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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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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셸 파르미지아니 ⓒ Parmigiani Fleurier

스위스 하이엔드 시계제조사 파르미지아니 플러리에(Parmigiani Fleurier)의 창립자이자 마스터 워치메이커인 미셸 파르미지아니(Michell Parmigiani)는 원래 시계복원가로 유명한 인물입니다. 그는 쿼츠 위기의 여파로 스위스 시계 업계 전체가 침체일로를 걷던 1976년, 자신의 고향인 스위스 뇌샤텔의 발드트라베흐(Val-de-Travers)에 위치한 작은 마을 쿠베(Couvet)에 첫 복원 전문 워크샵 '메저르 에따르 뒤 떵(Mesure et art du temps)'을 설립했는데, 당시 그의 나이 겨우 25살에 불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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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레게의 펜듈 심퍼티크 클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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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텍필립의 요청으로 복원한 오토마타

초창기 그가 복원한 시계 중 대표적으로는 18세기 말 아브라함 루이 브레게가 제작한 탁상시계 펜듈 심퍼티크(Pendule Sympathique)와 파텍필립의 다양한 회중시계와 탁상시계, 그리고 새가 노래하며 권총을 쏘는 모습을 형상화한 오토마타(Double-Barrel Pistol And Its Songbird) 등이 있습니다. 또한 1980년부터 산도즈 재단(Sandoz Family Foundation)이 관리하는 에두아르 마르셀 산도즈(Edouard Marcel Sandoz)의 방대한 개인 소장 컬렉션을 수리, 복원하기 시작하면서 그의 명성은 한층 높아만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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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발표한 드래곤 앤 펄 오브 위즈덤 클락 

미셸 파르미지아니가 하나의 히스토릭 피스를 완전하게 복원하는데 소요되는 기간은 평균 10개월 정도. 일부 까다로운 구조의 하이 컴플리케이션 클락은 몇 년씩 소요되기도 합니다. 그는 복원을 단지 손기술에만 의존하지 않는데요. 복원 작업에 임할 때만큼은 역사학자가 되기도 하고, 수학자, 천문학자, 때로는 에나멜러나 주얼러가 되기도 했습니다. 해당 시계 관련한 사료가 남아 있지 않을 경우에는 더더욱 까다로운 작업이 요구되었지만, 지금껏 그가 고치지 못한 시계는 한 점도 없었다고 합니다. 전성기 시절 시계 업계 관계자들이 그를 가리켜 ‘신이 내린 손’ ‘천재 복원가’라 칭송한 것도 결코 무리가 아니었습니다. 

- 2016년 발표한 오토마통 클락 히폴로지아 

백발이 성성한 노장이 된 지금까지도 그의 복원을 향한 열정은 식지 않고 있는데요. 그래서 간혹 생각지도 못한 시계 혹은 오토마통/오토마타 오브제가 복원되어 서프라이즈처럼 SIHH 등지서 공개되기도 합니다. 더불어 피스 오브 익셉션(Pieces of exception)으로 명명한, 복원 차원을 뛰어넘어 새로운 소재와 아이디어를 접목해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린 특별한 마스터피스들도 잊을 만 하면 선보이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2012년 용의 해를 기념한 드래곤 앤 펄 오브 위즈덤(The Dragon and the Pearl of Wisdom) 클락과 2016년 글라스 공예품으로 유명한 랄리크(Lalique)와의 협업으로 반짝이는 미러 글라스 소재의 테이블 클락 위에 두 마리의 말이 유영하듯 뛰노는 듯한 모습을 연출한 히폴로지아(Hippologia)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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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최근에도 동물 모양의 오토마통 오브제 복원 삼부작을 공개했는데요. 모두 19세기 초에 최초 제작된 것으로, 산도즈 재단의 모리스-이브 산도즈(Maurice-Yves Sandoz) 컬렉션에 속해 있는 걸 발굴해 완전한 복원 과정을 거쳤습니다. 쥐, 누에, 개구리를 사실적으로 형상화한 각각의 오토마통 오브제들은 태엽을 감아주면 앞으로 천천히 움직이거나 갑자기 점프하는(개구리 버전) 식으로 작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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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보실 복원작은 흰쥐(The white mouse)입니다. 120mm 길이의 몸통(옐로우 골드 소재)에 핸드 인그레이빙으로 털을 묘사하고 진주를 촘촘하게 박아 입체감을 더했습니다. 그리고 양 눈에는 루비가 반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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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누에(The silkworm) 버전입니다. 길이 75mm, 옐로우 골드 소재의 몸통에 레드 컬러 에나멜링 처리를 통해 누에의 표피를 형상화하고, 그 위에 핑크 다이아몬드와 루비, 에메랄드를 각각 세팅해 누에의 촉수를 표현했습니다. 그리고 몸통 마디마디에는 진주로 장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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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개구리(The frog) 버전입니다. 60mm 길이의 몸통은 골드 바탕에 핸드 에나멜링 과정을 통해 청개구리의 색과 패턴을 입혔습니다. 트롱프뢰유(Trompe l’œil, 눈속임 미술) 효과를 연상시키는 특유의 예술적인 터치를 가미한 점도 인상적입니다. 앞서 보신 복원작들과 마찬가지로 크기가 다른 진주로 몸통을 감싸고, 눈에는 루비를 장식했습니다. 

세 복원작들이 각각 어떻게 움직이는지는 아래의 영상을 통해 확인하세요. 

- 흰쥐 버전 

- 누에 버전 

- 개구리 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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