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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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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uis Vuitton

Tambour chronographe automatique flyback volez XL - Q10280

Tambour Chronographe automatique tachymetre voyagez XL - Q102N0

 

 

 끔 시계 마니아들은(자신의 시계 컬렉션이 빈약함에도 불구하고) 이런 흔하디 흔한 고민에 빠지곤 합니다. '아.. 오늘은 어떤 시계를 차고 나갈까?', '어떤 시계를 차야 분위기와 격조를 맞출 수 있을까?', '로렉스? 너무 노티 나진 않을까?', '파네라이? 이건 너무 마초적이지 않나?'. '아.. 그럼 나에게 남은 시계가 뭐있지? 홍콩독수리? 돌잔치 가봤니? 바쉐론은... 아... 없구나. 에라.. 그냥 안차고 나가야겠다.' (외출)

 

 지갑은 얇고, 사고싶은 시계는 많고, 막상 사면 다른 녀석들이 눈에 아른거리고. 그렇다고 그놈을 사면 다른 녀석들이 아른거리는 채워지지 않는 욕망의 단지를 가진 우리 마니아들은 어떤 녀석들을 지르고 실실거리다가도, 겨울날 차갑게 식어버린 스댕 시계의 표면처럼, 이제는 장물이 되어버린 시계들을 장터에 내어놓고 수요와 공급의 손이 내 시계를 사가주기를 기다리곤 합니다.

 

 이런 까다로운 마니아들의 입맛을 맞추기 위해 루이 비통은 자그마치 10년이란 기간의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패션시계가 어쩌니, 루이 비통은 어쩌니 했던게.. 얼마 안된 것 같은데 벌써 10년이나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두 점의 시계는 그런 10년간의 루이 비통의 노하우가 녹아있는, 비슷한 듯 비슷하지 않은 범상찮은 녀석들입니다. 그리고 이 두 시계는 모두 '패션시계'라는 어머니의 외모와 'LVMH'라는 아버지의 내면을 쏙 빼어담은 '진짜배기' 녀석들입니다. 비록 기존 스위스 시계 브랜드들이 기본 스펙으로 가지고 있는 '역사성'은 여성들을 위한 가방과 의류를 만드느라 미처 챙기지 못했지만. 막강한 브랜드 파워와 디자이너들의 파격적이고 개성있는 색깔로 무장하고 본격적으로 시계를 만들어 온 지 10년차가 되어가는 루이 비통을 이젠 어떤 마니아들도 퀄리티를 가지고 함무로 말을 하지 못하는 위치에 올랐습니다. 스와치그룹의 큰 별 하이에크 회장님께서 ETA무브먼트 공급 중단이라는 결단을 내리고 귀천한 지금 시점에서, LVMH 브랜드는 되려 새로운 변화와 발전의 순풍을 받고 순항을 시작 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더이상 길어지면 '뒤로가기' 누르실 것 같으니, 이제 사진 한 장으로 두 녀석의 실체를 공개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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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짜잔~ 예쁘지 않나요? (자자, 무브먼트를 향해 던지시려는 그 커다란 돌들은 잠깐 내려놓으시고, 지금은 디자인만 보자니까요.) 저는 처음에 이 시계를 보았을 때 루이 비통의 초창기 땅부르 다이버의 모습이 갑자기 떠올랐습니다. 그 무뚝뚝하고 심심하기 짝이 없던 시계들이 이렇게 세련되고 말끔해 질 수 있다는게 신기할 따름이었죠. 실제로 촬영장에서 촬영 스탭들이 보이지 않는 자리에서 시계를 요리조리 돌려가며 변태처럼 실실댔었던 제 모습이 떠오릅니다. 루이 비통은 이렇게 범용 자사무브먼트를 쓴 미들레인지 워치를 발표한지 근 1년만에 무브먼트 뿐만 아니라, 디자인적으로도 완성도 높은 시계를 만들어냈습니다. 사실 북을 형상화 했다는 '땅부르'라인이 처음 발표되었을 때, 저는 루이 비통 시계가 소매를 걷어붙이고 만들었다는 '쇼메'.....(네.. 개그였습니다. 거듭 사과드립니다.) 같은 끝을 보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상했었습니다. 너무 비싼 가격대에, 정말 그냥 가방 본따서 만든 것 같은 디자인. 그리고 블루핸즈나 세련된 무광/유광 조합이 대세였던 시계브랜드의 세계에 샛노란 색과 배불뚝이 케이스의 조합..(이번 only watch 행사에서도 쇼메의 시계는...) 하지만 제 예상은 과감히 그리고 멋지게 빗나갔고, 과거의 그것들과 오늘날 루이 비통 시계들을 보며 그 변천사를 보고 있자면, 마치 '숨기고 싶은 연예인의 과거 사진'을 보는 것 같은 기분마저 듭니다.

 

 어쨌든 오늘날 루이 비통은, LVMH라는 명문 가문에서 태어나 튼실한 태그호이어 형과 센스 넘치는 제니스 누나. 그리고 쌍둥이 디올과 동생 위블로를 열심히 닮아가며 어느새 자신만의 날을 분명하게 세우고 있습니다.

 

 얼핏보면 이 두 시계들은 비슷해 보입니다. 저와 장동건씨가 눈 두개와, 코 하나. 입 하나...를 가지고 서로 '닮은' 것처럼, 둘 다 크로노그라프고, 데이트가 달렸고. '애교뱃살' 땅부르 케이스를 하고 있기 때문이죠. 시계를 잘 모르시는 분들은 두 시계가 전혀 다르다고 하시겠지만, 어설픈 마니아인 제가 처음에 이 시계를 만났을 땐 참으로 '비슷한' 시계라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스튜디오에서 찬찬히 생각해보니, 두 시계는 비슷하지만 분명히 다른 시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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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본격적으로 시계 소개를 해보겠습니다. 사진 오른쪽에 있는 샛노란 시계가 땅부르 크로노그라프 플라이백 볼레(Tambour chronographe automatique flyback volez XL - Q10280)이고, 왼쪽의 시계가 땅부르 크로노그라프 타키미터 보야쥐(Tambour Chronographe automatique tachymetre voyagez XL - Q102N0)입니다. 봉쥬르 말고도 프랑스어에 조금 자신있으신 분들은 모두 이쯤에서 두 시계의 차이를 짐작하셨겠지만(저는 프랑스어라면 봉쥬르-마담 밖에 모르기 때문에 검색을 해서 알아본 결과) 볼레(Volez)라는 이름과 보야쥐(Voyagez)라는 이름에서부터 두 시계는 전혀 다른 길을 걷고 있었습니다. 혹시나 볼레와 보야쥐를 모르셔서 검색창에 스펠링 하나 하나를 쓰고 계시는 (저와 같은) 타임포럼 하위 1% 회원 분들을 위해 친절히 알려드리자면. 볼레는 프랑스어로 '날다, 비행하다'라는 뜻이고, 보야쥐는 '여행, 차량'을 뜻하는 프랑스-남성 명사입니다.

  

자 이제 다시한번 다이얼을 보시면서 두 시계의 차이점을 생각해 보실까요? 날카롭게 날을 세운 경고색(aposematic colo[u]ration) 시계가 비행의 욕망을 불태우고 있는 볼레, 깊이있는 차콜그레이 다이얼의 시계가 달리고 싶은 욕망을 집약시킨 보야쥐입니다. 

 

 

볼레의 다이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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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저 볼레의 다이얼에는 커다랗게 '플라이백'이라고 적혀있습니다. 플라이백 기능이란 크로노그라프의 초침을 '스타트-스탑-리셋-다시 스타트'과정을 거치지 않고, '스타트-리스타트'로 과정을 줄여 크로노그라프의 작동 알고리즘을 간소화시킨 기능입니다. 이것은 분명히 '비행'과 관련이 깊습니다. 쉽게 생각해보자구요.. 조종사가 크로노그라프를 작동했다가 '스탑-리셋-다시 스타트..' 하다간 사고가 날 수도 있습니다. 헬리콥터밖에 조종간을 볼 일이 없었던 저이지만, 당시 조종사에 대한 기억은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조작이 필요한 복잡한 기기를 신중하게 만지는 모습이 선합니다. 한 마디로 그보다 훨씬 더 빠르고, 복잡한 비행기는 스타트-스톱-리셋을 하면서 조정할 여유가 없겠죠. 부조종사는 군대처럼 '취침 교대', '밥 타오기' 같은 일을 시키라고 있는 사람이 아니니까요.

 

 스마트폰을 보면서 길을 걷다가 앞 사람과 부딛칠뻔 했던 기억이 있으신가요? 플라이백의 존재 이유는 그것을 예방하기 위한 것과 비슷합니다. 복잡한 계기판을 바라보면서 얼마나 이 각도로 상승해야 원하는 고도에 오를 수 있는지. 어느 각도로 몇 초간 조종대를 돌려야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비행기가 고개를 돌릴 지 등의 짧은 시간동안 순발력있는 조작과 측정이 필요했기 때문이죠. 파일럿들에게 플라이백 기능은 나름대로 '혁신'이었습니다. 하늘에는 이렇다 할 기준점도, 눈금도 없으니까 내가 원하는 곳으로 정확히 이동하려면 측정의 힘을 이용하는 수 밖에 없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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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라이백 이야기가 나왔으니 크로노그라프 이야기를 조금만 더 해보자면, 1934년 브라이틀링이 처음으로 3-버튼 크로노그라프(지금 보시는 크로노그라프처럼 용두를 기준으로 위 아래로 버튼이 있는 시계를 3-버튼 크로노그라프라고 합니다.)를 만들었고, 1936년 론진이 플라이백 크로노그라프 매커니즘을 발명하면서 오늘날 짧은 시간을 측정하는 매커니즘이 완성됩니다. (지금도 플라이백에 대한 특허는 론진에 있지요. 기한이 만료됐기 때문에 더이상의 금전적인 이득은 없지만.)

 

 어쨌든 조금만 더 세심하게 볼레의 다이얼을 보시면, 초를 측정하는 인덱스 간격이 볼레의 그것보다 훨씬 더 촘촘함을 알 수 있습니다. 조금 더 정밀한 측정을 위해 다이얼의 눈금을 n등분 한 것이지요. 또한 30분 크로노그라프를 사용함으로서 '긴 시간 측정은 필요없다.'는 의지를 확고히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절대로 단가 때문이 아닐겁니다. (이런 걸 보고 꿈보다 해몽이라고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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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됐건.. 전투기의 표면을 그대로 뜯어다가 용접해서 붙인듯한 다이얼의 견고함과 독특한 볼륨감을 가진 소드 핸즈의 날카로운 마초성은 이 시계가 '비행'에서 영감을 얻어 완성된 것임을 더욱 확고히 해주고 있습니다. 스트랩에 박혀있는 '징'은 IWC의 생택쥐페리 시리즈의 스트랩을 연상시키는 듯, 더욱 더 비행에 대한 의지를 결연하고 있습니다.

 

 

 

보야쥐의 다이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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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일 먼저 베젤 부분 크로노그라프-초침 측정 부분에 눈이 갑니다. 그리고 'TACHYMETRE'라는 단어가 보이는군요. 타키미터에 대해서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서 설명을 드리자면, 타키미터가 그려진 크로노그라프를 켜고 1km를 달렸을 때, 초침이 가르키는 인덱스가 그 물체의 시속이 됩니다. 그리고 이것을 알려주는 기능을 타키미터라고 부르는 것이지요. 예를들어 크로노그라프를 켜고 1km를 달렸을 때, 초침이 정확히 60이라고 씌여 있는 12시 방향에 도착했을 경우, 그 차의 시속은 60km. 즉, 60km/h가 되는 것 입니다. 마찬가지로 2시 방향에 있는 10초에 1km를 갔다면, 다이얼에 씌여있는 그대로 350km/h 의 속력이라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지요. 350km/h 부터 400km/h까지의 눈금은.. 아마도 다음 세대의 차를 위해 만들었겠죠? 꼭 무언가를 타면서 타키미터를 측정하지 않아도 1km 정도 떨어진 거리를 달리는 물체에 대한 속력을 계산할때도 타키미터를 사용 할 수 있습니다. (300km/h로 달리는 KTX나 개최가 얼마 남지 않은 F1에 가시는 TF 회원님들께 조심스레.. 인증샷을 요청해봅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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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으로 센터 서브다이얼은 크로노그라프의 분 단위 적산계입니다. 무려 60분 카운터입니다! 두둥.. 60분 카운터가 크로노그라프 역사에서 차지하는 의미는 매우 큽니다. 60분 카운터 크로노그라프는 기존의 30초 카운터보다 최근에 개발된 무브먼트입니다. 루이 비통에서 7750의 30분 카운터가 아니라 60초 카운터 크로노그라프를 과감히 베이스 무브먼트로 선택한 것은, 더이상 루이 비통이 옛 심장을 '빌려'쓰는 회사가 아니라, 최신 기술의 선두에 서며 유행을 선도하겠다고 당당하게 선언하는 일종의 출사표라고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오른쪽 서브다이얼은 메인 초침입니다. 마치 자동차 계기판의 rpm 눈금을 보는 것 같은 디자인은 서로 길이가 다른 초침이 양방향으로 회전하면서 0부터 30초까지. 다시 30초부터 60초까지 시간을 가리켜 줍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왼쪽에 있는 다이얼은 24시간 적산계(인디케이터입니다. 11.10.10 알라롱님 발견으로 오자 정정^^;)입니다. 레이싱과 24시간 다이얼. 왠지 르망 24가 떠오릅니다. 블랙 스포츠카를 타고, 보야쥐를 손목에 두르고, 크로노그라프 켜고 24시간 달리...라는 의미는 절대 아니겠지만. 크로노그라프 보야쥐는 '달리기'를 위한 모든 기능을 다이얼에 집약시켜 놓았습니다. (졸음운전은 대회에서만 보는것으로도 충분합니다. 모두들 안전운전!!... 은 개그였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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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트랩의 디자인은 옛날 자동차들의 대시보드 패브릭을 보는 듯한 향수와 카본의 세련된 느낌을 섞어 놓은 듯 아름답습니다. 실제로 만저보면 보들보들하고 탄력이 느껴지는게 얼른 손목에 두르고 나가고 싶어질 정도입니다. 스트랩은 프랑스에서 만들어졌습니다. 스트랩 하면 스위스의 것만 접하곤 했던 마니아들에게, Made in France라고 찍혀 있는 스트랩은 스트랩 그 자체만으로도 루이 비통의 시계를 가지고 있다는 개성을 부여해줍니다. 스위스 시계인 듯 하면서도 자신의 소속을 분명히 하고 있는 것이죠. 루이 비통은 프랑스의 것이다.라는 루이 비통의 자신감이 드러나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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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이스백은 솔리드 케이스입니다. 루이 비통의 땅부르 시리즈는 다른 브랜드의 시계들과 아이덴티티를 주는 방식이 조금 다릅니다. 다른 브랜드들이 고유의 로고와 핸즈, 무브먼트의 통일성으로 시계에 아이덴티티를 부여한다면, 루이 비통은 고유의 시크한 색상과 크기만 달라진 케이스만으로 시계에 아이덴티티를 부여합니다. 케이스백에 그려진 모노그램 역시 오직 루이 비통 시계에서만 볼 수 있는 개성입니다. '루이 비통의 모노그램은 세상 어떤 곳에다가 가져다 놓아도 아름답다.'고 했었던 이름모를 유명인의 말이 떠오르는군요.

 

 땅부르의 케이스는 북을 형상화한 커브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케이스가 상당히 부드럽습니다. 케이스는 표면을 흘러내리는 빛의 자태만으로도 충분히 매끄럽습니다. 여타 스포츠 워치들과는 달리 루이 비통은 아주 얇은 베젤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베젤에 직접 디자인을 할 수는 없었지만, 케이스의 옆면에 Louis Vuitton이라는 12 글자를 둘러 놓음으로서 디자인에 점정을 더하였습니다. 시계의 사이즈는 44mm입니다. 땅부르 케이스 특성상 넓기보다는 높게 올라와있는 모습이 더 두드러지기에 생각보다 크게 느껴지진 않습니다만, 모듈과 케이스 때문에 시계의 무게 중심이 상단에 올라가 있기 때문에 팔목이 조금 둥근 분들이시라면 착용시 문제가 될 순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디자인의 시각적 효과 때문일까요? 파네라이 케이스가 생각보다 크게 느껴지지 않듯. 땅부르의 케이스는 생각보다 크다고 느껴지지 않습니다. 저의 손목 둘레가 16.5cm 정도 되는데, 전혀 크다는 생각이 안들었거든요. 오히려 생각보다 잘어울려서 걱정이었습니다. (반대손은 이미 지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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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TA가 스와치 그룹 산하를 제외한 다른 그룹에 메인 베이스 무브먼트 공급을 중단해버린 시점에서 루이 비통은 양산 시계와 다른 시계들을 제작하기 위해 다양한 모듈을 생산할 수 있는 회사를 물색합니다. 자사 무브먼트를 사용하는 제니스에 손을 벌릴 수도 있지만, 디자인과 손익분기, 그리고 자신들이 원하는 경쟁 포지션을 위해서, 루이 비통은 제니스의 자사 무브먼트보다는 역사성과 기술력을 동시에 가진 회사를 찾아야했지요. 그리고 루이 비통은 제니스의 무브먼트를 직접 수급받는 대신, 한때 제니스의 무브먼트 제작자이기도 했다가, 독립하여 에벨(에벨 또한 LVMH 산하의 시계입니다.)에 모듈을 수급하는 회사인 드보아 데프라즈(Dubois-Depraz)와손을 잡게 됩니다. 드보아 데프라즈는 크로노그라프 자체 모듈 뿐만 아니라 크로노그라프-퍼페츄얼, 크로노그라프-데이트 등 크로노그라프 모듈 개발을 하는 회사로 1983년에 이미 퍼페츄얼 크로노그라프 워치 무브먼트를 제작할 정도로 기술력있는 회사였습니다. 또한 드보아 데프라즈는 오메가의 문워치와 태그호이어 까레라, AP의 ROO의 모듈 무브먼트로도 사용되었을 정도로 유명한 회사입니다.

 

 

그리고 루이 비통은 드보아 데프라즈의 모듈과 ETA의 베이스 무브먼트를 결합하여 다양한 시계를 만들고 있습니다. 두 시계 모두 드보아 데프라즈의 모듈을 베이스로 얹고 있으며, 보야쥐의 고유 칼리버는 LV 172, 볼레의 칼리버는 LV 137입니다.

 

 베이스 무브먼트와 모듈을 얹어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는 시계들의 경우 저렴해보이고, 독자적인 무브먼트를 만들지 못하는 회사라는 부정적인 인식을 하실 수 있으실텐데, 장점 또한 존재합니다. 시계는 테크니션과 워치 디렉터, 그리고 디자이너가 모여 완성됩니다. 때문에 제조과정부터 단가 모두 3등분되어 결정됩니다. 즉, 테크니션 파트에 아웃소싱을 함으로서 다른 파트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것이지요. 또한 모듈 파츠는 수리에 용이합니다. 모듈러 파츠의 경우 고장이 발생했을 경우, 메인 파츠와 모듈러 파츠별로 수리가 가능하니, 혹시나 모를 시계의 파손에도 나름대로(?) 안심 할 수 있는 것이지요. 수리 단가도 상대적으로 저렴합니다.

 

 물론 자사 무브먼트를 생산하지 못하는 브랜드들의 변명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습니다만, LV의 프리스티지 포지션 워치들은 이미 독자적인 무브먼트를 사용하고있고, LVMH 그룹에 제니스와 태그호이어, 위블로가 있다는 사실을 생각한다면, 루이 비통의 시계는 그냥 '수 많은 패션 시계들 중 하나'라고 섣불리 판단할 순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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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경님의 '시계이야기'에도 소개된 적 있는 루이 비통의 Tambour spintime 역시 모듈 형태로 제작된 시계입니다.

베이스 무브먼트는.. 두둥. ETA 2893 입니다.

 

 

 

 크로노그라프 기능이 들어간 시계를 구입하여 보신 분들이라면 모두들 공감하시는 일이라 생각됩니다만, 모듈이든 크로노그라프 무브먼트이든지간에 칼럼휠 방식이 아니라면 한번쯤은 푸셔를 누르시던 손이 지끈거릴 정도로 아팠었던 기억이 한번 쯤 있으셨을 것 입니다.(그렇습니다. 소고는 칼럼휠을 살 여력이 없습니다.- _-;) 제가 제일 먼저 이 시계에 대한 소개글을 부탁받고 시계를 알아보기 시작했을 때, 가장 기대하면서도 걱정이 되었던 점도 바로 이 부분이었습니다. '푸셔 버튼이 너무 딱딱하진 않을까.'라는 것. 오토메틱 또는 수동시계를 구매하실 때 크로노그라프 기능이 있다면 가장 먼저 체크해야 할 부분이지요.

 결론을 먼저 말씀드리자면, 버튼은 부드럽습니다. 비록 구조적인 특성상 '유격을 맞춰야 하는' 크로노그라프 워치와 '부드럽게 들어가는' 칼럼휠 기반 무브먼트의 조작감은 차원이 다를 수 밖에 없지만, 두 시계의 조작감은 예상했던 것보다 좋았습니다. 드보아 데프라즈의 기존 크로노그라프 무브먼트의 단점으로 지적되었던 튕김 현상이나 버튼이 눌리지 않는 현상은 새로 개발한 모듈이 탑재된 이 시계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용두를 뽑았을 때도 촉감은 부드러웠습니다. 시간을 맞추기 위해 조작을 해 보았을 때도, 어느 브랜드처럼 경박하게 돌아가지 않고 묵직하고 정밀하게 조작이 가능했습니다. 조작할 때의 무게감은 모듈을 얹었기 때문에 더 많은 토크가 필요해서 그런 것이라고 해석 할 수도 있겠지만, 루이 비통 특유의 섬세하고 정숙한 이미지와 잘 어울리는 그러한 조작감이었습니다. 용두의 엣지부분에는 고무로 포인트를 주어 탕부르 케이스와 용두 이미지가 겹쳐 단조롭지 않도록 포인트를 주었습니다. 조작감에 대한 평가는 두 시계 모두 동일합니다. 비록 두 시계에 들어간 베이스 무브먼트는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묵직함은 모두 모듈을 추가로 얹음으로서 발생한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해봅니다.

 

  데이트는 퀵 체인지 방식을 사용하였으며, 파워리저브는 둘 다 42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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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두 시계를 리뷰하면서 저는 아우디의 세단을 타는 것 같은 기분을 느꼈습니다. 부드러우면서도 중성적인 디자인, 중후한 느낌. 그렇다고 올드하지도 않은 나쁘지 않은 느낌. 제가 아우디라는 브랜드를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것도 있겠지만 보야쥐와 볼레는 모두 아우디와 궁합이 잘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쨌든 루이 비통은 대한민국 대중들에게 너무나도 잘 알려졌고, 이제는 특별함 보다는 '흔해보인다'는 편견이 고착화된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런 이미지는 루이 비통 '가방'에만 한정되어 있는 이미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커다랗게 LV가 도배되어있는 아이탬들은 이미 루이 비통 내부에서도 '한물 간' 유행이 되어버린지 오래입니다. 이제 루이 비통은 모노그램의 매력을 새로운 디자인과 특유의 감성으로 재해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리뷰에 소개된 볼레와 보야쥐는 루이 비통이 10년간 고민하고 고심했던 루이 비통의 중간결과입니다. 한 마디로, 매장에서 '직접'보지 않고 루이 비통의 시계를 키보드로만 평가하기에는 이미 그 수준이 충분히 발전했다는 것이지요.

 

 사족: 공정한(?) 리뷰어가 되기를 항상 꿈꾸는 리뷰어이기에, 세 명의 여성과 다섯 명의 남성분들에게 이 시계가 어때보이는지 물었습니다. 이 시계를 보자마자 한 명의 여성분은 "진짜 예쁘다."라는 말을 했고, 미모의 여성분 두명은 "어머나! 루이 비통이네!"를 외쳤습니다.(정말 단번에 말이죠. 여성들에게 루이 비통 인식 유전자가 있다는 말이 괜히 나온 말은 아닌 듯 합니다.- _-;) 그리고 다섯 명의 남성 분들은 눈을 반짝이며 두 시계의 가격을 물어봤습니다.(ㅎㅎㅎㅎㅎㅎ)

 개인적인 선호도를 물어본 결과, 볼레가 2, 보야쥐가 6 으로 보야쥐가 우세했으며,(여성분들은 모두 보야쥐가 예쁘다고 했습니다.) 오메가나 로렉스 같은 알려진 시계들과 이 시계 중 어떤 시계를 차겠냐는 질문에는 모두 루이 비통의 시계를 선택했습니다. (루이 비통의 브랜드 파워가 새삼 느껴지는 대목입니다.)

 

 

 어쨌든 2011년에 새롭게 론칭한 이 두 시계가 루이 비통 시계 세계의 '끝'이 아니라 '시작'임은 분명합니다. 그 여정이 어떻게 끝이 날지. 아니면 어떤 식으로 진행이 될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위에 소개된 시계만큼은 여러 시계 브랜드들을 통틀어 간만에 '제대로' 나온 녀석들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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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분들은 개인적으로 어떤 시계가 더 예뻐보이시나요?

레이스의 심장을 품은 보야쥐인가요, 아니면 비행의 감성을 담은 볼레인가요.

아니면.. 둘 다?

 

 

리뷰협조: 루이 비통 코리아 T: (02)-3432-1854

공식가격: 볼레, 보야쥐 각 \10,350,000

소품: 루이 비통 선글라스 (Z0414W)

촬영: 2nd Round St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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