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시계 제조사로서 롤렉스(Rolex)의 명성에 이의를 제기할 이는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1905년 롤렉스를 설립한 한스 빌스도르프(Hans Wilsdorf, 1881~1960)는 "롤렉스 시계보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롤렉스만큼 신뢰할 수 있는 높은 품질의 시계를 판매하겠다"는 뜻을 실현하기 위하여 1926년 2월 제네바에서 튜더(Tudor)의 상표 등록을 마쳤습니다.
- 1952년 튜더 오이스터 프린스 지면 광고 ⓒ TUDOR
1946년 '몽트르 튜더 사(Montres Tudor SA)'로 사명을 변경하고 본격적으로 브랜드를 키워가던 시점에서 1952년 런칭한 튜더 오이스터 프린스(Tudor Oyster Prince)의 성공은 고무적인 것이었습니다. 더불어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어수선한 정세 속에서도 싹트는 희망적인 분위기 역시 새로운 투자를 촉진하는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 1952년 출시한 튜더 오이스터 프린스
튜더의 초창기 대표작인 오이스터 프린스 시리즈는 1952년 영국 해군의 그린란드 과학 탐험대(British North Greenland expedition)가 선택한 시계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튜더 시계의 견고함과 안정성이 입증되었고, 다양한 테스티모니 컨셉의 광고 캠페인까지 등장함으로써 이를 뒷받침했습니다. 이후 브랜드 최초의 알람 손목시계인 어드바이저(Advisor, 1957년)와 방수 케이스를 갖춘 울트라-씬 시계 오이스터씬(Oysterthin, 1957년), 야광 도료를 도포한 아라비아 숫자 인덱스가 특징적인 오이스터 프린스 레인저(Oyster Prince Ranger, 1967) 등 다양한 기능과 디자인의 제품들이 쏟아졌습니다. 하지만 튜더의 명성을 한층 강화하고 현행 컬렉션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 시계들은 따로 있었으니, 바로 일련의 다이버 워치 제품들이 그것입니다.
- 1954년 출시한 최초의 튜더 오이스터 프린스 서브마리너 Ref. 7922
튜더가 브랜드 첫 다이버 워치를 출시한 해는 1954년으로, 최초 시판 모델인 Ref. 7922의 공식 제품명은 오이스터 프린스 서브마리너(Oyster Prince Submariner)였습니다. 특히 서브마리너라는 이름은 한 해 전(1953년) 자매 브랜드인 롤렉스가 런칭한 동명의 다이버 워치에서 빌려온 것으로, 단순하면서도 견고한 인상을 풍기는 스틸 소재의 오이스터 케이스와 양방향 회전 베젤, 스크류다운 크라운, 100m 방수 사양 같은 특징들은 롤렉스의 서브마리너와도 상당 부분 같은 DNA를 공유하고 있었습니다.
- 1955년 출시한 수동 버전 서브마리너 Ref. 7923
1세대 오이스터 프린스 서브마리너 모델 중 Ref. 7922, 7923, 7924, 7925까지는 크라운 가드가 없었지만, 1959년 제작된 Ref. 7928 모델부터는 스퀘어 형태의 크라운 가드가 추가되어 한층 더 견고한 인상을 갖게 되었습니다.
- 1958년 출시한 일명 '빅 크라운' 모델 Ref. 7924
한편 커다란 직경의 크라운 덕분에 '빅 크라운(Big Crown)'이라는 별명이 붙은 Ref. 7924 모델(최초 1958년 출시)부터는 방수 성능이 200m로 향상되어 모던 다이버 워치의 표준에 더욱 근접한 모습을 띠었습니다. 유일하게 핸드와인딩(수동) 무브먼트를 사용한 Ref. 7923을 제외하면, 셀프와인딩(자동) 무브먼트가 탑재되었고, 이를 방수 사양(200m = 660ft)과 함께 다이얼 하단에 로터(Rotor), 셀프-와인딩(Self-winding)과 같은 표기를 더해 강조했습니다.
- 1969년 출시한 튜더 오이스터 프린스 서브마리너 Ref. 7016
1969년 출시한 Ref. 7016(논데이트)와 Ref. 7021(데이트, 사이클롭스 타입) 모델부터 이전의 도트형 야광 인덱스와는 차별화된 네모난 아워 마커와 끝이 뭉툭한 디자인의 핸즈를 사용함으로써 디자인의 급격한 변화를 보여줍니다. 튜더만의 이 개성적인 아워 마커와 핸즈를 가리켜 후대의 시계애호가들과 컬렉터들은 눈송이를 연상시킨다 해서 '스노플레이크(Snowflakes)'라는 별명을 붙여주었습니다. 또한 당시 출시된 2세대 오이스터 프린스 서브마리너 시리즈를 기점으로 다이얼에서 1936년경부터 사용한 장미 로고(16세기 영국 튜더 왕조의 상징)가 사라지고, 방패 모양의 로고가 대신하게 됩니다.
39mm로 사이즈를 키운 케이스는 한층 더 견고해졌고(사이즈는 1959년 출시된 Ref. 7928부터 39mm였음), 60분 눈금이 새겨진 단방향 회전 베젤 및 러그 형태 또한 이전 세대 보다 직선적이고 끝부분이 날렵하게 바뀌었으며, 1969년 Ref. 7016 모델을 기점으로 돔형의 플렉시 크리스털 또한 평평한 형태로 교체되었습니다. 무브먼트는 기존의 자동 칼리버 390을 대신해 ETA의 자동 칼리버가 사용되기 시작했으며, 당시만 하더라도 케이스 및 케이스백, 스크류다운 크라운과 같은 부품들은 자매 기업인 롤렉스의 각인과 로고가 새겨진 것을 그대로 공급받아 사용했습니다.
- 1977년 프랑스 해군에 납품된 모델 Ref. 9401
한편 오이스터 프린스 서브마리너는 1960~80년대에 걸쳐 프랑스 해군(Marine Nationale, MN)과 미 해군(US Navy, USN)에까지 납품돼 밀리터리 다이버 워치로도 명성을 획득했습니다. 특히 진한 블루 컬러 다이얼에 개성적인 스노플레이크 핸즈를 적용한 Ref. 9401(1977년 출시) 모델은 스트랩까지 실제 낙하산 벨트로 제작해 군용시계의 느낌을 물씬 풍깁니다.
- 2012년 런칭한 헤리티지 블랙 베이
1980년대 초반까지 왕성한 제조 능력을 과시하며 성장을 거듭한 튜더는 그럼에도 쿼츠 위기와 함께 가속화된 스위스 시계 업계의 전반적인 침체의 영향으로 1990년대 말까지 한동안 정체기를 보내게 됩니다. 하지만 21세기 들어 기계식 시계가 다시 전성기를 회복하고 때마침 빈티지 모델에서 영감을 얻은 복각 디자인의 제품들이 인기를 얻기 시작하면서 시계애호가들 사이에서 튜더의 역사적인 다이버 워치의 부활을 희망하는 목소리가 높아졌습니다. 그리고 이에 완벽하게 화답한 시계가 바로 2012년 당시 헤리티지 라인으로 첫 선을 보인 지금의 블랙 베이(Black Bay)입니다. 특히 빨간 베젤이 강렬하게 시선을 사로잡는 해당 모델은 튜더의 1세대 서브마리너를 현대적으로 재현한 디자인으로 주목을 받았고, 이듬해 시계 업계의 오스카상으로 통하는 제네바 시계 그랑프리(GPHG)에서도 리바이벌 상(Revival Prize)을 수상함으로써 그 가치를 인정 받았습니다.
- 2015년 새 매뉴팩처 자동 칼리버로 업그레이드한 펠라고스
블랙 베이 뿐만 아니라 튜더는 2012년 컬렉션 최초로 티타늄 케이스에 자동 헬륨 방출 밸브와 500m 방수 사양을 갖춘 프로페셔널 다이버 라인 펠라고스(Pelagos)를 런칭해 다이버 라인업의 실질적인 확장을 보여주었습니다. 이후 2015년 브랜드 첫 매뉴팩처 자동 무브먼트를 탑재한 스포츠 라인 노스 플래그(North Flag)를 필두로 인하우스 칼리버 제품의 비중을 매년 늘려갔고, 현재 블랙 베이 상위 라인업은 대부분 자체 개발 제작한 매뉴팩처 자동 칼리버로 세대교체를 완료했습니다.
- 튜더 인하우스 자동 칼리버 MT5602
MT는 'Mouvement TUDOR'의 약자로 튜더만의 독자적인 무브먼트임을 뜻한다.
새로운 MT56XX 시리즈 칼리버는 기존의 ETA 자동 에보슈를 완벽하게 대체하는 자사 워크호스이면서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해 약 3일간(70시간)의 넉넉한 파워리저브를 보장하고, 자성 및 온도 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는 실리콘 밸런스 스프링과 프리스프렁 타입의 밸런스를 적용함으로써 형제인 롤렉스의 무브먼트와 견주어도 크게 밀리지 않을 만큼의 작동 안정성과 정확성을 자랑합니다. 더불어 스위스 공식 크로노미터 기관(COSC) 인증까지 획득함으로써 설립자 한스 빌스도르프가 튜더 브랜드를 통해 이어가고자 한 큰 뜻과 정신을 계승하고 있습니다.
- 2016년 출시한 블랙 베이 브론즈
이번 타임포럼 리뷰를 통해서는 2016년 최초 출시한 튜더의 블랙 베이 브론즈(Black Bay Bronze)를 다루고자 합니다. 지난해 국내에 튜더가 공식 진출하고 처음으로 진행하는 튜더 제품 리뷰인 만큼 어떤 시계를 선택할까 나름대로 고민을 했는데요. 블랙 베이 라인에서 유일하게 브론즈 케이스를 사용하고, 이런 유형의 리뷰가 아니면 쉽게 접하기 힘든 블랙 베이 브론즈로 가닥을 잡았습니다. 마침 올해 바젤월드 2019에서도 브론즈 베리에이션이 새롭게 추가된 만큼 해당 신제품과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가 있을 듯합니다. 그럼 지금부터 블랙 베이 브론즈 리뷰를 시작합니다.
- 블랙 베이 브론즈를 공식 영상으로 먼저 확인하세요.
리뷰의 주인공인 블랙 베이 브론즈 브라운 다이얼 모델(Ref. M79250BM-0001)은 2016년 출시 당시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화제를 모았습니다. 우선 브랜드 최초로 알루미늄 브론즈 합금(Aluminium bronze alloy)을 케이스 소재로 사용한 것을 들 수 있으며, 초콜릿 브라운 컬러 다이얼과 베젤에 골드와 베이지 컬러를 조합하는 시도도 처음입니다. 컬렉션에서 유일한 브론즈 모델이라는 점과 헤리티지 디자인을 빈티지 컨셉을 살려 개성적으로 구현한 성취 등이 인정되어 해당 모델은 그 해 제네바 시계그랑프리(GPHG 2016)에서 스위스 리테일가 기준 5,000 프랑 미만대의 시계에 선정하는 쁘띠 에귀유(Petite Aiguille) 상을 수상할 만큼 평단과 팬들 모두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예부터 선박과 다이빙 장비에 사용돼 온 브론즈(청동) 합금 중 튜더는 가장 내부식성이 뛰어나고 표면 경도가 높은 알루미늄계 브론즈 합금을 선택했습니다. 파네라이나 IWC, 몽블랑 등 최근 다른 스위스 시계제조사들이 사용하는 CuSn8계 브론즈 합금에 비해 상대적으로 구리 함양이 적어 특유의 레드톤 대신 골드톤에 가까운 컬러를 띠며 그래서 약간 더 차별화된 느낌을 줍니다. 브론즈 합금 특성상 세월에 의해 은은하게 케이스 표면에 파티나(Patina, 녹)가 생성되며, 사용자가 처한 환경이나 평소 착용 습관에 따라서도 파티나 진행 양상이 조금씩 달라지기 때문에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자신만의 시계를 만들어간다는 느낌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알루미늄 브론즈 합금 케이스는 전체 브러시드 마감되었으며, 브론즈 소재 특성상 스틸에 비해 가공 상태가 더 뛰어나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딱히 흠을 찾을 수 없을 만큼 매끄럽게 가공되었습니다. 다만 케이스 테두리(에지)는 다소 날이 살아 있으며, 양 러그 끝부분은 뾰족하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케이스 직경은 43mm로 블랙 베이 시리즈 중 큰 편에 속하며, 따라서 기존의 41mm 혹은 그 미만 사이즈의 블랙 베이 모델이 작게 느껴지는(체격이 좋은) 분들에게 권할 만 합니다.
기존의 블랙 베이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케이스 디자인은 튜더의 초창기 다이버(오이스터 프린스 서브마리너) 시리즈 중 1958년 최초로 선보인 일명 '빅 크라운' 모델(Ref. 7924)에서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크라운 가드가 없는 형태, 러그 끝에 뚫린 구멍(드릴드 러그)과 같은 디테일도 1세대 튜더 다이버 시계의 대표적인 특징입니다.
역시나 브론즈로 제작한 단방향 회전 베젤에는 알루미늄 바탕에 아노다이징(양극산화) 처리를 통해 매트하게 브라운 컬러를 입힌 인서트를 삽입해 특색을 더합니다. 알루미늄 브론즈 합금 케이스의 골드톤과 초콜릿 브라운 다이얼, 그리고 브라운 베젤 인서트의 컬러 조합이 실로 절묘해서 특유의 레트로 디자인을 한층 강화해줍니다.
- 블랙 베이 브론즈 초콜릿 브라운 버전 VS 블랙 베이 브론즈 슬레이트 그레이 버전
참고로 최근 바젤월드 2019에서 처음으로 공개된 블랙 베이 브론즈 신형 모델(Ref. M79250BA-0001)에는 슬레이트 그레이 컬러가 베젤 및 다이얼에 적용되어 전작 초콜릿 브라운 버전과는 또 다른 인상을 풍깁니다. 초콜릿 브라운 버전이 좀 더 대놓고(?!) 빈티지 어필하는 형태였다면, 새로운 슬레이트 그레이 버전은 상대적으로 더 무난하면서 남성적인 느낌이 강합니다. 그리고 봄베(Bombé)로 불리는 살짝 돔형의 다이얼 컬러 처리 역시 이전 초콜릿 브라운 버전은 전체적으로 균일하게 컬러를 입혔다면, 새로운 슬레이트 그레이 버전은 바깥쪽으로 갈수록 더 어둡게 음영처리함으로써(일명 그라데이션 처리) 더욱 오묘하고 고급스러운 느낌마저 선사합니다.
- 블랙 베이 브론즈 슬레이트 그레이 버전 신제품 Ref. M79250BA-0001
전작과 마찬가지로 다이얼 전체적으로 골드톤의 액센트를 적용하고, 양각 도트와 아라비아 숫자 형태의 아워 마커와 개성적인 스노우플레이크 핸즈 역시 골드 도금 처리 후 베이지 컬러 특수 야광 도료를 채워 특유의 일관된 컬러 조합을 이어갑니다.
다시 리뷰로 돌아와서, 블랙 베이 브론즈에는 돔형의, 측면에서 봤을 때 박스 형태를 띠는 사파이어 크리스탈이 사용되었습니다. 베젤 단면 위로 불룩 솟은 사파이어 크리스탈은 빈티지 모델의 플렉시글라스 느낌을 재현하면서 케이스 프로파일의 실루엣에도 볼륨감을 더합니다. 케이스와 동일한 브론즈 소재의 스크류다운 크라운은 전설적인 '빅 크라운' 모델에서 착안해 두툼하게 제작되었으며, 중앙에 영국의 튜더 왕가를 상징하는 브랜드의 역사적인 장미 로고를 새겼습니다.
다른 블랙 베이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수심 200m까지 방수를 보장하며, 막힌 형태의 스크류 케이스백 형태로 무브먼트는 노출하지 않습니다. 케이스백은 언뜻 봐서는 브론즈 같지만 브론즈가 아닌 스틸 바탕에 PVD 처리로 브론즈 컬러를 입혔습니다. 이는 브론즈의 파티나 성분에 혹시나 피부 알러지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을 감안한 것입니다. 언뜻 대수롭지 않은 것 같지만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신경을 쓴 세심함은 인정해 줄만 합니다.
- 인하우스 칼리버 MT5601
무브먼트는 양방향 로터 시스템을 갖춘 인하우스 자동 칼리버 MT5601을 탑재했습니다. 마이크로 조정이 가능한 4개의 스크류를 갖춘 프리스프렁 밸런스는 시간당 28,800회 진동하고(4헤르츠), 비자성 첨단 소재인 실리콘 헤어스프링을 장착해 자기장 및 온도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아 등시성 확보에 유리합니다. 파워리저브는 약 3일간(70여 시간)을 보장해 금요일 저녁에 시계를 풀어놓고 주말에 착용하지 않아도 월요일에 시계를 착용하는데 불편함이 없습니다. 또한 별도로 스위스 공식 크로노미터 기관(COSC) 인증을 받았습니다. 실제 필자 나름대로 오랜 시간에 걸쳐 경험한 튜더의 다른 매뉴팩처 칼리버 제품 역시 작동 안정성과 정확성 면에서 놀라울 정도로 만족스러운 수치를 보여준 바 있습니다.
리뷰를 통해 살펴본 블랙 베이 브론즈 모델에는 브라운 컬러 가죽 스트랩이 체결돼 있습니다. 의도적으로 거칠게 표면 처리한 두께감 있는 가죽 스트랩에 케이스와 동일한 브론즈 소재의 버클을 장착했습니다. 반면 나토(NATO) 스타일의 자카드 패브릭(직물) 소재 스트랩을 장착한 버전도 있습니다. 이는 과거 프랑스 해군에 납품한 튜더의 역사적인 다이버 모델(M.N. 77, Ref. 9401)에 일반적인 가죽 스트랩 대신 비상탈출용 낙하산 가방의 끈을 스트랩처럼 연결했던 것에서 착안한 것으로 나름대로 컬렉션의 전통을 잇기 위한 선택입니다. 촘촘하게 직조한 해당 자카드 스트랩은 튜더와 파트너십을 체결한 프랑스의 한 전통 파스망트리 공방에서 완성한 것으로, 일반 나일론 소재의 나토 스트랩과는 비교를 불허할 만큼 전체적인 퀄리티가 빼어나고 착용감도 우수합니다.
- 블랙 베이 브론즈 43mm 브라운 가죽 스트랩 모델(사진 좌)과 블랙 베이 41mm 버건디 패브릭 스트랩 모델(우)
블랙 베이 브론즈의 국내 출시가는 5백만 원이 조금 넘습니다. 동 가격대에 독자적인 매뉴팩처 무브먼트를 탑재한 브론즈 다이버 워치의 선택지가 극히 제한적인 현실을 감안하면 이 시계의 강점은 더욱 분명해집니다. 게다가 블랙 베이 라인이 지닌 풍부한 역사성과 아이코닉한 디자인까지 헤아리면 매력은 극대화됩니다. 롤렉스의 서브마리너 등 인기 스포츠 모델을 매장에서 쉽게 구할 수 없게 된 현실에서 혹자는 튜더의 블랙 베이 시리즈가 비록 다운그레이드일지라도 적절한 대안이 된다고들 말합니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좋은 시계를 알아보는 안목이 있는 분이라면 롤렉스의 대체품으로서가 아니라 블랙 베이 자체가 얼마나 흥미롭고 완성도가 높은 시계인지를 알아볼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블랙 베이 브론즈는 특별한 다이버 워치를 찾는 일부 마니아들을 위해 탄생한 시계로, 튜더가 최근 슬로건처럼 강조하는 '모험을 위해 탄생하다'는 뜻의 #BornToDare의 정신을 어쩌면 가장 오롯이 투영한 제품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마감이 점점 좋아지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