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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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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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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요일, 월을 표시하는 기능을 풀 캘린더라고 합니다. 예전에는 세가지 날짜 정보를 표시한다고 해서 트리플 캘린더라고 불렀고 요즘도 종종 풀 캘린더와 함께 부르곤 합니다. 예거 르쿨트르의 마스터 캘린더는 이런 풀 캘린더에 문 페이즈를 더한 기능 구성입니다. 이 구성은 다른 메이커에서도 종종 볼 수 있는데 제법 인기가 있죠. 날짜의 정보량이 풍부해서 실용적인데다가 문 페이즈의 아름다움을 더해져 전반적인 밸런스가 좋으니까요. 예거 르쿨트르는 마스터 캘린더는 1945년에 발표했던 모델에서 영감을 얻었고 그 전통을 유지해 오는 중입니다. 마스터 캘린더는 래커 다이얼을 사용한 일반 모델을 내놓고 있는데, 이번에 운석 다이얼을 사용한 버전을 새로 선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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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석을 얇게 잘라낸 단면이 드러내는 불 특정한 패턴이 매력입니다. 기계식 시계가 아무리 많지 않은 숫자를 만들어 낸다고 해도 같은 시계는 어딘가에 분명히 존재합니다. 하지만 다이얼이 운석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지죠. 기계식 시계에서 나만이 가진 시계를 원한다면 주문 생산을 하거나 단 한 점만 만드는 유니크 피스를 사야 하므로 막대한 비용이 들게 됩니다. 이런 면에서 운석 다이얼은 다이얼 하나하나가 각기 다른 패턴을 나타내기 때문에 비교적 어렵지 않게 ‘나만의 시계’를 손에 넣을 수 있습니다. 또 패턴 자체에도 매력이 있는데다가 지구 밖에서 온 물질이라는 점 또한 상상력을 자극하기 마련입니다. 물론 운석 다이얼의 색상은 후 처리를 통해 만들어내긴 하지만요. 마스터 캘린더의 운석 다이얼은 케이스 소재에 맞춰 두 가지 색상으로 등장합니다. 리뷰 모델인 스테인리스 스틸은 이미지처럼 실버 계열, 로즈 골드는 어두운 루테늄으로 케이스 색상과 매치를 고려하고 있습니다. 이번 리뷰에서는 집중적으로 매크로 촬영을 했습니다. 위 사진들을 보면 운석 다이얼 특유의 느낌이 더 쉽게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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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플리케 인덱스, 즉 입체적인 아라비아와 화살촉 모양의 인덱스는 마스터 라인에서 공통적으로 사용하는 형태입니다. 마스터에서 다시 울트라 씬 모델만 본다면 화살촉 인덱스만 사용하고, 일반(?)의 마스터 모델은 둘을 혼용하거나 화살촉만 사용하고 있습니다. 다른 모델이라면 몰라도 마스터 캘린더라면 혼용 인덱스가 정통(?)입니다. 이전 모델에서부터 계속 이것을 유지해 오고 있기 때문이고 또 잘 어울립니다. 화살촉, 아라빅 인덱스의 바깥쪽에는 1에서 31까지의 숫자가 써있고 이것은 날짜 표시를 위해 필요합니다. 바늘 끝이 초승달 모양인 포인터를 이용해 날짜를 표시하는데요. 과거에는 초승달 부분을 빨간색으로 처리했다면 이번에는 케이스 소재에 맞춰 다른 색상을 사용합니다. 리뷰 모델은 파란색이며 날짜의 31일도 같은 색을 사용합니다. 이것은 빨간색에 비하면 조금 가시성이 약해 보입니다. 요일과 월은 예거 르쿨트르의 로고 아래, 대칭되는 두 개의 창으로 표시합니다. 왼쪽이 요일, 오른쪽이 월입니다. 6시 방향은 문 페이즈와 스몰 세컨드가 달려있는데요. 풀 캘린더 + 문 페이즈 구성에서 스몰 세컨드 대신 포인터가 위치하기도 합니다. 그 경우에는 센터 세컨드 방식이 되죠. 다이얼 소재가 다를 뿐, 다이얼 구성과 디자인에 있어서 친숙합니다. 한가지 일반 에디션과의 차이가 있는 듯 한데요. 일반 에디션의 다이얼은 바깥쪽 끝으로 향하면서 완만한 커브를 그리며 아래로 향하는 데에 비해, 운석 다이얼은 이 디테일이 생략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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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작법은 크라운을 그대로 둔 상태가 포지션 0, 한 칸 당겼을 때가 포지션 1입니다. 포지션 0은 수동 와인딩입니다. 크라운을 감으면 별 다른 걸림 없이 매끄럽게 회전합니다. 저항감도 거의 느껴지지 않으며 무난합니다. 포지션 1에서는 시간 조정을 하며, 크라운을 돌려 바늘의 움직임을 제어하는데 큰 무리 없이 경쾌하나 약간 미끄럽습니다. 시간을 계속 돌리면 날짜, 요일, 월을 바꿀 수 있지만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케이스 측면에 커렉터(Corrector)를 배치해 놓았습니다. 2시 방향을 누르면 월, 4시 방향은 날짜, 6시 방향은 문 페이즈 입니다. 패키지에 동봉된 핀으로 커렉터를 누르면 각 정보의 한 눈금 혹은 한 칸씩 진전합니다. 요일은 별도의 커렉터가 없으며 시간을 돌리는 방식으로 바꾸게 됩니다. 탑재된 무브먼트인 칼리버 866는 파워리저브가 40시간으로 요즘 기준으로는 약간 짧은 편에 속합니다. 시계가 여러 개라면 마스터 캘린더는 다음 착용시 멈춰 있을 확률이 높은데요. 세팅할 부분이 많아 급할 때는 좀 귀찮게 여겨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 때 워치 와인더가 있다면 유용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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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는 전형적인 마스터 라인의 군더더기 없는 형태입니다. 완만한 각도와 폭을 통해 적당한 볼륨감을 드러내는 베젤. 아주 날렵하지는 않지만 잘 뻗어나간 러그. 러그를 측면에서 봤을 때는 케이스 두께를 서서히 줄여나가므로 사뭇 남성적인 느낌도 나타납니다. 표면은 유광의 폴리시 가공이며 두께가 10.6mm 밖에 안되기 때문에 무광의 새틴 가공을 곁들이지 않아도 면이 넓지 않아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오히려 전체를 폴리시 가공하지 않았다면 조금 왜소하게 보였을지도 모르겠네요. 사파이어 크리스탈을 끼운 케이스 백이 그리는 각도가 매력적인데요. 위 사진에서처럼 음영을 머금고 있을 수 있으니까요. 로고를 비롯, Ref. 넘버, 시리얼 넘버, 1000시간 마스터 컨트롤(QC), 50m 방수 등의 정보를 음각으로 새겨놓아 이것도 멋진 장식 아닌 장식으로 활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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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루 백을 통해서는 칼리버 866이 보입니다. 무브먼트 위에 풀 캘린더와 문 페이즈 모듈을 올린 구조이기 때문에 크라운의 위치가 다소 손등 쪽으로 내려와 있게 됩니다. 크라운의 지름이 크지 않기 때문에 착용시 불편하지는 않지만 미적인 관점에서는 아쉬운 부분입니다. 칼리버 866은 크라운으로 전해온 무난한 만큼, 피니시에서도 크게 도드라지지 않습니다. 물론 예거 르쿨트르의 포지셔닝을 고려했을 때의 이야기로 깔끔하며 무난한 인상입니다. 블루 스크류, 루비, 로터의 회전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골드 웨이트의 대비는 가끔 시계를 풀고 케이스 백을 바라볼 수 있도록 할 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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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 캘린더는 케이스 소재 구분 없이 앨리게이터 스트랩을 기본으로 사용합니다. 스테인리스 스틸은 검정색 앨리게이터 스트랩이며 버터플라이 방식의 디-버클과 매치합니다. 길게 뻗어 한쪽 방향으로만 펼쳐지는 디-버클에 비하면 착용했을 때 무게중심을 잡기에 상대적으로 용이합니다. 하지만 버클은 개개인의 손목 모양만큼 착용감의 편차도 큰데요. 사람에 따라서는 버클이 손목 아래 부분을 압박하기도 하므로, 상성이 좋지 않다면 탱 버클로 바꾸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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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 캘린더는 풀 캘린더와 문 페이즈의 기능 구성과 다이얼 배치의 조화로움. 풀 캘린더만 배치했을 때 자칫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는 다이얼을 문 페이즈로 한 차례 부드럽게 녹여내며 꾸준한 인기를 자랑하는 모델입니다. 기계식 시계를 본격적으로 접해보고자 한다면 한 차례 경험해보아야 할 전통적 기능이기도 하므로 상품성이 높은데, 리뷰 모델은 운석 다이얼의 유니크함을 더해 매력을 배가시키지 않았나 싶습니다. 같은 마스터 라인에서 마스터 울트라 씬 캘린더가 나오는데요. 풀 캘린더와 문 페이즈라는 기능 구성이 동일하며 다이얼 역시 크게 다르지 않은 모델입니다. 차이점은 전통의 칼리버 891 베이스를 탑재하며 두께가 9.9mm로 10mm가 넘지 않는 두께로 울트라 씬으로 부를 수 있는 것인데요. 만약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가 나온다면 재미난 비교와 함께 선택을 굉장히 어렵게 만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라인업 구성상 (마스터 캘린더는 화이트 골드 케이스 없이 로즈 골드와 스테인리스 스틸로 나오고 있으며 마스터 울트라 씬 캘린더는 화이트 골도로만 나옵니다)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지 않을 것이라 조금 아쉬운 마음이 드는군요. 

촬영 : 2nd Round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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