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A6497-1 브릿지 제작기 (스크롤 주의)
안녕하세요 타임포럼 여러분. 대부분의 시간을 눈팅하며 간혹 테크니컬 게시판에 댓글을 달며 활동하는 AWCI입니다.
여러분들의 드림와치는 무엇인가요? 저에게 드림와치는 바로 필립 듀포르의 단순함입니다. 가격이야 요즘 타임포럼 유저분들께서 착용하시는 시계에 비하면
비싼것도 아니지만 희귀함과 소장가치때문에 저에게는 언젠간 꼭 제 손목에 차보고싶은 시계 1순위 입니다.
그런데 요즘 시간의 여유가 생기게되어 듀포르의 단순함과 비교한다면 정말 허접하지만 그래도 나만의 단순함을 가져보고자 ETA사의 6497-1를 이용하여
세상에 단 하나뿐인 시계를 만들어보기로 하였습니다. 다 완성이 되기까지는 얼마나 걸릴지 모르겠지만 꾸준히 평일 그리고 주말에도 짬짬히 일을 하여 하나 둘씩 완성해
가고있습니다. 이 사이버세계의 목적이 공유인만큼 많은분들과 제가 하는 일을 공유하고자 이렇게 용기내서 올려봅니다.
스크롤의 압박이 슬슬 조여올텐데 다들 흥미롭게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너무나 갖고싶어하는 필립 듀포르의 단순함 입니다. 많은분들께서 몇년전 MBC방송 영상을 통해 많이 접하셨을거라 생각됩니다. 요즘 화려한 시계들에 비하면
심심한 얼굴을 가지고있지만 시계의 본질을 충실히 하는 시계입니다.
시작하기에 앞서 시계의 디자인을 미리 해보았습니다. 자세히 보셨다면 이미 눈치채셨겠지만 무엇을 생각하고 있었는지 3번째 바퀴 부분의 디자인이 엉망이네요.
그리고 6497-1 무브먼트의 특성상 click, crown wheel, 그리고 rachet wheel이 브릿지 위에있어 아랫쪽으로 숨기려해보았지만 한계가 있고 일이 너무 커지는것 같기에
수정을 하지않았습니다. 그리고 보시다시피 6497-1가 포켓와치에 사용되는 무브먼트기때문에 용두가 12시 방향을 향하고있고 위 세개의 바퀴들때문에 단순함을
완벽히 카피하지는 못하였습니다. 앞으로 계속 디자인에 수정이 이루어질테니 아직은 저도 제 시계가 어떻게 될지 모릅니다.
시작하기에 앞서 steady pin과 screw가 들어가는 구멍들을 표시해 줍니다. 제 기억으로는 파란색은 screw 였고 주황색은 steady pin으로 기억합니다.
자 여기서 steady pin 이 무슨 역할을 하는지 궁금하신 분들이 계실까하여; steady pin은 브릿지들이 메인 플레이트에 밀착되어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해줍니다.
나사는 단지 두 판이 떨어지지않게 고정할뿐 실질적으로 움직이는것을 고정하는데에는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합니다. 그렇기때문에 완벽하게 고정을 하기위해서는
최소 한 브릿지당 steady pin이 2개씩은 있어야합니다. 여기서 눈치 채셨겠지만 듀포르의 단순함의 디자인을 따라가기위해서는 2개 더 많은 steady pin이 필요로합니다.
드릴 프레스를 이용하는 것을 사진으로 찍지못하였지만 메인플레이트를 청동판에 순간접착제로 붙인 후 조심스럽게 그 구멍에 맞춰 steady pin이 들어갈 구멍을 뚫어줍니다.
steady 핀은 구멍보다 약 0.03mm 크게 제작하여야하며 나사보다 먼저 만드는 이유는 위에서 설명하였다시피 판을 고정하기위해서는 이 핀들이 가장 큰 역할을 합니다.
Cutting broach와 smoothing broach로 핀들이 들어갈수있게 구멍을 확장해준 다음 아래와 같이 끼워 넣습니다.
핀들의 길이는 제 취향에 맞게 디자인 된 판에 맞게끔 제작되었으며 여러가지 방법들이 있습니다. 뒤포르처럼 위에서는 보이지않게 만드는 방법도있고 저 같은 경우엔
나중에 핀을 파란색으로 가열할것이고 청동판을 은색으로 플레이팅 할것이기에 이렇게 만들었습니다.
자 그리고 위에선 보이지않던 나머지 6개의 구멍이 생겼지요? 이 구멍들은 앞으로 나사가 들어갈 구멍입니다.
이 작업은 제가 사용하는 vector lathe에서 face plate를 이용하여 어느 모양의 물건이라도 정중앙점을 찾을수있게 해주는 도구입니다. 사진상으로는 안보이는데
MADE IN KOREA 입니다. 뿌듯뿌듯^^
자, 그럼 시작하고자하는 지점의 정중앙을 찾았다면 시작해봅시다. 사람이 하는 일인만큼 100% 정중앙을 찾기란 힘들지만 그래도 거의 99%까지는 찾을수있습니다.
정중앙을 찾았다면 그 다음으로는 구멍을 뚫어야겠지요. 지금 작업하고있는 부분은 바로 center wheel 입니다.
Recess를 자르기전 구멍을 뚫어 나중에 boaring을 하기가 쉽게끔 이렇게 합니다.
사진으로써 정보가 전달될것같아 잠시 감상해보시지요!
Escapement wheel
4th wheel
3rd wheel
barrel
짜잔~ 이렇게 발란스 휠을 제외한 모든 휠들의 리세스가 만들어졌습니다. 아직 쥴을 설치하지않는 관계로 어떻게될진 모르겠지만 일단 휠들의 거리는 완벽합니다.
그리고 저 밑으로 ETA사의 2824가 보이네요. 오메가에서 굉장히 많이 쓰이는 무브먼트중 하나입니다. 씨마스터에는 약간 수정된 버전이 들어가있습니다.
이제 마지막으로 발란스 휠이 들어갈 곳이 만들어졌는데요, 시간관계상 발란스휠은 언제 할지 아직 모르기때문에 구멍은 그냥 놔두었습니다. 나중에 시간적여유가
생긴다면 내년쯔음해서 해보려하네요.
짜잔~ 이젠 뒷면에 있는 rachet wheel이 들어갈 구멍을 만들었습니다. 저~기있는 송편모양의 구멍, 정말 예쁘죠?
클릭과 크라운휠이 들어갈 구멍을 만들기전 나사가 들어갈 구멍을 확장시켜줍니다.
그런데 자세히보시면 아시겠지만 왜? 왜! 끝까지 구멍의 크기가 일정하지않느냐구요?
시계의 나사는 브릿지에는 thread가 없습니다. 즉, 나사가 실질적으로 조이는곳은 메인플레이트이고 나사의 큰 머리가 브릿지에 걸터앉아 확실하게 두 판을 조여주는것이지요.
그렇기때문에 브릿지는 =[] 모양의 구멍만 있을뿐입니다.
크라운 휠이 들어갈 구멍을 만들어주시고~
자 이제 클릭이 들어갈 구멍과 클릭 스프링이 들어갈 구멍까지 완성되었습니다. 휴~ 거의 다 왔네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허나 너무나도 비싼! schaublin lathe에서 밀링 작업을 합니다. 바로 드디어 마!지!막! 관문인 용두가 들어갈 구멍을 만들어주는것인데요,
sliding pinion과 winding pinion의 구멍까지! 약 0.1mm의 오차가 있었지만 아무튼 그럭저럭 잘 끝냈습니다.
제 청동판은 스톡(stock)에 비해 약 0.42mm가 두껍습니다. 그렇기때문에 약 0.32mm를 잘라내주었는데요, 뒤포르의 단순함처럼 제네바 스트라이프 피니쉬를 해보고싶어
약 0.10mm를 남겨두었습니다. 허나 언제 끝낼련지는 모르겠네요. 제네바 스트라이프를 시도해보기위해 굉장히 많은 시간을 투자해보았지만 기술부족인지 도구가
마땅한게 없어서 그런것인지 잘 나오지않아 나중을 위해 이렇게 남겨두었습니다.
자 이렇게 쥴(jewel)까지 모두 성공리에 설치를 하였습니다. 눈치 채셨나요? 이래서 일을 할땐 집중하라 하나봅니다. 친구와 이야기하다 실수로 3번째와 이스케잎 휠의
구멍을 너무나도 크게 만들어 이스케잎 쥴은 조금 더 큰 사이즈인 200/13으로 교체하였고 3번째 휠은 가지고있는 여분이 없어 staking set으로 구멍을 작게 만들어주었습니다.
저 위에 삼각형 모양이 보이시나요? 더욱더 집중해야겠습니다. ㅠㅠ
자 이제 작업은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습니다. 이젠 단순함처럼 예쁘게 잘라보아야겠네요.
대충 이렇게 마킹을 해놓고,
짜자잔~ 이렇게 첫 브릿지가 90% 완성되었습니다. 그리고 어디서 저렇게 스크레치가 났는지 아마 두께를 자를때 실수로 상처를 입힌것 같습니다. 그래도 나중에
다시 피니쉬를 할때 없어질 테니 그다지 신경쓰이진 않습니다. 아직 뒤포르의 단순함처럼 멋진 곡선이나오려면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겠지만 지켜봐주세요.
어떤가요? 아직 나머지 2개의 브릿지가 완성되어야하지만 최소 일주일은 짬짬히 일해야 가능할것 같습니다. 오늘 저 브릿지하나 하는데도 자그마치 6시간이라는 시간이
걸렸네요. 뭐 대단한것은 아니지만 나름 이쁘게해본다고...ㅎㅎ
저와 함께 이글을 읽어주신 여러분, 감사드립니다.
조만간 나머지 사진들과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그리고 질문이 있으신분들은 언제든지 쪽지나 댓글을 남겨주세요.
타임포럼 뉴스 게시판 바로 가기
인스타그램 바로 가기
유튜브 바로 가기
페이스북 바로 가기
네이버 카페 바로 가기
Copyright ⓒ 2024 by TIMEFORUM All Rights Reserved.
게시물 저작권은 타임포럼에 있습니다. 허가 없이 사진과 원고를 복제 또는 도용할 경우 법적인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댓글 52
-
akamk
2012.12.03 10:25
-
AWCI
2012.12.03 11:10
보기보다 굉장히 쉬운 작업입니다.ㅎㅎ
-
블랑빵구
2012.12.03 10:35
대박입니다. 추천...!
-
AWCI
2012.12.03 11:10
추천 감사드립니다!
-
문리버
2012.12.03 10:39
와우..^^
뭐하시는 분인지 정체가 궁금하네요..^^
-
AWCI
2012.12.03 11:11
여기서 유명하신 몇몇 시계장인분들에 비하면 아직 새 발의 피지만 미국에서 활동하고있습니다.^_^
-
공간차이
2012.12.03 11:03
전 엄두도 안나고 , 진심으로 세상에서 하나뿐인 없는 시계를 잘 만드시길 바라겠습니다. 손재주가 없는 저에게는 정말로 후덜덜한 포스팅입니다! 앞으로 응원 계속하겠습니다. ^^
-
AWCI
2012.12.03 11:12
진심어린 응원 감사드립니다. 저도 손재주가 워낙없어서 남들보다 배로 열심히하고있습니다. 좋은말씀 감사드립니다.^^
-
제노양
2012.12.03 11:18
장인이 바로 여기 계시네요 ㅎㅎㅎ 앞으로도 계속 기대합니다.~!~!~!~! 힘내세욧~!~!
-
AWCI
2012.12.03 12:23
감사합니다. 힘내겠습니다!
-
타치코마
2012.12.03 11:41
흥미로운 작업과, 자세한 작업설명 감사합니다. 너무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시계매니아라면 누구나 한번쯤 꿈꿔볼수 있는 작업인데요, 다이얼 핸즈 커스텀 수준이 아닌 나만의 브릿지를 만든다, 생각만 해도 멋진 작업입니다. 부럽습니다 !! 당연히 추천!!
-
AWCI
2012.12.03 12:24
감사합니다. 아쉬운점이있다면 무브먼트 크기가 너무 커서 원하는 디자인의 다이얼찾기가 굉장히 힘드네요. 아무래도 다이얼만큼은 듀포르 시계를 따라가긴 힘들것 같습니다. ㅠㅠ
-
Nostalgia™
2012.12.03 11:52
와.... 정말 대단한 기술력이시네요.
다음편이 무척 기대됩니다~ 저도 추천한방 드립니다~
-
AWCI
2012.12.03 12:25
감사합니다. 끝내는대로 최대한 빨리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
정희
2012.12.03 14:04
멋지십니다
어서 2부도 올려 주세요
-
AWCI
2012.12.04 02:42
감사합니다. 서두르도록 하겠습니다!
-
Pam Pan
2012.12.03 15:01
우왓 대단 합니다!!!!!!!!!!!!!!
2편도 기대합니다...
2편이 나오면..
TFCLASSIC은 따놓은 당상이 아닐까.....^^
-
AWCI
2012.12.04 02:43
하하 그렇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겠습니다. 좋은 글로 조만간 찾아뵙겠습니다.
-
클래식
2012.12.03 15:54
말로만 커스텀이 아닌 진짜 울트라 캡숑 대박 커스텀이 만들어지고 있었군요.
완성품 기대됩니다.^^
-
AWCI
2012.12.04 02:43
점점 부담되네요~ 잘 끝내도록하겠습니다.
-
yukidou
2012.12.03 17:06
와 진짜 대박이네요
언젠가 나도 한번 나만의 시계를 만들고 싶다라는 막연한 생각을 하긴 했는데 이렇게 실현하시는 분을 보니 대단합니다 ㅡ.ㅡb
-
AWCI
2012.12.04 02:44
나중엔 조금 더 공부하여 무브먼트 설계까지도 해보고싶습니다.ㅎㅎ
-
폴크니븐
2012.12.03 18:48
와 정말 대단하십니다.
완성품이 정말 기대되네요 ㅋ
-
어서진파
2012.12.03 19:22
앞으로 이어질 제작기 꼭 챙겨 보겠습니다..
멋지십니다^^
-
manual7
2012.12.03 20:42
다음편도 기대합니다. ^^
-
돌아온럭키짱
2012.12.04 08:38
정말 타포엔 대단하신 분들이 많네요^^ 잘 보고 갑니다.
-
zelator
2012.12.04 11:04
ㅎㄷㄷ.... 정말 열정이네요... 이런 열정 갖고 계신 분들이 가장 부럽습니다. 박수 보내드립니다!! 다음편도 꼭 올려주세요 !
-
꾸찌남
2012.12.04 11:09
대박이십니다... 턱이 빠져 다물어지지 않네요 ㅎㅎ
완성품이 정말 기대됩니다.
-
subM
2012.12.05 13:54
저도 공대를 졸업했기에 기계를 다룰일이 있었지요.
실습 A+을 받기는 했지만, 저정도는 자신이 없네요 ^^
-
멋진폭탄
2012.12.05 17:47
추천 드립니다! 2부가 기다려집니다~
완성품의 마감이 벌써부터 기대가 되네요.
궁극의 피니슁을 기대하면서...ㅎㅎㅎ
-
PanoXL
2012.12.06 00:59
정말 어메이징합니다.. 와... 정말 보는 내내 와.. 와.. 를 연발했다는..열정과 좋아하는 일을 즐기시는거 같아
같은 남자로서 너무 멋지십니다. 추천 꾸욱 누르고 갑니다-
-
날개찍사
2012.12.06 12:29
플레이트 가공 대단하십니다. 9시 초침의 6497보다 6시 초침인 6498로 작업하시면 심플리시티에 더 가까울 듯 합니다.
-
로부스토
2012.12.07 20:44
아 멋지십니다. 다 완성이 되고 혹시 어울릴 스트랩을 따로 생각하고 계신게 있으시면
제가 제작해보고 싶습니다. ㅎㅎ 나중에 연락 주세요.
-
AWCI
2012.12.08 12:53
조만간 연락드리도록하겠습니다. 이틀후면 한국행 비행기로^ㅡ^
-
AWCI
2012.12.08 12:52
오랫만에 다시 타임포럼에 왔네요. 다들 응원 감사드리고 열심히 작업중입니다. 약간의 실수가있어 시간이 조금더 걸리게되었습니다.
-
갤러리아
2012.12.08 12:59
시계 초보인 저에게는 정말 ㅎ ㄷ ㄷ입니다.
좋은 결과 나오길 기원합니다.
진짜 정체가 궁금합니다. ㅎㅎ
-
뽕세
2012.12.09 13:47
그저 대단하다는말밖에할수가없네요.입 다물지못했습니다.
-
hush
2012.12.13 21:07
와! 여기가 신세계군요~
-
77rhdudtn
2012.12.20 11:06
대단하시네요...정말.........말이 필요없으신듯합니다......
-
밸런스휠
2013.01.20 22:32
정말 흥미로운 작업과정이네요. 시간과 장비, 그리고 손기술이 받쳐 준다면 매우 재미있는 취미가 될 것 같습니다.
-
jini
2013.01.20 22:59
대단하십니다. 어떤 완성작이 나올지 기대됩니다^^ -
gabomagic
2013.01.21 00:06
열정없이 하기힘든일같습니다 좋은자료 추천드립니다! ㅎ
-
불타는사과
2013.02.19 12:23
멋지십니다.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
뚜루비용
2013.02.19 17:44
대단 공정입니다
마치 내가 시계글 제작하고 있는 듯 합니다.
-
3Hands
2013.03.03 22:20
안녕하세요~
좋은글 잘 보았습니다^^
혹시 centering scope(?) 한국 제품이라고 하셨는데 이름을 좀 알수 있을까요?
-
oceanblue
2013.03.08 14:13
후와~!! 직접 미세 작업으로 만들어 나가시는군요. 놀랍습니다. 꾸준히 다 읽어보겠습니다.
-
키작은남자
2013.05.17 13:15
와 진짜 대단하십니다 ㄷㄷ
-
구르르
2014.12.08 12:05
잘보고갑니다.
-
DDS융
2015.12.03 12:30
허... 왜 이 멋진 칼럼을 이제야 봤을까요 ㄷㄷㄷ 정말 대단하십니다.
-
DrJy
2017.07.26 09:45
우와 대단 하십니다.
후덜덜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