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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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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ANEL J12 Chromatic


패션브랜드 샤넬에서 시계를 만든다는건 이제는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결코 길지 않은 샤넬의 시계역사에서 J12가 없었다면 샤넬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아직도 패션브랜드로만 인식 되었을 것입니다.

J12모델은 국내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으며 세라믹 소재를 대중에게 널리 알리는데 가장 큰 역할을 했다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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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1월 29일에 갤러리아 백화점 샤넬 주얼리 & 시계 부티크에서 J12의 새로운 컬렉션 "J12 크로매틱(J12 Chromatic)"을

알리는 작은 행사가 있었습니다. J12 크로매틱은 J12컬렉션의 발전하는 모습과 앞으로 풀어나갈 과제를 동시에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럼 소비자로서 그리고 시계제작자로서 바라본 J12크로메틱의 리뷰 시작하겠습니다.

 

 


- 프리미에르에서 J12 까지

 

샤넬은 1930년대에 시계를 소개하긴 했지만 1987년 프리미에르(premiere)컬렉션을 선보이며 본격적으로

시계 컬렉션의 첫 시작을 알렸습니다. 그 후 마드모아젤 컬렉션, 마뜰라쎄 컬렉션을 내놓으며 샤넬 시계의 역사를 이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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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때까지 컬렉션은 모두 여성용이었고 대중들에게 액세서리로서의 이미지를 크게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그 후 샤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자크 엘뤼(Jacques Helleu)에 의해 새로운 전환을 맞이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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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acques Helleu

 

 그는 "시대를 초월하는 불멸의 광택이 나는 블랙 컬러의 시계"를 만들고 싶어했습니다.

평소 그는 J-CLASS에 해당하는 12미터급 요트를 즐겨탔는데 이에 영감을 얻어 J12의 이름을 만들었고

어려서부터 자동차를 좋아했던 그는 경주용 자동차의 이미지를 손목 위에 표현하고자 하였습니다.

이렇게해서 7년의 세월을 거쳐 마침내 2000년 J12 컬렉션이 탄생하였습니다.

 

 

J12 컬렉션은 2000년도 J12 블랙 세라믹 모델을 시작으로

2003년에는 J12 화이트 세라믹 모델을 선보이면서 샤넬의 컬러 코드를 완성했고

2011년 새로운 색과 소재로 마침내 J12 크로매틱(J12 Chromatic)을 선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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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12 컬렉션은 이전의 시계 컬렉션과 다른 몇 가지 특징을 보입니다.

첫째로 샤넬 최초의 남성과 여성을 위한 모델이라는점,

둘째로 샤넬 최초의 스포츠 시계라는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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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마지막으로 시계 소재로는 거의 쓰이지 않았던 세라믹 소재를 과감하게 사용했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특징들로 J12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J12 크로매틱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J12 크로매틱은 총 7가지 라인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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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 크기는 33mm, 38mm,41mm 세 가지이며 기본형인 클래식 버전과 다이아몬드 버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다이아몬드 버전은 다시 라운드 컷과 바게트 컷 다이아몬드 버전이 있는데

샤넬측에서 밝힌 바로는 경쟁사 대비 다이아몬드의 등급기준 [4c]이 높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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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주목할만한 부분은 소재입니다. 샤넬 J12 모델을 흔히 세라믹 시계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세라믹은 90%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는 지르코니아와 산화철, 알루미나, 크로미아 등의 원료를 배합해  

1450도의 고온에서 구워낸 소재를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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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원료와 원료배합과정 소결과정은 매우 까다로우며 동시에 매우 중요합니다.

이 과정들은 소재의 성질과 품질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샤넬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기존의 하이테크 세라믹에 티타늄 원료를 더해 "티타늄 세라믹"이란 새로운 소재를 개발했습니다.

티타늄이란 원료를 추가한 것 뿐 달라진게 뭐냐고 쉽게 말할 수 있지만 

원하는 성질의 새로운 소재를 얻기까지는 무수히 많은 배합 비율 조정과 소재  성질 테스트를 거쳐야 합니다.

 

이 과정은 아주 작은 환경변화에도 결과물이 크게 달라지 수 있기때문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으리라 생각합니다.


샤넬측 발표에 따르면 경도는 25% 높아지고 무게는 20%가 가벼워진 놀라운 결과를 얻어냈다고 합니다.

J12 크로매틱은 바로 이 "티타늄세라믹"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사실 샤넬은 소재의 물리적 특징보다 색채를 더욱 중요하게 여기는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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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12크로매틱 (샤넬에서 만든 새로운 색채)

 

크로메틱이란 단어 또한 샤넬에서 만든 색의 이름입니다.

샤넬의 컬러코드는 아시다시피 블랙과 화이트인데 이를 벗어난 새로운 색채는 샤넬의 입장에선 큰 부담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색을 모델의 이름으로 정했다는건 전통의 색을 벗어나면서까지 포기하지 못할 만큼

크로매틱의 색에 강한 자신감과 애착을 갖고 있다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광고 사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색채를 무척이나 강조하였습니다.

폭풍전야의 변화 무쌍한 하늘을 대비하는 사진이 어느정도 수긍이 갑니다.

 

 

사실 사진상에서 보이는 실버그레이 색상과 실제 제품과는 큰 차이가 있는데

실제는 조명의 색과 주위의 환경에 따라 블랙과 메탈릭 컬러를 넘나들며 전혀 다는 느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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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각 부분별 특징을 알아보겠습니다.

-케이스는 상면에 회전식 베젤이 있고 이너링을 티타늄 세라믹으로 감싸고 있는 구조입니다.

세라믹 시계에서 이너링 구조는 무브먼트 고정과 백케이스 조립을 고려한 가장 효율적인 구조라 할 수 있습니다.

케이스와 무브먼트 홀더 그리고 케이스백은 여러 개의 스크류로 단단히 조립을 해야합니다.

조립에는 스크류와 너트가 필요한데 너트 자리를 세라믹 소재에 직접적으로 만들기는 기술적으로 광장히 어렵습니다.

뿐만아니라 세라믹 소재에 직접 너트를 만들었다 하더라도 스크류로 조이면 나사산이 파손되기 쉬워 효율이 떨어집니다.

(세라믹 소재는 기본적으로 경도는 높지만 연성이 매우 떨어져 한계치를 초과한 힘을 가하게되면 깨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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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방법으로 너트를 스틸로 만드는 방법이 있는데 이 방법도 문제는 있습니다.

세라믹 소재의 특성상 스틸과 용접이 되지 않아 접착을 해야 하는데 접착은 강한 힘을 견디기에는 충분하지 않고 수명도 영구적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모든 조립이 용이한 구조로 스틸 케이스를 만들어 세라믹 소재로 감싸는 이너 케이스 구조가 제작하기도 쉽고 오히려 더 안전 합니다.

 

-브레이슬릿은 외관상으로 각 링크간의 간격이 넓은 것이 특징입니다.

이유를 추론해본 바 브레이슬릿 스윙시에 각 링크간의 간섭을 없애 파손의 위험을 줄이는게 목적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럼 조립 구조를 살펴보겠습니다.

 

J12 모델의 브레이슬럿은 가장 기본적인 3줄 링크 구조입니다.

링크를 확실하게 고정하려면 관통을 하거나 중앙에서 연결핀을 고정해 줘야합니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특이한 점이 있는데 측면에서 어드저스트 링크(adjust link) 부분과  

버클과 연결되는 링크를 제외하고는 측면부에서 연결 핀을 볼 수 없다는 점과

링크 바닥면에 홀이 있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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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두가지 특징은 브레이슬릿을 옆에서 봤을때 깨끗한 느낌을 주는 디자인을 위함이라 생각합니다.

관통의 형태(리벳핀과 리벳파이프를 결합한 형태)가 아니라면 연성이 거의 없는 세라믹 소재의 특성상(세라믹은 홀의 외부에서

내부로 향하는 압력에는 강하지만 홀의 내부에서 외부로향하는 압력에는 상당히 취약한 특성을 갖고 있습니다)

일반 스틸시계처럼 연결핀을 고정 할 수 가 없기때문에링크 안쪽에서 핀을 고정하는 별도의 무언가가 필요합니다.

그 역할을 하는것이 바로 링크 바닥면의 홀에 채워진 PVC입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이렇게까지 강조하고 싶었던 측변부의 가공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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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세라믹 소재는 소결 과정을 거친 후 다이아몬드 휠을 이용한 여러 번의 연삭 과정을 거치는데

이 과정에서 소재의 표면에 결이 생기게 되고 이 결을 없애주는 바렐 공정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 공정은 결을 없애주는 동시에 제품의 코너 부분을 뭉뚝하게 합니다.

코너의 선을 살리면 면의 가공 면이 거칠고 면을 살리면 코너의 라인이 뭉뚝해 지는데 이 두가지는 역의 관계라 할 수 있습니다.

J12에서 놀랐던 부분이 바로 이 두가지 문제를 정말 절묘하게 해결했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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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반가공 공정을 거치게 되면 코너 라인의 정교함이 살아나고 링크의 측변 부위는 거울처럼 매끄러운 표면을 갖게 됩니다.

가격을 생각하면 이런 가공상태는 당연한 얘기지만 그 당연한 걸 이루어내는 데에는  많은 노력을 요구합니다.

 

 

버클을 살펴보도록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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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12의 버클은 버튼이나 별도의 고리 없이 여닫을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의 버클입니다.

버클을 펼치고 닫을 때의 느낌은 자석을 붙였다 떼었다 할때의 느낌과 흡사합니다.

여닫을 때의 탄력감은 자석이 아닌 버클 중앙에 있는 평판 스프링에서 나오며 구조가 간단하면서도 사용하기 편합니다.

기존의 버클 구조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도를 했다는 점에서 J12의 버클은 매우 높이 평가할만 합니다.

간단해보이지만 오랜 기간 탄성을 유지할 수 있는 합금 기술과 열처리 기술을 보유해야 가능합니다.

이 특별한 구조는 샤넬이 특허권을 갖고 있으며 이 버클이 J12 모델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입니다.

 


 

J12의 강점과 남은 과제

 

-J12의 강점이라면 화이트와 블랙,다크 실버로 구분할 수 있는 유니크함입니다.

이런 유니크함때문에  많은 브랜드에서 세라믹 소재의 시계가 출시 됨에도 J12는 세라믹 시계의 아이콘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소재의 혁신을 통해 대중적으로 크게 어필을 하긴 했지만 혁신은 반드시 고통을 수반합니다.

세라믹 소재의 유행이 어디까지 갈것인가는 불투명합니다. 이 유행이 지나가면 아무래도 J12는 큰 타격을 받겠죠.

이 새로운 소재가 유행을 넘어 긴 시간 이어져 친숙함으로 다가올때까지 J12는 많은 노력이 필요할것입니다.


또한 패션 브랜드가 아닌 시계 브랜드로서의 과제가 남았습니다.

서두에서 언급했듯이 샤넬은 패션 브랜드로 유명합니다. 오히려 이 부분이 시계 브랜드로서는 약점이 될 수 있다라고 생각합니다.

패션 브랜드로서의 명성을 넘어설만한 기술력과 가치를 부여 해야 하는데 사람들의 생각은 그리 쉽게 바뀌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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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J12의 몇몇 스페셜 모델을 통해서 극복중이라 생각하지만 아직 충분하지 않다고 봅니다.

이것은 긴 시간과의 싸움이며 이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투자와 노력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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