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메스(Hermès)의 2024년 봄/여름 시즌 오브제 프레젠테이션이 지난 2월 7일 서울 신사동 메종 에르메스 도산 파크에서 열렸습니다. 올해는 프랑스 파리 포부르 24 생토노레에 위치한 에르메스 본사에서 영감을 받아 '24 포부르(24 Faubourg)’라는 테마 하에 여러 컨셉의 룸으로 꾸며진 에르메스만의 특별한 '메종(Maison, 불어로 집)'에서 이번 시즌의 새로운 오브제들을 선보였습니다.
- 리빙룸
- 베드룸
- 드레스룸
파리 포부르 매장의 건축 소재 및 인테리어 등을 차용한 시노그라피로 전시 공간을 가득 채워 마치 정말 집에 들어온 듯한 아늑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리빙룸, 베드룸, 드레스룸, 가든, 코리더(회랑) 등 포부르 매장을 닮은 각각의 룸 안에는 이와 어울리는 새로운 오브제 컬렉션을 친밀한 방식으로 전시 및 소개하고 있습니다.
- 코리더
- 가든
관련해 기자들에게 미리 제공한 프레스 킷에서도 또 다른 프레젠테이션을 경험할 수 있었는데, 프랑스의 일러스트레이터 아티스트인 다미앙 플로레베르 큐이페(Damien Florébert Cuypers)가 참여한 컷-아웃 일러스트레이션을 통해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어떤 공간 또는 오브제가 펼쳐질지 궁금증을 자아내게 했습니다. 그럼 이번 시즌 주목할 만한 에르메스의 신제품 몇 점을 모아 봤습니다.
- 버킨 셀리에 포부르 앙 페트 백
포부르 매장의 윈도우를 표현한 1950년대의 트롱프뢰유(Trompe-l’œil, 실제의 것으로 착각할 만큼 세밀하게 묘사된 그림) 드레스로부터 영감을 받은 디자인을 일명 구아슈(Gouache) 기법을 통해 블랙 에버카프 카프 스킨 위에 화이트 잉크와 함께 수작업으로 정교하게 페인팅했다. 한편 잠금 장치의 패드락을 디스코볼 형태로 변주한 점 역시 돋보인다.
- 코다주 백
승마 세계로부터 영감을 받아 탄생한 코다주 백(Cordage bag)은 로프(밧줄) 장인들의 노하우를 빌어 로프를 수작업으로 엮는 방식으로 제작했다. 가죽 소재의 롱 핸들을 부착하여 숄더백으로 활용할 수 있어 실용적이며, 바닥은 에르메스 컬렉션의 상징과도 같은 샹 당크르(Chaîne d’Ancre, 영어로는 앵커 체인) 링크 모티프에서 착안한 가죽 소재의 패턴을 덧대었다.
- 카프스킨 샌들
포부르 생토노레 매장의 파사드에서 영감을 받아 매우 정밀한 레이저 기술로 패턴의 굽을 장식했다.
- 남성용 스니커즈
에르메스 스니커즈 라인 최초로 상징적인 샹 당크르 패턴을 EVA 및 TPU 밑창에 재해석한 모델. 샹 당크르 모티프를 독창적인 디테일과 볼륨을 통해 패션과 기술을 결합했다. 외피는 내구성이 우수한 패러슈트 캔버스와 카프스킨 소재가 사용됐다.
- 에르메스 플래그십 스카프 90
프랑스 파리에서 활동하는 아티스트 디미트리 리발첸코(Dimitri Rybaltchenko)가 완성한 압도적인 일러스트가 시선을 사로잡는 실크 트윌 소재의 까레 스카프다. 포부르 생토노레 매장을 형상화한 해군 기함이 장엄한 돛과 함께 바다를 향해 나아가고 제우스, 아폴론, 에르메스 등 그리스 신화 속의 신들이 천상의 다른 피조물들과 함께 어우러져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 골드 도금 메탈 및 에나멜 프린트 이어링
- 골드 도금 메탈 및 에나멜 프린트 브레이슬릿 2종
골드 도금 처리한 메탈 바탕에 컬러 에나멜 프린트로 샹 당크르 등 에르메스를 상징하는 모티프를 재치 있게 묘사했다. 디자이너 엘리아스 카푸로스(Elias Kafouros)의 실크 까레 스카프에서 가져온 일명 '퍼니 아이스크림(Funny Icecream)' 디자인을 알록달록한 컬러감의 패션 액세서리로 재해석해 요소요소마다 귀여운 포인트가 살아있다.
- 아쏘 쁘띠 룬 씨엘 에뚜왈
남녀 공용 워치 신제품으로, 38mm 직경의 스틸 케이스에 71개의 라운드 컷 다이아몬드를 세팅하고(크라운 포함), '별이 총총한 밤(Ciel étoilé)'을 뜻하는 제품명에 부합하도록 미드나잇 블루 컬러 래커 마감 및 일부 그라데이션 텍스처 처리한 특수한 형태의 마더오브펄 다이얼을 사용해 7개의 다이아몬드와 함께 서정적인 밤하늘을 묘사했다. 다이얼의 미학적인 아름다움을 극대화하고자 신제품에는 이전 시리즈에서 볼 수 있는 6시 방향의 데이트 디스플레이를 과감히 생략했다. 어김없이 10~11시 방향 사이에는 비스듬히 클래식한 문페이즈 디스플레이를 배치해 '작은 달(Petite Lune)'을 뜻하는 쁘띠 룬 특유의 개성을 드러낸다.
1978년 마구인 등자(鐙子, Stirrup)에서 영감을 얻어 수석 디자이너 앙리 도리니(Henri d’Origny)의 손끝에서 탄생한 아쏘 컬렉션의 시그니처 케이스 디자인(우아한 원형의 케이스와 결합한 비대칭 러그 형태)은 변함 없다. 무브먼트는 매뉴팩처 자동 칼리버 H1837에 스몰 문 모듈을 얹어 수정한 독자적인 무브먼트를 탑재했다(진동수 4헤르츠, 파워리저브 약 42시간). 투명 사파이어 크리스탈 케이스백을 통해 무브먼트를 감상할 수 있다.
베드룸에서 자고 싶네요 아주 럭셔리함이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