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mes 아쏘 그랑드 룬 ETC(기타브랜드)
Hermès
에르메스 아쏘 그랑드 룬
최근에 Hermès Arceau Grande Lune을 들였습니다. 물론 Hermès는 핸드백을 잘 만드는 것으로 가장 잘 알려져 있지만, 1912년부터 시작된 watch maker 라는 또 하나의 정체성을 계속 키워 나가고 있으며 그 역사의 한켠에서 이 시계도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History
Hermès는 승마 세계에서 영감을 받아 제국을 건설한 브랜드입니다. 처음에는 가죽으로 마구를 생산했고, 그 다음에는 여행용 액세서리를 생산했으며, 스카프로 이동하여 마침내 모든 종류의 패션, 가정 및 보석 제품을 제공했습니다. 이 럭셔리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는 Thierry Hermès가 1837년에 설립했으며 가족 회사가 사업을 크게 발전시켰습니다.
1912년 에밀 에르메스의 딸을 위한 선물로 최초의 에르메스 손목시계가 제작되어 미니멀하고 실용적인 디자인을 선보입니다.
그러나 이 프랑스 브랜드가 스위스 제조업체인 Movado와 협력하여 상업적 목적으로 시계를 생산하기 시작한 것은 1928년부터입니다.
1978년은 Hermès의 시계 제조 역사에서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우아한 시계를 개발하고 유통하기 위해 스위스 Biel에 "La Montre Hermès" 부서가 설립되었으며 같은 해, 말의 등자를 모티브로 제작한 아이코닉한 디자인의 Arceau 시계가 출시되었습니다. 디자이너 앙리 도리니(Henri d'Origny)가 다양한 등자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하는 불균형한 디자인은 Hermès 시계 Arceau 라인의 필수 요소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Case & Dial
1970년대부터 이어져 오는 Arceau 라인의 이 새로운 모델은 2020년 12월 런칭되었습니다. 현재 Arceau 라인은 40-41mm 범위의 몇 가지 버전으로 제공되나, 이 모델은 43mm의 보다 더 큰 케이스로 존재감을 드러내며, 그 안에 문 페이즈 디스플레이가 있는 풀 트리플 캘린더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Hermès는 시간을 장난스럽게 해석한 역사가 있지만 (예를 들어 Arceau L'Heure de la Lune) Arceau Grande Lune은 보다 고전적인 표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Arceau 컬렉션의 중심인, 기울어진 이탤릭체 숫자는 질주하는 말을 연상하게 합니다. 소용돌이 같기도 한 반짝이는 숫자판은 은이 도금되어 있어 보는 각도마다 다채롭게 빛을 반사합니다.
다이얼은 숫자와 대비되는 진한 파란색으로, 다양한 조명에서 모든 각도마다 다르게 보이는 선버스트 블루 다이얼로 마감되어 있습니다. 유광의 베젤과 달리 내부 다이얼은 무광 파란색에 더 가까우며 로듐 도금된 리프 핸즈가 시인성이라는 본래의 목적에 부합한 채 균형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6시 방향에 문페이즈가 있고 그 주위에 날짜 디스플레이가 있습니다. 이것은 Hermès 로고 아래에 있는 두 개의 창 속 휠과 함께 작동하여 요일, 날짜, 월 및 문페이즈를 보여주는 완벽한 캘린더 디스플레이를 보여줍니다.
저에게는 론진 마스터콜렉션 문페이즈에 이은 두번째 문페이즈 시계이며 두 모델 다 복잡 시계의 범주에 속하지만 분위기는, 사뭇 다릅니다. 론진 문페이즈가 결코 가독성이 좋은 시계라고 말할 수는 없으나 이 시계에 비하면 오히려 실용적인 느낌이 들고, 아쏘 그랑드 룬은 다이아 텐포인트처럼 작정하고 치장하지는 않았지만 가만히 들여다보고있으면 화려하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론진 트리플 캘린더와의 차이점은, 월, 날짜, 문페이즈 및 요일을 설정하기 위한 베젤 측면의 푸셔가 각각 2시, 4시, 8시 및 10시 위치에 있으므로 브랜드에서 제공하는 핀 (급할때면 이쑤시개?) 등으로 쉽게 수정이 가능합니다.
브라이틀링 sinn 등의 마치 유리가 없는 듯한 양면 무반사코팅에 비할 수는 없으나 돔 형태의 사파이어 크리스탈 글래스 역시 무반사 코팅 처리되어있어 어떤 각도에서도 편하게 시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Movement
Hermès는 시계의 무브먼트 사양에 대해 자세히 언급하지 않았습니다만, 시스루백을 통해 캘린더용 모듈이 추가된 ETA 2892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Arceau 라인에 Vaucher 무브먼트를 사용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약간 아쉬운 점도 있으나, 이는 조금이나마 합리적인 가격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라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자사 무브먼트는 아니지만 페를라쥬 마감, 로터의 코트 드 제네브 장식 등을 통해 보이는 부품들에 나름 최선을 다했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여기에서 마구 및 귀금속 공예로 명성을 쌓아온 Hermès의 강점이 드러난다고 보여집니다. 파워리저브는 42시간입니다.
Strap
원래 가죽으로 유명한 브랜드인 만큼 스트랩은 색상 및 질감에서 상당한 수준을 보여줍니다. 스틸 폴딩 버클이 장착된 매트한 Abyss 블루 앨리게이터 스트랩이 손목에 부드러운 착용감을 주며, 시계의 드레스 워치 감성을 더욱 잘 느껴지게 해줍니다.
Hermès는 공식 웹사이트에는 Hermes Arceau Grande Lune이 16-19cm의 손목 크기에 맞아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으며, 16cm의 얇은 손목을 가진 저는 스트랩을 가장 짧게 착용합니다.
최근에 43mm, 42mm 의 시계들을 다 정리하며 러그 투 러그가 짧은 시계들만 소장하고 있었기에, 흔히 '방간'이라 불리는 오버사이즈 핏이 될까 봐 걱정을 했으나 개인적으로는 매우 만족하고 있습니다.
'아쏘'의 비대칭 러그가 큰 사이즈 다이얼 대비 결코 손목에 크다는 부자연스러움을 주지 않는 것 같습니다.
Conclusion
Hermès는 공식 소비자 가격은 $6,350 이며 동 가격대에서 선택할 수 있는 시계는 상당히 많습니다.
개인적으로 시계 전문 브랜드의 헤리티지에 많은 가치를 두고 있었기에, 지금까지 시계 전문 브랜드 중심으로 소장품을 구성하고자 했었습니다. 아쏘를 들이기 전까지는.
트리플 캘린더라는 특정 범주를생각하면 으레 파텍필립, 오데마피게와 같은 브랜드에서 만들어내는 예술과도 같은 작품들을 우선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훨씬 적은 예산에서 복잡 시계의 감성과 함께 고급스러움이라는 심미적 만족감을 찾고자 한다면 '아쏘 그랑드 룬'을 고려해 볼 수 있을것 같습니다.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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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팡
2022.12.09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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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르노매냐
2022.12.13 10:11
슬림 데르메스는 정말 클래식 워치의 정수만 모은 시계 아닌가 싶어요.
말씀처럼 마감은 기대 이상으로 훌륭한듯 합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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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지98
2022.12.09 10:21
에르메스는 유행하는 카피 디자인보다 자기만의 색깔을 만들어 가는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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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르노매냐
2022.12.13 10:12
한때 LV의 땅부르를 동경하던 시기도 있었지만, 너무 유행을 잘 타면 그만큼 식상해지더군요.
그런 면에서 아쏘의 케이스 디자인은 나름의 아이덴티티를 잘 유지하는게 매력인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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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승시계
2022.12.09 21:10
칼럼 수준의 리뷰네요. 멋진 시계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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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르노매냐
2022.12.13 10:16
가볍게 스캔데이 사진만 올려도 개인적으로 만족했을것 같습니다만..
아쏘는 차면서 느끼는 것들을 담담히 써보고 싶어졌기에. 글이 길어졌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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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I-7
2022.12.12 11:39
정성 가득 리뷰 잘 봤습니다. 에르메스 시계들은 특유의 아이덴티티가 잘 드러나서 멋진 듯 합니다. 숨은 가성비 강자 같다는 느낌도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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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르노매냐
2022.12.13 10:18
가성비라는 말이 참 주관적이기에, 그만큼 사용하기 애매합니다만
개인적으로는 KIMI-7님 말씀에 동감합니다. 유튜브 정말 잘 보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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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글 잘봤습니다. 슬림데스를 경험하고 있는데 나름 만족도가
좋습니다. 특히 마감과 스트랩은 나름 뛰어나서 감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