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TF리뷰
댓글작성 +2 Points

알라롱

조회 12295·댓글 277
ap_ro_tourbillon_02.jpg


2012년 로얄 오크 40주년을 맞이한 오데마 피게는 로얄 오크 라인의 대대적인 리뉴얼에 들어갑니다. 엔트리 모델인 Ref.15300을 단종시킴과 동시에 다양화를 꾀하기 위해 41mm 케이스인 Ref.15400 37mm 케이스의 Ref.15450을 투입시킵니다. 로얄 오크의 근간인 Ref. 15202의 경우 커다란 변화는 없었지만 다이얼 디테일을 오리지날인 Ref. 5402의 형태로 되돌리며 원점 회기를 꾀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이름에 엑스트라 씬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Ref.15202의 매력인 얇음을 보다 어필하게 됩니다. 울트라 슬림에서 빼놓을 수 없는 메이커가 오데마 피게이고 최근의 트렌드 중 하나가 울트라 슬림인 만큼 당연한 액션이기도 한데요. 40주년을 기념하며 울트라 슬림 경쟁에서 정점을 찍는 모델을 하나 발표했으니 그것이 리뷰의 로얄 오크 엑스트라 씬 투르비용 Ref. 26510였습니다.

 

543fa2180e4ae896d39fe61a3c0f8ff1.jpg


케이스 백 쪽에 위치한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를 제외하면 다이얼상으로는 투르비용의 케이지만 보이는 타임 온리 모델입니다. 케이지에 바늘을 올려 초침으로 활용할 법도 한데, 그것마저 배제한 시, 분침의 순수한 형태죠. 로얄 오크는 물론 오데마 피게 아니 메이커 전체를 시야를 둔다고 해도 요즘 이러한 타임 온리의 투르비용이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라인업으로만 한정한다고 해도 크로노그래프와 결합한다거나 데이트 기능이 있거나 해서 다이얼이 조금 복잡해지는 편입니다. 이런 현상(?)은 투르비용이 그리 기능적인 형태가 아니라서 싶습니다. 투르비용이 태어난 배경에서는 중력을 상쇄시키기 위해 케이지를 회전시켜, 크로노미터로 보다 가까이 가기 위함이었지만 지금은 헤어스프링의 발달로 일반적인 밸런스가 더 정확하니까요. 다만 회전하는 케이지가 대단히 시각적인 효과가 있기 때문에 계속 (메이커나 소비자나) 선호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부가가치 측면에서도 투르비용만 단독적으로 사용하는 것보다는 복합형태로 만드는 게 더 낫고, 케이지는 사실상 밸런스로 치환해서 볼 수 있기 때문인데요. 오데마 피게가 부담(?)을 무릅쓰고 이런 형태를 선택한 이유는 앞서 말했던 것처럼 울트라 슬림에 집중하기 위해서 일 것 같습니다.



03a4dbb73d3cfa1bebb9f0234312a38d.jpg

 

a28202b1dbf23c60ef6375dd281b020e.jpg


탑재된 무브먼트는 칼리버 2924로 브레게 오버코일을 사용한 무브먼트의 두께가 4.46mm에 불과한 수동 투르비용 무브먼트입니다. 이것의 탑재로 케이스 두께 8.85mm를 달성하면서 가장 얇은 수동 투르비용에 선정되는데요. 오데마 피게 르노 에 파피(APRP)의 지우리오 파피는 칼리버 2924를 두고 재설계를 통해 4.46mm에 불과한 두께를 이룰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그럼 재설계의 대상이 있을 것인데 이것에 대한 언급은 없었던 관계로 유력한 것을 찾아야 했습니다. 아마도 칼리버 2906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 근거로는 시, 분 표시의 기능. 배럴, 2번 기어, 케이지의 중심점을 일직선으로 관통하는 배치, 기어트레인의 배치 같은 기본 골격에서 유사성을 찾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칼리버 2906 2924 사이의 달라진 부분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 편인데,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를 넣기 위한 부분이 가장 두드러집니다. 브릿지를 큼지막하게 분할했던 칼리버 2906에 비해 칼리버 2924는 케이지를 노출하기 위한 공간을 제외하고서는 3/4플레이트로 덮어버렸습니다. 그로 인해 케이스 백을 보면 조금 심심하기도 합니다. 코드 드 제네바 가공은 대각선이 아닌 수직 패턴으로 넣어 안정된 느낌을 주고, 배럴 옆 왼쪽에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를 작게 배치해 크게 인상적이진 않습니다. 파워리저브가 70시간으로 제법 긴 편이라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가 없어도 크게 불편하지는 않겠지만, 이것을 이용해 효율적인 사용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풀 와인딩에서 조금 모자라게 감고 파워가 1/3 부근까지 떨어지면 다시 그 만큼 감아주어 토크 곡선에서 안정된 부분을 최대한 사용하는 식이죠.


 

33c5d89bba4a3276facd361e01f94267.jpg


6200f3505ae1b3a312830abecd4a2bc6.jpg


후면의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를 제외하면 다이얼 전면은 타임 온리의 심플한 형태입니다. 따라서 크라운 포지션도 단순할 수 밖에 없는데 조금 특이한 점은 크라운 포지션이 일반적인 경우와 다릅니다. 50m 방수이긴 하나 스크류 다운 방식은 아닙니다. 같은 방수 능력을 지닌 Ref.15202가 스크류 다운 방식인것과 대조적입니다. 크라운을 당기지 않은 포지션은 일반적으로 0이 되나 여기서는 한 칸을 당긴 포지션 1에서 수동 와인딩이 됩니다. 한 칸 더 당긴 포지션 2에서 시간 조정이 되죠. 포지션 1에서 와인딩을 해보면 텐션이 기분 좋게 느껴집니다. 크라운을 돌리기 어려울 정도로 부담스러운 수준이 아니라, 적당한 저항을 느끼며 돌릴 수 있습니다. 포지션 2에서의 시간 조정인데 약간 미끄럽습니다. 미세 조정을 위해 손끝에 신경을 집중해야 할 정도는 아니고 비교적 마음 먹은 대로 바늘을 옮길 수 있습니다.


 

6209b4802fde4ceb613935f5244a67ac.jpg


6b5a43d5304da87ed5fe147ea57aa133.jpg


daf8270ec540a425ec53336a9c8f70b6.jpg


929229572699894c75c01b2673a61366.jpg


투르비용이라는 것이 워낙 시각에 의지해 즐기는 시계이다 보니 다이얼에 집중할 수 밖에 없는데요. 2012년 디자인을 리뉴얼하면서 태피스트리(Tapisserie) 혹은 와플 다이얼의 패턴을 사각형의 크기에 따라 프티, 그랜드, 메가로 세분화 했습니다. Ref. 15202와 이 모델처럼 전통적인 이미지를 지닌 모델에는 사각형이 가장 작은 프티 태피스트리를 사용합니다. Ref. 15400처럼 현대적인 모델에 그랜드, 로얄 오크 오프쇼어에는 사각형의 크기도 크고 뚜렷한 메가 태피스트리를 사용하는 식이죠. 이 프티 태피스트리 다이얼은 오리지날 모델을 재현한 것으로 로즈 엔진을 사용해 얻어내고 그 위에 페인트를 발라 만듭니다. 페인트가 어두운 색상일 경우 태피스트리의 섬세한 패턴이 상대적으로 밝은 색상에 비해 잘 보이지 않는 편입니다. Ref. 15202와 이 모델의 경우 아직 다이얼 컬러가 오리지날의 다크 블루 한가지라 조명이 약하면 잘 드러나지 않는데요. 태양광처럼 강한 광원에서 보면 섬세한 가공의 진가가 드러납니다. 로얄 오크 디자인에서 특징적인 부분인 인덱스 역시 오리지날의 형태를 따르는데 전 세대 Ref.15202에 비해 길이가 좀 더 길어졌습니다. 스레인리스 스틸 케이스의 엑스트라 씬 투르비용은 케이스 컬러에 맞춰 화이트 골드 인덱스를 사용합니다만, 핑크 골드 케이스니 그에 맞춰 같은 소재를 인덱스와 바늘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핑크 골드라서 그런지 다이얼과 대비가 더욱 강렬하군요. 투르비용의 핵심인 케이지를 볼 차례인데요. 매크로 렌즈로 최대한 당겨서 찍어도 완벽한 수준의 피니싱을 드러냅니다. 특히 브릿지의 피니싱이 예술인데 블랙 폴리싱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브릿지의 앵글라쥬도 곡선과 직선이 만나는 곳의 처리나 완만한 각도의 곡선 구간에서 매끄러운 처리를 보여줍니다. 케이지의 움직임은 아래 동영상으로 감상해 보시죠. 






685ec053528a50e101abf29feb300640.jpg


268395c27be2cdf66a7ccea0c11a4d11.jpg


ad8acf6136005f5200fbe30f2705e2a4.jpg


71ad3f279136c879ef765fb14fa71d4b.jpg


d6c004f6e8bfde167e988b2925e7093d.jpg


c141676fc3035c67266bd0e7a3986038.jpg


0dc3b9a3fcff7d7ac1b3d3b002737d5c.jpg


b328ade373f71dc83e8338ac3334ac41.jpg

 

케이스는 상당히 익숙한 형태라 크게 언급할 부분이 없을 것 같은데요. 주로 스테인리스 스틸로 보아왔던 케이스를 핑크 골드로 보니 느낌이 사뭇 아니 많이 다릅니다. 특유의 섬세한 헤어라인을 중심으로 경사진 부분, 즉 베젤과 브레이슬렛의 경사면을 폴리시 가공합니다. 골드 케이스 또한 이 같은 표면 가공 패턴에서 다르지 않은데 핑크 골드의 색감이 다른 느낌을 주는 것에 크게 작용합니다. 케이스 두께는 앞서 8.85mm로 말했는데 이것은 울트라 슬림 자동 무브먼트인 칼리버 2121을 탑재한 Ref.15202의 두께 8.04mm보다 0.81mm 두꺼운 수치입니다. 케이스 두께만 봤을 때는 Ref.15202의 프로포션과 거의 유사하게 느껴지는데요. 스포츠 하이엔드라는 새로운 형태를 만들었지만 울트라 슬림 무브먼트를 탑재하고 보여준 하이엔드의 우아함까지는 바꾸지 않았던 오리지날의 지향점이 이 모델에서도 똑같이 느껴집니다. 다만 슬림한 케이스에 반하는 무게가 반전일 뿐입니다. 브레이슬릿까지 전부 골드로 만들었으니 묵직함이 남다릅니다. 버클은 푸시 버튼을 눌러 양쪽으로 펼치는 버터플라이 형태고 이것은 Ref.15300에 사용된 이후 계속 이 형태를 사용하는 듯 합니다. 그 이전에는 버클을 받으면 한쪽으로만 위치하는 형태였는데 각기 장단점이 있습니다. 제 경우에는 리뷰 모델과 같은 양쪽 방식이 좀 더 손목 아래쪽에 압박이 있었습니다. 이것은 버클의 형태뿐 아니라 링크 개수와도 연관이 있기 때문에 버클 때문이라고만 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bdc61cf86662fb8a928938988273a7f2.jpg


c251766648c2b79316cd359b8925c100.jpg


이 모델이 발표될 당시 가장 얇은 수동 투르비용이며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디까지나 제 추측입니다만 쥴 오데마로 같은 무브먼트를 탑재했으면 좀 더 얇은 시계를 만들 수 있었지 싶습니다. (동일한 비교는 아니지만 데이트가 없는 칼리버 2120을 탑재한 쥴 오데마가 두께 6.70mm, 데이트가 있는 칼리버 2121 Ref.15202가 두께 8.04mm. 칼리버 2120 2121의 두께차이는 0.6mm. 같은 칼리버 3120의 경우 쥴 오데마가 9.00mm, Ref. 15400 9.80mm) 하루를 멀다 하고 울트라 슬림의 두께 신기록이 갱신되는 마당이라 드레스 워치인 쥴 오데마가 울트라 슬림으로 위상을 세우기에는 더 좋은 조건이지만, 오데마 피게에서 로얄 오크가 가지는 역할과 상징성을 고려했을 때에는 리뷰의 이 모델이 나오는 게 더 좋은 선택이었다고 봅니다


사진 : 2nd Round 스튜디오


Copyright ⓒ 2012 by TIMEFORUM All Rights Reserved
이 게시물은 타임포럼이 자체 제작한 것으로 모든 저작권은 타임포럼에 있습니다.
허가 없이 사진과 원고의 무단복제나 도용은 저작권법(97조5항)에 의해 금지되어 있으며
이를 위반시 법적인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타임포럼 뉴스 게시판 바로 가기
인스타그램 바로 가기
유튜브 바로 가기
페이스북 바로 가기
네이버 카페 바로 가기

Copyright ⓒ 2024 by TIMEFORUM All Rights Reserved.
게시물 저작권은 타임포럼에 있습니다. 허가 없이 사진과 원고를 복제 또는 도용할 경우 법적인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등록된 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