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VS에서는 시계 브랜드이자 동시에 주얼리 브랜드인 두 브랜드의 시그너처 대결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바로 까르띠에의 팬더, 그리고 불가리의 세르펜티가 그 주인공입니다. 팬더와 세르펜티 모두 결코 평범하지 않은, 카리스마 넘치면서도 관능적이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명 고양잇과의 팡테르라고도 불리는 팬더, 그리고 뱀의 모습을 한 세르펜티는 그 모습부터가 전혀 다릅니다.
그럼 하나하나 살펴볼까요?
우선 팬더의 탄생은 19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팬더의 반점 모티브를 활용한 브레이슬릿 워치에서 처음 선보였죠. 1910년대에 아프리카 여행 중이던 루이 까르띠에가 그 곳에서 발견한 팬더의 모습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하는데, 아마도 잔느 투상(그의 '정신적인' 연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의 모습을 팬더 속에서 발견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1914년 루이 까르띠에는 프랑스 화가 조르주 바르비에(George Barbier)에게 '팬더와 여인'을 그려달라고 주문했고, 이 수채화가 전시회의 초대장에 사용되면서 이후 까르띠에 광고에까지 등장하게 됩니다. 팬더를 말하며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여인이 바로 앞에서 언급한, 팬더를 닮은 잔느 투상입니다. 팬더의 이미지를 구체화한 것이 바로 그녀로 파리 근교 뱅센느 동물원에 찾아가 직접 팬더의 모습을 관찰하며 만들어낼 만큼 열정을 쏟아부었다고 합니다!
- 1914년 처음 선보인 팬더 워치
- 까르띠에 하이 주얼리 디렉터 잔느 투상
까르띠에 하이 주얼리 디렉터였던 그녀는 1948년 그 유명한 다이아몬드 팬더 브로치를 디자인합니다. 바로 윈저 공작 부인을 위해 제작한, 116.74 캐럿 에메랄드 카보숑 위에 오닉스 반점으로 장식한 다이아몬드 팬더가 우아하게 앉아있는 브로치였죠.
- 윈저 공작부인을 위해 제작한 두 번째 팬더 브로치로 152.35캐럿 카시미르 사파이어 카보숑을 메인으로 하고 팬더의 반점도 사파이어로 장식했습니다.
영롱한 노란 눈은 옐로 다이아몬드입니다!
이후 팬더는 주얼리와 시계 모두에서 큰 활약을 펼쳤습니다. 팬더는 길들일 수 없는 야생의 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또한 대부분 제품의 경우 강렬한 초록빛 에메랄드로 눈을 처리해 신비로우면서도 위풍 당당한 팬더의 매력을 극대화합니다. 오닉스나 블랙 래커 등으로 처리하는 팬더의 반점 모티브 역시 강렬합니다.
- 팬더가 로터 역할을 하는 프로므나드 뒨 팬더 9603 MC 칼리버
올해 SIHH에서도 팬더를 주제로 한 다양한 제품을 만날 수 있었는데요. 와인딩 크라운을 누르면 새끼 팬더가 어미 팬더의 품 속을 빠져 나와 황금 날개를 파닥이고 있는 작은 새를 쫓아버리는 '팬더 에 콜리브리 매뉴얼 파워 리저브 9915 MC 칼리버'도 재미있습니다. 새가 날아가면서 풀 와인딩시까지 필요한 시간을 알려줍니다.
- 팬더 에 콜리브리 매뉴얼 파워 리저브 9915 MC 칼리버
- 올해 SIHH에서 선보인 팬더 펜던트 미스터리 워치
하지만 팬더의 진정한 매력을 보여준 것은 바로 '팬더 미스터리 아워 9981 MC 칼리버'가 아닐까 싶습니다. 까르띠에의 또다른 시그너처라 할 수 있는 미스터리 아워 기술과 만나 더욱 막강해졌죠. 마치 다이얼을 감싸면서 웅크리고 있는 듯한 팬더가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반짝이는 블랙 래커 반점, 금방이라도 뛰어 오를 듯한 생동감 넘치는 얼굴, 에메랄드 눈까지 팬더의 정석을 보여줍니다. 시간과 분을 '미스터리하게' 보여주는 투명한 부분 외의 다이얼 나머지까지 블랙 래커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해 팬더의 반점과 반대되는 컬러 대비를 만들어낸 센스도 엿보입니다.
- 팬더 미스터리 아워 9981 MC 칼리버
VS
다음은 불가리의 세르펜티입니다. 말 그대로 뱀의 모습을 하고 있는데요. 사실 우리 나라에서 뱀은 그다지 긍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유럽에서는 풍요, 지혜, 부활, 불멸 등을 의미하는 긍정적인 동물(!)로 불가리에서는 1940년대부터 뱀을 주제로 한 다양한 시계와 주얼리들을 선보여왔습니다. 특히 뱀이 지니고 있는 힘과 역동성을 표현하기 위해 뱀의 비늘 모양에서 착안, 부분부분을 일일이 유기적으로 연결해 마치 뱀이 실제 똬리를 틀고 있는 듯한 생동감 넘치는 형태를 재현해낸 것이 특징입니다(그로 인해 경험할 수 있는 편안한 착용감은 덤입니다!).
1940년대 후반 투보가스(Tubogas, 가스 튜브 형태에서 착안해 탄생한 독특한 와인딩 튜브 디자인)와 골드 메시를 활용해 뱀을 형상화한 브레이슬릿을 처음 선보인 불가리는 이후 1960년대에 좀 더 사실적으로 뱀을 형상화한 제품을 선보였습니다. 1962년 영화 <클레오파트라>에서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착용한 '스네이크' 모델 역시 큰 반향을 일으켰는데, 뱀의 눈을 에메랄드로 머리 부분은 다이아몬드로 장식해 우아하면서도 강렬한 느낌을 선사했습니다. 특히 '뚜껑'을 닫으면 주얼리로, 그리고 뚜껑을 열면 시간을 확인할 수 있는 '2-in-1'이라는 점도 매력적이었습니다.
- 빈티지 스네이크 시계
2009년 브랜드 125주년을 맞이한 불가리 헤리티지 컬렉션인 '스네이크' 컬렉션을 재해석한 세르펜티 컬렉션을 소개합니다. 이후 세르펜티는 불가리의 대표적인 주얼리 워치로 자리매김하게 되며 주얼리에까지 그 영역을 넓힙니다.
- 2009년 첫 선을 보인 세르펜티 컬렉션
- 2011년 선보인, 7번 감을 수 있는 세븐 코일 세르펜티 워치
- 2011년 선보인 하이 주얼리 세르펜티 워치
- 2015년 버전 세르펜티 워치
2016년 바젤월드 전에 미리 공개한 '마법에 걸린 뱀'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세르펜티 인칸타티는 기존의 세르펜티와는 전혀 달라진, 평면적인 심플한 모습으로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 2016년 프리 바젤 제품인 세르펜티 인칸타티
마치 포효할 듯 강렬한 섹시미로 어필하는 까르띠에의 팬더 VS 마디 하나하나 살아있는 듯 생동감 넘치는 우아한 카리스마를 지닌 불가리의 세르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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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더가 더 아름답다"에 한표입니다...제 주변의 여성들도...까르띠에를 더 '숭배'하더군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