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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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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us_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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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썰미가 좋은 사람이라면 사진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시계의 다이얼 위에는 분명 '크로노스위스 카이로스'란 이름이 있는데 제목은 '크로노스위스 오토매틱'으로 되어 있다는 것을...


오늘 리뷰는 이 이야기로 시작할까 합니다.


크로노스위스의 신형 카이로스 모델이 선보인 것은 지난해(2012년) 바젤월드를 통해서였습니다. 그 전해(2011년) 크로노스위스의 창립자이자 워치 메이커인 게르트 랑(Gerd R. Lang)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새로운 CEO 올리버 엡스타인(Oliver Ebstein)을 맞이했습니다. 게다가 크로노스위스의 본사 역시 독일의 뭔헨에서 스위스의 루체른으로 옮기는 등 큰 변화를 격은 후였기 때문에 2012년 바젤월드에서의 크로노스위스가 어떤 모습을 보여 줄 것인가는 많은 기대와 호기심을 갖게 했습니다. 그리고 크로노스위스가 내 놓은 대답 중 하나가 바로 카이로스 신형 모델이였습니다.


현장에서 공개된 프로토타입 만으로도 신형 카이로스는 많은 호평과 관심을 받았고 이후 빠른 시일 안에 실판 제품을 만나 볼 수 있을 거라 기대했었습니다. 하지만 실판 제품의 출시가 계속 늦어져 거의 1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국내에서 만나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신제품의 출시가 늦어진 이유를 알아보니 시계의 품질이나 디자인 문제가 아닌 '카이로스'라는 이름에서 문제가 있었던 모양입니다.


알다시피 '카이로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시간의 신입니다. 그리스 문명에 그 뿌리를 두고 있는 유럽에서는 당연히 카이로스는 누구에게나 익숙한 이름입니다. 그래서 카이로스란 이름은 크로노스위스 이외에도 많은 회사명이나 제품명에서 혼용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게다가, 그리스 문명과 이질적인 아시아(중국이나 한국같은)에서는 고유명사로 인정되지 않아 이미 카이로스를 상표를 등록한 회사들과 분쟁을 일으킬 소지가 있기도 했습니다.


카이로스라는 상품명으로 오랜 시간 동안 시계를 생산, 판매해 온 크로노스위스 입장에서 이름을 바꾸는 것이 쉽지 않은 결정이었겠지만 아예 카이로스를 빼 버리고 단순히 'AUTOMATIC' 이란 이름으로 출시한 것은 시계 마니아 입장에서는 뭔가 큰 것은 잃어버린 듯한 공허함을 느끼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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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의 크로노스위스 홈페이지 카이로스 소개 화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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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의 크로노스위스 홈페이지 >



정리하자면 카이로스의 신형 모델이 2012년 프로토타입으로 첫 선을 보였고 이때까지만 해도 '카이로스'라는 이름을 계승하고 있었지만, 올해 선보일 실판 제품은 다이얼에 카이로스 로고가 빠졌으며 공식 제품명 역시 '오토매틱'으로 출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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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카이로스 구형 모델

2. 카이로스 신형 모델 프로토타입 (2012 바젤월드)

3. 크노노스위스 오토매틱 (신형 카이로스 프로토타입과 같고 카이로스 로고만 빠진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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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리뷰는 지난해 공개되었던 신형 카이로스 프로토타입으로 진행합니다. 하지만 상품명 표기에서는 '크로노스위스 오토매틱'으로 표기하겠습니다. 실판 제품으로 리뷰를 진행하는 것이 더 정확한 정보를 여러분께 드릴 수 있겠지만 크로노스위스를 사랑하는 분들에게는 크로노스위스 카이로스의 로고가 찍힌 마지막 시계로 다시는 볼 수 없는 모델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의미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판 제품은 지금쯤 한국으로 오고 있을지도...^^) 양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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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노스위스 오토매틱(신형 카이로스) 모델은 18K 로즈 골드 모델(CH 2841 R)과 스테인리스 스틸 모델(CH 2843)로 출시되며, 오토매틱 레이디란 이름으로 30mm, 34mm 여성용 모델 역시 같이 출시됩니다. 여성용은 국내에 30mm만 판매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카이로스의 계승자 답게 전반적으로 구형 카이로스의 형태를 고스란히 이어받은 모습입니다. 크로노스위스의 상징처럼 되어버린 코인 베젤, 양파 용두는 여전히 아름답고 다이얼 역시 전작의 형태를 기반으로 좀 더 세련되고 트렌디해 졌습니다. 브레게 핸즈 스타일의 불에 구운 블루 핸즈 역시 그대로입니다. 반대로, 변한 부분은 케이스의 사이즈에서 직경은 38mm에서 40mm로 커졌으며, 두께는 오히려 9.5mm에서 8.4mm로 얇아졌습니다. 다이얼의 기요쉐 패턴이 변했고, 아라빅 인덱스는 3, 6, 9, 12 만 남기고 나머지 부분은 바 인덱스로 바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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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즈골드 모델 CH 2841 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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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테인리스 스틸 모델 CH 2843 >



사이즈의 변화에도 전체적인 밸런스는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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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면을 보면 케이스 직경을 커지고 두께는 얇아졌기 때문에 더 슬림한 느낌을 줍니다. 크라운이 케이스 중앙에 위치한 것을 볼 수 있는데 크기가 매우 큰 크라운임에도 착용감에 지장을 주지 않는 이유일 것입니다. 물론 형태가 둥근 것도 영향을 주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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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직 방향으로 브러쉬드 처리된 케이스 측면은 폴리싱 처리된 코인 베젤과 양파 크라운과 대비되어 여전히 고급스러움을 줍니다. 케이스에서 러그로 이어지는 라인 역시 고전미가 물씬 풍기는 아름다움을 갖고 있습니다. 러그 사이로 모델명과 제품 고유 번호가 각인되어 있습니다. 제품 번호에 'P' 라고 적힌 것은 프로토타입을 의미합니다.


평면형 사파이어 크리스탈 글래스는 무반사 코팅 처리되어 좋은 시인성을 보여주며, 방수는 30m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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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얼은 기존의 Solid Silver Dial (925 Sterling Silver)을 사용하며, 310도씨에서 구워낸 브레게 로잔핸즈 (브레게 핸즈와 비슷하지만 핸즈 중간 부분의 모양이 다이어몬드 형태를 띄어 이렇게 명명한 듯)를 채용했습니다. 분침과 초침의 끝을 살짝 아래로 휘어 정확히 시간을 볼 수 있도록 배려했습니다.


기요쉐 패턴은 구형 카이로스의 곡선미가 돋보이는 형태에서 직선형 격자 형태로 바뀌었습니다. 고전적인 우아함에서 좀 더 현대적인 느낌으로 변화했다는 평가를 해 봅니다. 다이얼 가장자리는 새틴 브러쉬드 처리했습니다. 그 위로 프린팅된 블랙 인덱스 역시 좀 더 심플해졌습니다. 아라비아 숫자를 모두 표기하던 방식에서 3, 6, 9, 12 부분만 남기고 나머지 부분을 바 인덱스 처리하는 것은 요즘 많은 시계들이 적용하는 방식으로 보입니다. 한마디로 트렌드라는 뜻이죠. 바 인덱스를 두줄로 처리한 것은 결과적으로 매우 센스가 돋보이는 일이 되었습니다. 한줄로 처리한 것 보다는 덜 심심하다고나 할까요. 시계의 사이즈가 커졌기 때문에 6시 방향의 날짜창 역시 완전히 라인을 맞출 수 있게 되었습니다. 구형 카이로스의 날짜창은 기요세 패턴의 중간에 걸쳐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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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의 뒤를 보면 씨스루 케이스백 아래로 무브먼트를 볼 수 있습니다.


칼리버 C.281 로 명기된 이 무브먼트는 ETA 2892-A2 무브먼트를 수정한 것입니다. 기능적으로 크게 수정한 부분은 없는 듯 하며(기본적으로 매우 훌륭한 무브먼트라는 점을 전제로), 페를라쥬, 코트 드 제네브 같은 코스메틱 과정을 거쳤습니다. 21석, 4Hz (28.800 vph), 42시간 파워리저브를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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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브랜드의 시계들이 케이스의 재질이 다름에도 같은 무브먼트를 씁니다. 골드 모델과 스틸 모델의 가격차가 2배 이상 나는 것을 생각하면 불만스러운 부분 중 하나였습니다. 그런데 이 모델은 최소한 두 모델의 로터 모양에 있어서는 확실히 차별화시켰습니다. 골드 모델의 로터는 좀 더 세심한 조각을 한 것이 눈에 띕니다.


크로노스위스는 독특하게 씨스루백을 크게 적용하여 무브먼트 가장장리(무브링) 부분까지 보이도록 하고 있습니다. 시원스럽기는 한데 너무 과하게 보여준다는 인상도 지울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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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랩은 루이지에나 악어 가죽 스트랩을 기본 제공합니다. 스트랩 사이즈는 20/18mm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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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클은 크로노스위스 로고 조각이 돋보이는 핀 버클이 기본 제공되며, 버클 핀이 아래로 부터 휘어져 나오는 것은 크로노스위스의 특징입니다. 착용시 스트랩의 손상을 줄일 수 있는 구조입니다. 디플로이언트 버클은 취향에 따라 추가 구매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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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용샷입니다.


크로노스위스의 시계들은 긴 러그로 인해 같은 사이즈의 시계보다 좀 더 작은 시계를 선택해야 손목에 더 어울린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40mm 사이즈도 손목사이즈와 대비해서 어색하지는 않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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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노스위스 본사의 변화와 국내 수입사의 변경이 같이 물리면서 그 동안 국내에서 크로노스위스의 마케팅 활동이 주춤한 듯 보였습니다. 이제 둘 다 안정화되면서 본격적인 활동이 기대됩니다. 크로노스위스의 본사가 스위스로 이주하면서 이제 완벽히 '스위스 메이드' 제품이 되었다는 이유도 있고, 국내 수입사의 정책일 수도 있겠지만 가격도 예상보다 좀 더 낮이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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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노스위스는 독일 태생의 워치 메이커이자 창업자였던 Gerd R. Lang(게르트 랑)에 의해서 1981년에 설립되었습니다. 보통 그 역사가 100년이 넘는 다른 브랜드들에 비해서 그 역사가 매우 짧은 편이지만 설립 이후 크로노스위스가 이룩한 그간의 성과들을 보면 메이저 브랜드 못지 않습니다. 


창립 이후 최초의 레귤레이터 다이얼을 가진 손목시계인 Regulateur(레귤레이터), 장인의 예술 정신의 결정체인 Opus(오푸스), 현대와 고전의 결합체 Delphis(델피스), 시계 기술상에 빛나는 원버튼 크로노그래프 Chronoscope(크로노스코프), 최고의 균형미를 자랑하는 Lunar series(루나 시리즈) 등 역사적인 시계들을 활발히 발표하면서 세계적인 명품 시계 브랜드로 자리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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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젋은 시절의 게르트 랑. 고집스런 훈남 스타일인데... 이제는 많이 늙으셨다. >


 

개인적으로 게르트 랑에 대해서 높이 평가하는 부분은 쿼츠의 등장으로 기계식 시계는 더 이상 미래가 없다며 많은 사람들이 떠날 때 기계식 시계를 전문으로 만드는 회사 - 크로노스위스를 창립했다는 것입니다. 경영난으로 폐업한 워치메이커들의 재고 무브먼트를 사들이고 ETA의 범용 무브먼트를 기반으로 기계식 시계를 계속해서 만들겠다는 열정과 뚝심(‘곤조’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만)은 결과적으로 선견지명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크로노스위스는 게르트 랑이었으며, 게르트 랑이 크로노스위스였습니다.


그리고 크로노스위스를 창립한지 정확히 30년이 되는 2011년에 자신의 모든 지분을 새로운 경영자에게 넘기고 조언자의 역할을 자임하며 최고의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인수자 역시 엡스타인 가문이라는 개인 사업자로 선택했는데, 그 이유가 자신의 신념과 열정이 담긴 크로노스위스의 정신을 계속 이어주기를 바랬기 때문이랍니다. 진정 ‘상남자’의 인생을 살았다고나 할까요.


그래서인지 크로노스위스의 모토와 같은 'Fazination der mekanic' (영어로 바꾸면 'Fascination with the Mechanical Movement : 기계식 시계의 매력에 빠지다) 라는 말이 더 진정성 있게 다가옵니다. 


이제 본격적인 크로노스위스의  2기 시대가 시작합니다. 그리고 게르트 랑이 추구해 온 워치메이커로서의 순수한 염원이 계속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비록 출발부터 크로노스위스의 상징과도 같았던 '카이로스'란 이름의 컬렉션을 볼 수 없지만, 또다른 시간의 신 '크로노스'는 여전히 크로노스위스(Chronos+Swiss)란 브랜드에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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