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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 주얼리 & 워치 메종 반클리프 아펠(Van Cleef & Arpels)의 워치스앤원더스 신제품 소식을 이어갑니다. 앞서 '시간의 서사시(Poetry of Time)'를 표방한 포에틱 컴플리케이션(Poetic Complications) 컬렉션의 주요 신제품을 살펴봤다면(>> 관련 타임포럼 리포트 바로 가기), 이번 시간에는 각종 에나멜링 기법을 활용해 예술공예적인 기교의 정수를 보여주는 엑스트라오디네리 다이얼(Extraordinary Dials) 컬렉션과 오토마통 장인 프랑수아 주노(François Junod)와의 협업에 빛나는 엑스트라오디네리 오브제(Extraordinary Object) 컬렉션의 특별한 타임피스들을 만나보겠습니다.  

 

Extraordinary Dials 

엑스트라오디네리 다이얼 

 

Lady Arpels Jour Enchanté & Lady Arpels Nuit Enchantée Watch

레이디 아펠 데이 앙샹떼 & 레이디 아펠 나잇 앙샹떼 워치 

 

반클리프 아펠 하면 떠오르는 아이코닉한 페어리(요정) 페미닌 피규어를 낮과 밤의 테마로 강조한 새로운 레이디 아펠 앙샹떼 워치가 등장했습니다. 레이디 아펠 앙샹떼 하면 지난 수년 간 포에틱 컴플리케이션 컬렉션으로 전개한 발레리나 테마의 더블 레트로그레이드 모델부터 떠올리게 마련이지만, 이제 그 외연을 확장해 보다 다양한 버전으로 전개할 예정입니다.  

 

 

레이디 아펠 데이 앙샹떼 워치는 41mm 직경의 화이트 골드 케이스로 선보입니다. 레이디 아펠 고유의 케이스 디자인을 이어가며 베젤 및 일체형 러그, 미들 케이스 프로파일, 크라운까지 전부 다이아몬드를 파베 세팅해 화려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 에나멜 내부에 골드 틀 없이 다이아몬드 세팅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엑스트라오디네리 다이얼 컬렉션의 백미는 다이얼 그 자체에 있습니다. 화이트 골드 조각을 이용해 수공으로 다듬고 마감한 요정 피규어의 날개를 비롯해, 풍성한 나뭇잎에 스테인드글라스를 연상시키는 반투명의 비칠 듯한 플리크-아-주르 에나멜(Plique-à-jour enamel) 기법을 적용했습니다. 특히 플리크-아-주르 에나멜 처리한 잎사귀 중간에 다른 메탈 성분을 추가하지 않고 처음으로 프레셔스 스톤(다이아몬드)까지 세팅했습니다. 이는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의 직경에 맞게 플리크-아-주르 홈을 미리 정확하게 계산하는 것부터 시작해 해당 접합부를 오븐에 재가열해 맞물리게 하는 과정에서의 급격한 온도 변화까지 고려해 정확한 타이밍에 꺼내 건조하는 등 고도의 손기술과 노하우가 요구됩니다. 스위스 제네바 메헝에 위치한 반클리프 아펠의 인하우스 에나멜 워크샵 내에서도 십 수년 경력의 장인들만 이러한 작업을 완수할 수 있습니다. 메종은 24개월, 약 2년여에 걸쳐 해당 기법을 연구 개발해 2023년 처음 상용화를 위한 논의를 시작했습니다. 

 

- 터콰이즈 마케트리로 묘사한 하늘 

 

- 리프팅 세팅 기법으로 장식한 골드 조각

 

레이디 아펠 데이 앙샹떼 워치의 또 다른 시선강탈 포인트는 바로 강렬하게 반짝이는 태양을 묘사한 디테일에 있습니다. 청명한 하늘에서 착안해 일정한 간격으로 끝으로 갈수록 폭이 넓어지게 커팅한 터콰이즈(터키석) 조각을 또 다른 터키석 원반 아래 마케트리 기법을 활용해 조립하면서 햇살을 묘사한 골드 조각 일부에는 일명 리프팅 세팅(Lifted setting) 기법으로 다이아몬드가 마치 이슬처럼 알알이 맺힌 듯한 효과를 부여했습니다. 이 또한 타 메종에서는 볼 수 없는 굉장히 혁신적인 젬세팅 기법으로 주얼러로서의 반클리프 아펠의 장기가 돋보이는 지점입니다. 또한 태양 중앙부는 돔형의 옐로우 골드 바탕에 다이아몬드와 옐로우 컬러 사파이어, 오렌지톤의 스페사르타이트 가넷으로 촘촘하게 장식하고 시와 분을 표시하는 블루 소드 핸즈를 올렸습니다. 

 

- 파소네 에나멜 화관에 옐로우 사파이어 세팅 모습 

 

그리고 좌측 다이얼 한쪽에는 일명 파소네 에나멜(Façonné enamel)로 완성한 둥글둥글한 잎사귀를 지닌 꽃 모양의 미니어처 조각이 눈에 띕니다. 파소네 에나멜 역시 올해 처음 컬렉션에 도입한 것으로 앞서 소개한 발레 테마의 레이디 아펠 까스 누아제트(Lady Arpels Casse-Noisette) 워치를 시작으로(>> 관련 타임포럼 리포트 바로 가기), 엑스트라오디네리 다이얼 컬렉션의 여러 타임피스에 적용해나감으로써 메종이 모처럼 얼마나 공을 들인 에나멜링 기법인지를 에둘러 강조하고 있습니다. 브랜드의 설명에 따르면 파소네 에나멜 제작 과정은 대략 이렇습니다. 미리 틀을 잡은 스틸 도구 안에 실리카 분말에 소량의 안료를 배합한 에나멜 도료를 특수 오일과 함께 되직하게 뒤섞어 부은 후 일련의 건조 및 커팅 과정을 통해 꽃잎 특유의 입체적인 형태를 표현합니다. 이어 소재에 형성된 장력을 제거하기 위해 에나멜을 저온 소성 가공하고 투명한 유약 처리로 볼륨감을 부여한 후 고온에서 빠른 시간 안에 다시 구워냅니다. 그 후 건조를 거쳐 폴리싱 가공을 통해 매끄럽게 반짝이도록 표면 처리를 합니다. 새로운 파소네 에나멜은 약 16개월에 걸친 연구 개발 끝에 결실을 보게 되었다고. 그런데 곡예에 가까운 메티에 다르 기술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파소네 에나멜로 완성한 꽃잎 중앙에 세 갈래의 얇은 골드 프롱과 함께 옐로우 사파이어까지 세팅함으로써 해당 작업이 얼마나 능숙한 장인의 손길을 거쳐 탄생했는지를 한 눈에 알 수 있게 했습니다. 

 

- 레이디 아펠 나잇 앙샹떼 워치 (밤 버전)

 

반면 밤 버전인 레이디 아펠 나잇 앙샹떼 워치는 블랑 드 리모주(Blanc de Limoges)로 불리는 화이트 에나멜 파우더를 활용한 그리자유 에나멜(Grisaille enamel) 기법으로 특유의 서정적인 밤하늘을 묘사하고, 핑크와 퍼플 컬러 사파이어를 마치 바위처럼 다소 거칠케 커팅해 다이얼 위아래 배치함으로써 특유의 다크하고 오묘한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그리고 락 크리스탈 위에 로즈 골드 아워 마커를 세팅하고 골드 핸즈를 더해 시간을 표시합니다. 화이트 골드 조각으로 완성한 요정은 파소네 에나멜로 완성한 동글동글한 꽃밭 위에 누워 잠을 청하고 있습니다. 다만 레이디 아펠 나잇 앙샹떼 워치는 아직 공식 출시 전에 랜더링 이미지만 공개한 터라 자세한 제품 소개는 애초 한계가 있습니다. 

 

 

레이디 아펠 데이 앙샹떼 워치와 레이디 아펠 나잇 앙샹떼 워치 모두 무브먼트는 심플한 매뉴팩처 수동 칼리버를 탑재했습니다(진동수 3헤르츠, 파워리저브 38시간). 무브먼트 관련해 늘 그래왔듯 자세한 정보를 공개하진 않았지만, 母그룹 리치몬트 산하의 무브먼트 스페셜리스트 발플러리에(ValFieurier)의 에보슈(Q474)를 베이스로 자체적인 여러 과정의 코스메틱 수정을 거쳤으리라 짐작됩니다.  

 

 

레이디 아펠 데이 앙샹떼 워치(Ref. VCARPBMA00)는 단 8피스 한정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특수 제작한 시카모어 우드 소재의 캐비닛에 교체 가능한 추가 스트랩과 함께 제공됩니다. 참고로 국내 출시 가격은 5억 3,350만 원. 

 

Extraordinary Object 

엑스트라오디네리 오브제 

 

엑스트라오디네리 오브제 컬렉션은 스위스 생-크루아의 오토마통 장인 프랑수아 주노와의 오랜 파트너십이 낳은 결실입니다. 각각의 작품들은 모두 유니크 피스로 세상에 단 한 점씩만 존재하지만 매년 새로운 엑스트라오디네리 오브제를 향한 관심과 기대가 엄청나기 때문에 연례행사처럼 수많은 관람객들의 발길을 반클리프 아펠 부스 앞에 머무르게 합니다. 올해는 2종의 색다른 오토마통 클락을 선보였는데 놀랄 준비가 되셨을까요?  

 

Apparition des Baies Automaton

아파리시옹 데 베 오토마통 

 

아파리시옹 데 베 오토마통은 꽃잎이 펼쳐지며 나비가 춤추는 2023년 발표한 플로레종 뒤 네뉘파(Floraison du Nénuphar) 오토마통을 떠올리게 합니다(>> 관련 타임포럼 리포트 바로 가기).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구동 메커니즘은 전작 보다 한층 복잡합니다. 

 

 

112개에 달하는 에어브러시 및 수공 래커 마감한 골드 잎사귀들은 케이스 하단의 태엽을 감는 장치 옆의 독립 푸셔를 누르면 온-디맨드 애니메이션(On-demand animation) 방식으로 일제히 깨어나고, 안에서 잠자고 있던 새까지 날갯짓을 하며 회전합니다. 그리고 까리용과 함께 애니메이션이 작동하는 동안 감미로운 차임 사운드까지 흘러나와 보는 이를 압도합니다. 돔형의 부케를 닮은 잎사귀가 펼쳐지며 새가 날개를 팔락이며 비상하는 듯한 이 특별한 오토마통 클락의 실제 작동 모습을 워치스앤원더스 현장에서 직접 보고 있노라면 잠시나마 여기가 천국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오토마통의 몸통은 두 가지 사이즈의 달마시안 재스퍼와 함께 희귀한 핑크빛 광물인 툴라이트로 제작한 상부로 구성돼 있습니다. 너비는 약 21.5cm, 높이는 약 27cm이며, 시간은 360도 회전 링과 로즈 골드 나뭇가지 위에 앉아있는 화이트 골드 소재의 나비 피규어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8일 파워리저브의 프랑수아 주노가 자체 개발 제작한 기계식 오토마통 무브먼트로 작동합니다. 유니크 피스 특성상 리테일가는 따로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 아파리시옹 데 베 오토마통 작동 영상

 

Bouton d’Or Automaton

부통 도르 오토마통 

 

'황금 단추'라는 뜻을 지닌 부통 도르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단추를 닮은 특유의 장식 요소가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1930년대 탄생한 메종의 일명 파이에트(Paillette) 모티프를 재해석한 것으로, 끝이 오목하거나 볼록한 파이에트는 마치 쿠튀르 드레스의 스팽글이나 신라 금관의 장식마저 떠오르게 합니다. 부통 도르는 지난 2022년 발표한 레브리 드 베릴린(Rêveries de Berylline) 오토마통을 계승하는 작품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관련 타임포럼 리포트 바로 가기). 섬세한 골드 화관이 열리며 벌새가 튀어나온 전작과 차별화해 올해는 메종의 아이콘인 요정이 요염한 자태를 뽐낸다는 차이가 있지만 말이죠. 

 

 

요정의 얼굴은 로즈 컷 다이아몬드로 표현하고 머리 위엔 다이아몬드 티아라를 얹었습니다. 요정이 걸친 가운 또는 드레스는 로즈 골드 바탕에 블루 래커로 세심하게 장식하고, 발레에서 한 발을 축으로 팽이처럼 도는 삐루에뜨(Pirouettes) 같은 동작을 가미해 해당 피규어에 모종의 율동감을 더합니다. 그리고 날개는 화이트 골드 프레임에 플리크-아-주르 에나멜 기법으로 투명하면서도 진주빛과 블루톤이 감돌게 처리했습니다. 

 

 

참고로 아파리시옹 데 베와 부통 도르 오토마통의 에어브러시 및 래커 작업에는 프랑스 국가공인 장인(Meilleur Ouvrier de France)에 빛나는 래커 공예 아티스트 캐서린 니콜라(Catherine Nicolas)가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습니다. 잎사귀의 모든 층에 더하는 수공 샌딩 및 폴리싱 작업부터 래커 안료 배합과 코팅 및 건조, 컬러감을 더하는 글레이징과 그라데이션 표현을 위한 에어브러시 작업에 이르기까지 세심하면서 절제된 장인의 손길을 느낄 수 있습니다. 

 

 

너비 약 21.5cm, 높이 약 27cm 크기의 몸통부는 핑크톤의 진귀한 툴라이트 베이스에 연한 보라색을 띠는 차로라이트를 더해 포인트를 줬습니다. 온-디맨드 에니메이션이 작동하는 동안 카리용으로 구현한 뮤직박스까지 재생함으로써 특유의 서정미를 극대화합니다. 화관이 일제히 벌어지며 요정이 날개를 움직이며 등장하기까지 보는 이로 하여금 숨죽이고 지켜보게 합니다. 8일 파워리저브를 자랑하는 주노가 반클리프 아펠을 위해 독점 제공한 기계식 오토마통 무브먼트로 구동하며, 유니크 피스 특성상 리테일가는 따로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 부통 도르 오토마통 작동 영상

 

이상으로 매년 워치스앤원더스에서 자신들만의 놀라운 주얼리 및 워치메이킹 노하우로 시계애호가들의 눈을 즐겁게 하는 반클리프 아펠의 주요 노벨티 소개를 마칩니다. 엑스트라오디네리 오브제 컬렉션의 두 오토마통 클락 관련해 보다 심도 있는 내용은 추후 이어질 제작자 프랑수아 주노의 인터뷰 기사까지 함께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관련 타임포럼 인터뷰 바로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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