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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port 1517 2012.12.07 06:53

초침에 문제가 있었던 마린 스틸 모델을 돌려보내고 원래는 같은 모델을 다시 주문할 계획이었습니다.

그만큼 마린이라는 시계 자체에 매력을 느꼈고, 또 이미 처음 마린을 구입하기로 결정했을때 여러 시계들을 고려해보고 많은 고민을 한 후였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처음 실착을 해보고 제가 마린을 선택하게 만든 시계는 로즈골드 모델이었습니다.

실버와 검은색이 어우러진 다이얼과 로즈골드 케이스가 조합된 골드 모델의 고급스러운 매력은 제 머리속에서 떨쳐버리기 힘들더군요.

물론 처음에는 금통시계를 사는 것은 생각조차 하지 않았었기 때문에 딜러에게 가격도 물어보지 않았었습니다.

그런데 스틸을 떠나보내고 다시 주문을 하려니 기왕 이렇게 된 거 금통으로 가 볼까 하는 마음이 조금씩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스틸모델을 받았을때, 물론 블루 핸즈와 실버다이알의 단아한 모습을 가진 스틸모델도 충분히 매력적이었긴 하지만, 금통에 비하면 시계자체에서 뿜어나오는 존재감이 뭔가 부족해보였던 것도 사실입니다.

마린 스틸모델도 스틸 시계치고 싼 가격이 아닌데, 이 가격을 주고 뭔가 조금 모자란 느낌의 시계를 사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게다가 스틸과 금통이 둘 다 나오는 시계들을 봤을때 대부분 금통의 가격이 스틸의 두배쯤 되는 것에 비해, 마린은 금통이 스틸의 1.5배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어떻게 보면 스틸이 상대적으로 비싼 것이지요.

이렇게까지 생각하니 스틸에서 마음이 좀 더 멀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30대 초반의 회사원에게 금통 시계는 확실히 주제넘은 것 같은 느낌도 들었습니다.

회사 사람들이나 친구들에게는 상관 없지만 가족들에게는 보여주기도 민망할 것 같았구요 (물론 와이프에게는 단순히 민망이상의 결과가 기다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한 3일동안 금통이냐 스틸이냐 하루에 수십번도 마음이 왔다갔다 했습니다.

그리고는 결국에는 로즈 골드로 결정을 했습니다.

그런데 로즈골드로 마음을 굳히고 나니, 사실 이 가격대에서는 예전에 고려도 하지 않았던 시계들이 또 눈에 들어오더군요.

예를 들어 저에게 어울리지 않는 너무 고급시계라고 느껴 예전에는 살까하는 고민조차 해본 적이 없었던 예거의 마스터 8 데이즈 페퍼츄얼도 리테일가로는 얼마 가격차이가 나지 얺다는걸 깨달았습니다.

하지만, 또 처음으로 돌아가서 이리저리 고민하며 시계를 고르는데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정말 마린 로즈골드가 딱 마음에 드는 시계인지 아닌지만 저 자신에게 물었습니다.

그리고 대답이 나와서 바로 주문을 넣은 시계가, 첨에 4주에서 6주 걸린다더니 주문하고 약 1주일만인 오늘 도착했습니다.

(이정도면 어떤 시계를 샀는지 다 아실 것 같습니다.)











DSC_6895.JPG

박스가 스틸보다는 좀 더 고급스럽습니다.


DSC_6896.JPG 

안쪽은 똑같군요.


DSC_6897.JPG 

화이트 발란스가 잘 안맞네요.


DSC_6899.JPG 

역시 사진 찍는 것 너무 어렵습니다. 이젠 너무 노래진 것 같은데, 너무 퍼런것 보다는 나은 것 같아서 그냥 이렇게 계속 찍습니다.


DSC_6900.JPG 

재빨리 비닐을 다 뜯어버리고는 손목에 채웠습니다.

초침 및 시계 여기저기 열심히 쳐다보았는데, 아무 이상 없는 것 같습니다.

일단 안심입니다.


DSC_6901.JPG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검은색과 로즈골드의 조합이 저는 너무 좋습니다.


DSC_6905.JPG 

로터도 로즈골드입니다.


DSC_6906.JPG 

닫아놓으면 탱버클처럼 보이는 디버클도 상당히 마음에 듭니다.

그런데 스틸모델은 버클을 여닫을때 꽤 뻑뻑하다고 느낄만큼 어느정도 힘을 줘야했는데, 골드버클은 상당히 쉽게 열고 닫을 수 있습니다.

재질의 차이거니하고 생각해봅니다.


DSC_6907.JPG 

아무리 찍어도 형편없는 사진실력은 어쩔 수 없네요.


DSC_6911.JPG 

시간과 날짜도 맞춰보고 마지막 착샷입니다.


DSC_6912.JPG

스틸모델을 받았을때에는 없었던 것 같은데 이번에는 이런 카드가 있더군요. 

뒷면에 제 이름과 개인 정보를 써서 우편으로 부치면, 18세기부터 내려오는 브레게 시계 소유자들의 이름이 나열되어있는 기록부에 제 이름을 넣어준다고 합니다. 뭐 제가 볼 수도 없는, 이제는 아마 실제 책도 아닐테고 그냥 데이타베이스일 거 같은 기록부에 제 이름이 들어있으나마나 제 인생에는 아무 도움도 안되겠지만, 그래도 기분상 해준다니까 부쳐봐야겠습니다.


이렇게 나름 우여곡절을 거쳐 제 타포가입 이후 첫 시계 구매를 마쳤습니다.

별것도 아닌 것에 궁금해하시고 관심 가져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앞으로 시계를 몇개나 더 살 지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당분간은 무슨 시계를 살까하는 어떻게 보면 행복하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스트레스 쌓이는 고민은 하지 않을 것 같아 마음이 후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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