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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TCHES & WONDERS ::

2013 IWC

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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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IHH(Salon International de la Haute Horlogerie)의 서막이 올랐습니다. 올해도 역시 SIHH 살롱은 정말 많은 브랜드들의 혁신과 뉴스거리를 가득 안고 저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타임포럼 취재팀은 많은 분들께서 성원해주신 덕분에 궂은 날씨 속에도 즐겁게 취재에 임하고 있습니다. 1992년. 맨 처음 SIHH가 시작됐을 때에는 작은 박람회 수준이었던 행사가 이렇게 성대하게 치러질 수 있다는 것은 시계라는 물건을 바라보는 국제정세와 국내 시장 규모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많은 분들께서 주목하시고 계신 브랜드가 이제는 하나, 두 개의 수준이 아니라 넓은 지평과 정보를 구하고, 요구하는 시대가 되기도 했습니다. 때문에 취재를 마친 뒤 자료를 취합하고, 정리하고 포스팅을 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24시간으로 모자란 것도 사실입니다. ^^;; 비록 업로드 소식이 다소 더딜지라도, 시계를 사랑하시는 모든 분들께 알찬 소식을 전하기 위함이라 생각하여 주시고 너그러운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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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만큼이나 올해도 파격적인 IWC 부스 전경입니다. 화각상 담지 못한 파격적인 모습이 좌측으로 약 45도 정도만 틀어도 한 눈 가득 펼쳐집니다.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브랜드이며, 첫 소식을 전해드릴 브랜드는 IWC(International Watch Co.) 입니다. 개인적으로 수 많은 브랜드 중에서 첫 번째 소식으로 IWC를 전해드리는 것은 나름의 이유가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타임포럼이 2007년 BASELWORLD & SIHH를 처음 방문했을 무렵부터 대한민국의 수 많은 마니아들은 타임포럼의 리얼타임에 가까운 소식을 통해 '시계박람회'라는 세계적인 행사를 한글로 볼 수 있었습니다. 2008년에 처음 타임포럼에 가입한 저는 BASELWORLD & SIHH의 필립듀포옹의 인터뷰 부터, 비아니 홀터의 이야기 등. 시계에 대한 모든 정보를 신선하고 생생하게 흡수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때로부터 4년이 지난 오늘. 이제는 매 년 신 모델을 소개해드리고, 다양한 시계들의 특징에 대하여 설명해드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부터는 각 박람회마다 어떤 특징들이 있고, 어떤 관점으로 브랜드의 현재를 바라보아야 하는지 말씀드릴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했습니다. 처음에는 열심히 글을 읽다가도, 모델 소개와 간략한 부스 느낌 정도의 다소 단조로운 구성 때문에 "드르륵 드르륵" 스크롤을 내리며, 얼굴이 예쁘네 아니네 하는 SIHH 소식이 아니라, 타임라인별로 어떤 혁신이 있었고, 어떤 브랜드는 어느 관점에서 바라볼 때, 얼마나 노력하는 브랜드인지, 아닌지를 보는 이가 직접 판단할 수 있도록 '딱 한 번만 이라도'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시계를 바라보고 심미(審美)할 수 있는 지평이 한 층 더 업그레이드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 작업은 쉽지도 않을 뿐더러, 주관적이기 그지 없을 것 입니다. 짧은 기간 안에 수 많은 브랜드들이 프레스 프리젠테이션을 하기 때문에, 저 뿐만 아니라 알라롱님, 수동칠(manual7)님께서 흩어져서 취재를 하고, 따로따로 소식을 전해주실 것이기 때문에 어느 브랜드는 짧고, 또 어느 브랜드는 지나치게 긴(지금 이 글 같은) 이야기가 들어갈 것 입니다. 여기에 제가 IWC를 처음으로 선택한 이유가 있습니다. 올해 IWC는 박람회를 준비하는데 있어서 가장 좋은 기준이 되고 있었습니다. 새로 나온 시계의 다이얼이 어떻게 비춰지는지를 떠나, IWC가 생각하는 IWC의 모습을 가장 잘 표현해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보다 상세한 설명은 사진과 함께 곁들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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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스에서 묵직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SLR 300-658의 모습.


 IWC의 SIHH 작년 부스는 파일럿과 실물 크기의 전투기 조종석으로 많은 관람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파일럿 데코레이션과 가장 어울리는 컬렉션을 라인업에 추가함으로서 많은 이들의 박수 갈채를 받을 수 있었죠. 보통 한 해에 파격적인 행사를 벌이면, 그 다음 해는 조용히 넘어가며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 편인데, IWC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IWC는 올해도 혁신을 준비했고 이번에도 역시 '선택과 집중'을 유감없이 발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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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SLR 300에서 고개를 조금만 돌리면 F1의 패트롤 카이자 많은 이들의 꿈의 자동차인 SLS AMG가 떡.


 사진 두 장만으로도 올해 IWC의 컨셉이 모터스포츠와의 접목이라는 것을 충분히 짐작하셨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 '모터스포츠'와 시계가 접목될 라인업이 무엇이 있을까 잘 생각해보면 쉽사리 생각이 나질 않습니다. 기존의 IWC라인업 어디에도 '모터스포츠'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2008년에 딱 한 번. C63 AMG와 함께 인제뉴어 7-days를 접목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사실, 그 기억마저도 강력하지 않고 흐릿합니다. 얼마나 많은 분들이 제 코멘트만으로 그 시계를 머릿속에 떠올리실 수 있을지도 궁금하구요. 그런데 올 해 IWC는 그 한 점을 하나의 커다란 라인으로 구축해냅니다. 트랜드를 읽어내고, 그 것에 정말 '흡수'되듯 동화되려 하는 것이지요. 그리고 그 라인은 IWC에서 다소 빈약한 라인업이었던 인제뉴어(INGENIEUR)입니다.


 IWC 급의 브랜드에서 시류를 읽어내고 이렇게 전폭적으로 라인업의 바리에이션이 바뀌는 경우는 정말 솔직하게, IWC만이 해왔던 것이고, IWC 만이 가능합니다. IWC는 사실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역사적 정당성'도 나름대로 갖고 있으면서, 디자인적 아이덴티티도 분명하고, 마지막으로 이런 도전도 서슴지 않는 아주 용감한 브랜드입니다. IWC의 브랜드 포지션에서는 거의 유일하게 '혁신'이라는 단어를 쓸 수 있는 브랜드이며, 이러한 단어가 어울리는 브랜드는 사실 IWC 위, 아래로도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그리고 올해 IWC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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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린더 모양의 디스플레이 위에는 IWC 인제뉴어 라인의 기존 빈티지들이 당당하게 올라가 있었습니다. 마치 이 모든 빈티지들이 보란듯이 모터스포츠의 전유물이었던 양.


 이러한 움직임은 최근 Omega의 항자기성 시계인 1.5 Tesla의 소식과 맞물려봐도 흥미롭다고 생각합니다. 독립 브랜드인 롤렉스의 밀가우스(1000 gauss)와 스와치 그룹의 오메가(15,000 gauss) 그리고 '항자기' 컨셉으로만 알고 있었던 IWC의 인제뉴어 변화 소식은 브랜드들의 항자기 컨셉에 대한 반응일 수도 있다는 실마리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민감하고 예민한 질문이 될 수 있었기에 조심스럽게 운을 떼었습니다. 그리고 돌아온 대답에 저는 마치 인생에 대한 진리를 듣는 것 같은 착각마저 들었습니다. IWC의 이번 컨셉과 도전은 정말 옳은 결정이지만, IWC기에 가능한 것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여기서 구체적인 수치까지는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만, IWC 관계자분의 말씀을 요약하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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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린더 디스플레이 위에 올려진 인제뉴어 빈티지.


  "우리는 IWC의 인제뉴어가 다른 라인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외면받고 있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IWC의 다른 라인업이 많은 마니아들로부터 사랑받고 있다는 것 역시 알고 있다. 이번 SIHH의 인제뉴어 라인업은 IWC를 사랑하는 팬들이 인제뉴어를 포함한 모든 라인업으로부터 동등한 벨류의 만족을 얻을 수 있게 위한 우리의 혁신이다." 라는 것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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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WC 라운지의 모습. 벤츠 SLR에 들어가는 엔진을 뒤로 모터스포츠 팀 서포터 컨셉의 의상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렇다고 인제뉴어가 항자기에 대한 기존 라인업의 개념을 완전히 저버린 것은 아닙니다. 올해를 포함하여 앞으로 인제뉴어는 항자기 시계에 대한 IWC 팬들의 성원에 부응할 것이며, 솔리드 백 인제뉴어 워치는 모두 항자기 시계일 것을 약속 했습니다. 즉, IWC가 SIHH에서 지속적으로 보여준 모습들은 IWC가 역사 속에 묻혀있는 '고수(固守)'파가 아니라, 기존 디자인과 아이덴티티는 그대로 유지함과 동시에, 기술과 혁신 그리고 유행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반응하는 브랜드라는 사실을 강하게 어필하고 있습니다. IWC는 모든 라인업에서 IWC 팬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IWC는 단순히 컨셉 변화를 통한 디자인적 개선 뿐만 아니라, 자사 무브먼트를 통한 고급화 전략과 고급 시계 시장의 활성화를 위한 가격 정책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브랜드라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국내외로 끈끈한 마니아들의 수요와 새로이 IWC라는 시계를 접하는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가장 발빠르게 다가가는 브랜드인 것 입니다.


 작년에 이어 IWC는 자신들의 컨셉과 방향이 어떻게 나아갈지 유저들에게 성공적으로 어필해내고 있습니다. 동급이라 할 수 있는 브랜드 내에서도 파격적인 마케팅과 도전을 서슴지 않을 수 있는 브랜드는 많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도전은 파일럿, 포르토피노, 포르투기스, 다빈치, 아쿠아타이머 그리고 인제뉴어 할 것 없이 모든 라인업에서 두루 사랑받고 있는 IWC가 아니면 불가능한 일일 것이라고 판단됩니다.


  SIHH기간 안에 있는 모든 부스가 사실 많은 사람들의 발길을 잡기 위해 노력을 안하는 것은 아니지만.. IWC는 언제나 세세한 것(?)까지 노력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면서 기다리셨던 새로운 모델들 사진 올려드리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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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아래) 2013 인제뉴어 크르노그라프 레이서(ref. 3785)입니다.


 IWC는 이번에 인제뉴어 모델들을 전부 보강하면서도 가격적인 부분에 상당히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외국 인터넷 커뮤니티인 Purists도 그렇고 Timezone에서도 매년 인상되는 시계 가격에 항상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지만은 않았으니, IWC급의 브랜드들은 프레스 회견장에 갈때면, 프레스들에게 알게 모르게 가격을 강조하며 '찡긋' 하고 윙크를 날리곤 했습니다. 주목하셔야 할 부분은 브레이슬릿의 챔퍼링(chamfering, 모서리를 가공)입니다. 인제뉴어의 아이덴티티에 맞게 각을 멋들어지게 살려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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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습(clasp) 부분의 페를라쥬. 손 손가락이 의외로 가늘고 긴(?) 알라롱님께서 수고해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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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인제뉴어 오토매틱(ref. 3139)


 이번 인제뉴어 신형 중에서 가장 엔트리 모델입니다. 다이얼 사이즈는 생각보다 크진 않았습니다만, 다이얼 변화(골드, 실버, 블랙)이 좋고, 만듦새와 가격적인 모든 부분에서 균형이 좋은 모델입니다. IWC가 인제뉴어에 대하여 얼마나 기대하고 있는지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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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bar) 형 인덱스의 디테일과 전체적인 균형감이 좋습니다. 케이스와 다이얼의 양감이 잘 살아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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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상시 시간을 볼때 가장 가까운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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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얼 바리에이션 중 하나인 골드 핸즈&인덱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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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뉴어 더블 크로노그라프 티타늄 모델(ref. 3865)입니다. 보통 12시에 브랜드 심볼을 새겨넣곤 하는데 라인업 이름이 들어가 있습니다. 화이트 다이얼 바리에이션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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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 디테일입니다. 티타늄이라는 신소재(?)의 질감을 잘 살리고 있습니다. 사실 티타늄은 시계에 있어서 더 이상 신소재라고까진 할 수 없지만 다른 용어가 떠오르지 않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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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뉴어 크로노그라프 질버파일(SILBERFEIL, 은빛화살)입니다. (ref. 3785)


전면부 페를라주의 양감을 어떻게든 살려보고자 보정을 했더니 iso가 엉망이군요.. 페를라주의 화려함을 극대로 끌어올린 모델입니다. VOGUE 영국에서 올해 패션업계의 색깔은 '초록'으로 선정했다는데, IWC도 그렇고 전체적으로 브라운 다이얼이 서서히 등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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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다이얼 바리에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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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제뉴어 오토매틱 AMG 블랙 시리즈 세라믹(ref. 3225)입니다. 브라운보다 조금 더 밝은 캬라멜 다이얼입니다. 원래는 블랙이 오리지널이고, 이 색깔이 다이얼 바리에이션이지만, 올해 다이얼 컬러가 조금 더 다양해졌음을 알리고자 먼저 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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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오토매틱 카본 퍼포먼스(ref. 3224)입니다. 풀 카본 케이스에 스포티함을 보여주기 위하여 로터를 3점식 핸들 디자인을 선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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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얼 바리에이션에서 옐로우가 나왔으니 레드가 빠질 수 없습니다.


 스포티함이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했으니 스포츠 컴플리케이션이 빠질 수 없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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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뉴어 퍼페츄얼 디지털 데이트&먼스(ref. 3792)


6시 방향의 인제뉴어 로고 양 옆으로 반투명의 월&일 디스크가 보입니다. 저 부분만 보면 랑에의 모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 한 것 같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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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운의 디테일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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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인제뉴어 콘스탄트-포스 뚜르비용(ref. 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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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기스 요트클럽 크로노그라프(ref. 3873)


원래는 흰 다이얼인데, 돔형 글라스를 보여드리고 싶어서 얼른 찍다보니... 원래는 아래와 같은 색깔의 다이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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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밸런스를 맞춰서 다시 한 번 찍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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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백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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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콜그레이의 다이얼 바리에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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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 케이스&다이얼 바리에이션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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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 케이스의 인덱스와 핸즈는 모드 금색입니다. 돔형 글라스가 인상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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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녀석은 왠지 다이얼 사진부터 보시는게 심심하실 것 같아서 일부러 케이스백부터 보여드립니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파워리저브 디자인과 무브먼트가 보입니다.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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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광-무광-유광으로 이어지는 케이스가 특징인 이 모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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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르투기스 8 days 핸드와인드입니다! 작년과 다른 무브먼트에 데이트를 추가했습니다. 포르투기스 8 days 핸드와인드는 올해 와인딩 감각과 디자인을 더 좋게 살려내는데 성공했다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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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른 화이트밸런스를 보정해서 찰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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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즈골드 케이스의 디버클은 아니지만 디버클의 디테일은 이렇게 변형됐습니다. 클래시한 모델은 더 클래시해졌고, 모던한 모델은 더욱 모던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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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분들이 실물을 기대하실 것 같은 그레이 다이얼.


 이렇게 많은 모델이 새롭게 보강되었음에도, 현재 공개하지 못하는 모델들과 9월에 홍콩에서 있을 Watch&Wonders를 위한 모델들이 따로 있다는 사실을 몰래 귀뜸해드리면서 이야기를 마치려고 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