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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쪽의 돌 1624  공감:13  비공감:-1 2012.02.15 02:58

 

1967년 10월 7일

우리가 게릴라전을 시작한 지 벌써 11개월이 지났다. 11개월이 그럭저럭 별 일없이 끝나가고 있었다. (중략) 우리 17명은 희미한 달빛을 받으면서 출발했다. 행군은 무척 고통스럽다. 협곡 여기저기에 지나간 흔적을 많이 남겼다.  ...... 2시에 행군을 중단하고 쉬었다. 한 발짝도 더 뗄 수 없을 정도로 힘들었기 때문이다. 포위당한  우리 대원들의 통행을 막기 위해 2백 50여명의 군인이 우리가 피신해 있는 아세로와 오로 사이의 지역에 배치되었다는 수상쩍은 정보가 군에서 흘러나왔다. 해발고도 2000M이다. 



 

 

  체 게바라가 CIA, 볼리비아 정부군 합동작전에 붙잡히기  이틀 전 쓴 일기에서 발췌하였습니다.. 총살될 때 당시 차고 있었던 시계가 ROLEX GMT였던 것으로 미뤄보아, 1967년 10월 7일 착용했던 시계 역시 GMT였을 것으로 미뤄 짐작해봅니다.  혁명 성공 이후에도,  그는 쿠바에서의 안정적인 삶을 거부하고, 아프리카 콩고로.. 그리고 볼리비아로..  서구 자본주의 세력과 결탁하여 민중을 착취하는 부패한 정권에 맞서서 게릴라 전을 펼치죠.  

  지금으로부터 10년전 쯤,  그니까 20대 중반 무렵.. '체게베라 자서전'을 감동적으로 읽었던 생각이 납니다. '우리 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가슴속에 불가능한 꿈을 가지자'라는 구절'이 큰 울림으로 다가왔는데요.. 이제 안정적인 직장에 안주하다 보니.. 가슴속에 불가능한 꿈은 사라진 지 오래되었네요.. 불가능한 꿈을 품고 대원들과 함께, 달빛에 의지하여  GMT 시각을 틈틈히 확인하며, 높은 지대 협곡의 험난한  길을 걸었을 체게바라의 모습이 떠올려집니다.  

  1967년이면, 세이코의 쿼츠 혁명으로 인한 범용 전자식 시계가 도입되기 이이겠죠. 열대 밀림, 험난한 산악지대에서 게릴라 전을 펼치는데 있어서, 작전 게시 시각 및 아군 접선 시각... 등과 같은 정확한 시각 파악은 그에게 생존이 달린 문제였을 겁니다.이러한 극한 상황에서 정확성과 내구성을 담보해 줄 수 있는 기계식시계로 그는  ROLEX 서브마리너와 GMT를 선택했다고 합니다. 흔히 ROLEX하면 자본주의 기술력과 부의 상징으로 여겨지지만..    ROLEX는 그에게 '실용성 '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을까요?  모르겠습니다. 모든 인간은 이중적인 면을 가지고 있기에, 체게바라 역시 견고하면서도 멋진 사치품은 한~ 두개쯤은 팔목에 얹는 여유를 가졌을 수도 있겠죠..

 customrepublic_com_20120120_202203.jpg  

 

   개인적으로 인터넷 블로그에서 체 게베라와 롤렉스에 관한 글을 읽고서,  '롤렉스'에 대한 이미지가 확 바뀌었습니다. 섭마와 GMT에 대한 관심이 생기면서 롤렉스 공식 홈피를 서핑하던 중, 섭마 홍보 브로셔의 아래 사진 한장이 확 눈에 들어왔습니다. 아래 사진을 보고 "저게 뭐지?"

 

rolex_com_20120204_110537.jpg

 

"웬 정장에 스포츠 모델?"..  정갈한 와이셔츠 소매와 굵은 힘줄의 구릿빛 피부와의 완벽한 조화.. 어떤 스포츠 시계가 이렇게 정장과 잘 어울릴까요?  브로셔는 스포츠 시계도 정장에 100% 매치시켜 착용할 수 있다고 대놓고 선전하고 있습니다. 이 한장의 사진은 롤렉스의 지향점을 상징적으로 잘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시점에 있어서 분명.. 기계식 시계는 필수품은 아닙니다. 수천만원짜리 하이엔드에서부터 수십만원대 티쏘에서 경험해볼 수 있는 모든 기계식 시계의 구입 행위는 시간을 본다는 본질적인 용도만 놓고 따져 볼 때는.. 비정상적인 소비행태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수백만원~수천만원을 호가하는 기계식 시계를 사는 것은 시간 확인 본연의 의미에 '플러스 알파'가 더해진 행위입니다. 나이키 농구화를 신는 것은 농구에 적합한 기능외에  마이클 조던의 신기에 가까운 기술에 대한 열망이 더해진 것과 마찬가지로요.

 

  여러분들에게 '플러스 알파'는 무엇입니까?

 

  저에게 '플러스 알파'는.......... 

  제 손목위의 블랙 섭마에는 '우리 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가슴속에 불가능한 꿈을 가지자'라고 했던 체게베라의 치열했던 삶을 '플러스 알파'로  올려놓고 싶습니다. 사회생활이 쌓이다 보면.. 젊었을 때 가졌던 호기넘쳤던 열정과 패기와 이상적인 꿈을 계속 가져가기가 힘이 듭니다. 하지만, 제 손목위의 섭마처럼.. 시간이 흘러서 60살, 70살이 되더라도.. 최소한 내 일과 내 자신에 대한 기본적인 가치는 변함없이 가져가고 싶습니다. 1960년대나 2012년이나 외관상의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블랙 섭마처럼요. 또한 게릴라전과 같은 극한상황에서던, 일상적인 정장 차림에서던지간에 상황가리지 않고 정확하고 멋지게 연출할 수 있는.. 다른 스포츠 시계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내구성과 실용성'이라는 가치를 함께 얹어놓고 싶습니다. 내 자신튼튼하고도 실용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인간이 되고 싶구요.

 

  재정적인 여유가 허락된다면 콤비도.. 금통도.. 사면 좋겠지만.. 저에게 있어서 위와 같은 '플러스 알파'를 충족시키는 시계는 오직 블랙 스틸 섭마입니다. 제 손목에 올라와 있는 "블랙 스틸 섭마.."는 그 자체로서 하나의 완벽한 시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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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포스팅하다보니, 오랫동안 책장에 먼지쌓여있던 체게바라 책을 들춰보게 되군요. 체게바라로 시작했으니, 체게베라로 끝을 맺을까 합니다. "모든 진실된 인간은 다른 사람의 뺨이 자신의 뺨에 닿는 것을 느껴야 한다". 요사이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것 같습니다. 맘 편히 쉬기 위해 TV를 틀어도 공개 오디션 프로그램이 판을 치니까요. 하지만.. 때로는 다른 사람들의 온기를 느끼면서 함께 가는 여유 또한 새삼 가져갈 것을 다짐해봅니다. 이상 허접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cf. 첫번째 사진은 인터넷에서.. 두번째 사진은 롤렉스 공식 홈피에서  퍼왔는데.. 문제가 된다면 자삭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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