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쏘(TISSOT)가 자사의 오랜 스포츠 타임키핑 역사를 기리는 크로노그래프 시계를 헤리티지 라인을 통해 선보였습니다. 텔레미터 1938(Telemeter 1938)이 그 주인공으로, 특유의 빈티지한 다이얼 디자인을 특징으로 합니다. 

텔레미터 시계는 가령 번개가 칠 때 시계의 사용자와 번개가 친 곳 간의 거리를 측정할 수 있는 특별한 눈금을 갖고 있습니다. 20세기 초중반 유행한 크로노그래프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디자인으로, 티쏘 텔레미터 1938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자사의 역사적인 모델에서 직접적인 영감을 얻었음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다이얼 외곽의 블루 혹은 골드 컬러 스케일로 텔레미터를 표시하고, 다이얼 중앙 나선형의 레드 혹은 골드 컬러 스케일로 특정 구간의 평균속도를 계측할 수 있는 타키미터를 동시에 표시해 이 시계가 단순히 레트로풍의 디자인을 차용한 데서 그치지 않고 스포츠 타임키핑 역사가 깊은 티쏘의 특별한 유산을 떠올리게 하는 모델임을 알 수 있게 합니다. 제품명에 병기한 1938은 티쏘가 스위스 알프스 자락의 빌라르 쉬르 올롱에서 열린 스키 대회에 참석해 본격적으로 스포츠 타임키핑을 시작한 역사적인 해를 기념하고 있습니다. 

티쏘 텔레미터 1938은 실버와 블랙 두 가지 컬러 다이얼로 선보이고 있습니다. 두 모델 공통적으로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의 직경은 42mm, 두께는 13.9mm이며, 30m 생활 방수를 지원합니다. 유무광 마감이 조화를 이룬 케이스의 전면부에는 박스 형태의 반사 방지 코팅 처리한 사파이어 크리스탈을 삽입해 시계 전체의 레트로 스타일에 기여합니다. 

두 모델 모두 무브먼트는 자동 크로노그래프 칼리버 ETA A05.231을 탑재했습니다. 오랜 세월 검증된 대표적인 범용 자동 크로노그래프 밸쥬 7750 시리즈의 파생형인 밸쥬 7753을 베이스로 수정한 버전인 만큼 튼튼하고 우수한 작동 안정성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앞서 PRX 오토매틱 크로노그래프 등에 사용된 ETA A05.H31과도 같은 베이스를 공유하지만, 결정적으로 밸런스 스프링의 소재가 다릅니다. 스와치 그룹이 하이엔드 시계제조사 오데마 피게와 공동 개발한 니바크론™(Nivachron™) 헤어스프링을 장착한 것입니다. 티타늄 합금 기반의 니바크론™ 헤어스프링은 온도 변화 및 충격에 강하고 비자성 소재라서 자기장이 무브먼트에 미치는 영향을 10배~20배까지 감소시킨다고 합니다(단, 가우스 값을 따로 명시하지는 않음). 더불어 파워리저브도 기존의 60시간에서 68시간으로 소폭 증대됐습니다. 이는 사용자가 체감할 수 있는 업그레이드 사항으로 시스루 형태의 케이스백을 통해 로버스트한 구조의 무브먼트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티쏘 텔레미터 1938은 실버 다이얼(Ref. T142.462.16.032.00)과 블랙 다이얼(Ref. T142.462.16.052.00) 두 버전 모두 한정판이 아닌 정규 제품으로 선보이며, 국내 출시 가격은 각각 2백 70만 원으로 책정됐습니다. 고풍스러운 디자인에 우수한 성능의 자동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를 탑재한 스위스 메이드 시계를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대에서 경험하고픈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이미 티쏘 공식 E-부티크에서 선론칭해 먼저 만나볼 수 있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참고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