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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얼마전에 뭔가 찜찜(?)한 경험을 해서 몇자 적어 보려 합니다.
저는 일주일에 2~3회정도는 왕복 3시간 지하철을 타고 출퇴근하는 뚜벅이 입니다.
건대입구역에서 인천방향 마지막 역인 부평시장역까지 1시간 이상 같은 7호선을 타고 가야되는지라
앉으면 보통 영화를 보거나 자거나 둘중에 한가지 방법을 택하는 데요,
장사를 하는데 요즘 직원이 모자라서 한달에 한두번 쉴까..하게 일하는 통에
요즘은 앉자마자 자는 일이 다반사 입니다.
그날도 한시간 반 정도를 지하철로 퇴근해야 해서 자리를 잡고 앉았지요.
얼마나 잤을까, 누군가 저를 툭 치더라구요. 제 앞에 계신 아주머니 였습니다.
비몽사몽 해서 있는데, 저한테
"일어나세요" 라고 하더니
2-2칸에 문 옆에 기대 서 계시는 할머니를 모시고 오더라구요.
어찌됐든 저는 일어나서 자리를 양보했구요.
참고로 저는 인천 1호선으로의 환승이 편한 2-3칸 인근에 주로 앉습니다.
고로, 제가 앉아 있던 자리와 할머니가 그렇게 가깝다고 할 수는 없는 거리 였습니다.
사실 저는 어쩌다 그런 생각을 했는지 기억은 안나지만
10살 무렵에 "난 환갑까지 노약자 석에는 절대 앉지 않겠다"라 다짐했던 터라
그 이후로 지금까지 20년 가까운 기간동안 버스던 지하철이던 일반석이 꽉차고 노약자 석이 비더라도
설령 술에 취한 상태여도 절대 앉지 않고 지냈는데요.
한참을 비몽사몽 하다 정신이 약간 맑아지니,
저를 깨운 분은 할머니에 대한 공경(혹은 측은지심)으로 그렇게 한 일이라고 생각하더라도
살짝 억울한 기분이 들더군요.
물론, 어르신께 자리를 양보해서 억울한건 아닙니다.
저를 깨운 그 아주머니가 저에게 양보를 강요했다는 기분을 지울 수가 없어서요.
그렇게 생각 하기 시작하니 "이분은 무슨 권리로 나에게 양보를 강요한건가..."하는 생각까지 들기도 했지만
생각해보니, 요즘 (저를 포함한)젊은 분들
최소한 나이 지긋한 어르신께서 앞에 계셔도 멀쩡히 눈 뜨고있으면서도 핸드폰만 쳐다보면서 양보하는 시늉도 안하는 일이 많기에
오죽하면 그 아주머니가 그 주위에 있는 젊은 사람을 놔두고 저에게 그러셨을까 하고
스스로 약간 부끄러운 생각이 들더군요.
'나는 젊었거늘 서서간들 어떠하리'
물론, 나이가 벼슬은 아니고, 요즘 이른바 '나이값 못하는' 분들도 많지만,
청년층도 , 삶에 치여 너무 나만 생각하고 몇 센티 되지도 않는 주위를 못 바라보는 것은 아닌지..
분명히 반성할 것은 반성 해야 하지 않나..하고 생각 해 보게 된 하루 였습니다.
잡설이 길었네요.
타포 회원님들 모두 행복한 주말저녁 보내시길 바랍니다.
댓글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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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공 조
2014.10.05 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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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ama
2014.10.05 14:12
억울하고 황당하셨을것 같네요...나이가 벼슬인지 아시는 분의 전형인듯합니다. 하지만, 현명하게 대처하셨으리 생각합니다. 핀트나가서 끝까지 양보안하면 결국 죄인이 되는건 님이셨을테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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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인
2014.10.05 11:17
저는 병원퇴원후 지하철 탔더니 양보해줄려고 하는걸 손사레친적이,,,
아직 자리 양보 받을만큼 나이가 안 먹었는데, 병색이 짙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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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ama
2014.10.05 14:14
양보하시려던 분께서 이타심이 많은 분이라 생각하시면 맘편하실듯 합니다. 때로는, 몸상태가 안좋아 보이는 청년에게 본인 자식 생각나서 자리 양보해주시는 분들도 계신것 같더라구요. 몇번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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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ns2000
2014.10.05 12:29
양보는 미덕이지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억울하신게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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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ama
2014.10.05 14:17
양보는 미덕이다..백번 공감되는 말씀입니다. 어른에 대한 공경도 중요하지만, 연령을 떠나 사회 구성원간 서로에 대한 배려가 우선된다면 더 할 나위없이 좋을 것 같은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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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시니안
2014.10.05 13:00
생각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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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ama
2014.10.05 14:18
저는 위에 일을 겪은 이후, 자는 것도 살짝 불편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저 역시도 생각이 많아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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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명품
2014.10.05 15:05
사실 님과 같은 일들을 겪을 수 있다는 불안감에.. 지하철에 앉아 있다가도 어르신들 오면 그냥 일어납니다..
좀 편하게 가고 싶은 마음도 늘 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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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ly유노
2014.10.05 15:07
예전에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친구들과 대화하다가 어르신들이 타면 자는척하는 얌체같은 젊은사람들이 많다보니 아주머니가 오해하신게 아닐까요.
글쓴이님이 안자고 그걸봤다면 당연히 양보하셨을거라 생각합니다. 그 찜찜하신기분 공감이되네요 잊어버리시고 즐거운휴일을 보내세요^^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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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2014.10.05 16:29
이런 경험을 하게 될 때
“나는 나중에 노인이 되어도 젊은이에게 강요하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합니다.
뭐 비슷하지만 조금 방향을 틀어서
“내가 나중에 노인이 되어 젊은이의 호의를 받으면 꼭~감사해야지!”라는 생각이 더 좋습니다.
이번일도 osama님처럼 생각을 정리하시는 분도 계시지만
“내가 양보하려고 했는데 강요당한 것같아 기분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어짜피 친절과 선행을 하는 목적이 상대방을 기쁘게 할러는 것이니
내가 조금 억울해도, 내가 조금 언짢아도...
노인분이 편하시면 되고 고마워하면 되는거야...라고 생각을 정리하면 마음이 편해집니다.
이 모든 시작은...
“노인분들이 고마워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부터 시작이 되므로...
맨처음으로 돌아가서 “내가 나중에 노인이 되어 젊은이의 호의를 받으면 꼭~감사해야지!”라고 생각하는 것이 더 좋습니다. -
씨쓰루백
2014.10.05 17:17
누군가의 강요에 의한 호의는 양보가 아닌 강탈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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훅맨
2014.10.05 21:58
그 자리에 앉은 모든 사람중에 젊으신 분이 본인 혼자셔서 그럴수도 있을수 있겠지만, 자는 사람을 깨우는건 좀 아닌거 같습니다. 배려가 부족한 강요에 가까운 호의 입니다. 할머니께 자리를 양보하는 미덕은 당연 옳지만, 그 아주머니의 행동은 그렇게 바람직한건 아니라 생각합니다. 그렇게 그 할머니를 배려하고 싶었으면 응당 님께서 기분좋게 자리를 양보할 수 있도록 배려했어야 한다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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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리
2014.10.05 22:34
그 아주머니가 자리에 앉아있었다면 바로 일어나서 양보했을까요? 전 아닐꺼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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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동이금홍이
2014.10.06 13:30
우리도 나이를 먹습니다... 근데 그 때 저분들처럼 당당하게 양보를 강요할수 있을까요... 괜히 애들한테 맞을거 같네요... 시대가 바뀌고 있습니다. 점점 양보를
강요하는 분들도 줄어들지만 양보를 하는 사람들도 줄어들고 있습니다.
요는.... 좋은 일 하신 겁니다 ^^ 기분좋게 생각하세요 나중에 좋은일로 돌아올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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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공업
2014.10.06 14:34
음.... 전 정말 자리가 텅텅 비어있는 경우가 아니면 앉지 않습니다. (덩치가 커서 그런겁니다... ㅎㅎ;;) 그런데 솔직한 생각으로는, 어떤 경우에도 남에게 [강요]는 하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그저 본인이 할 수 있을때 배려하면 되는 겁니다. 다른이에게 자신의 가치관을 강요하는 것은 오히려 더 사회적 도덕심을 지워가는 것이며 함께 공존하는 길에서 어긋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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션홍
2014.10.06 23:51
젊은 사람이 양보 안하려고 일부러 자고있는 척 하는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양해를 구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어쨌든 님은 멋지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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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rmanu
2014.10.08 00:14
강요는 좀 그렇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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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목동
2014.10.08 09:10
지금 세대가 노인세대가 될때쯤엔 달라진모습들이 나오겠죠..그렇게 발전해나갈꺼라 생각됩니다 -
청담킬러
2014.10.10 13:05
강요는 반항을하게 만들죠
저도 같은 경험이 있었습니다..몸살 감기로 아퍼서 자고 있었는데 왠 할아버지가 양보 않한다고 막 소리질러서 정말로 서운했던적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