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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키 6705  공감:1 2012.02.08 00:23

아이를 키우다보면 여러가지 생각이 듭니다. 일차원적으로 아이의 건강과 발달에 대해 생각도 하게되고 정상적으로 건강하다 싶으면 더 좋은 사람으로 키우기 위한 교육은 어떤 것이어야 할지 치열하게 고민합니다. 역시 교육사업은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대박이라는 생각도 해보고 아이가 하는 말과 행동을 보면서 그동안 품어왔던 형이상학적인 고민들에 대한 해답의 일면도 발견하게 되지요. 그중에 착함과 악함이 있습니다.

 

baby.jpg

 

천사같이 착해 보이는 이 아이의 내면에는 과연 진짜 천사가 있는걸까요? 아니면 아직 싹을 틔우지 못한 악이 자리잡고 있어서 그걸 바로 잡아줘야 하는걸까요?? 오래전부터 사람들은 성선설과 성악설로 나뉘어 서로 다른 주장을 해왔습니다. 과연 어떤 쪽이 맞는걸까요?

 

 

iphone_3gs.jpg

인간의 길지 않은 역사는 최근들어 더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아이폰이 우리나라에 보급된건 불과 2년전 일이지만 시대는 이미 스마트폰의 시대로 완전히 넘어와버렸죠. 일어나서 부터 자기전까지 저부터도 아이폰을 손에서 놓지 못합니다. 이 작은 휴대폰으로 할 수 있는건 생각보다 많습니다. 게임, 음악에 영화 감상, 은행업무를 처리하거나 새로운 장소에서 맛집을 찾기도 하지요.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등장하던 장면이 이제 현실이 되었습니다. 불과 10년전만해도 감히 예측하기 힘든 세상이 이미 우리앞에 와있는겁니다. 기술이 발달하고 세계가 점점 좁아지는 이 시대. 과연 착함과 악함은 예전의 그 명제 그대로일까요? 사회가 발달한만큼 착함과 악함도 시대에 따라 바뀌어야 하는건 아닐까요? 절대선과 절대악은 존재할까요?

 

godiva.jpg

 

보기에 따라 포르노그래피로도 보이는 이 한장의 그림은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레이디 고디바로 불리우는 이 여인은 벌거벗은채로 말을 타는 중입니다. 왜일까요? 남편인 성주가 그렇게 하면 농노들의 세금을 줄여주겠다고 했기 때문이죠. 요즘에도 벌거벗고 거리를 다니는것이 쉽지 않은데 중세에는 그 수치가 보통이 아니었을 겁니다. 하지만 고디바 부인은 기꺼이 나체로 말을 탔죠. 착함을 검색하면 나오는 이미지입니다. 그녀는 세금으로 고통받는 농노들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희생했습니다.

 

evil.jpg

 

악함을 검색하면 나오는 이미지도 있습니다. 클라우스 킨스키가 주연한 노스페라투의 한장면입니다. 노스페라투는 흡혈귀입니다. 자신의 생명을 유지하기위해 혹은 쾌락을 위해 사람의 피를 빨아 죽이죠. 그가 살기 위해 사람은 죽어야 합니다. 그가 가는곳에는 살인과 끔찍한 피가 흘러 넘칩니다. 존재 자체가 악이라고 할만합니다.

 

인간의 사회가 착함을 장려하고 악함을 응징하는데는 사회를 건강하게 유지하고자 하는 이유가 가장 클것입니다. 위에서 잠깐 살펴봤듯이 전체 조직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것은 착하다고 하고 구성원을 파괴하는 행위는 악하다고 합니다. 만약 반대라면 흡혈귀가 창궐하고 조직 전체를 위해 희생하는 의인은 가뭄에 콩나듯이만 나올겁니다. 인간사회가 유지되는 기본 전제는 결국 착함과 악함의 정의, 그리고 그 교육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을 시스템이라고 불러도 좋겠지요.

 

system.jpg

 

빌려온 이미지는 항공정보 시스템의 도해입니다만.. 인간 사회도 이런 비슷한 시스템으로 움직인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겠지요. 우리 모두는 시스템속에서 살아가는 하나의 사회적 원자일것입니다. 늘 신호를 발산하거나 수용하며 살아가죠. 그리고 이상 신호를 발하면 제거되거나 대체되고 유익한 신호를 발하면 시스템 전체에 퍼져나가게 될겁니다. 결국 문제는 시스템이죠. 시스템이 어떻게 구성되고 운영되고 미래를 위해 업그레이드 되느냐가 관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생각해본 착함과 악함의 문제가 시스템에까지 넘어왔습니다. 이 글을 이제 어떻게 마무리 할까요? ^^

 

아이를 가만히 보고 있으면 지독하게 자기의 생리와 욕망에 충실한 존재라는 생각이 듭니다. 먹고 싸고 자고 떼쓰고 울고.. 하나 하나의 행동과 말에 배려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발달단계별로 조금씩 달라지겠지만 사회화가 되고 교육을 받기전의 아이는 그저 자신의 감정과 욕망에 충실한 기계에 다름이 아닌것 같습니다. 다만 그 밝은 웃음 하나만으로 모든 실수와 까탈스러움과 땡깡까지도 용서가 되는 사랑스러운 악당이죠. 이런 존재를 선과 악으로 재단할 수는 없는 것 같네요. 그러니까 국 우리가 살아가는 이 사회, 한국이라는 국가. 그리고 그 국가의 교육제도와 시스템이 아이에게 선과 악을 가르치고 행동규범을 알려주겠지요. 우리가 할 일은 과연 그 시스템이 옳게 돌아가는지 관찰하고 감시하고 개선하려는 노력을 꾸준히 해나가는 것일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과연 우리가 살아가는 지금의 이 시대는 우리가 서있는 지금 이 땅은 올바른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걸까요? 만약에 그렇지 않다면 어떤 개선의 노력이 필요한걸까요? 아이를 키우다보니 그리고 그 아이를 바라보며 착함과 악함을 생각하다 보니 아이에게 물려줄 세상에 대한 고민도 따라서 깊어집니다. 물론 저뿐만 아니고 세상의 모든 아버지들이 같은 고민을 하는 거겠지요. 그래서 어른들이 애 낳고 키워봐야 철든다고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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