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리버 321을 탑재한 스피드마스터 문워치가 베일을 벗고 마침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불세출의 아이콘과 오랜 시간 잠들어있던 핸드와인딩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의 만남은 또 하나의 전설로 기록될 겁니다.
- 부활한 핸드와인딩 크로노그래프 칼리버 321
오메가(Omega)는 지난 1월 스피드마스터의 심장으로 활약했던 칼리버 321의 부활을 예고하며 아폴로 11호 달착륙 50주년 프로젝트의 서막을 열었습니다(보다 자세한 내용은
여기를 클릭하세요). 1957년에 탄생한 스피드마스터의 무브먼트로 낙점된 칼리버 321은 캠 방식의 크로노그래프 칼리버 861에게 자리를 내주기까지 약 12년간 스피드마스터의 심장으로 종횡무진 활약했습니다. 제미니 4호에 올라타 미국인으로서 처음으로 우주를 유영한 에드 화이트(Edward White)의 ST 105.003(NASA의 테스트를 통과한 프리-프로페셔널)이나 아폴로 11호와 함께 달을 정복한 ST 105.012의 내부에는 칼리버 321이 작동하고 있었습니다.
칼리버 321이 언제 어떻게 등장할지를 두고 온갖 추측이 쏟아졌지만 아무것도 알려진 게 없었습니다. 지난 3월과 5월 스피드마스터 문워치 아폴로 11호 50주년 기념 리미티드 에디션을 차례로 선보였지만 칼리버 321의 모습은 보이지 않아 궁금증을 증폭시켰습니다. 그리고 아폴로 11호의 선장 닐 암스트롱이 달 표면에 첫 발을 내디딘 지 정확히 50년이 되는 어제, 오메가는 프로젝트의 대미를 장식할 스피드마스터 문워치 321 플래티넘(Speedmaster Moonwatch 321 Platinum)을 공개했습니다.
이 시계에 깃든 남다른 의미와 커다란 상징성에 걸맞게 케이스와 베젤은 플래티넘으로 제작했습니다. 정확히는 플래티넘과 소량의 금을 혼합한 합금(Pt950, Au20)입니다. 외관은 4세대 스피드마스터 ST105.012의 디자인을 차용했습니다. 크라운과 크로노그래프 푸시 버튼을 보호하기 위한 형태를 지니고 있으며 입체감을 주는 트위스트 러그(Twisted lugs)를 적용했습니다. 브러시드와 폴리시드 마감을 혼용한 케이스의 지름은 42mm, 방수는 50m입니다. 화이트 에나멜로 타키미터 스케일을 새긴 블랙 세라믹 인서트는 과거와 현재의 공존을 보여줍니다.
무브먼트를 노출하는 사파이어 크리스털 글라스백에는 저 유명한 ‘달에서 착용된 첫 시계(The first watch worn on the moon)’라는 문구를 새겼습니다. 검은색 악어가죽 스트랩에는 플래티넘 버클을 연결했습니다.
공허한 우주를 연상시키는 검은색 다이얼의 소재는 오닉스(onyx)입니다. 크로노그래프 세컨드 핸드를 제외한 나머지 바늘과 인덱스는 18k 화이트골드로 제작했습니다. 다이얼 중앙에 꽂힌 세 개의 바늘과 인덱스에는 슈퍼루미노바를 칠했습니다. 크로노그래프 30분 및 12시간 카운터와 스몰세컨드 다이얼은 실제로 달에서 온 운석으로 만들어 특별함을 더했습니다.
새롭게 태어난 칼리버 321의 사양은 원작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크로노그래프 작동 방식은 지극히 고전적입니다. 캐링 암 방식의 수평 클러치로 크로노그래프 메커니즘에 동력을 전달하며 모든 작동은 밸런스 휠의 반대쪽에 우뚝 선 칼럼 휠이 관장합니다. 비대칭의 크로노그래프 클러치 레버 브리지는 2세대 칼리버 321를 모티프로 삼은 사실을 암시합니다. 브리지와 레버의 생김새를 비롯해 꺾어 올린 레귤레이터 핀, 커다란 스크루 밸런스 휠, 오버코일 밸런스 스프링, 17개 보석, 시간당 18,000vph(2.5Hz)라는 낮은 진동수 등 원작의 특징을 그대로 이어받았습니다. 파워리저브는 44시간입니다.
오메가 스피드마스터 문워치 321 플래티넘의 정확한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한정 모델은 아닙니다만 칼리버 321의 생산량에 따라 수량이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정식 출시는 다가오는 겨울입니다.
오메가에선 빠질수 없는 모델의 환생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