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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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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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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예거 르쿨트르의 매뉴팩처 투어를 갔을 때입니다. 거대한 매뉴팩처의 규모와 자체 생산하는 부품 생산의 폭넓음에 감탄을 연발하다가 막 컴플리케이션 공방에 들어섰죠. 안내를 맡았던 직원은 과거 퍼페추얼 캘린더는 장인이 도제에게 기술을 전수하듯 설계를 이어 왔다고 했고 지금도 이 말이 뇌리에 선명하게 박혀있습니다. 요즘에야 CAD 기술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꽤나 옛날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실제로 스위스 시계업계에서 CAD의 보급은 생각보다 오래 된 일이 아닙니다. 이 말을 되뇌어 보면 퍼페추얼 캘린더는 만들고 싶다고 해서 누구나 가능했던 시계가 아니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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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티지 그랜드 컴플리케이션의 기능 하나로 퍼페추얼 캘린더가 포함되어 있다

기능 측면에서 퍼페추얼 캘린더는 데이트 기능, 즉 날짜 표시 기능에 있어서 정점에 있습니다. 데이트 기능은 날짜 표시의 데이트, 날짜와 요일을 표시하는 데이데이트, 날짜, 요일 월을 표시하는 풀 캘린더 혹은 트리플 캘린더로 확장됩니다. 2월 마지막 날에만 날짜 수정을 해주면 되면 364일을 편안하게 날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애뉴얼 캘린더의 단계가 되면 조금 모자란 컴플리케이션, 즉 스몰 컴플리케이션의 범주에 들어가게 됩니다. 그 다음이자 마지막으로는 완전히 자동화된 날짜 정보의 표시, 시계가 멈추지 않는 이상 날짜를 수정할 필요가 없는 퍼페추얼 캘린더가 되며 컴플리케이션의 하나로 분류합니다. 퍼페추얼 캘린더의 핵심은 윤년 표시에 있습니다. 그레고리력에 기반한 1년은 365일이며 퍼페추얼 캘린더도 이에 맞춰 365일을 1년으로 표시합니다. 하지만 실제의 1년은 365일과 5시간 48분 46초이며 일 단위 아래는 절사합니다. 절사한 약 6시간은 치윤법에 따라 년도를 4로 나눠 떨어지는 해를 윤년으로 하고 2월을 29일까지 두어 보정하게 됩니다. 치윤법에서는 다시 100으로 나눠 떨어지는 해는 평년으로 두게 되고 퍼페추얼 캘린더는 이를 반영해야 합니다. 퍼페추얼 캘린더 중에서는 100년 주기와 400년 주기로 다시 나누기도 합니다. 그레고리력의 치윤법은 년도를 400으로 나눠 떨어지는 해는 다시 윤년으로 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인데요. 이는 퍼페추얼 캘린더의 정밀도를 가늠할 수 있는 하나의 척도가 되긴 하나, 현 시점에서 평생 이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는 오지 않으니 이 정도로 하는게 좋겠네요. (궁금증 해결을 위해 2100년과 2400년까지 돌려볼 수도 있겠지만 추천하지 않겠습니다) 

날짜 기능의 정점이라는 기능성과 이를 뒷받침하는 다이얼을 가득 채우는 풍부한 날짜 정보. 컴플리케이션의 하나라는 상징성은 과거 무림의 비급처럼 전수된 설계로 만들었던 시대와 달리 대량생산의 여지가 커졌습니다. 실제로 몇몇 브랜드에서는 가격 접근이 용이한 퍼페추얼 캘린더를 내놓기도 했고 예거 르쿨트르도 그 하나입니다. 퍼페추얼 캘린더는 구조적으로 베이스 무브먼트 위에 퍼페추얼 캘린더 기능을 하는 모듈을 얹어 완성합니다. 모듈은 4년을 기본 주기로 한 달의 길이 변화와 운년에 대응할 수 있도록 톱니바퀴를 프로그램하고, 베이스 무브먼트는 이것을 원활하게 구동할 수 있는 안정적인 토크를 유지하는 게 중요합니다. 비단 베이스 무브먼트의 중요성은 퍼페추얼 캘린더에만 해당하지 않으나 많은 날짜 정보를 전환해야 하는 퍼페추얼 캘린더에서는 그 중요성이 부각됩니다. 따라서 예거 르쿨트르처럼 다양한 무브먼트를 생산하고 노하우를 지닌 매뉴팩처가 퍼페추얼 캘린더 생산에도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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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베르소 그랑 컴플리케이션 트립티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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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 그랑 트래디션 그랑 컴플리케이션


이를 반증하듯 예거 르쿨트르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퍼페추얼 캘린더를 선보입니다. 그 중에는 굉장히 독특한 구성도 있으며 대표적으로 리베르소 그랑 컴플리케이션 트립티크가 해당합니다. 보통의 리베르소가 사용하지 않는 아우터 케이스 부분을 다이얼의 하나로 사용하고, 본체라고 할 수 있는 반전 케이스와 절묘하게 연결이 되어 있어 그 원리를 알게 될 때까지는 호기심과 궁금증을 유발하는 모델입니다. 또 레트로그레이드로 날짜 정보를 표현하는 자이로투르비용 I이나 셀레스티얼 기능의 수행을 위해 기본적으로 퍼페추얼 캘린더를 기반으로 하는 마스터 그랑 트래디션 그랑 컴플리케이션도 예거 르쿨트르 퍼페추얼 캘린더의 다양성을 드러내는 하나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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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 울트라 씬 퍼페추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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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리버 868/1, 베이스 무브먼트와 달리 풀 골드 소재의 로터를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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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 울트라 씬 퍼페추얼의 시, 분침은 시큐리티 인디케이터를 가리지 않게 작은 창을 냈다. 

가장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퍼페추얼 캘린더 구성은 마스터 울트라 씬 퍼페추얼에서 발견됩니다. 사방, 즉 동서남북으로 배치한 날짜정보는 문 페이즈, 날짜, 월, 요일입니다. 여기에 네 자리의 년도표시와 문 페이즈와 로고 아래로 시큐리티 인디케이터를 배치했습니다. 이것은 날짜를 변경하지 않도록 금지하는 시간대를 다른 색을 나타내, 메커니즘의 손상을 방지하는 역할을 합니다.. 날짜 기능의 시계를 오후 10시에서 새벽 2시에 걸친 시간대에 날짜를 변경하지 않는 기계식 시계의 상식을 좀 더 적극적으로 인지시킵니다. 퍼페추얼 캘린더는 날짜 기능 이외에 다양한 날짜 관련 정보들이 있고 전환되는 시간대가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날짜 수정금지 시간대 역시 오후 8시에서 새벽 4시로 길어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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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 울트라 씬 퍼페추얼의 년도 표시창

마스터 울트라 씬 퍼페추얼의 매력은 케이스 두께 9.2mm로 복잡 기능을 지닌 시계로는 매우 얇은 두께라는 점입니다. 시계역사상 울트라 씬의 기술적인 주도권은 예거 르쿨트르가 계속해서 쥐고 있었던 영향이 적지 않은데요. 그 노하우 덕분에 울트라 씬 수준이 아닌 베이스 무브먼트로 두께 10mm가 채 되지 않는 퍼페추얼 캘린더를 완성해 냈습니다. 케이스 측면 여러 개의 오목한 커렉터를 통해 날짜 등을 변경하는 클래식한 방식에서 크라운을 주요 창구로 사용하도록 했습니다. 커렉터를 누르는 순서를 지키지 않을 때 발생하는 오류를 최소화하기 위함으로 볼 수 있으며, 케이스 8시 방향에 하나의 커렉터만 두고 있습니다. 다른 퍼페추얼 캘린더와 달리 년도 표시가 가능합니다. 몇몇 퍼페추얼 캘린더만 년도 표시를 하고 있는데요. 년도의 앞 두 자리는 20으로 고정되어 있는 관계로 2100년에 접어들면 CS에서 서비스가 필요합니다. 장수에 성공한다면 년도의 앞 두 자리를 21로 변경하는 황홀한 경험이 가능할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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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 8데이즈 퍼페추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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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파워리저브의 칼리버 876-440B 

마스터 울트라 씬 퍼페추얼과 같은 순수한 퍼페추얼 캘린더로는 마스터 8데이즈 퍼페추얼이 있습니다. 베이스 무브먼트는 8일 파워리저브를 지원하는 칼리버 87X로 이것은 2000년대 초 중반의 손목시계 롱 파워리저브 시대를 견인한 바 있습니다. 다이얼 구성은 마스터 울트라 씬 퍼페추얼과 유사합니다. 날짜, 요일, 월, 년도의 배치 위치가 같습니다. 문 페이즈는 9시 방향으로 옮겼고 시큐리티 인디케이터도 위치를 바꾸었는데요.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와 밤낮을 표시하는 데이/나이트 인디케이터가 추가되었습니다. 마스터 울트라 씬 퍼페추얼에 비해 두께는 12mm 후반으로 증가했지만 파워리저브는 훨씬 넉넉해져, 쉽게 시계가 멈추지 않습니다. 멈춘 이후 날짜 정보의 다시 세팅 할 때 문제가 종종 발생하는 메커니즘의 특성상 롱 파워리저브는 장점이 되리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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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 그랑 트래디션 퀀템 퍼페추얼 8데이즈 SQ

마스터 8데이즈 퍼페추얼은 무브먼트의 면을 제거하고 뼈대를 남긴 뒤, 표면을 조각으로 장식한 스켈레톤 버전으로 변신하기도 합니다. 마스터 그랑 트래디션 퀀템 퍼페추얼 8데이즈 SQ가 그것으로 스켈레톤 버전의 특성을 고려해, 년도 표시의 앞 두 자리가 없는 차이점이 있지만 둘은 실질적으로 같은 모델입니다. 하지만 시각적으로 와닿는 느낌은 확연하게 다른데요. 마스터 그랑 트래디션 퀀템 퍼페추얼 8데이즈 SQ는 다이얼에서 정보를 표시하는 부분을 제외하고 최대한 플레이트의 면을 제거해 기계적인 아름다움을 드러냈고, 케이스 백의 브릿지 면은 밸런스를 중심으로 마치 파장이 퍼져나가는 느낌을 스켈레톤 가공으로 완성했습니다. 다이얼, 케이스 백 양면 모두 테두리 링 부분은 표면을 조각한 다음 반투명 에나멜을 올리는 샹르베 기법으로 화려함을 더했습니다. 이처럼 기법의 차이를 뚜렷하게 드러내는 두 모델의 아름다움의 차이가 재미있습니다. 

마스터 그랑 트래디션 투르비옹 실린더릭 퀀템 퍼페추얼 (핑크 골드 버전) 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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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 그랑 트래디션 투르비용 실린더릭 퀀템 퍼페추얼

앞의 마스터 울트라 씬 퍼페추얼에 사용한 퍼페추얼 캘린더 모듈은 에서 응용됩니다. 익숙한 다이얼 구성이지만 마스터 울트라 씬 퍼페추얼과 반전되어 있죠. 투르비용 케이지를 6시에 배치하기 위해 퍼페추얼 캘린더 모듈을 180도 회전시키고 년도표시와 문 페이즈의 위치를 옮겼다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투르비용과 퍼페추얼 캘린더 기능은 다이얼의 높이차로 구분지어지며, 에그쉘 패턴의 다이얼 표면과 어우러져 입체감이 감돕니다. 클래식 그랜드 컴플리케이션의 정석적이면서 안정적인 구성이 매력적입니다.  

마스터 라인업에 속한 이들 퍼페추얼 캘린더는 도입부에서 언급했던 퍼페추얼 캘린더가 지닌 다양한 매력과 장점을 드러냅니다. 그리고 컴플리케이션 중에서 가장 대중화의 가능성이 큰 기능으로 꼽을 수 있게 된 요인인 기술향상에 따른 접근성의 향상이라는 요소를 뚜렷하게 반영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과거에 비해 많이 가까워졌지만 그럼에도 퍼페추얼 캘린더가 여전한 거리감을 지니고 있는 이유는 예거 르쿨트르와 같은 전통의 매뉴팩처가 아니면 구현하기 어려운 허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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