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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3081  공감:6 2016.08.28 00:27
좀 예민한 얘기가 될듯합니다

한 3주정도 전 지인이 저에게
"빈티지 시계를 오버홀 하려는데 좋은 업체가 없을까"
라는 질문을 하면서 흔히들 말하는 큰 업체나 명장이라는 분들께 부탁하면 이름없는 작은곳보단 잘하지 않겠냐면서 제게 업체를 좀 찾아달라고 부탁하시더군요
사용하시던 시계가 1900년대 만들어진 시계로 방식은 verge의 슬라이딩식의 압축식,그리고 미닛리피트 기능이 들어가있는 시계였습니다
다른부분은 딱히 문제가 안되는데 미닛리피트와 가장 중요한 verge방식이라는게 걸리는군요
물론 가끔씩 제가 시간이 날 때는 저분 시계를 봐드리기는 하지만 그래도 일단은 아마추어인 저보단 전문적으로 배우고 작업하시는 분들께서 더 잘하겠지 라는 생각으로 몇군데 들렸습니다

일단 무브먼트만 대충 소개하면

1. 1670년대 fusee verge식 런던식

2. 슬라이딩식 쿼터 리피터 fusee verge 파리식

3. 1900년대 verge식 파리식

셋 다 verge식으로 지금은 잘 볼수 없는 시계입니다
다만 구조만 알면 오히려 수리는 용이한 상당히 간단한 구조의 시계입니다
저 3개의 시계를 각각
오일 과주유
다이얼 밑 밸런스 휠 드라이버를 느슨하게
헤어스프링의 단차각을 2도 높게
셋팅하였습니다
결과는 당연히 삐꺽거리면서 와인딩해도 안도는 물건도 나오게 됬습니다
모두 간단하게 오버홀만 제대로 하면 1일 오차 약 10초 전후로 잘 돌아가는 매우 좋은 상태입니다
일단 업체에 의뢰하는 비용은 지인에게서 받은 뒤 3개의 시계를 들고 유명한 모 거리를 다녀왔습니다

약 20~30군데정도의 업체를 들리면서 상당수는 수리의 자신이 없으므로 봐줄수 없다는 답변을 얻었습니다
무브를 보시면서 너무 오래된 무브라 분해하지 않으시며 장담할 수 없으므로 다른 업체를 찾아가 달라고 요청하셨습니다
그나마 적절한 대응의 케이스로 보입니다

그 뒤 한곳에서 그나마 오래된 시계도 볼 줄 아시는 분이 계신다며 그분께
그리고 그분께선 특정 건물을 언급하시면서 그 건물의 2층에 선반등을 전문으로 다루시는 분들께서 계시니 그곳으로 가보라고 하셨습니다
해당 건물 2층을 방문하여 수소문 한 결과 가장 잘 하신다는 사장님을 만나 이것저것 질문하고 시계를 맡겼습니다
일단 선반도 가장 깔끔하게 정리되어있으며 단순히 선반만 갖춘것이 아니라 상당히 옛날 시계를 수리하기 위한 각종 도구들도 완벽하게 구비되어있는것을 보고 맡길 수 있을것이라 생각되어 의뢰하였으며 약 1주정도 전에 시계는 깔끔하게 제가 셋팅해둔 문제점이 제거된 상태로 상당히 잘 굴러가고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여기까진 좋았습니다...
다만 여기서 좀 민감한 내용으로
위에 적은 업체 외에 흔히말하는 명장분들의 업체를 몇곳 들렸습니다
그중 한곳이 상당히 인상적인곳인데
골동품도 수리하였음을 당당하게 적어두시고 골동품 시계를 입수하신 경로나 시계 설명을 구구줄줄 인터넷에 포스팅하시는 모 명장분께서 제가 가져간 파리식 시계를 보시면서
하신 첫 말씀이
"몇백이 나올지 모르겠다"
그 뒤에 휠을 뜯어보시면서
"Verge방식의 시계로 오리지날이 아니라 누군가 휠을 새로 만든것이다. 다만 실력이 없는지 휠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았다. 휠을 만들어야 하는데 이게 요즘방식이 아니라 만드는데만 몇일 걸린다"

여기서 중요한건
시계에서 교체된 부품은 이전 유리가 깨지면서 핸즈가 손상되어 핸즈는 교체하고 유리만 임시적으로 플라스틱으로 교체해둔 그 외의 상태는 완전한 오리지날이라는 겁니다
제가 시계에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자세로 일관하였습니다만
어떻게 휠이 새로 만든건지를 판단하는건지는 전혀 알려주지도 않고
어떻게 가격이 몇백이 나오는지 모르겠더군요
이런저런 얘기하는데 중요한 제 시계 얘기는 없고 자신이 소유한 컬렉션들이 얼마나 오래된 골동품이고 얼마나 귀한 몸인지 설명하고만 계시더군요
고장나지도 않은 리피터가 고장났다고 하시길래 제가 깊게 누르면 된다고 하시니 두세번 낑낑거리시다 겨우겨우 작동시키시고
리피터도 미닛방식이 아니니 고가도 아닌데 그냥 집에 쳐박아두고 소장이라도 하라고 하시더군요
계속해서 제가 가져온 시계는 싸구려니 그냥 수리하는게 아까운거라고 말씀하시면서 봐줄수는 있지만 몇백이 나온다고만 말씀하시고...
솔직히 말씀드리면 평소 쓰시던 소장글들 대부분이 틀린부분이 많았지만 그래도 역사부분이 아닌 기술부분은 좋을것이라 믿고 한번 들려봤던겁니다만
수리하고 계신 작업장의 선반은 정리가 거의 안된 엉망인 상태고 수리도구도 상당수가 부족하였습니다
적어도 아마추어인 제 눈으로 봤을때도 부족한 수리도구들이며 엉망인 상태로 과연 시계 수리가 잘 될것인지 또 잘 됬다고 하더라도 깔끔하게 될지 의심되는 상황이였습니다

결국 마지막에 얘기를 끊고 나오려는데 그분께서 마지막으로 하신 말씀이 떠오르는군요
"그 시계 제작 방식을 보니 영국제입니다"


지금이라면 말할 수 있습니다

그거....파리에서 만든겁니다.....

시계지식이 없다는 이유로 바가지를 씌우려는
시계가 몇푼짜리건 단순히 시계의 가격만을 이유로 싸구려로 취급하시는
명장이라는 이름을 자신의 노력으로 얻은 자랑스러운 이름이 아닌 자신의 감투로 생각하시는
그런 분껜 제 시계를 맡기라고 한다면 글쎄요....

물론 모든 명장분들께서 저러시는건 아닙니다
가격은 좀 높아도 기술의 이해도가 높으신분 많이 계셨으며 명장으로 등록되어있지 않지만 명장급으로 실력이 쌓여있는분도 계셨습니다
스스로 못한다고 부끄러워 하지 않고 거만하지 않고 친절하게 자신보다 더 높은 기술을 가진분께 가보시라면서 업체를 알려주시던분들도 많으셨습니다
명장께서 저에게 어떻게 해서든 몇백만원이라는 수리비를 청구하기 위해서 온갖 밑작업을 하셨던 말도 많고 탈도 많던 파리제의 시계는 견적을 내주겠다면서 아무 말씀 안하시고 일단 맡겨보고 가라던 2층에 계신 사장님께서 딱 10만원정도를 부르셨습니다

해당업체는 지인분께 소개시켜 드렸습니다
물론 제가 임의로 작동불량을 만들어 테스트한 업체분들께는 말도없이 테스트한점은 죄송하다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혹시라도 단순히 명장이라는 이유로 시계를 맡기시기보다는 가능하면 돈이 좀 들더라도 센터를 들리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센터에서 받지 않는 옛 시계나 커스텀 시계들은 가급적이면 발품을 파셔서라도 좋은 업체를 만나시길 기원해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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