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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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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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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호이어가 아우르는 영역은 땅, 하늘, 바다입니다. 호이어 시절 만든 대시보드 클락은 자동차와 항공기를 위한 것으로 일찍이 땅과 하늘을 아우르고 있었죠. 지금은 하늘에 대한 지배력이 과거에 비해 약해지긴 했지만, 1960년대 초 발표한 호이어의 히트작 중 하나인 오토비아(Autavia)는 모터스포츠와 항공, 두 분야를 타겟으로 한 모델이었습니다. 측정이라는 요소가 중요한 두 분야에서 활용 가능한 크로노그래프에 타키미터 혹은 GMT 베젤을 더해 이를 충실하게 수행하며 오랜 기간 인기를 끌었죠. 오토비아라는 이름은 자동차의 Automobile과 항공의 Aviation을 더한 것으로 모델의 성격을 잘 드러냈고, 자동 크로노그래프의 시대로 이어지며 역사를 이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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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비아(Autav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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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5년의 방수 회중시계의 케이스. 특허를 의미하는 Brevete가 각인되어 있습니다

땅은 다양한 수동 크로노그래프의 시대를 거쳐 그 이후에는 까레라, 모나코 등등 쟁쟁한 모델을 포진시키며 태그호이어의 주 활동 무대로 만들었지만, 바다는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낮은 편이었습니다. 게다가 땅과 하늘에 비해 바다는 물과 싸워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따릅니다. 즉 방수성능을 요구한다는 의미인데요. 방수시계의 역사가 100년이 좀 넘는다는 사실을 보면 시계가 물을 극복하고 거기서 나아가 물을 지배하게 된지는 그리 얼마 되지 않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태그호이어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의외의 사실과 만나게 됩니다. 바로 1895년 방수가 가능한 회중시계를 만들고 특허를 취득한 일이죠. 물이 들어올 수 있는 틈새를 최소화 해 방수를 꾀한 시계로 그 무렵 방수시계의 공식을 확립하는 데에 기여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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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루나(Solun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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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레오그래프(Mare-O-Gra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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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파러(Seafarer)

1950년대 방수시계를 넘어 물을 제압하기 위한 시도로 다이버 워치가 태동을 시작할 무렵, 당시의 호이어는 조금 다른 곳을 보고 있었습니다. 1940년대 후반 솔루나(Solunar)라는 모델을 발표했었는데 이 모델은 타이드(Tide) 인디케이터를 지녔었습니다. 조수 변화를 6시 방향의 컬러풀 한 창을 통해 보여주는 기능으로 이것은 조수 변화를 알고자 하는 낚시꾼이나 서퍼에게 유용했죠. 이름의 솔루나는 태양(Solar)이 관장하는 일반적인 시간과 달(Lunar)이 관장하는 조수간만을 동시에 표현 할 수 있어 붙은 이름이라고 유추해 볼 수 있죠. 1950년 등장한 마레오그래프는 솔루나의 타이드 인디케이터와 호이어의 장기인 크로노그래프를 더한 모델로, 마레(Mare)는 이탈리아어로 바다를 의미합니다. 솔루나에서 가져온 타이드 인디케이터와 30분 카운터는 5분 단위로 색을 달리해 구획 지었는데, 이것은 요트 경기에서 사용하는 레가타 기능을 구현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이들은 물 속이 아닌 물 위에서의 사용을 고려해 만들었음을 알 수 있군요. 또 호이어의 이름을 다이얼에서 찾을 수 없지만 에버크롬비&피치를 위해 만든 씨파러(Seafarer)는 마레오그래프와 형식을 같이하는 시계입니다. 호이어에 의한 모델로 서퍼처럼 활동성을 강조하는 의류 브랜드의 성격을 시계로 대변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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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퍼(Skip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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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가타(Regatta)

지금처럼 라인업의 경계가 분명하지 않던 과거에는 라인업과 라인업을 넘나드는 일종의 변종 모델이 종종 있었습니다. 1960년대 까레라 혹은 오토비아를 베이스로 삼은 스키퍼(Skipper : 요트의 조타수)는 레가타 워치의 일종으로 특징으로는 3시 방향의 카운터를 하얀색, 빨간색, 파란색으로 삼분할 했습니다. 기본적으로 15분을 측정할 수 있는 카운터를 이용했는데요. 요트 경기에서는 출발 5분전부터가 바람을 잘 타기 위해 가장 중요한 시간인 만큼, 이를 알기 쉽게 표시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작은 지름의 카운터를 사용해야 했으므로 가시성이 뛰어나다고 말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리하여 1960년대 중반 레가타로 이름 붙은 본격 레가타 워치 등장합니다. 5분 카운팅에 최적화된 시계이며 커다란 다섯 개의 창의 색상 변화로 쉽게 출발까지 남은 시간을 알 수 있게 됩니다. 이 방식은 지금에도 종종 사용되고 있을 정도로 가독성이 뛰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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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 시리즈


서핑, 낚시, 요트처럼 물 위를 공략하던 호이어가 물속으로 시선을 향한 때는 태그호이어로 이름을 바꾼 뒤, 숫자로 된 라인업을 갖춘 1980년대로 볼 수 있습니다. 1000시리즈는 레가타 워치를 포함한 다이버 워치와 스포츠 크로노그래프로 나뉘었는데 다이버 워치의 비율이 상당히 높았습니다. 1000시리즈의 상위 라인업으로 볼 수 있는 2000과 3000 시리즈도 구성은 유사했으며 역시 다이버 워치를 포함하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다이버 워치의 기본을 잘 따랐는데, 예를 들면 시계 반대방향으로만 회전하는 베젤, 뚜렷한 가독성을 지닌 다이얼입니다. 개 중에는 다이얼 전체를 야광도료를 도포해 환하게 보일 정도의 가독성을 강조하는 모델도 있었죠. 또 방수와 충격에 견디기 위해 마련한 크라운 가드, 다이버 수트를 착용했을 때 두꺼워지는 손목에 맞출 수 있는 다이버 익스텐션 등의 요소들을 꼽을 수 있는데요. 다이버 워치의 방수기법에서도 고무 패킹, 스크류 다운 등 이미 완성된 룰을 잘 따랐고, 레크레이션 다이버가 사용하기에는 충분한 200m 방수를 실현하고 있었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1000, 2000, 3000 시리즈가 다이버 워치의 기본을 따르면서 디자인, 소재의 차이를 통해 고급스러움의 차이를 두었는데 이는 라인업의 경계를 뚜렷하게 만들기 위함이었습니다. 

1990년대에 접어들며 완연한 회복세에 접어든 기계식 시계. 이 무렵의 태그호이어는 숫자 라인업에서 탈피해 라인업 하나하나에 구체적인 이름을 부여합니다. 포뮬러1을 비롯 링크의 전신인 스포츠 엘레강스 S/el이 자리를 잡기 시작했고, 후반이 되면 유선형의 브레이슬릿이 인상적인 키리움이 눈에 띄기 시작하는데요. 이에 따라 1000시리즈(1000시리즈는 1500이 되었다가 단종)를 비롯 몇몇 숫자 라인업이 점차 사라지게 됩니다. 2000년대 초기는 링크의 시대로 S/el을 계승하면서 태그호이어의 중심을 잡게 되는데, 이제부터 2000과 6000은 생존의 당위성을 증명해야 했습니다. 6000은 과거 최고 라인업이라는 명맥이 있었지만 2000은 각진 디자인의 링크로 생각할 만큼 링크와 성격에서 변별력이 크지 않았습니다. 단지 가격 접근성에서는 더 뛰어났지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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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초중반의 아쿠아레이서

이에 2000이 선택한 것은 본격적인 다이버 워치의 길이었습니다. 2000의 각진 베젤과 베젤을 쉽게 돌리기 위해 돌출된 랠리프(Relief)는 다이버 워치의 개성적인 캐릭터를 잡는데 효과적이었고 덕분에 아쿠아레이서라는 새 이름으로 자리잡게 됩니다. 이 때 300m 방수의 아쿠아레이서와 보다 고심도 방수가 가능한 아쿠아그래프의 이원화 전략을 꾀했고, 과거 물 밑이 아닌 물 위에서 활약하던 전통을 살려 레가타 워치를 부활시킵니다. 기계식이 아닌 쿼츠 무브먼트인 칼리버 S를 탑재해 기능을 전자 제어하는 모델로 두 개의 레트로그레이드 창을 이용 레가타 기능을 구현하게 됩니다. 이것은 다시 과거의 칼리버 넘버와 같은 칼리버 72를 탑재한 아쿠아레이서 칼리버 72 카운트다운으로 계승되어 현재의 라인업에 녹아 들게 됩니다. 이 모델은 이전부터 스폰서십을 해왔던 요트팀인 오라클 팀 USA를 위한 모델이기도 하죠. 태그호이어의 간판이 링크에서 다시 레이스 DNA를 대표하는 까레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아쿠아레이서 역시 다양한 시도가 일어나는데요. 크로노그래프의 비중을 줄이고 칼리버 5를 탑재해 다이버 워치 본연의 심플한 기능을 구현하며 방수 성능을 500m로 강화합니다. 인상적인 부분은 500m 방수를 실현하며 케이스 백을 시스루 방식을 택한 점인데요. 방수 회중시계로 시작한 태그호이어의 방수 기술이 일정 경지에 올랐음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보통의 다이버 워치와 달리 다이얼과 베젤에 요트의 갑판과 같은 패턴을 넣어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한편, 세라믹 소재의 베젤의 사용으로 소재에서도 유행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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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M 칼리버 5 오토매틱 워치 40.5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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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M 칼리버 16 오토매틱 크로노그래프 43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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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M 크로노그래프 43MM

2015년의 아쿠아레이서는 지금의 라인업에 다양성을 더했습니다. 2000시리즈를 계승한 초기 아쿠아레이서 디자인으로 회귀했는데요. 랠리프 가공이 돋보이는 베젤, 직선적인 케이스 라인, 헤어라인의 무광 피니시로 단단함과 다이버 워치의 견고함을 주장합니다. 데이트 기능의 칼리버 5와 쿼츠식과 두 종의 기계식 크로노그래프를 선보였습니다. 전부 300m 방수이며 태그호이어의 전통적 다이얼 배색인 검정, 은색, 파랑을 사용해, 아쿠아레이서의 초기 시절과 그 무렵 특유의 매력을 되살려 냈습니다. 태그호이어를 처음 접하는 사람은 물론, 2000년 초반 태그호이어에 애정을 지녔던 경험이 있다면 추억을 떠올릴 듯하군요. 접근성의 용이를 위해 막중한 임무를 맡고 있는 포뮬러 1처럼 아쿠아레이서도 같은 임무를 맡았는데요. 심플한 기능만큼 좋은 가격 접근성을 보여주는 칼리버 5를 다수 포진시켰고, 칼리버 16과 같은 친숙한 자동 크로노그래프와 빅 데이트 크로노그래프가 가장 복잡한 기능에 해당할 만큼 가격 상승이 발생하는 요소를 고려하고 있습니다. 인 하우스인 칼리버 1887을 투입하지 않는 점은 아쉽지만 라인업의 성격을 고려했기 때문인데요. 물, 방수 걱정 없이 맘 편히 착용할 수 있는 스포츠 워치의 대표 장르인 다이버 워치인 아쿠아레이서가 올 해 목표인 젊은 태그호이어가 되기 위한 최적의 매개체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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