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ronoswiss Sirius Triple Date Watch 리뷰
Chronoswiss Sirius Vollkalender
2010년 크로노스위스의 오레아가 단종되며 그 자리를 대체한 것이 시리우스(Sirius) 라인입니다.
시리우스(Sirius)는 큰개자리 α성의 고유명으로 '밤하늘에 가장 빛나는 별'입니다. 시계 이름으로는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겠습니다만 저는 가장 빛나는 별이라는 '최고'의 의미보다 오래도록 인류와 함께 해 온 '영원성'에 더 의미를 두고 싶습니다. 지금 보고 있는 시리우스는 먼 옛날 그리스 신화가 탄생 할 그 때에도 여전히 밤하늘을 빛내고 있었을 것입니다. 수천년을 한결같이 밤하늘을 지켜온 별-시리우스처럼 크로노스위스의 시리우스 역시 백년이 지나도 여전히 그 정확성을 과시하며 아들의 아들에게 대물려 져 사랑받는 시계로 남고 싶은 바램이 아닐까요?
시리우스가 출시되면서 그간 크로노스위스 시계의 상징과도 같았던 양파 용두는 그대로 계승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또하나의 상징 코인 베젤은 부드러운 유광 베젤로 바뀌었습니다. 이것에 대해서 크로노스위스 마니아들은 많은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 크로노스위스 시리우스 컬렉션 라인업. 화살표는 리뷰할 모델. >
하지만 이런 변화는 크로노스위스의 도약을 위한 고민의 결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크로노스위스가 탄생한지도 어언 30년이 다 되어 갑니다. 창립 초기에 크로노스위스는 쟁쟁한 경쟁사들과 다른 무엇을 보여주기 위해 온 힘을 쏟았을 것입니다. 그 중 하나가 무브먼트와 메커니즘 쪽이었다면 다른 한쪽은 디자인에서 비롯한 시계의 엣지있는 인상을 대중에게 각인시키는 일이었을 것입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크로노스위스의 상징 - 코인 베젤과 양파 용두. 하지만 이제는 '크로노스위스'라는 브랜드 만으로도 충분히 대중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위치까지 왔습니다. 시계 브랜드의 이미지가 어느 특정한 모양에 고착되는 것은 마케팅 측면에서나 새로운 모델을 디자인하는 입장에서나 장애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여기서 벗어나고 싶은 것은 당연한 욕구라 생각됩니다.
또 하나의 해석은 '자신감'입니다. 그동안 쌓아 온 크로노스위스 브랜드의 인지도 및 가치가 양파 용두와 코인 베젤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다른 시계회사들과 경쟁할 만 하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런 모습은 새로 출시되는 신제품 라인에도 보여집니다. 데드비트 메커니즘을 장착한 소테렐(Sauterelle)이나 한결 모던해 진 퍼시픽(Pacific) 라인에서는 코인 베젤과 양파 용두를 더이상 볼 수 없습니다. 크로노스위스의 디자인이 클래식에서 모더니즘 쪽을 변화하는 중이며 시리우스는 그 중간쯤에 위치한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1. 단종된 크로노스위스 오레아 SS 모델.
2. 루나 트리플 캘린더 문페이즈 RG, SS 모델.
3. 크로노스위스 소테렐 Sauterelle 70 모델.
시리우스의 타임 온리 모델의 경우 오레아(1)와 마찮가지로 NOS 마빈 무브먼트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트리플 캘린더 문페이즈 모델의 경우 루나의 트리플 캘린더 모델(2)과 동일한 무브먼트에 동일한 다이얼 구성을 하고 있습니다.
.
.
리뷰 모델은 '트리플 데이트' 란 이름으로 통용되며 정식 명칭은 Sirius Vollkalender 입니다. Vollkalender 는 영어로 Full calendar 란 뜻입니다.
Vollkalender 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이 모델의 가장 큰 특징은 '시간'과 관련된 모든 것들을 다 표시해 주고 있습니다.
구조적인 복잡성으로 컴플리케이션 워치에 속하다 보니 유수의 시계 제조사에서 트리플 데이트 문페이즈 모델을 출시하거나 출시한 경험이 있습니다. 다이얼 형태는 대부분 12시에 날짜창을 6시에 문페이즈를 배치한 구조를 한 비슷한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이 형태의 구조가 가장 시인정이 좋을 뿐 아니라 매커니즘적인 배치 때문이기도 합니다. 또한 크로노그라프 모듈을 추가할 경우 같은 추가 변형에도 3시, 9시 부분의 공간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
.
Model Sirius Vollkalender
Refereces : CH 9343 (stainless steel)
.
Case
Size : Ø 40 mm, height 10,6 mm
Case material : Stainless steel
water resistant : 3 atm
크로노스위스의 루나 트리플 데이트 모델과 비교하면 일단 사이즈가 38mm에서 40mm로 커졌습니다. 앞에서도 이야기한 코인 베젤은 더이상 볼 수 없지만 그 밖에 부분들에서 아직 크로노스위스의 '인상'은 남아 있습니다.
양파용두, 원통형 케이스, 케이스보다 살짝 큰 베젤과 케이스백, 납땜 방식으로 붙인 러그, 스트랩 고정 스크류, 꼬리에 구멍난 원형 초침은 이 시계가 크로노스위스의 것이라는 걸 잘 말해주고 있습니다.
러그 옆면은 수직 방향으로 브러쉬 처리되어 있으며, 베젤과 케이스백, 러그 상단과 스트랩 고정 스트류, 양파 용두와 날짜 조정 버튼의 유광 처리는 드레스워치로서의 고급스러움을 더했습니다.
케이스 옆면의 2시, 4시, 8시, 10시 방향에 날짜 조정 등을 할 수 있는 버튼이 있습니다. 핀이나 이쑤시개 등으로 살짝 눌러주면 부드럽게 날짜창의 디스크가 돌아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2시 버튼은 '월' 조정을, 4시 버튼은 '일' 조정을 8시 버튼은 '문페이즈' 조정을, 10시 버튼은 '요일' 조정을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기능 버튼이 따로 있으므로 용두의 기능은 단순화 되었습니다. 기존의 2892 무브먼트에 있었던 중단 단계의 기능(날짜, 요일 조정)이 날짜 조작 버튼으로 조정 되도록 무브먼트가 수정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대로 용두를 돌리면 태엽을 감을 수 있으며 중간 단계 없이 1단 빼서 시간을 조정할 수 있습니다. 이때 초침은 멈춥니다.
크로노스위스의 다른 모델보다 작은 양파용두는 매끈한 표면처리로 착용시 손등을 거북하게 만드는 일이 확실히 덜합니다. 손이 큰 사람은 양파를 가볍게 쥐고 빼내기에는 조금 불편할 수 있겠습니다만 다른 드레스워치의 용두와 비교하면 확실히 큰 편입니다.
용두를 돌려 태엽을 감거나 시간을 조정할 때의 느낌은 기분 좋을 정도의 적당한 텐션을 갖고 있습니다.
.
Dial & Hands
다이얼은 화이트 실버 다이얼입니다. 사진보다 좀 더 흰색에 가깝게 보입니다. 흰 다이얼에 진한 블루와 블랙의 인덱스는 시인성 부문에서는 우수한 점수를 주겠습니다.
루나가 좀 더 엘레강스하고 화려한 브레게 스타일의 다이얼을 가졌다면 시리우스는 심플하지만 쉬크한 파텍 필립(또는 GP)의 분위기가 납니다. (위 타사 트리플데이트 모델 참조) 루나의 길로쉬 패턴은 없어졌지만 두툼하게 입체감 넘치는 아라비아 인덱스와 돗트 인덱스 등으로 심심함을 덜어 냈습니다. 트리플 캘린더 모델의 특성상 다이얼에 많은 인덱스가 있으니 시간 인덱스의 숫자를 줄여서 부담감을 줄였습니다. 12시 인덱스를 기점으로 좌우로 짝수만 있는 인덱스는 좌우 균형이 잘 맞으며 3시 9시 부근의 여백도 적당히 여유로워 보입니다.
12시 방향에 두쌍의 두툼한 블 루 색상의 윈도우 안으로 요일과 월 표시창이 있으며, 6시 방향의 서브다이얼에는 날짜와 문페이즈 창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버들잎을 닮아 'feuille hands'로 불리는 시침, 분침은 요즘 많은 시계에서 채용되고 있습니다. 엔틱하고 우아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다른 브랜드의 시계에서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크로노스위스의 특징은 오히려 초침에서 볼 수 있습니다. 크로노스위스의 'C'를 연상시키는 구멍난 원형 꼬리 모양의 초침은 다른 크로노스위스 모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분침과 초침은 끝부분이 아래로 휘어져 더 정확히 인덱스를 가리키고 있는 것도 특징입니다.
다만 바늘과 인덱스의 제조 방식 차이에서 오는 색상차가 있다는 것이 조금 아쉬운 부분입니다.
.
Movement
Chronoswiss Calibre C. 931 (Basis ETA 2892-A2)
Modification : Moonphase-indicator, day-and month-indicator
Diameter : Ø 25,60 mm (11 1/2´´´)
Height : 5,75 mm
Stones : 21 stones
Balance wheel : Glucydur, triangular
Spiral : Nivarox I
Rating : 4 Hz., 28.800 A/h (half-oscillations)
Power reserve : 42 hours
유광의 케이스백과 사파이어 크리스탈을 통해 보이는 무브먼트는 가장자리까지 휜히 드려다 보입니다. 베이스로 쓰인 2892 무브먼트가 크기가 작고 루나 38mm 케이스에 장착되었던 동일 무브먼트라는 점을 감안하면 케이스 가장자리 쪽에 공간이 많이 남는 것은 이해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다만 사파이어 글라스를 좀 작게 만들어 가장자리 부분을 가릴 수도 있을텐데 크로노스위스는 당당하게(?) 모든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실 2892가 베이스로 쓰였다는 것에서는 살짝 당혹스럽습니다. 하지만 2892가 나쁜 무브먼트라는 뜻은 아닙니다. 사실 너무나 좋은 무브먼트여서 너무나 널리 쓰인다는 것이 오히려 단점인 무브먼트입니다. 사실 요즘 검증되지 않은 자사 무브먼트를 남발하며 시계 가격대를 지나치게 높게 책정하는 시계업계의 관행에 대해서는 저는 불만이 많습니다. 그런 점에서 충분히 검증된 2892 무브먼트를 훌륭히 수정해 사용하는 크로노스위스의 뚝심은 비난받을 일은 아닙니다. 합리성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2892는 최고의 무브먼트입니다.. 아마 100년쯤 지나 시계가 세상에 존재하는 한 2892 무브먼트는 여전히 생산되고 있을 무브먼트임이 틀림없을 테니까요.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로터입니다. 스켈레톤 스타일에 금 도금된 로터는 제네바 스트라이프 문양과 그 가운데 음각된 크로노스위스 로고가 선명하게 모습을 드러냅니다. 경박스런 느낌이 들 정도로 가볍게 움직이는 로터는 태엽 감는데는 효율적으로 보입니다.
그 아래로 페를라쥬 문양이 선명한 잘 수정된 무브먼트를 볼 수 있습니다. 4개의 블루 스크류가 있는데 큰 스크류 몇개만 더 블루 스크류로 박아 줬으면 좋았겠다라는 개인소감을 표해 봅니다.
트리플 데이트의 모듈의 특성상 무브먼트 윗면에 장착되기 때문에 뒷쪽에서는 확인하기가 힘들다는 것이 아쉽습니다.
.
Strap & Buckle
스트랩은 검정색 악어(Louisiana-crocodile) 스트랩입니다. 스트랩은 특이하게 20/20mm 직선형 스트랩을 채용하고 있습니다. 보통 드레스워치에 적용되는 스트랩이 버클쪽으로 갈수록 폭이 좁아지는 형태를 많이 가지는 것과 비교하면 좀 더 스포티한 느낌을 주는 스트랩입니다. 케이스쪽이 약간 두툼하게 두께감이 있으며 옆면은 컷팅 후 기리매 마감을 했는데 조금 얇아 보입니다. 양쪽의 무늬가 일치했으면 더 좋았겠습니다.
또다른 특색은 케이스의 라운드를 따라 스트랩도 동일한 라운드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S-1). 케이스와 스트랩의 일체감이 돋보입니다.
뒷면에는 피부의 트러블을 예방하기 위한 천연 가죽이 덧대어 있고 크로노스위스 로고가 각인되어 있습니다. 박음질은 꼼꼼하게 잘 되었지만 기리매 처리 때 약품이 약간 묻어 나온 것이 흠입니다.
착용감은 부드럽고 편하며 악어가죽 특유의 고급감이 좋습니다. 하지만 저의 경험으로는 정품 스트랩을 빼고 커스텀 스트랩을 착용하고 싶은 경우에 20/20mm의 스트랩은 다양성이 부족한 스트랩입니다.
버클은 썸네일 형태의 탱버클입니다. 버클 중앙에 크로노스위스 마크가 인장처럼 조각되어 붙어 있습니다. 버클 혓바닥이 아래에서 부터 휘어져 나오는 것이 특이합니다(S-2). 모양은 좀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는데 스트랩 고정시 좀 더 스트랩의 손상을 줄일 수 있을 것이며 스트랩 양편의 일체감을 주는데도 유리한 구조로 생각됩니다.
.
.
크로노스위스는 이제 시계 업계에서 메이저 브랜드로 그 입지를 튼튼하게 다져 나가고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가격 대비 좋은 시계를 만드는 회사"라는 마니아적인 브랜드에서 대중들의 지지를 받는 "명품" 브랜드로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입니다. 브랜드의 인지도의 확대는 크로노스위스 시계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물론 새로 구매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도 더 큰 만족감을 줄 수 있겠습니다.
그 중에서도 트리플 데이트 모델은 컴플리케이션 시계로서 크로노스위스의 기술력을 느껴 볼 수 있는 시계이며, "품격"이라는 또하나의 덤을 누릴 수 있다는 장점을 얻을 수 있습니다. 물론 아직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겠지만...
.
끝가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잊지 말고 추천 꾸~욱!! ^^
타임포럼 뉴스 게시판 바로 가기
인스타그램 바로 가기
유튜브 바로 가기
페이스북 바로 가기
네이버 카페 바로 가기
Copyright ⓒ 2024 by TIMEFORUM All Rights Reserved.
게시물 저작권은 타임포럼에 있습니다. 허가 없이 사진과 원고를 복제 또는 도용할 경우 법적인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댓글 154
- 전체
- A.Lange & Sohne
- Audemars Piguet
- Ball
- Baume & Mercier
- Bell & Ross
- Blancpain
- Breguet
- Breitling
- Buben Zorweg
- Bulgari
- Cartier
- Casio
- Chanel
- Chopard
- Chronoswiss
- Citizen
- Corum
- Frederique Constant
- Girard Perregaux
- Glycine
- Hamilton
- Harry Winston
- Hermes
- Hublot
- IWC
- Jaeger LeCoultre
- Junghans
- Longines
- Luminox
- Maurice Lacroix
- Mido
- Montblanc
- Omega
- Oris
- Panerai
- Parmigiani
- Patek Philippe
- Piaget
- Rado
- Richard Mille
- Roger Dubuis
- Rolex
- Seiko
- Sinn
- Stowa
- Suunto
- Swatch
- TAG Heuer
- Timeforum
- Tissot
- Ulysse Nardin
- Vacheron Constantin
- Van Cleef & Arpels
- Zenith
- Etc
많은 시간이 지난 뒤 이 글을 보니 마음이 아픕니다. 한때 정말 굉장히 독특하고 매력 넘치는 브랜드였는데... 지금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