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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ros

조회 16008·댓글 22

 

2011년 가을에 타계하신 죠지 다니엘스는 생전에 많은 시계를 자기의 이름으로 만들었던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이름을 떨친 워치메이커 이지만, 직접 자신의 이름으로 사업을 했던 적이 없던 것이었죠. 그가 자신의 이름을 붙여 만든 시계는 37개 뿐이며, 그마저도 대부분이 자신의 소장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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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가졌던 생전의 그에 대한 이미지는 사실 오메가에 코엑시얼 탈진기 특허를 판매하고 그 돈으로 빈티지 벤틀리를 모으는 유희를 가진 기술자계의 대박의 상징이었습니다. 그리고 그의 대박 아이디어의 구현품인 오메가의 시계중 코액시얼 탈진기를 탑재한 기기는 한국 내 워치메이커 분들과의 계속된 담소 이후, 거들떠 보지도 않았습니다. 아무리 일본 잡지에서 그가 대단하다 하여도 일본 잡지 특유의 한 놈 키워주기 정도로 치부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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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의 코액시얼 탈진기의 업계 내 구전되어온 구린 안정성 때문에, 워치 메이커로서의 그 자체도 별로로 보게 되었던 왜곡된 시야가 균형을 잡게 된 계기는  그가 쓴 WATCHMAKING이란 책에 대해 알게 되어서 였습니다. 과학적, 지식적, 미학적 요소들이 합쳐져 시계가 된다 라는 서문이 책 전체를 통해 펼쳐진 시덕질의 바이블의 저자…… 이 책을 읽다보면 (영어니까 사실은 그림을 보다보면) 코액시얼은 신이 내린 축복이고 시계 역사 250년 최고의 혁명처럼 느끼게 됩니다. 역시 시계 복원가 출신 중에서도 브레게 시계  복원에 집중했던 사람은 뭔가 달라 라고 외치게 되고 야학으로 시계를 배운 과정 조차도 레전드의 조미료가 됩니다.

 

게다가 그가 타계한 후, 1년이 갓 지나 벌어진 경매에서 나온 성과는 마치 후세에 20세기를 대표하는 Watchmaker는 옛날에 원조남 브레게가 그러하였듯, 크로노메트리의 본좌 존 해리슨이 그러하였듯, 죠지 다니엘스가 되는게 아닐까 라고 예측 할 만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전 오메가님의 자본력과 시간이 합쳐지면 정말 그렇게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최소한 그렇게 믿는 사람이 몇 이상 있다는 결과가 소더비의 결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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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 한 기능의 향연>

 

가장 높은 가격에 낙찰 된 시계는 1,329,250 파운드에 낙찰된 Space Travellers watch’”라는 회중 시계로 132만 파운드면 200만 달러 정도 될 테니 요즘 환율로 계산해도 20억이 훌쩍 넘는 것입니다. 물론 파텍형의 Henry Graves 시계 정도의 역사적인 낙찰가에 비하면, 검소한 금액이지만, 브랜드의 시계가 아닌 그리고 시세가 형성된 시계가 아닌 어찌보면 시제품에 불과한 그의 시계들, 그리고 그가 코액시얼을 시험하려고 일반 시계들을 코액시얼로 개조한 시계들도 소더비측의 - 흥행을 위해 좀 짜게 측정하긴 했던 - 예상 낙찰가를 훌쩍 뛰어넘어 판매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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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코액시얼과 관계 없는 크로노미터 소브랑도 소더비 죠지 다니엘스 경매에 출시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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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런스 콕에 FP to George Daniels my Mentor 2010 이라고 새겨져서 낙찰가 44,450 파운드. 1억 좀 안되네요.>

 

있는 사람들은 결코 죠지 다니엘스가 좋아서 꼭 돈을 많이 내고라도 사고 싶어요가 아닌, 최대한 냉철하게 투자가치를 보고 배팅을 하는 종류의 사람들이기에, 향후 그들의 배팅이 성공할지 지켜보는것도 재미있을것 입니다. 그리고, 이 자산가들을 제외하고 이 배팅이 들어 맞는다면 가장 큰 수혜자는 오메가가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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