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19일) 서울 남산 그랜드 하얏트 호텔 리젠시룸에선 로저드뷔(Roger Dubuis)가 마련한 프레스 대상의 초청 행사가 있었습니다.

이번 행사의 주된 목적은 로저드뷔의 지난해 최고 화제작인 엑스칼리버 콰토르(Excalibur Quatuor)가 다시 한국에 들어온 것을 기념하여 

이를 일부 매체에 공개하고, 더불어 로저드뷔의 현 주요 컬렉션을 보다 효과적으로 알리기 위한 일종의 프레젠테이션 성격도 짙었습니다.  

지난해 말(12월 초)에도 반얀트리 서울에서 비슷한 취지의 브랜드 설명회가 있었던 것을 상기할 때(관련 TF 뉴스: https://www.timeforum.co.kr/9445609), 

로저드뷔가 리치몬트 코리아를 통해 한국 진출을 본격화한 이래 그 어느 때보다 활발히 브랜드의 기술력과 시계의 가치를 알리고자 노력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행사장 입구에는 위 사진에서 보시는 것처럼 중세풍 갑옷을 입은 기사 형상의 마네킨이 한쪽에 놓여 있어 또한 눈길을 끌었구요.  

로저드뷔의 대표 컬렉션인 엑스칼리버를 수호하는 기사를 형상화하는 것 같다고나 할까요?!^^ 

지난해 및 올해 SIHH 행사장에서도 화려한 중세풍 모티프의 소품들이 곳곳에 전시된 것으로 아는데, 

로저드뷔의 브랜드 정체성 및 컬렉션이 지향하는 느낌과도 어쩐지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로저드뷔 코리아 나인범 과장님의 친절한 설명으로 브랜드의 대략적인 역사와 대표 컬렉션을 개괄해 보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프레젠테이션 중간중간에 최근 제작된 로저드뷔의 영화 같은 강렬하고 멋진 홍보용 클립들도 보여줘서 지루할 틈 없이 브랜드의 진면목을 새삼 엿볼 수 있었습니다.  

혹시나 로저드뷔의 역사 내지 기술력을 잘 모르시는 분들이 계실까 싶어 짧게 몇 줄 덧붙여 요약하자면, 

로저드뷔는 파텍 필립 등서 경력을 쌓은 시계업계선 일찍이 너무나 유명한 마스터 워치메이커 로저드뷔가 

프랭크 뮬러 출신의 재기 넘치는 디자이너 카를로스 디아스와 손을 잡고 1995년에 설립한 브랜드입니다... 

20년이 채 안 되는 비교적 짧은 역사를 가진 브랜드이지만, 이미 30개가 넘는 인하우스 무브먼트를 보유하고 있고,

시계 업계선 유일하게 전 모델 100% 제네바 실(Geneva Seal, Poinçon de Genève) 인증을 자랑하는 속이 아주 꽉 찬 브랜드로 성장했지요.  

- 로저드뷔의 제네바 실 인증 관련한 예전 소개 영상 중에서... 

특히 2001년 제네바 메이린 지역에 문을 연 로저드뷔의 매뉴팩처는 밸런스 스프링을 포함한 모든 기계식 부품을 생산하는 몇 안 되는 매뉴팩처로도 명성이 높습니다. 

2008년 리치몬트 그룹에 합류한 이후로는 까르띠에의 새 자사 무브먼트 개발 과정에도 로저드뷔의 수석 워치메이커들이 대거 동원되었다는 얘기도 많이 알려졌습니다. 

고도의 기술력을 요하는 투르비용, 퍼페추얼 캘린더, 미닛 리피터, 각종 크로노그래프 모델에 이르기까지 하이 컴플리케이션 부문에서 

지난 20여 년간 로저드뷔가 이룩한 성취들은 사실 "언빌리버블(unbelievable)", 이 표현 외엔 딱히 뭐라 떠오르는 단어가 없을 정도입니다. 

보통의 브랜드라면 1백년 넘게 쌓고 또 쌓아야 가능한 오뜨 오를로제리(Haute Horlogerie, 최고급 시계)의 영역을 로저드뷔는 단숨에 점프해 올라섰으니까요. 

로저드뷔의 대표 컬렉션을 두루 돌아가며 시착해 볼 수 있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면 더 느긋하게 보고 사진도 많이 찍고 했을 텐데... 이렇게 지나고 보니 좀 아쉽네요... 

참고로, 바로 위 사진 속의 시계들은 주로 엑스칼리버(Excalibur) 컬렉션의 모델들입니다. 

2005년에 공식 런칭한 엑스칼리버는 어느덧 브랜드를 대표하는 시그너처 컬렉션이 되었지요. 

아더왕 전설 속 엑스칼리버를 연상시키는 날렵하고 길쭉한 소드 핸즈와 대범한 로만 인덱스, 

마치 칼로 비스듬히 돌려가며 쪼갠 듯한 터프한 인상의 베젤부와 큼지막한 케이스 사이즈, 그리고

엑스칼리버의 최근 지면 광고나 홍보 영상 등에 곧잘 등장하는 매의 발톱을 연상시키는 독특한 러그 형태 같은 디자인적 특징들이 매력적입니다. 

로저드뷔의 전세계 총 20여 개 공식 부티크 중 하나인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 부티크의 맹의열 매니저님이 

라모네가스크(La Monégasque) 컬렉션의 한 오토매틱 & 핑크 골드 케이스 모델을 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라모네가스크 컬렉션은 사진을 제대로 못 찍었네요. ㅠㅠ 

그리고 이날 행사를 위해 특별히 참석해 준 로저드뷔의 아시아 지사장(매니징 디렉터) 태미 톨레다노(Tamie V. Toledano) 씨가 착용한 

엑스칼리버 36mm 하이 주얼리 워치입니다. 정말 블링블링 시쳇말로 대박입니다. :-) 시계 전체에 총 628개의 다이아몬드가 세팅됐다고 하네요. 

마침 테이블서 태미 씨 바로 옆자리에 앉았던 터라, 아름다운 그녀와 너무나 잘 어울리는 엑스칼리버 시계를 보고 도무지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사진으로 담아봤습니다. 

그리고 넌즈시 그녀에게 "당신이 최근 가장 좋아하는 로저드뷔의 시계가 무엇이냐"고 물었는데, "어 그래, 잠시만 기다려봐 내가 금방 가져올게"하고 가져온 시계가..... 

바로 요 시계, 엑스칼리버 스켈레톤 더블 플라잉 투르비용(Excalibur Skeleton Double Flying Tourbillon in black titanium, Ref. RDDBEX0364)입니다. 

지름 45mm의 전체 티타늄 케이스 바탕에 블랙 DLC 코팅으로 마무리해서 시계 자체가 크기에 비해 엄청 가벼운데다 스크레치 프루프 효과도 있습니다.   

생각보다 손목에 찰싹 감기는 느낌이 좋았고, 일단 더블 플라잉 투르비용이 너무 멋스러웠습니다. 오직 로저드뷔에서만 볼 수 있는 유니크한 모델입니다. 

게다가 총 88개만 제작된 리미티드 에디션인데, 지금 전 세계적으로 다 품절되고 국내에 딱 한 점 남아있는 거라고 하더군요. 실착만으로도 즐거웠습니다만...^^

로저드뷔 아시아 지사장이 강추를 할 정도이니 멋진 모델임에는 틀림없는 듯요. 

또한 그녀의 열정적이고 자세한 설명을 들어서 더 멋스럽게 느껴진 시계였습니다.  

- 해당 모델 관련 자세한 사항 참조: http://www.rogerdubuis.com/en/collections/excalibur/excalibur/skeleton-double-flying-tourbillon/1326-rddbex0364.html

그리고 요즘 세계적으로 반응이 좋다는 여성용 벨벳(Velvet) 컬렉션의 지름 36mm 핑크 골드 케이스 & 총 262개 다이아몬드 세팅 모델(Ref. RDDBVE0004)입니다. 

2012년 런칭한 비교적 따끈따끈한 컬렉션인데도 생각보다 반응이 뜨거워서 국내에도 지난해 말 7점 정도가 들어왔는데 벌써 3점인가가 팔렸다고 하더군요. 

전체적으로 굉장히 화려하고 또 그러면서도 로저드뷔 특유의 시크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시계였습니다. 

여성용 고급 기계식 시장도 해가 갈수록 커가는 추세이니만큼 벨벳 컬렉션도 어필하는 층이 분명 정해져 있는 셈입니다. 

- 해당 모델 관련 보다 자세한 사항은 공식 홈페이지 참조: http://www.rogerdubuis.com/en/collections/velvet/jewellery-watches/1264-rddbve0004.html 

그러나 이날 행사의 주인공은 따로 있었으니, 바로 엑스칼리버 콰토르(Excalibur Quatuor, Ref. RDDBEX0367) 입니다. 이 모델 역시 88개 리미티드 에디션이구요. 

콰트로 시리즈 중에도 티타늄 & 블랙 DLC 코팅 버전도 있고, 실리콘 케이스 버전도 있는데, 국내에 한 점 들어온 모델은 핑크 골드 케이스 버전입니다. 

지난해 말 프레스를 대상으로 한 제품 설명회 차 잠깐 들어왔다가 제네바로 다시 간 후, 이번엔 홍콩 지사를 통해 다시 국내에 들어온 귀한 모델입니다. 

- 엑스칼리버 콰토르 관련 공식 홈페이지 참조: http://www.rogerdubuis.com/en/collections/excalibur/excalibur/quatuor-limited-edition/1812-rddbex0367.html

보시다시피 4개의 스프렁 밸런스를 장착해 중력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해법을 제시한 콰토르. 작년 SIHH 최고의 화제작으로 개발 기간만 무려 5년이 소요됐다고 합니다. 

기술적으로 보면 이는 투르비용과는 또 다른 방식의 접근으로, 착용시 손목의 위치가 어느 방향을 향하든 즉각적으로 등시성을 고르게 유지시키는 기능을 갖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론 세계 최초로 쓰였다는 실리콘 케이스 모델이 정말 궁금하고 보고 싶었는데 그 점은 살짝 아쉽더군요. 

그래도 콰토르를 실제로 처음 봤다는 것 자체가 무척 반갑고 감회 역시 남달랐습니다. 

- 작년에 공개된 엑스칼리버 콰토르의 멋진 홍보 영상도 아직 안 보신 분들은 함께 감상하시구요. 

- 마침 옆에서 콰토르를 실착한 크로노스 김창규 에디터의 손목을 찍어봤습니다. 

제 손목 위에서의 콰토르... 이런 기회가 아니면 정말 보기 힘든 시계를 감상할 수 있게 되어 행사를 마련해 준 로저드뷔 코리아 관계자분들께도 거듭 감사한 마음입니다. 

개인적으로 또한 관심이 갔던 펄션(Pulsion) 컬렉션의 스켈레톤 플라잉 투르비용 티타늄 모델(Skeleton flying tourbillon in titanium, Ref. RDDBPU0002) 입니다. 

지름 44mm의 전체 티타늄 케이스에 무브먼트 및 다이얼까지 전체 시원스럽게 스켈레톤 처리한 디자인이 멋스러운 모델이며, 

투르비용 기능의 시계로는 이례적으로 100m 방수 기능까지 갖춘 하이엔드 스포츠 컨셉의 시계입니다. 

- 해당 모델 관련 자세한 정보는 공식 홈페이지 참조: http://www.rogerdubuis.com/en/collections/pulsion/skeleton-flying-tourbillon/1260-rddbpu0002.html

펄션 컬렉션이 또 다른 컬렉션과 달리 눈에 띄게 특징적인 게, 

사파이어 크리스탈을 매우 두껍게 제작하고 그 안에 나사를 고정하고 안쪽에 베젤 인레이를 추가한 점입니다. 

이게 말로는 설명이 좀 한계가 있는데, 시계를 실제로 보면 제법 독특한 디테일입니다.  

다른 크로노그래프 모델도 마찬가지로 100m 방수 지원 및 제네바 실 & COSC 인증까지 받은 고급 자사 무브먼트가 탑재됐습니다. 

참고로 스켈레톤 플라잉 투르비용 칼리버 하나 제작하는 총 소요시간만도 700시간(약 29일) 가까이 된다고 하더군요. 

로저드뷔는 대형 그룹 소속임에도 지금도 한해 총 5천 개 정도의 시계 밖에 제작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하나의 시계, 하나의 무브먼트 제작 소요시간만도 상당한데다 여기에 추가로 제네바 실과 COSC 인증까지 받으려니 이래저래 참 대단한 노고지요... 

- 새로 런칭한 오마쥬(Hommage) 컬렉션의 올해 SIHH 노벨티인 더블 플라잉 투르비용(Double Flying Tourbillon) 모델의 홍보 영상. 

아직 각 모델별 제조 수량이 많지 않아 아쉽게도 최근 런칭한 오마쥬 컬렉션의 신제품들은 이번 행사에서는 실물을 볼 수 없었습니다. 

아쉽지만 위 첨부한 관련 동영상으로나마 로저드뷔의 또다른 경향을 느껴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