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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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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하이 주얼리 & 워치 메종 반클리프 아펠(Van Cleef & Arpels)이 11월 18일부터 내년 2024년 4월 14일까지 약 다섯 달에 걸쳐 서울 성수동 디뮤지엄에서 '반클리프 아펠: 시간, 자연, 사랑(Van Cleef & Arpels: Time, Nature, Love)'이란 제목의 패트리모니얼 전시를 개최합니다. 

 

 

이번 전시를 위해 1906년 메종 설립 당시부터 최근까지 제작된 무려 총 300여 점에 달하는 주얼리 및 타임피스 그리고 진귀한 오브제와 90점 이상의 오리지널 아카이브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특별한 전시를 위해 이탈리아 밀라노 폴리테크닉 대학의 주얼리 및 패션 액세서리 학과장이자 작가인 알바 카펠리에리(Alba Cappellieri)가 큐레이터를, 미국인 건축 디자이너 요한나 그라운더(Johanna Grawunder)가 디자이너를 맡아 ‘시간, 자연, 사랑’을 테마로 한 각각의 공간을 서정적이면서도 아름답게 꾸몄습니다. 

 

 

우선 시간을 테마로 한 전시 공간을 위해 큐레이터 알바 카펠리에리는 이탈리아 작가인 이탈로 칼비노(Italo Calvino)의 ‘다음 밀레니엄을 위한 여섯 가지 메모(Six Memos for the Next Millennium)’라는 강의용 책에서 핵심적인 개념을 차용하여 반클리프 아펠의 역대 주요 작품들과의 연관성을 파악하고 시간과의 관계를 재해석해냈습니다. 메종의 고향인 파리(Paris)를 시작으로, 머나먼 곳(Elsewhere), 가벼움(Lightness), 기민함(Quickness), 시각적 구현(Visibility), 정밀성(Exactitude), 다양성(Multiplicity)과 같은 추상적인 주제를 비롯해, 패션(Fashion), 무용(Dance), 건축(Architecture)과 같은 다른 예술 분야와의 교차점까지 조명하면서 각각의 테마에 메종의 진귀한 패트리모니얼 피스들을 절묘하게 배치했습니다.  

 

 

자연을 테마로 한 전시 공간에서는 메종의 영원한 뮤즈인 자연에서 영감을 얻은 다채로운 피스들이 요한나 그라운더가 디자인한 미니멀한 배경 속에 은은한 조명 배경을 활용한 신비로운 디스플레이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 들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사랑을 테마로 한 전시 공간에서는 메종의 탄생 배경부터 아우르고 있습니다. 알프레드 반클리프(Alfred Van Cleef)와 에스텔 아펠(Estelle Arpels)의 사랑과 결혼으로 1906년 메종이 탄생한 만큼 브랜드의 DNA속에 녹아있는 사랑의 힘을 표현한 대담하면서도 감동적인 작품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럼 이번 국내 전시에 선보인 주요 패트리모니얼 피스들을 연대기 순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테이블 클락

1928년 제작, 락 크리스탈 바디에 라피스 라줄리, 오닉스, 다이아몬드로 장식하고 일부 플래티넘 소재를 사용했다. 

 

 

- 나이트라이트(Nightlight)

1930년 제작, 1920~30년대 유행한 아르데코 건축 양식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실제 램프로 사용할 수 있는 프레셔스 오브제다. 원통형의 프레임 안에 불을 밝히면 그린 라커, 블랙 오닉스, 핑크 쿼츠를 뚫고 각기 다른 컬러의 빛이 새어 나와 매혹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 자르티에르(Jarretière) 브레이슬릿

1937년 제작, 20세기 초반 활약한 독일 출신의 세계적인 명배우 마를렌 디트리히(Marlene Dietrich)가 한때 소유하고 영화 '블루 엔젤'에서 착용했던 전설적인 하이 주얼리 브레이슬릿. 당시 유행한 아르데코 풍의 플래티넘 프레임에 바게트 컷 및 라운드 컷 다이아몬드와 함께 73개의 쿠션 컷 루비를 촘촘하게 세팅해 강렬한 인상을 더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시간 테마 속 별도로 할애한 '교차점 - 쿠튀르(Intersection – Couture)' 섹션에 비중 있게 소개되어 국내 관람객들과 처음으로 만났다. 

 

- 와일드 로즈 미노디에르(Minaudière)

1938년 제작, 일상용 오브제와 액세서리를 배니티 케이스로 재해석한 독특한 피스로, 여성들을 위한 파우더 컴팩트, 주얼리나 일상 용품을 보관할 수 있는 작은 보관함, 립스틱 케이스, 작은 빗, 라이터, 심지어 측면에는 작은 포켓 시계까지 내장해 메종의 한계 없는 도전정신을 보여준다. 불어로 여성용 소형 보관함을 뜻하는 미노디에르는 메종이 최초 1933년 특허를 획득했다. 한편 케이스에 부착한 클라스프는 따로 떼어 클립으로도 사용할 수 있어 활용도가 돋보인다. 이번 전시에서 시간을 테마로 한 소주제인 '다양성(Multiplicity)' 섹션에 소개되어 눈길을 끌었다. 

 

- 칼라렛(Collaret) 네크리스 

1939년 제작, 이집트 나즐리 여왕이 소장했던 하이 주얼리 네크리스로, 플래티넘 프레임에 전체 풀-파베 다이아몬드를 세팅했다. 시간 중에서도 '가벼움(Lightness)'을 강조한 섹션에 소개되었다. 

 

- 빠쓰-빠뚜(Passe-Partout) 네크리스

1939년 제작, 메종이 1938년 특허를 획득한 빠쓰-빠뚜 주얼리는 일찍이 반클리프 아펠이 개척한 분야인 트랜스포머블(변형 가능한) 주얼리 피스 디자인을 대변한다. 중앙의 클립에 숨겨진 메탈 레일 시스템을 통해 옐로우 골드 소재의 투보가스 체인을 안팎으로 이동시켜 분리하면 네크리스 또는 브레이슬릿, 심지어 더 길게 늘어뜨리면 벨트로까지 변형해 연출할 수 있다. 또한 아쿠아마린, 루비로 장식한 중앙의 꽃 모티브는 따로 떼어 클립으로 단독 착용이 가능하다. 

 

- 까데나(Cadenas) 워치 

1939년 제작, 1935년 탄생한 까데나는 자물쇠에서 영감을 얻은 특유의 대담한 디자인으로 일찌감치 메종의 아이코닉 손목시계로 자리매김했다. 해당 모델은 옐로우 골드 케이스 및 브레이슬릿에 루비를 세팅했다.  

 

- 댄서(Dancer) 클립

1942년 제작, 메종의 아이콘인 발레리나 클립의 초창기 모습을 보여주는 댄서 클립이다. 다이아몬드로 표현한 발레리나의 머리 위로 루비를 더한 번이 얹혀져 있고, 오픈워크 구조의 옐로우 골드 소재 튀튀는 유려한 곡선미와 함께 루비 세팅으로 무용수의 화려한 몸동작을 떠올리게 한다.  

 

- 극락조 클립

1942년 제작, 열대 우림에 서식하는 버드 오브 파라다이스(Bird of Paradise), 극락조에서 영감을 얻은 클립으로, 옐로우 골드 프레임에 날개의 깃털은 사파이어와 루비로, 부리는 플래티넘 바탕에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를 세팅해 생생하게 묘사했다. 

 

- 러브버드(Lovebirds) 브로치

1945년 제작, 사랑을 속삭이는 러브버드 한 쌍에서 알 수 있듯 사랑을 테마로 한 전시 공간에 소개되었다. 섬세하게 묘사된 옐로우 골드 나뭇가지 위에 브리올레트 컷 다이아몬드로 꽃의 술을 표현하고, 새들의 눈은 루비로, 몸통은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로 장식해 자연스럽게 하트 형태를 이루도록 했다. 

 

- 루도(Ludo) 시크릿 워치

1949년 제작, 1934년 최초로 등장한 메종의 또 다른 아이코닉 워치 루도의 하이 주얼리 버전이다. 메종의 전매특허와도 같은 미스테리 세팅 기법으로 사파이어를 장식한 케이스 상하의 아치를 누르면 플랩 커버가 열리면서 시계의 다이얼을 드러낸다. 은밀한 타임키핑을 표현한 시크릿 워치의 전통을 잇는 상징적인 모델. 

 

- 콜론 방돔(Colonne Vendôme) 라이터

1950년 제작, 파리의 명소 방돔광장의 기둥을 옐로우 골드 미니어처로 구현한 피스로, 기둥 뚜껑을 열면 본래의 기능인 라이터가 드러난다. 일상적인 오브제에서도 하이 주얼러만의 감성과 아이디어가 빛난다. 

 

- 지프(Zip) 네크리스

1951년 제작, 반클리프 아펠 역사상 가장 혁신적이고 아방가르드한 주얼리 마스터피스로 통하는 지프 네크리스는 1950년대 들어서 처음 하이패션 복식에 도입된 지퍼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했다. 실제 지퍼처럼 맞물린 열을 따라 태슬이 달린 하단부를 밀어 올리면 늘어진 부위를 조임으로써 브레이슬릿처럼 변형이 가능하다. 

 

- 이즈미르(Izmir) 네크리스

2011년 제작, 패트리모니얼 피스라기엔 비교적 최근 제작된 하이 주얼리 네크리스로 최초 공개 당시 볼 드 레전드(Bals de Légende) 하이주얼리 컬렉션에 속했다. 오스만 제국의 여러 궁전들이 세워진 한 도시에서 이름을 딴 이즈미르 네크리스에는 중동 지역의 건축 양식을 반영한 알록달록한 돔이 특히 시선을 사로잡는다. 아메시스트, 가넷, 시트린, 핑크 투어말린, 컬러 스피넬과 같은 컬러 젬스톤으로 돔을 형상화하고, 아래로 스페사르타이트 가넷 비즈가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가운데 50.79캐럿 상당의 옐로우 사파이어가 엄청난 존재감을 뽐내며 해당 유니크 피스에 무게감을 더한다. 

 

 

이렇듯 ’반클리프 아펠: 시간, 자연, 사랑‘ 패트리모니얼 전시에서는 우리가 반클리프 아펠 하면 흔히 떠올리는 하이 주얼리 피스들 뿐만 아니라 각 시대를 대표하는 아이코닉한 시계들, 그리고 현대에는 더욱 보기 힘든 진귀한 작품이 돼 버린 프레셔스 오브제까지 다채로운 피스들을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올해 1월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아트홀에서 열린 '사랑의 다리에서 마주하는 시간의 서사시' 전시 때보다도 어쩌면 훨씬 더 다양하고 풍성한 패트리모니얼 피스들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만나볼 수 있는 드문 기회인 만큼 관심 있는 분들은 꼭 한 번 방문해보시기 바랍니다. 다만 무료가 아닌 유료 전시로, 포털 사이트 네이버를 통한 디뮤지엄 웹사이트(전용 앱 포함) 내 사전 예약 및 티켓 구매가 가능하며, 디뮤지엄 현장에서 오프라인 구매 입장도 가능합니다. 

 

 

한편 내년 1월부터 3월까지는 반클리프 아펠이 2012년 설립한 주얼리 교육기관인 레꼴, 주얼리 스쿨(L’ÉCOLE, School of Jewelry Arts)과 연계하여 주얼리의 역사, 젬스톤의 세계, 주얼리 디자인 등 주얼리 세계를 아우르는 다채로운 대담 프로그램과 미래의 주얼리 인재 꿈나무를 위한 어린이 대상의 워크샵까지 국내 최초로 선보일 예정입니다. 

 

 

'반클리프 아펠: 시간, 자연, 사랑' 패트리모니얼 전시 

 

일정: ~ 2024년 4월 14일까지 

화–목/일요일 오전 11시~오후 6시(마지막 입장 시각: 오후 5시)

금–토요일 오전 11시~오후 7시(마지막 입장 시각: 오후 6시)

매주 월요일 휴관 (2024년 4월 1일, 8일은 제외)

구정 당일(2월 10일) 휴관

 

장소: 디뮤지엄(D Museum) 성수

(서울 성동구 왕십리로 83-21)

 

티켓 가격: 12,000원 (디뮤지엄 회원 가입시 50% 할인)

티켓 구매처: 디뮤지엄 웹사이트, 디뮤지엄 앱, 네이버, 인터파크, 디뮤지엄 티켓부스

관련 웹사이트: https://time-nature-love.vancleefarpels-event.com/seoul/ko/

 

Photo Credit: 

Venue ⓒ Yongjoon Choi for Van Cleef & Arpels

Archive ⓒ Van Cleef & Arpels Colle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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