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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기계식 시계여야 하는가?
 
기계식 시계는 4cm 내외의 제한된 공간에 우주(宇宙)의 축소판을 담으려는 시도이다.
 
Perpetual(Annual) Calendar, Moon Phase, 별자리, 월드(듀얼) 타임 등 복잡시계의 각종 부
가적인 기능들은 기실 태양과 달, 지구간의 관계를 다각도로 표현하고 있음에 주목할 필요
가 있다.
 
실제로 시간(時間)이라는 개념 자체가 태양을 도는 지구의 운동법칙을 계량화한 것이다.
 
그렇기에 이러한 시간 개념은 토성에도, 안드로메다 성운의 한 행성에도 자신들만의 독자적
인 척도로 상이하게 존재할 수 있는 것이지만, 지구라는 행성에 인지능력을 가진 인간(人間)
이 존재하기에, 지구에서 관측한 시간이 우리에게 특별한 의미를 갖는 것이다.
 
기계식 시계의 구동은 인간이 스스로 태엽을 감거나(manual 방식), 인간의 팔에 감겨 손목
의 움직임을 시계 내부의 에너지로 끌어들임으로써(automatic 방식) 가능하게 된다.
 
이로써 우주(宇宙)와 지구(地球), 인간(人間)간의 삼위일체는 작은 시계 다이
얼 안에서 행복한 공존을 이루게 된다. 
 
마치 한글이 천지인(天地人 ;  . ㅡ ㅣ)의 은유인 것처럼.
 
기계식 시계는 영겁(永劫)과 찰나(刹那), 무한(無限)과 순간(瞬間)의 양극단이 명멸하는 상징
으로써 우리에게 무한한 영감(靈感)을 제공한다.
 
정확한 시간의 계측을 위해 시계는 1초를 6번, 8번, 10번으로 나누어(21600, 28800,
3600BPH) 밸런스 휠의 분주한 박동(搏動)으로 제어하는데, 이러한 찰나(刹那)의 미세한 분
할은 기념주화 크기의 다이얼의 공간속을 부드럽게 유영하는 초침의 우아(優雅)한 운
동으로 나타난다.
 
기계식 시계의 초침은 보는이의 마음에 따라 쿼츠식에 비해 때로는 좀 더 급박(急迫)하게,
때로는 좀 더 유장(悠長)하게 느껴지는데, 이는 마치 인간의 시간이 이처럼 빈틈없게, 또는
이와같이 유연하게 채워져야 한다고 귀띔해주는 듯 하다.
 
한편 기계식 시계는 고작 40시간 정도에서 기껏해야 일주일 남짓한 정도의 파워 리저브
(power reserve)만을 갖고 있다.
 
이 속절없는 유한성(有限性)은 기계식 시계의 가장 큰 특징이지만, 한편으로는 주인이 계속
착용만 한다면 이론적으로는 영구(永久)적인 운동이 가능하다는 무한성(無限性)을 지향한다
는 일면도 내포하고 있다.
 
그렇기에 오토매틱 로터(automatic rotor)를 최초로 고안한 롤렉스(ROLEX)사의 시계에 대
문자로 자랑스럽게 새겨져 있는 'PERPETUAL'이라는 문구는, 유한(有限)의 슬픈 숙명에 짓
눌려, 그렇기에 더더욱 영원(永遠)을 동경할 수밖에 없는 인간의 비원(悲願)을 구현한
상징인 것이다.
 
파텍 필립이나 바쉐론 콘스탄틴 같은 공방(工房)들은 수백년간의 윤년(閏年)의 변칙까지를
아우른 이른바 퍼페추얼 칼렌다(perpetual calendar) 시계를 제작한 바 있다.
 
기껏해야 백년의 삶이 고작인 인간에게 수백년을 계측한다는 시계가 도대체 무슨 소용인가?
 
그런데 이런 끝 없는 영원(永遠)의 시간을 향해 무모하게 날아오른 이카루스와 같은 공방
(工房)들이 오히려 2-300년의 시간의 가혹한 풍화작용을 버티어 내고 여지껏 살아남아 새로
운 시계의 역사를 창조해내고 있는 것은 또 무슨 의미인가?
 
그렇기에 파텍 필립의 광고문구는 다음과 같다.
 
 
"Begin your own tradition
You never actually own a Patek Philippe.
You merely look after it for the next generation."
 
"당신 자신의 전통을 수립하라.
당신은 파텍 필립을 소유할 수 없다.
당신은 단지 그것을 다음 세대를 위해 보전할 뿐이다."
 
 
불멸(不滅)의 존재가 되고 싶은가?
 
그 하나의 해답이 이 작은 소우주(小宇宙) 속에 담겨있다.
 
 
 
 
 
 

 
* 앞에서 인용한 유명한 광고문구가 실린 사진은 쉽게 찾을 수가 없네요.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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