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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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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롱

조회 11869·댓글 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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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7년 Ref.5516 최초의 윤년표시가 달린 퍼페추얼 캘린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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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120주년 기념 로열 오크 퍼페추얼 캘린더

오데마 피게의 공동 창업자 중 한명인 쥴 루이 오데마는 컴플리케이션에서 탁월한 재능을 발휘했고 곧 명성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오데마 피게 본사에 가면 그들의 역사를 정리한 작은 박물관이 있는데, 이곳에서는 많은 회중시계 컴플리케이션을 만나게 됩니다. 이것은 손목시계로 이어지는데 1956년 단 9개만 만들었던 윤년표시 기능을 포함한 퍼페추얼 캘린더는 시계사에서 있어 한번 체크해야 하는 모델입니다. 최초로 윤년표시가 가능한 퍼페추얼 캘린더 손목시계니까요. 오랜 기간에 걸쳐 숙성된 오데마 피게의 퍼페추얼 캘린더는 이번 리뷰의 로열 오크 퍼페추얼 캘린더로 이어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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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얼은 와플 다이얼이라고도 부르는 격자무늬로 패턴의 크기에 따라 세 가지로 구분합니다. 리뷰 모델의 다이얼은 그랜드 태피스트리이며 격자가 중간 크기에 해당합니다. 로열 오크의 스포츠 워치 이미지와 달리(?) 섬세한 기요쉐 가공으로 마무리되어, 자세히 살펴보면 상당히 복잡합니다. 하지만 빛의 가감, 의도적으로 다이얼에서 약간 거리를 두면 세세한 디테일을 생략(?)하고 볼 수 있습니다. 나름의 다이얼 활용법이 아닐까 하는데 특히 리뷰의 모델처럼 정보량이 많은 경우, 때에 따라 다이얼의 디테일이 번잡하게 느껴질 때 유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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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정보는 가장 일반적인 퍼페추얼 캘린더의 표시 방식입니다. 바꿔 말하면 전통적인 방식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12시 방향에는 월과 윤년, 3시 방향은 날짜, 6시 방향은 문 페이즈, 9시 방향은 요일입니다. 이 구성은 이전 퍼페추얼 캘린더와 같습니다. 차이점은 주 단위 표시의 유무로, 1995년 창립 120주년을 기념하는 모델에 존재했던 기능이기도 합니다. 이것은 이번에 부활하게 된 셈이죠. 

각각의 정보가 담긴 스몰 다이얼은 다이얼 보다 낮게 위치하도록 했고, 골드링을 둘러 고급스러움을 더했습니다. 문 페이즈는 배경인 밤 하늘에 청금석을 사용, 레이저 가공을 이용해 리얼한 텍스처와 아름다움을 동시에 구현해 냈습니다. 오데마 피게에 따르면 문 페이즈는 125년과 317년에 한 번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하는데, 요즘 천 년 단위에 하루 꼴인 정확성에 비하면 다소 떨어지는 편입니다. 하지만 125년에 하루라고 하더라도 평생 수정할 일이 있을지 모를 정도로 그 정도의 오차는 무시해도 무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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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기능은 케이스 측면에 있는 커렉터로 조정할 수 있으며, 주 인디케이터의 추가로 커렉터의 숫자는 5개로 증가되었습니다. 나머지 4개의 커렉터는 날짜 조정(날짜, 요일, 주, 월 연동), 문 페이즈 조정, 윤년(월 조정에 의한)과 요일 조정을 담당하게 됩니다. 메이커에서는 시계가 멈춰 커렉터를 이용해 날짜를 세팅을 할 경우에 크라운을 돌려 시간을 정오에 맞추도록 하고 있습니다. 날짜 기능을 가진 시계가 자정을 기준으로 날짜가 변동되는데 비해, 퍼페추얼 캘린더는 보다 긴 시간에 걸쳐 날짜 정보들이 변동되기 때문인데요. 정오에는 어떠한 날짜 정보도 변경 중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커렉터의 깊이는 기능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납니다. 문 페이즈가 약간 얕은 편이고, 요일을 담당하는 커렉터는 그 보다 깊습니다. 그에 따라 커렉터를 누르는 감각도 다르나, 공통적으로 한 번 누르면 한 칸씩 분명하게 이동하는 선명한 조작감을 보여줍니다. 

크라운은 스크류 다운 방식이지만 방수는 20m로 통상적인 생활방수 기준보다 떨어집니다. 아마 커렉터 때문에 방수 성능을 보수적으로 잡은 듯 하네요. 크라운 포지션은 0과 1이며 포지션 0에서 와인딩, 포지션 1에서 시간 조정입니다. 와인딩 감각은 크라운에서 약간 저항이 느껴지는 정도이며, 시간 조정시에는 바늘의 움직임이 좀 미끄럽다는 느낌이 듭니다. 또 약간 헐렁한 느낌도 드는데 명확한 조작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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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스 무브먼트 칼리버 2120의 두께는 불과 2.45mm로 풀 로터 자동의 울트라 씬에서는 최고봉입니다. 퍼페추얼 캘린더 모듈을 그 위에 올리더라도 두께 4.31mm에 불과하죠. 무브먼트의 로터는 주문자의 요청에 따라 커스터마이즈가 가능하다고 하는데, 국내에서는 이것이 가능한 서비스인지 알 수 없군요. 1960년대에 설계된 무브먼트라 요즘에는 찾아보기 어려운 방식이 유지됩니다. 볼 베어링 대신 4개의 루비 롤러를 사용하고 그 위에 링을 부착한 로터를 올려 회전하는 것이 그 예로, 독특한 회전음이 납니다. 과거의 설계인 만큼 클래식한 디자인이 매력적이며, 피니시에 있어서는 엔트리 급 무브먼트가 아닌 만큼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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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 두께는 9.50mm로 이전의 로열 오크 퍼페추얼 캘린더와 큰 차이가 없습니다. 그러면서 오히려 주 인디케이터를 더했고 다이얼은 훨씬 깊이감이 있죠. 물론 주를 표시한 플랜지의 활용법이나 시스루 백 주위에 진하게 각인하는 약간의 착시를 이용하는 방법을 택했는데, 이는 뚜렷한 인상과 남성적인 느낌을 선사합니다. 케이스 피니시는 로열 오크의 전통대로 헤어라인을 기본으로 하며, 팔각형 베젤의 모서리, 브레이슬릿의 모서리에 유광 가공을 했습니다. 헤어라인의 깊이나 결은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에서도 인상적이나 유색을 지닌 로즈 골드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클라스프는 좌우로 펼쳐지는 방식이며, 버튼을 눌러 쉽게 풀 수 있습니다. 요즘은 이 방식이 오데마 피게에서 일반적인데요. 골드로 만든 클라스프도 제법 무게감이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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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신이 로즈 골드로 이뤄져 있어 시계를 착용했을 때 묵직하지만, 무게에 비하면 착용감이 좋은 편입니다. 착용감이 좋은 이유는 두께의 영향이 가장 클테고, 두께 9.50mm에서 나오는 위력이 아닐까 합니다.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울트라 씬 베이스 무브먼트 덕분이며 복잡한 기능이 유발하는 두께의 괴로움이 아닌 경쾌하게 착용 수 있는 점이 장점입니다. 물론 케이스 소재에서 오는 무게감을 다시 고려하면 부담이 되나, 같은 기능의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가 있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봅니다. 41mm 케이스 변수라면 변수인데, 특유의 러그에서 브레이슬릿으로 이어지는 라인은 여전히 아주 얇은 손목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착용한다면 가능은 하지만 그다지 멋지게 보이지 않습니다. 이를 제외하면 매력으로 가득합니다. 오데마 피게를 대표하는 모델인 로열 오크 케이스에 담겨 가장 오데마 피게 다운 모델이라는 점, 비록 방수 성능은 드레스 워치의 보통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스포츠 감각으로 퍼페추얼 캘린더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은 그 중에서 가장 도드라지는 매력이지 싶군요. 



촬영 : 김두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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