 읽어보면서 '회사의 입장을 모르고 있는 소비자가 예상보다 많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런 순수함이 때로는 좋지만 너무 특정브랜드 매니아적 시각으로 치우치면 합리적인 소비생활이 어렵지요.^^
-
뽀식
2013.03.08 10:05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호를로스님의 글이 있군요 ^^
요 며칠 님글을 읽는 즐거움이 있어 좋았습니다. 이것 저것 많이 배웁니다.
-
김우측
2013.03.08 10:26
AP가 본래 스포츠시계 회사는 아니었지만 이제는 RO 덕분에 어쩔 수 없는 이미지를 가지게 되었군요. 흥미로운 글 잘 읽었습니다.
AP에는 꽤 많은 운동선수들이 brand ambassador로 있습니다. 제가 이전에 AP 임원에게 들은 이야기로는 마케팅 측면에서 운동선수들을 활용하는 케이스는 그 선수가 하는 운동이 luxury sports이냐가 중점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테니스나 골프, 요트, F1 같은 스포츠의 선수들을 ambassodor로 합니다만, 근래에는 특이하게도 K1, 축구, 농구 같은 운동의 선수들도 합류하더라고요. 이들같은 경우에는 대부분이 운동선수들이 AP를 좋아해서 ambassador로 합류하는 경우라고 합니다. 그리고 의외였던 점은, 이들 운동선수들에게 광고료를 지급하지 않는다는군요. 어디까지나 홍보대사일 뿐, 자신들이 고용하는 광고모델은 아니라는 이야기여서 재미있었습니다.
다음 이야기 매우 기대됩니다. :)
-
호를로스
2013.03.08 11:33
소비자에게는 광고료를 지급하지 않는다 하겠지만, 시계를 여러개 준다던가, 지정하는 곳에 후원금을 내거나 하는 음성적 방식으로 뭔가 주긴 줘야합니다.
저도 예전엔 당연히 협찬을 요구하는 스포츠스타를 보며 양아치인가 생각했는데, 어려서부터 협찬받는 것이 너무 익숙해서 당연히 협찬을 받는 것으로 알더군요.
양아치여서 그런 것이 아니라 천진하게 웃으며 정말로 그래야 하는 것인줄 알아서 "아 그런거구나" 하고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하다못해 자신이 후원하는 자선단체에 기금을 내라는 식으로라도 뭔가 달라고 합니다.
훌륭한 일이긴 하지만 사고의 구조가 우리와는 다르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가난한 사람에게 나누어주는 훌륭한 스포츠스타가 많지만 럭셔리업계에는 가혹하리만큼 받을거 다 받아갑니다.
가장 큰 도움이 되는 파워블로거나 한번에 수십개의 시계를 사는 사우디 왕족이 물어봐도 저희는 진실을 그대로 말하지 않습니다..그것을 직업의식, 프로정신이라 생각하기도 해요^^
-
김우측
2013.03.08 15:00
네. 저도 뭐 정말로 아무것도 안준다고는 생각 안했습니다. 당연히 그 사람 edition이 되는 시계 같은건 주겠지요. 그것뿐만은 아니겠지만.
마지막 말씀은 꽤나 와닿는군요. ㅎㅎㅎㅎ
-
freeport
2013.03.08 15:59
르브론 제임스 같은 사람이 시계 몇개 받는다고는 해도 돈 한푼도 안받고 홍보대사가 되어준다는 것은 기회 비용을 생각하면 쉬운 결정은 아닐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서 롤렉스에서 몇백만불 줄테니 광고모델을 해달라는 제안을 받는다고 해도 이미 AP 의 홍보대사가 된 이상, 수락할 수가 없을테니까요.
그나저나 운동선수가 광고로 돈 벌러면 역시나 골프를 해야할 것 같습니다 ㅎㅎ.
오랫동안 필 미켈슨이 타이거 우즈 다음으로 온 세계 모든 운동선수들 다 통틀어서 광고로 번 수익이 2등이었는데 왜 그런지 쉽게 이해가 되지 않았었거든요.
자기 스포츠에서 1등도 아니고, 골프가 축구나 농구, 야구, 하다못해 미국 내에서만 알아주는 미식축구보다 인기가 많은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돈을 많이 벌어들이는지 의문이 갔었는데, 역시 골프라는 스포츠의 이미지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실제로 AP 의 brand ambassador 중에서도 골프 선수가 압도적으로 많은 것 같군요.
-
kraretto
2013.03.08 10:49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추천드립니다..
-
알즈
2013.03.08 11:00
정독 후 댓글 달게 되네요.
다른 게시판에서 쓰셨던 글도 재밌었지만
오늘은 뭔가 다음편이 기대되는?? 그런 글이군요.
예고도 해주셨겠다. 여러가지 이야기 많이 적어주시면 좋겠네요
추천 한방 꾹 눌러드려요 ^^
-
굉천
2013.03.08 11:03
그러고보니, 마켓에서 위블로를 바라보는 시각이 매우 궁금해지네요.
매니아들이 위블로를 바라보는 시각이야 어느정도 아시는것 같고 ㅋ
마켓에선 어느정도 위치로 인정받고 있으며, 실제 매출이라든가 이런 규모 면에서도
AP의 '경쟁자' 지위까지 올라온건지, 그리고 마켓에서는
말씀하신 '대기업의 힘, 혹은 돈의 힘으로' 역사 뭐 이런거 없이
단번에 강제로 맨위로 끌어올려놓은 브랜드들을 바라볼 때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는지
(예를들어 기존 왕족 입장에선 족보없는 놈이라고 괄시한다든가, 그래도 어쨌건
잘팔리고 돈많이 벌리면 무조건 인정.. 이라든가 뭐 이런 분위기 말이죠 ㅋ)
암튼 여러가지 것들이 궁금합니다 ^^
-
barnage09
2013.03.08 22:24
매출면에선 AP 에게 위협적인 존재인건 확실한듯 합니다만 위블로의 거품 인기가 오히려 AP 의 존재감을 더 키워줄듯 합니다...
하이엔드 스포츠 워치의 끝도 의미도 없는 한정판 생산은 이제 멈추어야 한다 봅니다...
대표적으로 빅뱅, RO 오프셔, RM 011 등이 있지요....
요즘은 리미티드 에디션의 의미가 전혀 없어보여요...
특히 생산 갯수가 500~1000 개나 되는 시계가 굳이 리미티드 에디션이란 타이틀이 왜 필요한건지.....
추천합니다...
-
페니
2013.03.08 11:11
예거동과 IWC동과는 같지만 또다른 이야기들이 있군요. 호를로스님 이야기 너무 재밌어요^^ 마케팅과 시장 관점에서 보는 시계 이야기 시리즈로 묶어도 되겠는데요 ㅎㅎ 다음편도 기대할께요!
그리고 읽다가 보니 '시계'라는 주제에 또 어떤 관점이 있나 생각해보게 됩니다.(예전 글들도 찾아보게 되구요^^;) 무브먼트에 관심이 생기기 시작한건 링고님의 글들이었는데, 이런 각기 다른 관점으로 시계 이야기를 펼쳐나가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다른 고수님들이 한 번씩 올려주세요!
-
mdoc
2013.03.08 11:51
좋은 글 정말 잘 읽고 있습니다. ^^;
사실 공급자와 소비자의 입장은 상당한 괴리가 있을 수 있으며 그게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로 들어갈수록 그 차이는 커질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저도 작은 점빵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소비자를 이해시키기 위해 설명을 많이 하는 편인데도 아무리 해도 이해를 시킬 수 없는 상황이 있거든요.
(어러한 상황을 소비자는 이해를 못합니다. 대부분 자세한 설명을 하면 본인이 100%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요...^^)
어떤 경우에는 오히려 말을 아끼는 것이 배려인 경우도 있구요 너무 자세한 설명은 소비자에게도, 공급자인 저에게도 해가 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솔직히 호를로스님께서 업계의 솔직한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시는 게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것 같습니다.
제 분야에서 일을 하면 어쩔 수 없이 시야가 좁아지고 타 분야의 견문이 짧아지는 폐단이 있는데 저 자신도 상당히 경계하는 부분입니다. 그런 면에서 타포는 다양한 의견과 생활을 접할 수 있는 재미있는 공간이네요. 바빠지시더라도 종종 놀러오시면 좋겠습니다. ^^
-
호를로스
2013.03.08 13:34
사실 제가 밝인 내용들은 63빌딩의 창문 한쪽 정도도 되지않을 작은 부분일 뿐입니다.
적어도 이정도 내용은 파악하셔야 럭셔리시장에 속한 시계를 잘 이해하시리라는 생각이 들어 최소한을 적은 것입니다.
말씀대로 소비자와 공급자의 괴리는 상당하며, 소비자의 시각에 맞추기도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소비자의 시각을 회사에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끌어가는 것이 저같은 사람의 업이라 생각합니다.^^
-
션군
2013.03.08 15:16
좋은 글 잘 읽구 갑니다..
추천과 함께요..
^^
-
하니
2013.03.08 17:16
위블로에 대한 글을 먼저 읽고 와서 읽었는데 역시 재미있군요.
큰 시각으로 보니까 시계 선택에 있어서 길이 보이기도 하네요.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드리겠습니다.
-
딜런골드
2013.03.08 18:05
장문의 멋진 글 잘읽고 갑니다 하나하나 배워가는 느낌이 드네요^^
-
shong
2013.03.10 11:29
호를로스님 글 볼때마다 참 재밋네요^^
-
슈가트랙
2013.03.11 15:43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
뚜루비용
2013.03.12 18:15
빅5 나 빅3
이런 말들에 너무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미스코리아라 해서 최고 이쁜 여자는 아니니까요...미스코리아 출마한 사람중에 심사위원이라는 사람들에게 표를 많이 받은 사람일뿐
더 예쁜 사람은 미스코리아 출마도 하진 않지요.
만듬새, 느낌, 기계적으로 느껴지는 정신적인 만족감이 있으면 그걸로 오케이죠
가격이다,역사성이다, 품격이다....이런 것들이 결국 명품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들이 만들어낸 유혹이 아닐런지...
-
Jay lee
2013.03.13 15:36
좋은 글 잘 앍었습니다~ 많이 배우네요~ㅎ
-
KIMAI
2013.03.15 18:53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안반
2014.03.20 05:23
흥미롭습니다~~
-
오늘은
2014.09.07 22:36
너무 좋은글.스크랩 해갑니다 ^^
-
카타르
2016.05.25 11:37
좋은글 감사합니다.
-
껌스
2016.12.30 14:03
다시 정주행 중 입니다. 꽤나 뼈아픈 얘기가 많네요 ㅎㅎ
-
흰흰파흰
2017.07.18 12:52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네요
또 좋은 글 올려주셔서 잘 봤습니다. 시계에 관련된 좋은 내용들이 많아서 좋은 공부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오너 경영인과 전문 경영인의 차이에서 많이 공감합니다.
아무리 전문 경영인이 뛰어나도, 경영 능력이 검증된 오너 경영인의 마인드를 쫓아 갈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A그룹 얘기하시면서 중동/유럽의 왕족/귀족, 서구나 중화권의 부호들, 그리고 각 나라의 최상류층을 타겟으로 한다고 말씀을 자주 하셨는데,
실제로 전문 경영인은 그 범주에 스스로가 들지 못하기 때문에, 시계나 마케팅이라는 분야에는 전문가이겠지만,
결국은 마케팅 대상인물들에게는 주변인으로 보일 뿐입니다.
기술력과 함께 고급스러움, 아름다움, 역사성, 희소성 등의 이미지를 판매하는 럭셔리 마켓에서 마케팅이 번번히 실패하는 이유는
만들고 판매하는 사람과, 그것을 사는 사람의 마인드가 틀리기 때문입니다. 많은 전문 경영인들이 말합니다. 자신들의 가치와 이미지를 봐달라고..
그러나, 고객층의 마인드와 라이프스타일을 모르는 한, 그저 뜬 구름잡는 행위일 뿐이며, 실제와 동떨어진 이미지를 팔려고 노력하는 것과 같습니다.
국내을 예로 들자면, 신세계 인터내셔널이 잘 나가는 이유는 이명희 회장/정유경 사장이 자기들이 즐겨입던 옷, 즐겨먹던 음식을 그대로
수입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자기 주위 사람들한테 잘 팔릴거라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는 것이죠.
럭셔리 마켓에서 오너경영인의 영향력과 의지는 매우 중요합니다. 만약 오너 경영인이 아니라면 고객층의 마인드와 라이프 스타일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자세가 매우 중요합니다. 막연히 우리 브랜드는 이런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다라고 설정해 놓는 것은 크게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 허허벌판의 나홀로 외침일 뿐입니다.
여기서 한가지 질문을 해본다면, 과연 럭셔리 브랜드를 이끄는 전문 경영인과, 특히 한국 지사를 이끄는 마케팅 담당자가
"소비자들에게 자신의 가치의 이미지만을 공표하는 자리"가 아니라, "소비자들에게서 배우려고 하는 자리"를 얼마나 만들었냐 하는 것입니다.
실제 고객층에게서 배우려고 하는 자세는 럭셔리 브랜드의 성공에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다른 글에서 호를로스님께서 20명 미만의 작은 홍보 쇼케이스 같은 것을 언급하셨는데,
어쩌다 보니 국내에서 열리는 몇몇 브랜드(샤넬, 에르메스, 루이비통 및 여러 비주류 브랜드, 그리고 각종 편집샵)의 패션쇼와,
20명 남짓한 트렁크쇼(백화점 폐점 후 매장 내에서 또는 개별 부띡에서)를 지난 십여년 간 한국에 있는 경우 빠짐없이 참석했습니다.
트렁크쇼는 아시다시피 짤막한 쇼가 끝나면 모델들이 입고있던 옷/악세사리들을 그자리에서 바로 살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좋은 기회입니다.
가장 먼저 구입하길 원하는 고객들을 배려하는 자리이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그 브랜드 담당자가 "고객에게 배우는 자리" 이기도 합니다.
그날 잘 팔리는 물건들 위주로 다음 시즌 바잉 플랜을 세우면, 적어도 중간 이상은 가니까요.
성공하는 럭셔리 브랜드와 실패하는 럭셔리 브랜드의 차이는 고객층의 마인드의 라이프스타일을 얼마나 이해하고,
그들의 needs를 얼마나 정확히 꿰뚫었냐가 관건입니다. 물건 값 낮추면 잘 팔리고 매출 늘수도 있지만, 이미지는 떨어지기 마련입니다.
상업적인 값, 그리고 무형의 브랜드 가치와 이미지를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꾸준한 매출을 보이는 브랜드를 갖기 위해서는
판매하는 자신이 그 고객층이거나, 그게 아니라면 고객층에게 배우는 자세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위블로 얘기를 언급하시면서 특수한 사례라고 하셨는데, 마케팅 담당자의 눈으로 볼때는 특수한 사례로만 보고,
기존의 마케팅 수단과 다른 범주에서 다룰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복잡하게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고객의 입장에서 볼때 "살만한 물건"이니까 사는 겁니다.
럭셔리 브랜드의 고객층이라고 해서 돈을 함부로 쓰는게 아닙니다. 더 꼼꼼하고 빈틈없이 생각할 때가 훨씬 더 많죠.
위블로는 가치가 부족한 물건을 마케팅의 힘으로 극복해서 억지로 올려놓은게 아니라,
비록 아직은 소수라고 하더라고 자신들의 고객이 될만한 사람들의 생각을 제대로 반영해서,
고객들이 보기에 "이만한 가격을 지붏할 용의가 있는 좋은 제품"을 만들어 팔고 있기 때문에 성공했다고 봅니다.
사실 위블로의 성공에 대해서는 저 개인적으로도 많은 관심이 있어서,
호를로스 님께서 다음에 올려주실 위블로의 하이엔드 마켓 강제진입에 대해서 기대하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