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질문은 TF지식인을 이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자유게시판

Hot 게시글은 조회수1000 or 추천수10 or 댓글25 이상 게시물을 최근순으로 최대4개까지 출력됩니다. (타 게시판 동일)

저는 예전에 처음으로 글 올릴때 잠깐 언급한적이 있는데..

어릴때부터 패션에 관심이 많았고, 그래서 중학교때(아아.. 쌍팔년도군요.) 막연히 구찌 시계를 동경하다가 시계에 관심이 생겼고..

사회에 나와서 또 나름 열심히 살다가 기계식 시계에 대해서도 보기 시작했습니다.

........................................................................

물건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보통 두 종족과 영웅 캐릭으로 나뉘죠.

첫 번째 부류는 무언가에 대한 끊임없는 지적 요구와 갈망으로 소크라테스와 아리스토텔레스 찜쪄먹게 열심히 파고,

그 물건을 손에 넣기 위해서 희생과 절제도 마다 않고 나아가죠, 소위 말하는 매니아입니다.

두 번째 부류는 조금 특이한 케이스인데, 뭐에 관심이 생기면 일단 관심을 보자기에 고이 싸서 어딘가에 얹어두죠.(주로 장롱같은데..)

그리고 그걸 손에 넣기 위해(사실은 그게 좋은지 어떤지도 잘 모르면서) 맹렬하게 돈을 법니다. 충분히 소유할 수 있다라고 판단하면

그때가서 장롱을 열고 보자기를 꺼내죠. 옛다 관심.. 이러면서..

그리고 그걸 손에 넣은 다음부터 공부하기 시작합니다. 별로 희생도 안하고 절제도 안하죠. 이런 부류도 매니아는 매니아지만 조금 다른 유형의

매니아죠. 저는 이 부류에 속합니다.

그리고 극소수의 영웅캐릭은... 뭐.. 그런거죠.. 있자나요?.. 다 아시면서...

서랍을 열면 돈이 우수수 떨어지고... 수돗물을 틀면 돈다발이 떨어지고... 쓰고 써도 불어나는 돈을 주체할 수 없건만 머리도 똑똑하고 자세도

진지해서 그 물건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게슈타포 권총꺼내는 속도보다 빠른 속도로 플래티넘/블랙 카드를 날려주며 '얼마면돼?'

를 지긋이 날려 주시는 영웅 캐릭터, 영국에서 말하는 Rain Maker죠.

......................................................................

여러분은 어떡해서 기계식 시계에 손을 대시기 시작하셨나요?

그걸 연상해 보시면 본인은 어떤 종족인지를 가늠하실수도 있으실겁니다.

저는 시계에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잡지나 웹사이트를 섭렵하다가 어느 순간 하늘의 신탁을 받아
 
이젠 기계식 시계를 사야돼라고 운명적으로 느꼈지요.
 
그래서, 조금 구체적으로 찾아봤습니다.
 
정장을 자주 입으니까 가죽 스트랩으로 하고 음음음..... 그러다가 적당한 선에서 눈에 띈 이녀석
 
네.. 오리스 아뜰리에 입니다. 참으로 아름다운 녀석이죠. 은은한 브라운 스트랩에 금빛 핸즈, 문페이즈까지...
 
 
오리스가 참 무난하고 이쁘긴 한데.. 음.. 조금 더 욕심이 나더군요.
'그래.. 좀 질러줘야지.. 너무 무난하자나?' 속으로 이렇게 열심히 위안을 하며 다시 몇 일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리하여 발견한 맘에 또 다시 쏙 든 녀석이.....
 
네.. 국시공의 그 이름도 찬란한 파일럿 워치 3717-02 입니다. (사진은 당근 어느나라에선가의 불펌입니다, 안 걸리길 바랄뿐이지요.)
 
가격도 이 정도면 훌륭하고... 넓직넓직한 다이얼에 크로노그래프까지.. 아아.. 좋아라..(이 나이에 이런 표현을.. 절대 오프는 못 나가겠군요.-.-;)
 
자.. 시계는 실물을 봐야돼. 실물을 차러 가보자.
 
저희 회사가 시부야 한복판에 있는지라.. 다행히 시계 샵들이 꽤 있는데 여러가지 모아놓고 파는 정식 리테일러 샵에 갔습니다.
(일본이 한국에 비해 좋은건 시계 샵이 많고 거의 대부분 다 실착을 해보고 살 수 있다는 거겠죠.)
 
' 이럇세이마세(어서오십시오)'
 
네온사인 화려한 삐까뻔쩍한 매장에 손님이 아무도 없습니다.. 정말 아무도요..
 
늦은 시간에 비가 조금 내렸었던것 같고.. 게다가 시부야의 정규 리테일러라 아무래도 사람이 적었던 모양입니다.
 
'아이다부류시의 파일로또 와치를 내놔보시오. 371702요.'
 
저는 사지도 않을 걸 아쿠아타이머니 포르투피노니 잔뜩 올려가며 열심히 폼 재고 있고, 점장은 간만에 걸린 손님이라고 굽신굽신 정신이 없슴다.
 
'역시 371702는 떡하니 멋진게 좋군.. 가격도 이 정도면 적당하고...ㅎㅎㅎ'
 
혼자 만족해하며 옆 진열대도 스윽 걸어보는데 브링브링한 브라이틀링, JLC 등등 마니 있더군요.
 
그런데 끝쪽에 제니스 매대도 있었습니다.
 
왜.. 제니스 매장에서 보신 분 혹시 계시면 잘 아시겠지만.. 그 웃는 얼굴들의 압박들은 장난이 아닙니다.
 
2개 소대가 헤쳐모여서 대롱대롱 웃고 있는데.. 나름 넋이 나갑니다. 이 자식들이 최면을 거는건가... 하고요.
 
아라미스 : "음.. 제니스군요.. 제니스도 함 줘 봐요."
 
점장 : (5초간 베시시 웃으며) " 손님... 그 가격에 사실 수 있는 제니스는 없습니다."
 
......
 
...
 
..
 
.
 
 
 
그 가격에 사실 수 있는 제니스는 없습니다./그 가격에 사실 수 있는 제니스는 없습니다./그 가격에 사실 수 있는 제니스는 없습니다./그 가격에 사실 수 있는 제니스는 없습니다./그 가격에 사실 수 있는 제니스는 없습니다./ 그 가격에 사실 수 있는 제니스는 없습니다./ 그 가격에 사실 수 있는 제니스는 없습니다./그 가격에 사실 수 있는 제니스는 없습니다./그 가격에 사실 수 있는 제니스는 없습니다./그 가격에 사실 수 있는 제니스는 없습니다.
 
 
 "아.. 네.. 그렇군요."
 
 
 
 
이때 저의 속마음은 이랬을 겁니다..
 
 '그 가격에 살 수 없다고..? 너... 날 무얼로 보는 게야? 너 지금 내가 못 살거라고 생각하는 게야? 아니면 앞으로도 영원히 3대에 걸쳐서 살 수 없다고 생각하는 거야? 너의 의도가 무엇이야? 이자슥, 나쁜 자슥, 해삼, 말미잘, 똥개, 꺼꾸로 매달아서 뼈와 살을 분리해 줄까? 크아악'
뭐.. 대강 이런 심정이 한 0.25초 정도 스쳐 지나가지 않았나 싶네요.. 아득한 기억인지라... -.-;;
 
그래서 걍 집에 왔슴다.
 
 
 
 
그리고...
 
 
샀죠.
 
 
 
이렇게요. -.-;;
 
아.. 물론 그 집에선 안 샀습니다. 매너가 있죠. ㅋㅋㅋㅋ
 
사고 보니까 원래 예산에서 8,9 배 정도 올라갔네요.. 뭐 그런거죠.
 
마누라님에게는 살짝 한 마디 해 줬습니다.
 
"인생이 뜻대로 잘 안되더라."
 
(사실은 마누라랑 같이 가서 샀습니다.. 고진말이에요. ^^)
 
여러분들께선 어떻게 하다가 그녀석(첫 기계식 시계)과 만나셨는지요? ^^
 

번호 제목 글쓴이 공감 수 조회 수 날짜
공지 타임포럼 영상홍보 [3] 토리노 3 170 2024.08.30
공지 타임포럼 회원분들을 위한 신라면세점의 특별한 혜택 [8] 타임포럼 4 644 2024.06.10
공지 글쓰기 에디터 수정 및 새로운 기능 안내 [10] 타임포럼 9 3108 2022.03.21
공지 추천, 비추천 시스템 개편에 관한 공지 [14] 타임포럼 23 2822 2021.06.28
공지 사이트 기능 및 이용가이드 (장터, 이미지삽입, 등업, 포인트 취득 및 가감, 비디오삽입, 알람 등) [11] TF테스터 381 596277 2015.02.02
Hot 서울 모 호텔 금고안에 보관중이던 예물시계 도둑맞았습니다. [7] 샤샤티티 1 6686 2024.09.02
Hot 2024년 2분기 타임포럼 정기 모임 포토 리포트 [30] 타치코마 14 842 2024.05.16
Hot 타임포럼 2024년 2분기 정기모임 참석 및 경품 추첨 후기 [23] 오메가이거 13 828 2024.05.15
Hot [신청 마감] 5월 14일(화), 타임포럼이 2024년 2번째 정기 모임을 진행합니다! [52] 타임포럼 4 1298 2024.05.02
14802 단종된지 오래된 새상품 구입에 대해서 [18] 니스 0 5038 2009.08.24
14801 연봉 2000~3000사이의 회사원의 시계 구입에 대하여. [44] Tabris 0 11316 2009.08.20
14800 '기계식 시계의 미래' 어떻게 될거라고 생각하시나요?? [37] 꿈속 0 4954 2009.08.15
14799 중고 가격측정 어떻게??? [17] 누런페라리 0 4885 2009.08.15
14798 혼자만의 뜨거운감자.. [21] 소금시계 0 3528 2009.08.10
14797 컬렉션의 일관성? [16] glashutte 0 3085 2009.08.08
14796 과연 RO는 스포츠워치일까요? 아니면 드레스워치일까요? [19] 建武 0 10145 2009.07.25
14795 중고 시계 가격과 금 값... [35] w 0 5546 2009.07.14
14794 중국의 모듈기술력은 어느정도일까요? [10] 코끼리 0 5329 2009.07.11
14793 무반사 코팅의 효율성과 그 장단점~~ [22] 나비효과 0 6094 2009.07.06
14792 로터의 효율,,,"Turns per day"를 아십니까?^^ [8] 백군 0 6067 2009.07.02
14791 [Re:] 자동감기 누가누가 잘할까? [17] 클래식 0 3112 2009.07.05
14790 [질문] 사회 초년생으로써 시계 구입에 대해 [17] 엄훠나 0 3821 2009.07.02
14789 문득 궁금해서요 [15] council 0 2890 2009.06.28
14788 complete set 의 집착에서  없어지는 시점은 언제인가요? [28] dongjin5 0 3086 2009.06.26
14787 출근 시, 시계를 손목에 두르는 가장 좋은 타이밍은? [45] 새신랑 0 3452 2009.06.25
14786 지름신 돋구는 시계들, 하지만.. 결론은 머니... [18] 인톨 0 3683 2009.06.22
14785 "논크로노"라는 표현에 관하여 [13] brainraid 0 5312 2009.06.18
14784 중고 시계에 관한 의문.. [20] chs 0 4051 2009.06.14
14783 PVD - 꼭 비싸야 하나? [10] maroon 0 5053 2009.06.11
14782 적절한 시계의 소장 개수는? [55] 파란토마토 0 4773 2009.06.10
14781 시계 수리시 소요기간의 소비자 희생~! [24] 전직당수 0 5598 2009.06.09
14780 다운 그레이드도 가끔은 좋은것 같네요. [19] 엔틱워치 0 3315 2009.06.04
14779 회원님들의 시계선택 기준?? [34] 바트심슨 0 3462 2009.06.01
14778 연식이 오래된 시계들은 어디로 가는 걸까요? [14] 익스플로어 0 4534 2009.05.30
14777 유부남 클릭<2> 높은 가격의 시계를 구입하려 할때... [34] 바트심슨 0 3492 2009.05.26
14776 여러분은 타제품으로 처음 넘어갈때 어떠신가요? [7] ebel 0 2974 2009.05.25
14775 로만손에 대해 궁급합니다. [20] 나비효과 0 3830 2009.05.22
14774 직관을 믿으쉽뉘까? ㅎㅎ [12] paristerran 0 2619 2009.05.22
14773 타포가(타포뿐 아니라 다른 커뮤니티 포함) 개인의 취향에 어느정도 반영되나요?? [12] 꿈속 0 2919 2009.05.21
14772 시계 공구에 관해서.. [20] Kei 0 3258 2009.05.20
14771 유부남 클릭ㅡ마눌님 몰래 산 시계를 속인 적 있나요? [38] 새신랑 0 3970 2009.05.19
14770 시계 케이스 PT, WG, RG, SS 에 따른 가치 및 가격차이 [15] 또마수 0 3616 2009.05.13
» 여러분께서 첫 기계식 시계를 접하신 이유/계기는 무엇인지요? [36] 아라미스 0 6326 2009.05.08
14768 [Re:] ==> 저의 진행중인 시계 스토리.. ㅎㅎ 전 뉴비.. [9] 뱃가이김선수 0 3834 2009.0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