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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r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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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uer Yacht Timer

웰빙 바람이 불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패스트푸드들이 점차 줄어 들고 있다는 뉴스를 어제 보았는데 그래도 간편하게 식사나 간식용으로써 패스트푸드는 괜찮은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도 그나마 먹고 살 만하니까 웰빙이니 어쩌니 저쩌니 하지만 불과 50년 전만해도 동남아 국가들에게도 원조를 받아 먹었던 것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이 따로 없긴 합니다.
어쨌든 가끔 맥도날드 등에 가서 주문을 하면 바로바로 주문한 것을 주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5분 기다려달라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주문할 것을 미리 파악해서 일정량을 만들어 두기는 하겠지만 늘 그 예상이 맞아 떨어지지 않기도 하고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시간이 되어 바빠서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해 봅니다만 과연 그 5분만 기다려 달라는 것이 정말 어느 정도 예상을 하고 그러는 것인지 그냥 습관적으로 하는 말인지에 대해 어느 순간부터 의구심이 들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래서 기다리는 사이에 몇 번 정도 실제 소요 시간을 재 보았는데 5번을 측정한 결과 한번도 5분 내에 주문한 것을 받은 적이 없었습니다.
물론 10분을 넘지는 않았지만 대개는 6분 이상이었고 어떤 경우에는 8분도 소요된 적이 있었습니다.(주로 사람이 많지 않은 시간대에 주문하였습니다.)
대리점마다 다를 수는 있겠지만 어찌 보면 이는 고객을 우롱하는 처사가 아닌가 생각이 들어 언젠가 한번 정도는 경종을 울려 주어야 하겠다는 작정을 하게 되었습니다.
단위 시간을 측정하는 타이머는 전자 시계에는 거의 딸려 있는 기능이고 아날로그 시계라도 크로노 기능이 있으면 가능합니다.
다만 이러한 시계들은 너무 작아서 남에게 보여 주는 것이 쉽지 않다고 생각되어 집에 모셔 둔 아날로그 스탑 워치를 꺼내 들고 기회가 오기만을 기다렸습니다.
그러던 차에 정말 기회가 왔습니다.
맥도날드에서 주문을 하는데 지금 준비되어 있지 않으니 5분만 기다려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얼마나 기뻤던지......
바로 타이머를 꺼내 들고 버튼을 누르면서 "그럼 시작하시죠" 라는 말을 던졌습니다.
그런데 마침 그 날은 맥도날드 본사 또는 지역관리점에서 각 지점 상태를 점검하는 날이여서 카운터 옆에 앉아 각 항목에 체크하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이것을 바라고 한 일은 아니었지만 주문받은 알바나 체크하러 나온 직원이나 둘 다 당황하면서 멍한 표정이 되더군요.
그리고 시간을 맞추기 위해 부랴부랴 움직였지만 결국 총 소요시간은 5분 48초였습니다.
총 소요시간을 알려 주고 주문한 것을 들고 나올 때 뒤에서 수군대는 소리가 들린 것 같았습니다만 어쨌든 경종을 울려 주리라던 소기의 목적은 달성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아마도 맥도날드 측에서는 그날 대단한 "진상"을 만났던 것으로 생각할 것입니다.
어쟀든 그 후로 그 알바가 주문을 받을 때에는 보통 7분이나 8분 정도를 기다려 달라고 하더군요.
지금 그 타이머는 고장이 나서 모셔만 두고 있지만 가끔 꺼내볼 때마다 그 생각을 하곤 합니다.
그러다가 문득 생각이 나서 우연히 타이머를 또 하나 손에 넣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타이머라기 보다는 시계에 가까운 형태인데 수동 태엽식입니다.
손목 시계로 유명한 태그 호이어사 제품인데 타이머의 6시 방향에는 호이어라는 브랜드 마크가 있습니다.
이 타이머는 요트 타이머라는 이름이 있는데 물건을 받고 나서야 알았지만 5분 타이머입니다.
조작은 2시 방향의 버튼으로 하는데 이를 감으면 태엽이 감기고 작동을 하게 됩니다.
한번 누르면 시작하고 그 후에 한번 더 누르면 멈추게 됩니다.
그리고 그 상태에서 다시 한번 더 누르면 리셋이 되는 방식으로 작동 방식은 아주 간단합니다.
침은 두 개가 있는데 장침은 초를 가리키고 단침은 분을 가리킵니다.
바깥쪽의 55 ~5 까지의 숫자가 초를 안쪽 테두리의 0~4 까지의 숫자 영역은 분을 가리킵니다.
그런데 이 타이머의 계측 시간은 5분으로 스타트 하는 순간 시간은 5분에서 마이너스가 되어 표기됩니다.
즉 인터페이스가 자체가 직관적으로 보이는 그대로 읽으면 됩니다.
위 사진과 같은 상태라면 단침이 3의 영역에 있고 장침이 40을 가리키므로 현재 남은 시간은 3분 40초가 남았다는 의미입니다.
즉 이 타이머의 역할은 해당 작업 등에 얼마가 소요되었느냐를 계측하는 일반적인 타이머가 아니라 5분 내의 작업에서 얼마나 남았느냐를 살피는 카운트다운용 타이머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일상적인 용도의 범용 타이머로써 사용하기는 다소 어려움이 있을 것이지만 소요시간이 5분인 작업 - 예를 들면 농심 너구리, 칼국수 라면 끓이기 등 - 에는 유용할 것 같습니다.
뒷면은 그냥 매끈하여 아무런 표시도 없습니다.
이 타이머는 일반적인 아날로그 타이머에 비하면 조금 작은 정도이지만 이처럼 시계의 형태를 취할 경우에는 이르만 "왕따시" 시계가 되어 버립니다. 
크기를 비교한 사진입니다.(왼쪽부터 태그 타이머, 마라톤 GSAR, 태그 호이어 F1)
중간의 마라론 시계는 직경이 대략 42mm(용두 부분 제외) 정도로 일반적인 남성용 오토매틱 아날로그 시계의 표준 사이즈입니다.
그렇지만 이 정도라도 손목이 가는 사람이 차면 매우 커보일 정도로 그렇게 작은 시계가 아닙니다.
맨 우측의 태그 호이어 F1은 그 직경이 34mm(용두 부분 제외)로 여성용이나 일반적인 소형 시계 사이즈가 여기에 해당됩니다.
그래서 이렇게 놓고 보면 직경 50mm(용부 부분 제외)의 태그 타이머는 손목에 차고 다니는 용도로서는 바로 한 눈에 들어 올 정도로 매우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실제 착용예입니다.
제 손목이 그렇게 가늘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타이머는 차고 다니기에는 매우 큰 것을 알 수 있으며 왼손엔 일반 시계를 오른손에는 이 타이머를 각각 차고 다닐 경우에는 타인의 시선을 쉽게 의식할 것입니다.
어쨌든 이러한 물건들을 보다 보면 별별 물건이 다 존재한다는 것을 새삼 알 수 있는데 정확한 용도는 모르지만 이와 비슷한 제품들이 여럿 있는 것을 보면 현재에는 다른 타이머나 디지털 기기로 대체되었을지라도 과거에는 꽤 유용한 게측용 기기로서 역할을 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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