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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 게시글은 조회수1000 or 추천수10 or 댓글25 이상 게시물을 최근순으로 최대4개까지 출력됩니다. (타 게시판 동일)영화관 영사실 이야기 잡담
살면서 직업을 몇번 바꿨는데
영화관에서 영사기사로 근무를 했던 경험을
써봅니다
요것은 영사기입니다.
SONY 영사기를 쓰는 곳도 있고 바코나 크리스티 영사기를 쓰는 곳도 있습니다.
각각 장단점이 있습니다.
영사기 자체가 내는 열이 상당해서 위에 배기장치가 달려있습니다.
필름 사용 안 한지는 8~9년 되었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필름 상영 시절에 비해 영사기사가 할 일이 많이 줄었지요.
요즘은 영사기사가 없는 영화관도 많습니다.
이것은 영사기에 들어가는 램프입니다.
수명은 대략 3~4개월 가는 것 같고
하나에 백만원가량 합니다.
램프교체할땐 저렇게 리트릴 장갑을 끼고 교체를 해야합니다
지문자국이 나면 안 된다고 하더군요. 폭발 위험이 있다나
난생 처음으로 램프 교체할때 핵폭탄 해체하듯 덜덜 떨면서 교체하던 생각이 나네요
사진상의 램프를 보면 위쪽이 시커멓게 그을린 것이 보이는데
교체할 때가 되어서 저렇습니다.
저상태로 상영을 하면 화면이 어둡게 나옵니다.
램프를 장착한 모습
영사기 내부열을 좀 식혀준 다음에 교체를 합니다.
새램프를 장착하고 영사기에서 세팅을 하는 과정이 처음엔
너무 복잡하게 느껴져서 애먹은 기억이 납니다.
영사기 대 여섯대가 돌아가는 소음이 꽤 있습니다.
처음 영사실에 들어 갔을때 내가 여기서 하루 종일 이 소음을 견딜 수 있을까했는데
적응되니까 의외로 크게 신경쓰이진 않더라구요.
영화관 화면이 저렇게 보입니다
소리는 들리지 않아요.
앤트맨 상영중이네요
왼쪽의 기계는 더 이상 사용하지 않습니다.
창문 오른쪽으로 보이는 버튼은 천막을 넓혔다 좁혔다 하는 버튼인데
이걸 마스킹이라고 합니다.
마스킹을 해주면 스크린 아래위로 회색 여백(일명 래터박스)같은 게 안 보여서
영화볼때 집중이 잘 된다고 하더라구요.
모든 영화관이 마스킹을 다 하는 건 아닙니다.
해주면 좋은데 비용문제(?)로 안 하는 곳도 많다더군요.
제가 근무하던 영화관도 3,5관만 마스킹을 했었습니다.
이 둥근 원반은 플래터라고 하는데 필름을 얹어 놓는 장치입니다.
지금은 디지털 방식이라 실수로 엉뚱한 영화를 틀었을 때 바로 바꿀 수 있지만
필름 상영시절에는 그게 불가능했다고 하더라구요.
그냥 그대로 상영 ㅋㅋ
이 프레임 카운터도 플래터와 함께 유물처럼 남아 있네용
잘 보존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화면 아래위로 보이는 회색 여백 부분이 래터박스입니다 >
보통 개봉 전날에 모든 영화 상영을 마치고
혼자 남아서 개봉할 영화 확인 작업을 합니다
화면이 잘 나오는지 확인도 하고
볼륨설정도 해야하죠.
혼자서 듣는거랑 사람이 꽉찼을때 듣는거랑 차이가 있어서
그것도 고려해야합니다.
공포영화를 혼자 작업할 땐 좀 무섭기도 해요.
영화는 외장하드로 해서 택배로 오거나
아니면 배급사에서 온라인으로 쏴주기도 합니다.
당장 내일 개봉인데 외장하드가 인식이 안 되어서
배급사에 긴급하게 전화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영사기에 영화를 넣어도 대부분은 곧바로 틀어볼 수가 없습니다.
암호가 걸려있기 때문이죠. 이걸 KDM이라고 합니다.
KDM
암호화된 정보를 포함하고 있는 DCP를 해독하기 위한 키 정보와 상영기간을 포함하고 있는 권리 허락 정보이다.
이 KDM은 개봉이 임박하면 그때 따로 옵니다.
그걸 넣어서 풀어줘야 영화를 틀어볼 수가 있죠.
모든 영화에 KDM이 있는 건 아니고
사람들이 많이 안 볼 것 같은 영화(?)는 KDM이 없는편이더라구요.
아주 드물게 정전이 나거나 영사기 고장이 나면
멘붕입니다.
특히 관객이 많을 때 사고가 나면 아찔하죠.
사과방송도 해야하고.. 일년에 한 두번 정도 이런 일을 겪은 것 같네요.
어벤져스 앤드게임땐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오는지
영화관이 터져나가는 줄 알았습니다.
그때 긴장을 하고 근무했던 기억이 납니다.
영화관 스크린을 가까이서 보면 작은 구멍들이 무수히 나있습니다.
스크린 뒤에 거대 스피커가 있는데 이 소리가 밖으로 잘 나오기 위함입니다.
영사실 근무는 교대 근무이고
하루종일 혼자 있어야합니다.
원래 혼자있는거 좋아하는 편이라
저는 좋더라구요. 등대지기 느낌이랄까
지금은 다른 직업으로 살고 있지만
가끔 저때가 그립기도 하네요
같이 근무했던 영사기사님도 매니저님도 참 좋았고
다른 직원들도 너무 좋았죠.
언제 시간나면 한번 가볼까합니다.
댓글 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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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덕시덕열매
2020.06.27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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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노빅
2020.06.28 11:29
성향만 잘 맞으면 영사실 근무도 좋아요.
다만 사라져가는 직업이라 아쉽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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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덕시덕열매
2020.06.28 22:03
다시 와서 보니까 내가 왜 이런 정성 가뜩한 글에 추천을 빼먹었나....
이런 글은 추천이 당연한데 오늘 또 봐도 멋진 사진들이고
좋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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믓시엘
2020.06.27 21:15
분위기 좋네요 시네마 천국 느낌도 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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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노빅
2020.06.28 11:31
네 분위기는 나름 나쁘지 않았어요
혼자서 노래를 불러도 되고 책 봐도 되고
운동해도 되고
영화만 제대로 틀면 오케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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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랑꼴레소년
2020.06.27 21:30
재밌는 직업의 세계, 추억의 얘기들 잘 읽었습니다.
뭔가 아련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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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노빅
2020.06.28 11:34
저 일은 그만둔지 2년도 안 되었는데
아련해지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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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ul81
2020.06.27 22:10
예전에 사바하 혼자 봤을 때가 생각이 나는군요.
중간에 한명이 들어와서 결국은 둘이 봤지만.
어렸을 때, 대한극장에 많이 갔었는데-명동에 있는
국민학교를 다녀서..- 그 때는 저 영사실이 정말 궁
금했었습니다.
그 극장에서 처음 본 영화가 구니스 였나?
영사실도 재미가 있고 신기한게 많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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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노빅
2020.06.28 11:33
남산국민학교가 명동인가요 아는 국민학교는 그거 밖에 없어서
예전 대한극장 한번 못 가본게 너무 아쉬워요
구니스 추억의 영화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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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ul81
2020.06.28 15:01
남산은 잘 모르겠습니다.
리라 국민학교가 있고, 숭의 국민학교가 있죠.
저는 리라 였습니다.
노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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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s3on
2020.06.28 07:28
정성스러운 직업 소개글 감사합니다. 디지털 시대와 함께 조금씩 사라져가는 아날로그 물건들을 보면 마음이 찡합니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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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노빅
2020.06.28 11:35
네 예전 필름이나 도구들 부디 잘 보관해줬으면 하는 바람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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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렉스짱
2020.06.28 10:23
진짜 공포영화는 많이 무섭겠어요... 멋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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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노빅
2020.06.28 11:36
밤에 혼자 남아서 큰 화면으로 보면
살짝 무섭더라구용 ㅋㅋ
소리도 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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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verway
2020.06.28 14:05
이렇게 또 새로운 거 보고 갑니다. 좋은 경험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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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노빅
2020.06.30 21:57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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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증
2020.06.29 03:35
이렇게 보니 영화 시네마 천국이 생각나네요
좋은글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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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노빅
2020.06.30 21:58
사람들이 영화를 보며 즐거워할때는 저도 기분이 좋더라구요
제가 만든 영화는 아닐지라도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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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로이드애플
2020.06.29 16:07
디지털 카메라의 편의성도 좋지만 아날로그 감성이 요즘은 더 매력적이라.. 부러움이 가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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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노빅
2020.06.30 21:59
나도 아나로그 감성을 더 좋아해요
시계도 바늘시계가 더 좋구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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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nshin
2020.06.29 19:42
공포영화에서 영화관 씬은 주로 영사실부터 사건이 일어나더군요^^ 흥미로운 내용 잘 보고 갑니다~ (ps 현재는 어떤일을 하고 계신지 문득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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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노빅
2020.06.30 22:01
어디서 들은 이야기인데
극장같은 곳을 귀신이 좋아한다고 하더라구요 ㅋㅋ
현재는 모 광역시 행정직 공무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영사실에서 틈틈이 공부를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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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폴폴
2020.06.30 10:48
추천합니다. 영화를 좋아하는 1인으로서 항상 궁금했던 곳인데요, 글 잘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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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노빅
2020.06.30 22:03
네 영사실은 보기 힘든 곳중의 하나 같아요
지인이 영사실에서 근무하지 않는 이상 ^^
제 아는 지인은 공짜로 영화 많이 봤죠 저 덕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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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신
2020.06.30 12:58
일반인은 전혀 알수없던 내용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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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노빅
2020.06.30 22:04
네 저도 영사기사가 되기전까지
전혀 모르고 있었고
지금도 필름상영하는 줄 알고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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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울
2020.06.30 20:41
영화를 보면서도 항상 궁금했던 곳인데 이색적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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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노빅
2020.06.30 22:06
어릴적에 극장에서 영화를 보다가
한번씩 영사실 창문을 보면
그 창문을 통해 나오는 푸르스름한 빛?이 참 신기했어요
내부가 궁금하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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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갑부
2020.06.30 21:54
이야~ 시계보다 더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추천으로 대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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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노빅
2020.06.30 22:08
앗~추천 감사합니다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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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발발
2020.07.02 19:06
잘봤습니다... 몰랐던 세계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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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APL
2020.07.03 20:13
영사기 직업소개는 처음보네요 굉장히 멋진 일인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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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아빠^
2020.07.04 16:11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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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asisbum
2020.07.06 10:49
아 또 이런 근무지도 있다는게 일반인들에겐 신기할 따름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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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시비3
2020.07.08 05:29
추천 누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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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가시마
2020.07.11 19:32
현실과 거리가 먼 공간같이 보입니다. 멋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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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왔니
2020.07.12 09:23
아 뭔가 저랑 성향이 맞는듯한 직업
사라져 가는게 아쉽네요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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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달
2020.07.17 17:44
평소에는 알수 없었던 이야기 잼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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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모히로
2020.07.24 08:26
재미있는
이야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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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시노나나세
2020.07.29 22:04
신기하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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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익의아들
2021.03.31 13:52
재미있는이야기네요 추천누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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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
2021.06.10 17:20
모르는 생소한 부분의 글 잘 보고 갑니다.
저도 혼자 있는 거 엄청 좋아하는데
저한테 딱이네요
혼자 있다보면 이런저런 생각들이 많을때도 있지만
반대로 정말 조용해서 좋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