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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us_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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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노스위스를 대표하는 모델이라면 단언컨데 레귤레이터입니다. 시계공방의 기준용 시계로 사용되던 레귤레이터는 시, 분, 초가 따로 디스플레이된 독특한 형태로 독일 출신의 시계 장인 게르트 랑(Gerd R.Lang)에 의해 1983년 크로노스위스 창립과 함께 손목시계로 처음 세상에 선보이게 됩니다. 기계식 시계의 절명 위기에 크로노스위스를 창립하며 게르트 랑이 제시한 '기계식 시계의 매력에 빠진다(Fazination der mechanic. Fascination with the Mechanical Movement)'란 모토에 가장 어울리는 시계로, 레귤레이터는 시계애호가들의 열렬한 지지와 함께 30년이 넘는 오늘날까지 사랑받는 크로노스위스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크로노스위스에서는 지속적인 베리에이션 모델을 내놓았는데, 최초의 수동 무므먼트 탑재 버전에 이어 자동 무브먼트 탑재 모델, 24시간계 모델 등이 이어졌고, 다이얼 디자인에서도 다양한 변화가 있었습니다. 특히, 지난 2013년 크로노스위스의 창립 30주년을 기념하는 모델 역시 레귤레이터를 선택했다는 것으로 레귤레이터 컬렉션에 대한 자부심을 표현했습니다.


기존의 레귤레이터 시계와 달리 오프센터 분침에 점핑 아워을 접목한 '30주년 기념 레귤레이터(이하 레귤레이터 30)'는 독특한 매커니즘에 완벽한 조형미가 결합되어 기존의 레귤레이터와 비교해도 너무나 독창적이면서 기계식 시계의 클래식한 느낌을 품격높게 살려낸 걸작이었습니다. 로즈골드 130개, 스틸 300개로 한정 출시된 레귤레이터 30은 수많은 호평 속에, 완판 이후에도 꾸준히 문의가 왔다고 합니다. 실제 타임포럼 크로노스위스포럼에서도 이에 관한 질문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레귤레이터 30 모델의 부활을 바라는 시계애호가들의 요청이 이어졌고, 크로노스위스는 이에 화답하듯 2015년 바젤월드를 통해 '시리우스 레귤레이터 점핑아워(Sirius Regulateur Jumping Hour)' 를 선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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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신제품 시리우스 레귤레이터 점핑 아워 스틸, 로즈 골드, 아티스트 컬렉션 모델 >


동시에 전통적인 수공 기계-로즈 엔진-이 만들어내는 길로쉐 패턴에 애나멜 기법을 더한 아티스트 컬렉션에도 레귤레이터 점핑 아워 모델을 추가했습니다.


관건은 레귤레이터 30 모델이라는 리미티드 에디션이 선행하고, 이후 양산형 모델인 시리우스 레귤레이터 점핑 아워 모델이 나왔기 때문에 다르면서 같은 두 시계를 어떻게 차별화시키느냐였을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양산형 모델이 먼저 출시되고 디자인을 업그레이드한 리미티드 에디션이 발매되는 것과 정 반대의 상황이기 때문에 크로노스위스 입장에서는 난제가 아닐 수 없었을 것입니다. 같은 무브먼트가 탑재되고 다이얼 위의 기본 디자인을 같습니다. 여기에 레귤레이터 30과는 다르면서 그 매력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조건. 


크로노스위스에서 공식 제공된 사진을 보면 같은점과 다른점이 무엇인지 어느정도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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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귤레이터 30 리미티드 에디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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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리우스 레귤레이터 점핑 아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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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티스트 레귤레이터 점핑 아워 >



​시리우스 레귤레이터 점핑 아워 역시 레귤레이터 30과 마찬가지로 레드 골드(CH-8321R) 및 스테인리스 스틸 모델(CH-8323)로 출시되었습니다. 이번 리뷰는 레드 골드 모델을 통해 새롭게 출시한 이 시계를 좀 더 세밀하게 살펴보겠습니다. 전시를 위한 샘플 시계이기 때문에 판매용 시계와 달리 정식 스트랩과 버클이 아닌 점은 양해바랍니다.


케이스 사이즈는 40mm로 위의 세 모델이 동일합니다. 차이점이라면 역시 베젤과 다이얼의 길로쉐 패턴입니다. 레귤레이터 30 모델이 이제는 보기 힘든 코인 베젤을 채택했고 현행 모델은 시리우스 컬렉션의 케이스 표준이 된 세미 코인 베젤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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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귤레이터 30이 출시되었을 때 이제는 더이상 볼 수 없는 크로노스위스의 명작 '델피스'를 연상하며 비교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델피스 역시 점핑 아워 방식을 가진 시계였기 때문입니다. 시리우스 레귤레이터 점핑 아워는 한발 더 나아가 델피스의 방사형 길로쉐 패턴을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서브다이얼 내의 패턴 역시 델피스의 그것이어서 더욱 '델피스'스러워졌다고나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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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얼은 디지털 방식의 점핑 아워에 두개의 오프센터 다이얼의 배치는 방사형 패턴과 어울려 균형을 잘 잡고 있습니다. 다이얼 소재는 실버 925(Solid sterling silver 925)로 92.5%의 은과 와 7.5 %의 구리로 만들어집니다. 다이얼빛의 각도에 따라 오묘하게 반사되는 길로쉐 패턴의 화려함에 영롱한 푸른 빛이 감도는 불에 구운 블루 핸즈는 골드 케이스와 함께 드레스 워치로는 더할 나위 없는 고급스러움을 뽑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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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노스위스의 상징과도 같은 양파형 크라운, 긴 러그에 이제는 익숙해진 세미 코인 베젤은 드레스 위치로 다른 브랜드와 차별화되는 개성을 연출합니다. 어떻게 보면 밋밋할 수 밖에 없는 드레스 워치의 케이스에서 크로노스위스는 이렇게 독창적인 모습을 구현하고 있습니다.


두께는 10.35mm며 사파이어 크리스탈 글래스는 무반사 코팅 처리되었고 시스루 타입의 케이스백을 통해 무브먼트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방수 성능은 3 bar(30m)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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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재된 무브먼트는 크로노스위스 칼리버 C.283 입니다. 오토매틱 방식에 27석, 28.800 vph, 42시간 파워리저브를 가집니다. 스켈레톤 타입의 로터는 효율을 더 좋게 할 뿐만 아니라 미적으로도 아름다움을 선사합니다. 소재는 골드가 아니라 골드 도금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한 코트 드 제네바 및 페를라쥬 등으로 코스메틱 작업을 했습니다. 샘플 모델이기 때문에 조금 생략된 부분이 있는 듯 한데 판매용 모델에서는 더 개선되리라 예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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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리버 C.283 무브먼트는 ETA 2892를 베이스로 듀보아 데프라의 모듈 DD 14400 을 얻는 방식으로 수정한 무브먼트 입니다. 크로노스위스에만 공급되는 무브먼트가 아니기 때문에 비슷한 구조의 시계를 여러 브랜드에서 볼 수 있습니다. 좀 아쉬운 부분이긴 하지만 크로노스위스의 레귤레이터 점핑 아워가 가장 잘 어울린다는 점은 인정할 수 있습니다. 조작은 0단에 태엽감기, 1단에 스톱 세컨드 기능이 있는 시간조정을 합니다. 베이스 무브먼트가 2892이기 때문에 중간단이 느껴집니다. ETA 2892 무브먼트에 날짜조정을 위해 존재했던 단이었을 것입니다.


스트랩과 버클은 별도로 촬영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공개된 스펙은 악어가죽(Louisiana alligator leather) 스트랩에 적용되고, 크로노스위스 로고가 장식된 버클일 것으로 짐작합니다. 과거 리뷰했던 시리우스 빅데이트 모델의 버클 사진으로 그 느낌을 전합니다. 이 역시 스트랩은 임의로 장착된 스트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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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용샷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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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스 워치로 평가하자면 적당한 사이즈에 적당한 두께, 더없이 유니크한 케이스와 다이얼의 시계입니다. 케이스와 크라운은 보기와 달리(?) 훨씬 좋은 착용감을 보여준다는 것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장점입니다. 기능이 심플하면서 기계식 시계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는 개성 강한 시계를 찾는다면 바로 이거야 라고 '유레카'를 외칠 만 합니다. 개인적으로 2년전 봤던 레귤레이터 30에 대한 인상이 너무 강렬했기에 두 시계를 비교함에 레귤레이터 30에 미련이 남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시리우스 레귤레이터 점핑 아워 역시 충분히 매력적이고 시간이 지날수록 훌륭한 대안이 되어갈 것입니다. 


되돌릴 수 없는 과거에 미련을 가져봐야 해결되는 건 없습니다. 우리의 선택은 늘 현재진행형이어야만 하고... 사랑은 사랑으로 잊혀지는 법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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